박근혜는 아셈 사진을 못 찍었나 중매媒 몸體 (Media)

문재인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아셈)에서 단체 기념사진을 못 찍었다.


(한국 대통령이 빠진 기념사진. 사진: 몽골 대통령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이 다른 정상들과는 다른 층에 있었고, 촬영장에 서둘러 가려 했으나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었으며, 결국 아셈 의전쪽의 잘못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는 해명이지만, 사실이야 어쨌든 '단체 인증샷'을 못 찍은 게 그리 중대한 사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에피소드를 보도하는 기사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2년 전 아셈 사진을 못 찍었다'라는 부분이 들어있다.

관련 기사는 한국 시간으로 10월19일(금요일) 자정 무렵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아셈 회담이 열리는 브뤼셀발 뉴스다. 밤 10시20분, 이 소식을 먼저 내보낸 것으로 보이는 <한겨레>에는 박근혜 이야기가 없다. 약 50분 뒤인 11시 8분에 나온 <조선일보> 기사, 또 1시간 30분 뒤인 밤 11시55분경에 나온 뉴시스 기사에는 각각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아시아와 유럽 51개국 정상이 참석한 이번 회의 기념사진을 보면 문 대통령을 포함해 5개국 정상이 빠졌다. ... 우리 대통령이 ASEM 폐막 기념촬영에서 빠진 것은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이후 2년여 만이다. (<조선일보>)

아시아와 유럽 51개국 정상이 참석한 이번 회의 기념사진에는 문 대통령을 포함해 5개국 정상이 빠졌다. 한편 우리 대통령이 아셈 폐막 기념촬영에서 빠진 것은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이후 2년 만이다. (뉴시스)


기사 문구가 거의 똑같이 된 것은 한쪽이 다른 한쪽을 '참고'했거나, 아니면 '청와대 관계자'가 이런 문장으로 브리핑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니 그냥 넘어가요.

이후 다른 언론사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같은 내용을 적고 있다.

그런데 이런 기사들을 보면서 열받은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2016년 아셈 회의에서 박근혜는 당당하게 기념촬영에 참석했다며, 명색 주류 언론들이 가짜 뉴스를 버젓이 흘리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들은 증거 기사, 사진, 동영상까지 제시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매체들이 착각한 것일까? 아니면 일부 네티즌의 주장처럼 물타기를 위해 의도적으로 가짜 뉴스를 내보내고 있는 것인가? 혹은 박근혜가 촬영에 참석했다는 네티즌 주장이 거짓이고 그들이 제시하는 뉴스가 가짜인가?

설명은 간단하다!

2016년 7월 15~16일 이틀 동안 열린 제11차 아셈 회의에서 정상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는 시간은 두 번 있었다. 이런 참석자들의 기념사진을 '가족 사진(family photo)'이라고 하는데, 당시 몽골 회의에서 보도진에게 배포된 일정표(pdf)를 보면 가족 사진 촬영은 15일에 한 번, 그리고 16일에도 한 번 있었다. 첫 번째는 회의가 열린 호텔 앞에서이고 두 번째는 '아셈 빌리지'의 대형 게르 앞에서다.




박근혜는 첫날 낮에 열린 호텔 앞 촬영에는 참석했으나, 둘째 날 아침에 열린 게르 앞의 촬영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결국 박근혜가 아셈 사진을 찍은 것도 사실이고, 찍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이런 사실이 외면된 채, 두 개의 사실 중 하나만이 선택되어 회자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문재인의 촬영 불참을 보도하면서 박근혜 사례를 언급한 기사들이 좀더 명확하게 사실 관계를 밝혔어야 했다. 그랬다면 서로 가짜 뉴스라고 매도하며 싸우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네티즌은 사실을 챙기고 확인해 남에게 알리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직업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언론, 혹은 언론에게 뉴스거리를 제공하는 측은 다르다. 그들이 의도적으로, 또는 게을러서 사실의 한 부분만을 선택하여 세상에 내놓으면, 세상은 불필요한 혼란과 다툼에 휩싸이게 된다.

이런 태도에 공정하다는 말을 붙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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