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치산(禁治産) 정치인, 언론인

'도우미' 시중 받으며 14만원짜리 식사, 폭탄주에 노래방

밥 처먹는데 웬 '도우미'가 필요한지 모르겠다. 그것도 한두 종업원이 밥상에 모인 인간들 전체를 돌봐주는 게 아니라, 식객 한 사람당 한 명씩 젊은 여인이 달라붙어 도움을 준단다. 무슨 치매 노인과 노파들의 모임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제 밥을 밥숟갈로 떠서 제 입에 넣는 데에도 전담 도우미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어찌 저널리스트로 일할 수 있을 것이며 어찌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인가. 제 밥숟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이를 금치산자라고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할 것인가.

식객이 밥을 처먹는 데 '식사 도우미' 여인들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 도무지 알 수 없지만, 여하튼 이들은 7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술자리도 아닌 식사 자리에서 이렇게 일인당 한명씩 달라붙어 젓가락질을 도와주는 식탁 풍경은 조선시대 변사또의 주지육림 연회장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금준미주천인혈(金樽美酒千人血)
옥반가효만성고(玉盤佳肴萬姓膏)
촉루락시민루락(燭淚落時民淚落)
가성고처원성고(歌聲高處怨聲高)


금치산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은 밥을 배불리 먹고 지하로 내려가 폭탄주를 마시며 가무음곡을 즐겼다고 한다. 이 자리에도 도우미들이 있었다고 한다. 대충, 고만고만한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서로 호형호제하며 뻑적지근한 술판을 벌인 모양이 되겠다. 고만고만한 넘들은 애초에 기대할 것도 없으니 그냥 그렇게 살다 얼른얼른 죽으라 하고, 그나마 좀 젊은 축에 속했을 기자들의 행태가 얄궂다. 그들은 그렇게 자신들이 비판해야 할 대상에게 수백만원어치 밥과 술과 도우미 접대를 받으며 행복했을까. 닳고닳은 정치인들이 왜 내게 밥과 술을 사주는 것인지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일까. 취재원과 좋은 관계를 만든다는 것으로 그저 기꺼웠을까.

내 몸을 건드리는 건 펄쩍 뛰면서, '식당 여주인'이건 도우미이건 다른 여성을 주물럭거리는 건 왜 옆에 앉아서 당연하게 쳐다보고 있었을까. 돈으로건 밥으로건 화대를 받으면서 함께 어울리는 것으로는 도우미나 기자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최연희 같은 자라면, 7만원 주는 도우미도 마음껏 주물럭거리는 판에, 수백만원어치 밥과 술을 사먹인 '기자 도우미'야말로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랴.

차라리, 깔끔하게 계약한 돈 받고 젖퉁이를 내어주는 도우미님들의 직업 정신이, 끈적끈적한 관계를 유지한 채 직업적 양심과 소명을 내팽개쳐 노회한 정치인들이 주물럭거리게 하는 정신나간 기자들의 그것보다 몇백 배 낫다. 전자는 그것이 직업으로 해야 할 일이요, 후자는 그것이 직업으로서는 해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 또 전자는 그로써 남에게 해 끼칠 일 없지만, 후자는 그것만으로도 큰 해악이 되기 때문. 정신을 파는 자여, 몸 파는 자를 비웃지 말진저.

덧글

  • 플라피나 2006/03/08 09:43 # 답글

    마지막 한 줄에 뼈가 있네요.
    정신을 파는 자가 몸을 파는 자보고 뭐라 하는 걸 보자면 하하 [...]
  • yaalll 2006/03/08 10:22 # 답글

    그들은 사회를 망쳐가고 있는 주역으로 '한패'인 거죠. 같은 배를 타려고 지랄들인 거죠. 국회의원들이야 고금이 그러하였고, 요즘 기자들이 '정신'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 쉰바람 2006/03/08 11:11 # 삭제 답글

    항상 하는 말이지만, 자칭 기자랍시고 명함들고 다니는 자들의 99%는 양아치입니다. -_-

    그리고 저들의 귀에 백성들의 원성이 들릴 리가 없지요...
  • Hikaru 2006/03/08 12:42 # 답글

    정치인들도, 언론인들도 하루속히 깨끗해졌으면 좋겠어요.
    실은 그 사람들도 더러운 정치나 언론을 타파하고자 나섰던 사람들일텐데 말이에요. 정치도 언론도 멀리 있을 때는 좋고 나쁨이 보여도, 발을 들이면 보이지 않나봐요.
  • deulpul 2006/03/09 14:10 # 답글

    플라피나: 항상 남 눈의 티는 보면서 자기 눈 속 들보는 못 보는 경우가 문제인가봐요. 남 눈의 티 놓고 뭐라뭐라하는 게 직업인 언론은 특히 자기 눈부터 맑고 깨끗해야 할 일이겠죠…

    yaalll: 정말, 김지하가 '간뗑이 부어 남산만 하고 목질기기 동탁 배꼽 같은 천하흉포한 오적(五賊)' 이라 칭한 자들 중 하나인 국회의원과, 90년대 이후 나라를 망치는 주범들로 새로 지목된 이른바 신오적의 태두라 할 언도(言盜)의 합작품인 셈입니다. 그러고 보니 국회의원이 오적으로 지탄을 받은 것이 1970년인데, 강산이 세 번 반이나 바뀐 지금도 그들은 여전히 그 지경이네요.

    쉰바람: 99%는 좀 너무하시구, 98% 정도로… 하하하 (웃으면서 울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기자들도 많이 있다고 믿습니다.)

    Hikaru: 그러게 말이죠. 역시, 여의도 물이 사람 버려놓는다는 경계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정치든 언론이든, 입으로는 남을 위한다고 하면서 실은 자신의 부와 명예를 위해서 시작하면, 초심을 잃고 흐들흐들해져 버리는 것 같네요. 문제는 이들이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서만 열심히 일하면서도 스스로 남을,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고 착각하면서 산다는 점...
  • 쉰바람 2006/03/09 18:33 # 삭제 답글

    좋은 기자도 물론 많이 있습니다만, 데스크는 좋지 않거덩요...

    그리고 좋은 기자가 좋은 기사를 쓰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 이라는 말... 기자들도 예외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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