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가 더 생뚱맞네 중매媒 몸體 (Media)

소화제가 빨간색 "생뚱맞죠!"

이웃 분 블로그를 통해 본 재미있는 기사. 색깔이 그 자체로 치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약 색깔에 활용된다는 것인데, 근래 보기 드물게 비과학적이다. 빨간색 소화제가 생뚱맞은 게 아니라 기사가 정말 생뚱맞다. 내용을 하나씩 보자면:

[기사] 푸른 바다의 색깔과 닮은 청록색(아쿠아블루)은 하늘색이라고도 불리는 파란색과 함께 깊이와 집중, 안정감을 상징한다. 안정감을 주는 청록색은 통증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머리가 아플 때 푸른 바다를 보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 드는 것과 같은 이유다. 대웅제약 진통제 ‘이지엔6’는 통증을 치유하는 색인 청록색을 약 색깔로 삼았다. 연질 캡슐 특유의 투명함을 더해 색채에서 오는 안정감과 투명한 바다의 청량감까지 갖도록 했다.


[의문] △ 위 사진에 나오는 대표적인 진통제들은 모두 이런 사실을 모르거나 무시한 채 제작된 것인가? △ 색상환에서 파란색의 반대쪽에 있는 보색인 빨간색을 취한 타이레놀은 환자에게 고통을 더 주기 위해서 그런 색을 취한 것인가? 진통제의 대명사인 흰색의 아스피린은? △ 게다가, 파란색과 하늘색은 다른 색 아닌가?

[기사] 정열을 상징하는 빨간색은 상처부위를 완화시켜 주고 충혈된 부위를 풀어주는 데 효과가 있다. 색채치료 관점에서 흔히 ‘빨간 약’으로 불리는 머큐륨이 상처의 소독과 치료 뿐만 아니라 환자의 심리적인 부분까지 치료했던 것과 같은 이치다. 또한 빨간색은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헤모큐’ 등 시중에서 판매되는 빈혈약의 대부분은 빨간색. 제품의 특성이 강조될 뿐만 아니라 색채 치료 면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의문] △ 상처 난 데 빨간 약 바르며 그 핏빛 시뻘건 색에 질겁한 것은 나뿐인가? △ 빨간색이 혈액 순환을 촉진한다고 쳐도, 빈혈약이 빨간 것과는 무슨 관계? 빈혈약 먹으면 혈액 순환 촉진되나? △ 빨간 빈혈약이 색채 치료 효과가 있다니, 빨간 빈혈약은 보기만 해도 피가 더 생기게 만드나?

[기사] 파란색은 진정효과와 신뢰감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성장을 촉진하며 혈액 순환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래서 수면제와 안정제에는 파란색 포장이 많다. 또한 파란색은 남성성을 대표하는 색이기도 하다. 이런 남성성과 신뢰감을 상징하는 파란색을 잘 활용한 약이 바로 발기부전치료제의 대명사인 ‘비아그라’다. 비아그라의 파란색은 남성의 행복한 꿈의 실현을 표현하면서 강직함을 상징한다.

[의문] △ 파란색이 혈액 순환을 정상으로 회복시켜 준다니, 남성 발기의 메커니즘을 고려한다면 비아그라가 파란색인 것은 완전히 잘못된 색 선택 아닌가? △ 오른쪽 그림에서 보듯, '남성의 강직함을 상징'하는 파란색 계통을 쓴 여성용 경구피임약은 어찌된 일인가?



[기사] 노란색은 에너지 덩어리인 태양의 색깔이다. 그래서인지 운동신경을 활성화하고 특히 근육에 사용되는 에너지 생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란색은 소화에도 효과가 있으며, 우리 몸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움직임에 도움을 주는 관절염약에 주로 쓰인다. 국내에서 개발된 세계 최초의 관절염 패치인 ‘트라스트’는 제품 전체에 노란색을 강조했을 뿐만 아니라, 광고 등 전반적인 마케팅에 노란색을 활용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의문] △ 다음과 같이 말해도 자연스럽지 않은가?: "노란색은 소화 장애를 일으키며, 우리 몸의 활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움직임에 도움을 주는 관절염약에 쓰이는 것은 금기시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관절염 패치인 ‘트라스트’는 제품 전체에 노란색을 강조했을 뿐만 아니라, 광고 등 전반적인 마케팅에 노란색을 활용해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다."

