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리본, 파란 리본 섞일雜 끓일湯 (Others)

굵직한 명절이면 그에 맞게 로고를 바꾸는 깜짝쇼를 해서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구글 서치 페이지. 12월1일이 되자 빨간 리본이 하나 올라왔다(왼쪽). '세계 에이즈의 날'을 기억하자는 awareness ribbon이다. 갑자기, 톰 행크스의 연기가 돋보인 <필라델피아> 생각이 난다. 그 때보다 충격은 덜하고, 좋은 실험적 치료제도 많이 개발되었지만, 아직도 에이즈는 인류가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 중 하나다. 특히 힘들고 어려운 나라에서 가뜩이나 불우한 사람들을 괴롭힌다. 그래서 '세계'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각종 캠페인의 상징물로 리본을 쓰는 이른바 ribbon symbolism은 온 오프를 가리지 않고 흔하게 볼 수 있다. 자동차 범퍼에 붙어 있기도 하고 안테나에 매달려 있기도 하며, 여염집 나무에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기업은 수익금의 일정 부분을 사회 사업에 기부하는 마케팅을 채택하는데, 이런 기업의 광고에도 리본이 자주 등장한다. 물론 웹페이지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다.

리본이 어떠한 주장을 대외적으로 선언하는 미디움이라면 그 메세지를 이루는 것은 색깔이다. 그 색깔은 참전 용사의 안전을 바라는 노란색 리본에서부터 동성애자의 권익을 상징하는 무지개색 리본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어떤 색은 너무 많은 의미를 담고 있어서, 색의 상징성을 독점하려는 의미들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각각의 색의 의미는 이 곳에 잘 정리되어 있다. 여기에 빠진 게 하나 있는데, 바로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를 상징하는 파란색 리본이다.

리본을 붙임으로써 메세지를 전달하는 소통 방식은 다분히 선언적이라 할 수 있다. 표지를 붙인 주체(사람이나 단체)의 주장을 타인에게 알리는 것인데, 주로 여기서 끝나고 만다는 것이 좀 아쉽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예컨대, 미국 주택가에서 선거 때에 흔히 볼 수 있는 '나는 누구누구를 지지합니다'라는 사인과 비슷하다.

'나는 이병박을 지지한다'는 사인은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 별다른 직접적 효과를 낳지 않는다. 쥔장이 별 희한한 사람이군 하는 생각 말고는. 말하자면 보는 사람은 게시 주체와 주장 사이의 관계만을 인식하게 될 뿐, 자신이 직접 연루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 함께 이병박을 지지해 보지 않으시려우?'라는 식의 표지는 소통 객체에게 뭔가 호소하고 청유한다. 실질적 소구력이 큰 표현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사회적으로 관심이 필요한 문제가 잊혀지지 않도록 일깨우고 주의를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리본이라는 상징은 나름의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다. 중구난방이라고, 터진 입은 막을 수 없는 것이 고래의 진리인데, 선거를 빌미로 보통 사람의 입에 재갈을 물려보겠다고 나서는 어이없는 짓이 한심해서, 이 블로그에도 파란 리본이 하나 붙을지 모른다. 나쁜 짓 하면 말리는 게 인지상정이고, 당선되면 나라 말아먹을 것 같은 후보 찍지 말자고 하는 게 당연하지, 상대 후보 쪽에서 돈 받고 하는 것도 아닌데, 나라 걱정 하는 데도 허가 받고 자격증 따고 하란 말이야?

이미지: 구글 홈, Wiki


 

덧글

  • 에바 2007/12/02 15:23 # 답글

    리본 색에 그렇게 다양한 의미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각각 새겨볼 만한 뜻이네요.
    그리고 같은 뜻으로 파란 리본은 저도 하나 달고 싶네요.
  • deulpul 2007/12/02 21:37 # 답글

    네, 모두 좋은 뜻이라서, 여기에 모두 호응한다면 홈페이지가 리본장사 좌판처럼 되어 버리겠어요... 무개념 선거법에 반대하는 배너 달기 캠페인은 이미 벌어지고 있고, 저도 이보다는 조금 폭넓은 파란색 리본의 의미를 좀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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