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음식은 어떻게 준비될까 미국美 나라國 (USA)

한국을 다녀간 부시가 무엇을 먹었는지 궁금하다. 순종도 먹고 울었다는 얼큰한 육개장 한 그릇쯤 마셔 봤다면 한국 대통령과는 다른 한국 사람의 매운 맛을 좀 짐작했을지 모르겠다.

텔레비전 사극 <이산>에는 왕후의 음식에 독을 타서 독살하려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는 픽션이지만, 정조의 독살설은 오래된 주제다. 뿐만 아니라, 음식에 독을 타서 최고 권력자를 살해하려는 음모는 역사에 드물지 않게 등장한다. 어쨌든 누구나 밥은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독살은 가장 손쉬운 시해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권력자, 특히 미움을 받는 권력자일수록 음식의 안전 조처를 취하기 위해 공을 들이게 마련이다.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을 벌일 정도로 테러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먹는 음식에 관한 대원칙은 '어디서 나왔으며 누구의 손을 거쳤는지 모르는 어떠한 먹거리도 대통령 근처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라는 것이다.

백악관 안에서 먹는 음식은 크게 걱정할 게 없다. 검증된 직원들이 직접 재료를 준비하여 요리하기 때문이다. 밖에서 먹는 음식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대통령이 백악관 밖에서 먹는 모든 음식은 백악관 경호실이나 Secret Service에서 직접 관리 감독한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한 달에 한 번씩 레스토랑에 나가 밥 먹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이럴 때면 백악관은 양념이나 생수를 직접 갖고 갔으며, 레스토랑이 만든 음식은 대통령에게 제공하기 전에 특별 요원이 미리 시식했다. 대통령이 사용할 식기를 직접 씻어 준비하거나 다른 직원을 감시하는 것도 이 요원들의 업무였다. 포도주 마개도 이 요원들이 직접 땄다.

대통령의 음식을 미리 먹어보는, '기미 상궁'과 같은 전담 요원이 있었는지, 현재도 존재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한다.

만일 리셉션이나 만찬장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할 경우는 어떨까. 대통령만 표 나게 다른 음식을 먹기는 좀 곤란하다. 그래서 대통령의 메뉴는 다른 사람과 같다. 그러나 역시 요원이 만찬장에 미리 파견되어 재료를 점검하고 요리를 준비한다. 시중도 요원이 직접 든다. 이 요원은 표가 나지 않도록 다른 웨이터들과 같은 복장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의 시중만 든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면 대통령이 먹을 식재료를 모두 싸가지고 간다. 대통령이 외국에서 혼자 하는 식사는 이 식재료를 써서 함께 파견된 백악관 직원들이 조리한다. 외국 원수나 현지인들과 함께 식사하는 행사는 어떨까. 초청국이 음식을 준비하여 미국 대통령을 초대하는 경우다. 주인이 손님을 위해 준비한 음식을 먹지 않는 것도 결례고, 요리 과정에 일일이 관여하는 것도 외교 의전상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믿고 먹기도 좀 그렇다.

물론 미국 대통령은 아무리 우방이라도 초청국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믿지 않는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백악관은 미리 방문국에 연락하여, 만찬 일정을 확인하고 행사에서 제공되는 음식이 어떤 메뉴인지를 파악한다. 그리고 이 메뉴에 맞는 식재료를 준비하여 에어포스 원에 싣고 간다. 만찬장에서 미국 대통령 앞에 놓이게 되는 음식은 이렇게 미국에서 직접 가져간 재료로 미국 직원이 만든 음식이다. 이 경우 역시, 메뉴는 다른 사람의 음식과 같지만 그 재료는 다른 셈이다.

상황에 따라 이러한 안전 조처에 예외가 있을 수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보안의 이유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물론 돌발 상황도 벌어진다고 한다. 1984년에 레이건 대통령은 볼티모어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전에 나갔다. 현장에서 참모진은 대통령이 핫도그를 먹는 장면을 연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100% 안전한 핫도그를 어디서 갑자기 찾아올 것인가. 결국 직원들은 여러 핫도그 가게 중 하나를 무작위로 택해 급히 가져오는 방안을 택했다고 한다. 랜더마이징에 안전을 의탁한 셈이 되겠다.

※ 참고 자료: http://www.highbeam.com/doc/1P3-1516364781.html

 

덧글

  • Azafran 2008/08/07 09:49 # 답글

    이야, 미국 대통령도 참 재미가 없는 직업이군요.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도 그 동네의 가장 훌륭한 식재료로 그 동네의 가장 훌륭한 셰프가 만든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을 스스로 포기해야만 하다니. 그나저나 뭘 먹었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음식 역시 타 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 중에 하나일텐데요. 예전 고르바초프가 방한했을 때나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는 메뉴가 꽤 상세히 설명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부시 관련 기사는 도무지 찾아보기가 싫네요.
  • deulpul 2008/08/08 05:45 #

    그러게 말입니다. 여행에서 먹는 즐거움을 뺀다면 큰 손해일텐데요. 그 점에서는 평범한 삶이 다행스러운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뭐 워낙 세계 최고의 음식만을 먹는 사람이라면 그게 별로 아쉽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우유차 2008/08/07 09:53 # 답글

    미국 대통령 쯤 되면 음식도 안심하고 먹을 수 없을만큼 여기저기에 뻘 이벤트를 많이 하는 자리… ^^;;
  • deulpul 2008/08/08 05:45 #

    두 다리 뻗고 잠 자기도 쉽지 않겠죠...
  • 2008/08/07 09:5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08/08/07 10:23 #

    우선 이 답글부터... 얼른 고쳤습니다. Korean vocaburary 100 단어를 틀렸군요...
  • 우주멸망 2008/08/07 11:45 # 삭제 답글

    푸하하. 지나가다 잘 읽고 갑니다.
  • deulpul 2008/08/08 05:46 #

    반갑습니다. 니... 닉이.
  • 긁적 2008/08/07 22:21 # 답글

    재미있는데 꽤 피곤하군요.; 핫도그 하나 마음대로 못 먹는다니 ㅇㅅㅇ.....
    뭐더라. 지위가 높은 사람일 수록 자유가 제한된다는 카형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 deulpul 2008/08/08 05:47 #

    마음대로 못 먹긴 하지만, 먹으려고만 하면 최고 품질로 먹을 수 있다는... 그러나 길거리 서서 떡볶이며 순대 사 먹는 재미는 죽었다 깨도 누리지 못하겠죠?
  • flying mia 2008/08/14 22:44 # 답글

    그럼 에어포스원 및 호텔방에서 부르스타를 키고 조리해야하는 겁니까;

    한겨울 오뎅국물을 손에 쥐고 호떡국물에 혀를 데가며 먹는 걸 모르다니 불쌍하기도 하군요ㅠ
  • deulpul 2008/08/15 14:42 #

    호텔방에서 부르스타 켜고 요리하던 추억이 뭉실뭉실 떠오릅니다. 그, 그런데 아무래도 오뎅 국물과 호떡 못 먹는 쟤보다 우리가 더 불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흑.
  • 2013/03/27 11:5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3/03/29 10:43 #

    하하, 그럴 리가 있습니까. '대통령이 먹을 모든 식재료'라는 말인데, 문장을 손보고 바꿀 때 '모든' 두 자를 미처 지우지 못했나 봅니다. 눈 밝게 찾아 지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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