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 쟁반 깔개의 꼼수 섞일雜 끓일湯 (Others)

맥도널드를 포함한 이른바 정크 푸드는 되도록이면 피하려고 하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들르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낮에 주로 서식하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식당이 맥도널드라는 점도 있지만, 아주 가끔은 희한하게 버거가 막 땡길 때도 있다.

패스트/정크 푸드의 대표 격이 된 맥도널드가 받는 비판 세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맥도널드 쪽에서도 칼로리 수치를 비롯한 영양표를 제공하고 채소가 강조된 메뉴를 계속 개발하는 등 나름으로 이런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것은 너무 속보이지 않은가.

아래는 음식을 담아주는 쟁반의 깔개 종이(tray sheet 혹은 tray liner)의 일부다. 몇 달 전부터 새로 등장한 메뉴 "Asian Salad"를 광고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mandarin, edamame 같은 말 때문에 아시안이란 이름을 붙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하튼 채소와 과일이 많이 들어간 식단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닭, 귤, 콩... 등등등의 재료들. 맥도널드가 새로 선보이는 Asian Salad에는 성인이 필요로 하는 과일과 채소 하루 권장량의 절반이 들어 있습니다.

5 A Day The Color Way 프로그램에 따르면, 하루에 색깔 있는 과일과 채소를 다섯 컵 이상 먹는 것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균형 잡힌 활기찬 생활을 영위하려면 영양과 활동 사이에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굵은 활자로) 예방 의학 연구소'의 설립자인 Dean Ornish 박사도 이에 동의합니다:

"내 연구에서, 사람들의 생활 습관을 크게 바꿈으로서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거나 호전된다는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스트레스 관리, 적당한 운동, 주변의 지원, 전면적인 영양 식단 계획 같은 것이 포함됩니다. 이를 통해 거의 모든 사람이 체중, 콜레스테롤, 혈압, 활동성, 생활의 질 모두에서 실질적인 향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구 옆에 의사의 사진까지 실려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샌프란시스코(UCSF) 의대 교수인 오니쉬 박사는 환자의 생활 스타일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것이 병의 진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는 의학자다. 생활 스타일을 바꾼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식생활과 운동이다.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려면 균형 잡힌 식단과 적당한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은 코흘리개도 아는 사실이지만, 오니쉬는 이것을 환자에게 약품처럼 처방하고 실제로 약발이 나타난다는 것을 임상적으로 증명했다. 책도 다섯 권이나 냈다고 한다. 5 A Day The Color Way는 채소과 과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단체로, 하루에 파랑/보라, 녹색, 흰색, 노랑, 빨강의 다섯 가지 과일과 채소를 꼭 먹자는 운동을 편다.

보시다시피 맥도널드의 새 메뉴와 5 A Day The Color Way 프로그램, 오니쉬 박사 사이에 직접적인 연결이 없다. 모호한 연결 고리가 있다면, 새 메뉴에 들어 있는 과일과 채소 정도. 맥도널드는 이것을 강조하기 위해 유명한 단체와 의학자를 등장시켜 강력한 후광 효과를 노렸다. 채소가 강조된 샐러드 사진, 새 샐러드 메뉴에 대한 소개, 이 음식과 크게 상관 없는 건강 정보, 유명 의사의 사진과 코멘트 등을 병렬적으로 나열함으로써, 새 샐러드 메뉴는 획기적인 건강 식품인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오니쉬 박사는 맥도널드의 무언가에 동의하거나 맥도널드의 어떤 메뉴 상품을 추인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려면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는 일반론에 동의하는 것. 그의 프로그램에서 맥도널드의 새 메뉴가 설 자리는 별로 크지 않다. 아마 오니쉬 박사의 주장을 따르려면 제일 처음 끊어야 할 것 중 하나가 맥도널드 음식들일 것이다. 그러나 식당에서 이 깔개가 깔린 쟁반 위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은 자세한 내용을 읽지 않는다. 그저, 유명 의사가 맥도널드의 신상품에 동의하고 이를 추천한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개인적으로는 오니쉬 박사가 케첩과 기름자국으로 얼룩지는 맥도널드 쟁반 깔개 종이에 자기 얼굴을 제공하면서 돈을 얼마나 받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또 개인적으로, 저 Asian Salad는 별로다. 시들시들한 날야채를 쥐꼬리만큼의 과일에 뒤섞어 소스를 뿌려 씹는 맛은, 예컨대 나물이나 겉절이 김치의 상큼함, 풋고추와 마늘을 얹은 상추쌈 같은 것에 도저히 비할 바가 못된다.

 

덧글

  • Charlie 2006/07/12 07:54 # 답글

    하지만, 맥도날드는 저 알량한 샐러드와 몇가지의 '웨...웰빙'(말하기가 부끄럽군요)메뉴를 집어넣고 건강한 식단을 주도하는 패스트 푸드 체인이라고 광고할수가 있는거지요..
    맥도날드의 Asian Salad 광고를 보면 한국 사람까지 나오더군요.
  • 대나무 2006/07/12 09:30 # 답글

    저도 한달에 한두번 정도는 저절로 맥으로 발길이 향하더군요. ㅋ
  • 명랑이 2006/07/12 10:05 # 답글

    햄버거요? 가격대비 성능비(포만감)이 안 좋아서 누가 끌고가지 않은 다음에는 입도 안 대요.
  • 기불이 2006/07/12 22:26 # 답글

    맥도날드 정말 맛없는데. 차라리 웬디스나 버거킹에 가심이...
  • ◆박군 2006/07/13 17:24 # 답글

    외국에 계시나 보군요.
    ...맥도날드에서 오이소박이를 팔면 어떨까요? (펑)
  • deulpul 2006/07/18 11:38 # 답글

    Charlie: 국위가 높아졌다는 증거입니다.

    대나무: 아무래도 경미한 중독 현상을 의심해야 할까요?

    명랑이: 입에 대기 끔찍하지만, 어쩔 수 없어서 눈물을 흘리면서 먹는 경우도 있답니다.

    기불이: 완전 동의. 맥도널드는 버거킹에 비해서는 정말 용서가 안되죠. 제가 맥에서 가장 자주 먹는 메뉴는 Big and Tasty 버거인데(이름만 빅이고 실제론 무지 작죠), 이걸 고르는 유일한 이유는 버거킹 와플과 가장 흡사하다는 점. 그런데 이상하게 제가 사는 곳에서는 버거킹이 자꾸 줄어드네요. 웬디스는 원래 드물고...

    ◆박군: 비빔밥 버거도... (펑)
  • Charlie 2006/07/18 13:02 # 답글

    ..그런데 요즘 카리비안(캐러비안?)의 해적 프로모션 세트메뉴때문에.. 경품에 눈이 멀어서 몸과 입을 거슬러가며 빅맥 세트를 먹고 있습니다. 오호 애재라.
  • deulpul 2006/07/19 14:03 # 답글

    <Super Size Charlie> 개봉 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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