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수도 사기의 피해자가 아닐까 때時 일事 (Issues)

사태를 서둘러 봉합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날만 새면 또 새로운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나오는 상황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든다. 추측성 글은 스스로 금기시하고 있지만, 상황이 하도 이해가 되지 않아, 심지어 이딴 생각까지 든다는 것이다.

황교수도 희대의 사기 피해자가 아닐까.

우리들은 황우석 황우석만 죽어라 외치고 있지만, 다들 아시는 대로 황우석팀은 사단이라고 불릴 만치 방대하다. 그리고 그 사단에 속한 사람들은 황팀 연구의 다양한 단계에서 서로 협력하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삑사리가 날 부분은 얼마든지 있다.
황교수가 이 팀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이 팀 자체의 성립을 가능케했다는 점뿐만 아니라, 팀의 상징적 대표 주자로서 이 연구에 대한 지지를 사회와 정부로부터 끌어내고, 아울러 연구 환경의 핵심이랄 수도 있는 사업비를 따오는 것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걸쳐 있다. 노무현도 만나야 하고 손석희도 만나야 하며, 여기저기 강연도 다녀야 한다. 우리의 순진한 바람과는 달리, 황교수는 하얀 가운을 입고 실험실 안에서만 살 수가 없다. 실험실에서 주사바늘을 찌르고 스포이드를 놀리고 사진을 찍고 데이터를 기록하는 일은 수많은 실무 책임자들과 실무 담당자들의 몫이다. 이 방대한 조직이 잉태해 낳은 저자 25명짜리 논문 프로젝트 과정에서 어딘가 누수가 있지 않았을까. 상당한 시간을 들여 내부 조사한 결과 이런 황당한 진상이 밝혀져서, 황교수도 기막혀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리하여, 지금쯤 황교수팀의 누구는 아마 너무나 불안해서 잠을 자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정말 자살 충동이라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처음에는 이렇게 엄청난 사기를 칠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 큰 악의도 없었을 것이고, 이렇게 겉잡을 수 없이 일이 커져 버릴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하니까. 그러니 그 사람만 놓고 희대의 사기꾼이라고 몰아부치는 것은 좀 부당한지도 모른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하니까. 그러나 어쨌든 지금은 그런 결과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사정을 알게 된 황교수도 기가 막혔을지도 모른다. 사기를 당한 사람의 심정은 당해본 사람만이 안다. 하지만, 기가 막혀 펄쩍 뛸 판이라도, 지금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진도가 너무 많이 나갔다. 되돌아 서기에는 너무 늦었다. 온 국민이 황교수 입 하나만 바라보고 있고, 최고 권력자마저 그러하며, 또 돈은 얼마나 받아냈던가. 지금 사실을 고백했다가는 80몇, 90몇 퍼센트의 열혈 지지자들이 깡그리 적으로 돌변해 패죽이러 달려들 것이 아닌가. 속앓이를 하다하다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판이 벌어진 것은 아닐까.

이런 황당한 일이야 물론 없기를 바라지만, 지금 황교수가 하는 일을 보니 꼭 그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자기네가 과거에 만들어낸 성과에 대해 온갖 과학적인 의문이 쏟아지는데도 앞으로 보여드리겠다고 하는 것도 그렇고, DNA든 검사든 뭐든 며칠이면 금방 검증하여 깨끗하게 입증할 수 있다고 하는 일을 끈질기게 거부하는 것도 그렇다.

게다가, 황교수의 동료들이 과학적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대중을 상대로 계속 헛소리에 가까운 선전으로 사태를 위장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저런 기막힌 억측이 더욱 땡긴다. 비판을 맞이하여 칼을 꺼내어 정당하고 깨끗하게 대결하지 않고, 자꾸 주변의 구경꾼, 응원군들을 자극하면서 스스로 신성화하며 비판으로부터 멀어지려고 애쓴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조사만 한참 하다가, 그냥 덮고 가던 길 계속 가겠다고 한다. 순진한 과학자분들이 이렇게 무리수를 연달아 두시는 걸 보면 아무래도 안에서 뭔가 꼬이지 않고서야 이런 판이 벌어지겠나 싶다. 하기야, 만의 하나 내부 사기를 당했으면, 지금 보여줄 것은 없겠고, 그러나 복제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니 서둘러서 다시 해 보여주는 수밖에 없기도 없겠다.

황팀은 재검증을 반대하면서 '학자적 자존심' 을 들었다고 한다. 학자적 자존심은 이렇게 수많은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는 상황에서 침묵하는 것으로 지켜질 수 있나. 무슨 묵언 수행하는 성철 스님도 아니고.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면 당당히 입증해서 찍소리 못하게 눌러버리는 것이 이른바 학자적 자존심이 아닌가. 그런데도 죽어라 안하겠다는 걸 보면, 아무래도, 황교수도 틀림없이 사기를 당한 것 같단 말이다. 이런 글을 보자니 하도 답답해서 이런 억측까지 해본다. (주류 언론 기사를 인용하여 되돌려 주고 싶지만, 그들은 '황교수 입원 일주일 이상' 이딴 것 밖에는 안하더라.)

덧글

  • 1 2005/12/07 08:43 # 삭제 답글

    http://blog.joins.com/stoncold/5660317
    이 글이나 읽어보고 말씀 좀 하시죠...
  • 키치소년 2005/12/07 08:57 # 답글

    이 쯤 되면 옐로저널리즘이군요. 아니, 옐로블로기즘이라고 해야 하나요?

