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loos.com은 내 거? 섞일雜 끓일湯 (Others)

얼마 전에 한 미국 교수에게 내 블로그를 가르쳐 준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소통에 큰 관심이 있는 교수였는데, 무슨무슨 사연 끝에 이메일을 쓰면서 이 블로그의 주소를 넣어 주었다. 물론 이 교수는 한국말이나 한글을 전혀 모르므로, 그냥 구경만 하시라는 뜻이었다. 내가 내 스스로 이 블로그를 공개하는 것은 무척 드문(거의 없는) 일이다.

항상 실수는 결정적일 때 발생하게 마련인가. 평소 눈 감고도 다다닥 0.5초 안에 쳐 넣을 수 있는 링크 주소를 잘못 달았다. deulpul.egloos.com 해야 할 것을, duelpul.egloos.com 해 버린 것이다. 실수를 깨달은 것은 메일을 보내고, 그 교수로부터 답장을 받고, 그리고 나서도 며칠이나 지나서 내가 보낸 메일을 다시 열어보았을 때다. 멍- 해지는 순간이었다.

충격이 가시자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걱정이 된 이유는 맨 아래 있다. 자, 이 교수가 내가 보낸 링크를 열고 나서 보았을 상황을 추정해 보자. 먼저 저 오타 난 링크를 클릭하면 뜨는 화면은:




이다. 한글을 모르는 교수에게는 이렇게 보였을 것이다:




뭔지 모르지만, 밑줄로 링크가 달려 있으니 눌러본다. 그러면 뜨는 화면은(현재 시간 기준으로):




인데, 한글을 모르니까 아마 다음과 같이 인식될 것이다:




아아, 이게 얼마나 거대한 웹사이트란 말인가. 왼쪽 맨 위에 "The Best Space for Blogger, egloos.com"이라는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한국형 포털 스타일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이 보기에는 이 웹사이트가 그 egloos.com이 제공한 공간을 바탕으로 하여 구축된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 않은가.

하루에도 몇 개씩 글이 올라오며, 거기에 달린 댓글도 엄청나다. (이글루스 홈페이지가 이오공감으로 설정되어 있으므로.) 오른쪽에 있는 하선생님의 사진도, 외국인 얼굴 잘 구별 못하는 미국인에게는 내 사진으로 보일지도 모를 일... 그러니까 '이글루스 피플'은 '주인장 소개'쯤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이고 정말...

이런 어이없는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짐작되는 교수가 보낸 감상평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That is so cool. Good luck in your continued opinion leader status. (야, 너 블로그 죽이는데. 앞으로도 뜨거운 인기를 받는 좋은 글 많이 쓰길 바래.)

털썩...

걱정이 된 것은, 교수가 "이 눔이 자기 할 일(=연구 노동) 안 하고 이런 어이없이 거대한 일이나 벌이고 있다니... 아무래도 공부엔 뜻이 없고, 언젠가 웹 회사 하나 차려서 나갈 모양이다" 하고 오해하지나 않을까 싶어서였다. 글자 하나 오타나서 아주 피곤하다.

덧글

  • 시노조스 2008/04/05 02:13 # 답글

    하하... 진짜 재밌는 에피소드군요. ^^; 이런 엄청난 웹사이트를 기획하다니!...

    다음에는

    http://translate.google.com/translate?u=http%3A%2F%2Fdeulpul.egloos.com%2F&langpair=en%7Cko&hl=ko&ie=UTF-8

    이쪽으로 알려줘보세요. 구글 번역기입니다.
    http://www.google.com/language_tools?hl=ko [한글 페이지]
    http://www.google.com/language_tools?hl=en [영문 페이지]
    이 페이지 중간쯤에 웹페이지 번역란이 있습니다. [한글에서 영어로]를 선택하시고 주소를 넣으시면 되네요. 맨위에 링크처럼 직업 링크입력도 가능합니다.
  • 2008/04/05 06:3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은혈의륜 2008/04/05 07:16 # 답글

    우어어어어..... 뒷수습이 힘드실듯 'ㅅ'
  • deulpul 2008/04/05 14:41 # 답글

    시노조스: 오오, 번역기군요. 잠깐 살펴보니 예전보다 훨씬 정교해진 느낌이 나지만, 아직도 조금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는지는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영어를 교수에게 보여줬다가는 훨씬 큰 물의가 벌어질 것이 뻔하고, 심지어 당장 퇴학당할지도...

    비공개님, 은혈의륜: 네, 그것 참... 따라다니면서 바로잡아 주기도 뭣하고, 대체 어디까지 봤는지도 알 수 없어서 그냥 뭉개버리고 말았습니다만... 찜찜하네요.
  • 2008/04/05 20:3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08/04/06 02:58 # 답글

    반갑습니다. 이렇게 좋은 블로그를 알아가게 되는 것도 참 복이네요. 그나저나 남의 불행을 재미있어 하시다니... 훌쩍-.
  • joey00 2008/04/07 06:28 # 답글

    하핫, 재밌는 에피소드 네요. 그렇지만, deulpul님이 조금은 opinion leader이지 않나 싶네요. 그래도 인기 블로거 이신데.
  • deulpul 2008/04/07 12:23 # 답글

    그렇게 보이신다면 그것은 순전히 기분 탓입니다, 하하-.
  • 2008/04/07 21:0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08/04/08 01:48 # 답글

    반갑습니다. 정말 불쌍하죠? 오타란 왜 결정적인 순간에만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항상 나오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닌 것인지... 알쏭달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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