[기사] 빨간색과 노란색이 혼합된 주황색은 따뜻하고 활기차면서도, 빨간색보다는 부드럽고 즐거움을 자극한다. 주황색은 정신을 고양시키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비장 기능을 강화해 소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주황색은 식욕을 촉진하는 효과가 크다. 주황색을 살린 대표적인 소화제인 ‘베아제’는 색채치료 효과를 적용해 2004년 초록색에서 주황색으로 제품 색깔을 바꾸었다.

[의문] △ 주황색이 식욕을 촉진한다면, 이미 먹은 음식물의 소화 불량 해결을 주 목적으로 하는 소화제 색깔로서는 아주 부적합한 것 아닌가? 소화가 안 되어 약까지 먹어야 할 판에, 자꾸 음식을 퍼넣는다면 어쩌란 말인가? △ 베아제의 경우 '색채 치료 효과'보다는 색 마케팅 측면으로 보아야 옳지 않은가? △ 또한, 다른 기사에서 대웅제약 관계자는 "녹색이 심리적으로 소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이 사람들은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사람들인가?

[기사] 감정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초록색은 우울증과 같은 심리상태와 관련된 질환의 치료약물에 많이 쓰이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디프렉신’, 명인제약의 ‘이미프라민’ 등이 초록색의 항우울제. 약물의 자체 효과 외에 그 색깔이 환자의 감정 균형을 잡아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문] △ 사진에 나온 캅셀(오른쪽)에는 초록색과 빨간색 입자가 섞여 있네? 빨간색은 어떻게 설명할텐가? 항우울제 주제에, 복용하는 사람을 미치고 팔딱 뛰게 만들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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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보건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야 널리고 널렸지만, 그칠 줄 모르고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확산된다. 분명한 근거 없이 "알려져 있다" "알려졌다" "알려진"으로 시작해 "효과 있다"라는 단정으로 연결되는 사이비 건강 기사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고 근거를 대자면 이 세상에 말이 안되는 것이 없다. 콩밭에서 팥죽이 끓는 것도 합리화할 수 있다. 이런 접근은 대중 매체의 기사, 특히 건강이나 보건 딱지를 붙인 기사가 가장 엄격히 금기시해야 할 일이다. 안 그러면, 무지개색으로 약을 만들면 만병통치약이 된다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다.


 

덧글

  • milln 2007/11/24 22:29 # 답글

    약을 조금만 만져봤어도 이런 이야기는 안 쓸텐데요.. 똑같은 성분의 약도 제작사나 나온 때에 따라 크기, 모양, 색깔이 다른데..
  • 건전초딩13세 2007/11/25 06:00 # 답글

    왠지 상품광고형 기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생뚱맞네요.
  • Mh_Kāśyapa 2007/11/25 18:42 # 답글

    @@;;;;;; 기사거리가 그리 없었을까요.....;;;;;
  • deulpul 2007/11/26 04:34 # 답글

    milln: 너무 나갔죠? 공상 연예 오락 기사로서는 괜찮았겠습니다만...

    건전초딩13세: 그런 오해 사기 좋게 되어 있습니다. 극히 일부의 예만 가지고 일반적인 결론을 끌어내거나, 혹은 결론을 갖고 그에 맞는 예만 찾아 제시하다 보니 그런 모양이 된 듯 싶습니다.

    Mh_Kāśyapa: 아이디어는 신선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지나치게 견강부회한 모양이 되어서 아쉽습니다. 좋은 생각이라도 근거가 안 서면 버려야 정답이겠죠.
  • 2007/11/26 20:1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07/11/26 21:44 # 답글

    딱 그런 모양이죠? 사이비 연역이랄까요. 어떻게 보면 사이비 귀납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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