    들풀님 말씀을 흉내내서 돌려드리자면, 자신이 블로그에 쓴 글에 대해 수많은 덧글이 달리는 데도 일절 대응하지 않고 새로운 글로 비꼬기에만 나서는 것도 그렇고, 답변이든 반박이든 몇 분이면 금방 포스팅할 수 있는 일을 끈질기게 거부하는 것도 그렇다.
    게다가, 피디수첩을 비롯한 소위 진보매체들이 대중을 상대로 기만에 가까운 선전으로 사태를 위장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만이 점증하고 있다. 노회한 언론인들께서 이렇게 무리수를 연달아 두는 걸 보면 뭔가 음모가 있지 않겠나 싶다.
  • 덧말제이 2005/12/07 09:00 # 답글

    저도 이런 생각 했었어요. 우리들 모두 진실이 뭔지 알기 어렵다보니... 별 생각 다 하게 되는 듯~
    정면승부 한 방이 참 어렵네요...
  • 덧말제이 2005/12/07 09:03 # 답글

    많은 역사적 사실들에서도 그렇듯이 생각보다 진실에 접근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가치관이 배제된 상태의 언론 보도라는 것도 없고... (사실 그렇다면 그것도 이상한 거고)
    다들 각자 사회적 모습이라는 게 있으니 툭 터놔 보자 해도 서로 그러기는 쉽지 않고...
  • laystall 2005/12/07 11:03 # 답글

    전국민참여 쌩리얼드라마같습니다. 자고깨면 반전과 스릴이 달려듭니다.
  • vicious 2005/12/07 18:51 # 삭제 답글

    이제좀 그만하시죠. 직접 취재한거 아니면 그냥 당신이 치우치는 의견을 따라가면 되요. 차라리 비공개포스팅을 하시던가요. 블로그가 1인미디어인건 알겠는데. 직접 발로뛰는 전문 미디어는 아니잔아요. 그저 여기저기 띄워진 기사를 분석해서 느낌을 적는 수준일뿐이죠.
    나중에 뜨거운감자의 실체가 나오면 그때 비공개해놨던 글들을 올려도 늦지 않을터인데.
    서로 비꼬기밖에안됩니다. 무엇이던 두갈래의견이 있는건 부정할 수 없는거죠. 그러니 그냥 조용히 계세요. 님 이런글 쓸때마다 반대의견가진 사람들 비웃는 수준으로밖에 안보여요.
  • vicious 2005/12/07 22:49 # 삭제 답글

    네. 그럼 같은편이시군요. 님뜻 접수했슴다. 이블로그에 '당신들의 모순'이라는 글을 읽어보면 당신이라는 표현 참 많이 했고요, 당신이라는 표현은 우리가 어릴때부터 배운 상대방을 칭하는 소린거 모르세요? YOU라는 단어를 모르시나보네.. 쩝
  • 카프카씨 2005/12/07 23:51 # 삭제 답글

    vicious 님,예의 좀 지키세요.같은 편이니 뭐냐느니 이분법적 사고로 꽉 차 있는 옹졸한 사람으로밖에 안 보이는 추태 좀 그만해요.전혀 논리적이지 못한 말로 질질 말꼬리잡더니 괜히 수준높은 사람하고 해서 상대안될꺼 같으니까 상대방 비꼬는 거로 밖에 안 보여요-_-당신이란 표현을 누가 모른답니까?글의 요지나 파악하시고 글 좀 올려요.자신 말투가 굉장히 안 좋게 들렸다는 건 인정안 하고 표현가지고 말꼬리잡기만 하구 쯧쯧쯧.안 되어 보입니다요.자신의 의견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면 쫌 국궁선비님처럼 조리있게 말이라도 하시던가...순 말꼬리잡고 시비거는 걸로밖에 안 보입니다.
  • 2005/12/08 09:5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자그니 2005/12/09 11:01 # 답글

    국궁선비님, vicious님/ 남의 블로그에서 댓글로 싸우시는 것은 그리 좋은 모습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서로의 블로그에서 글로 토론하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국궁선비님, 혹시 블로그가 없으시면 이 기회에 개설하셔도 좋을듯 합니다-
  • 국궁선비 2005/12/09 13:23 # 삭제 답글

    자그니님/우선 블로그 운영자와 님같이 댓글을 보시는 분들께 사죄드립니다.vicious님의 발언이 정당치 못하다고 생각하여 한 행동이었으나 자칫 이게 싸움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한 제가 우선적으로 잘못입니다.vicious님의 행동이야 어쨌든 타인의 블로그를 더렵혔으니 제가 올린 위의 글들은 삭제하는 게 좋겠군요.참 오랜만에 저널리즘 성격이 강한 블로그를 알게 되서 좋았는데 흠...이글루 아이디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래야 이런 사항들에 대해 제 의견같은 것을 표현할 수 있을텐데.어쨌든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그런데 이렇게 하면 혹시나 제 글만 지워져서 제가 욕이나 남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군요;;그런 일은 하지 않았으니 덧글을 보시는 다른 분들은 오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국궁선비 2005/12/09 13:44 # 삭제 답글

    헌데 가만 생각해보니 제 이글루 블로그가 없다는 것을 자그니님은 어찌 아셨는지 하하;;
댓글 입력 영역



Adsense

Adsense2

구글 애널리틱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