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일린과 바이든의 기여도 미국美 나라國 (USA)

남의 나라 선거 이야기 한 토막 더.

라기보다, 정신 안 차리면 그냥 속고 마는 숫자 놀음에 대한 이야기 한 토막.

미국 대선, 맥케인 50% > 오바마 46% 기사를 보면, 오랜만에 맥케인이 오바마를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지난 목요일 끝난 공화당 전당대회의 바람몰이에 힘입은 것이다. 전당대회를 잘 치뤄내면, 그 직후에 해당 정당과 후보자 지지율이 조금 올라가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런 전당대회 효과로 인한 지지율 상승이 얼마나 의미있냐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전당대회 직후의 지지율은 두 달 뒤의 대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나.

<한겨레> 기사에서는 빠졌지만, 원래의 <유에스에이 투데이>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다. 1960년 이래 전당대회 효과로 인한 지지율 상승과 대선 결과를 비교해 분석한 결과, 전당대회 결과가 대선 결과로 이어진 것은 50% 정도에 불과했다. 즉 전당대회 직후의 지지율 변화로 대선 결과를 예측하려는 것은, 동전을 던져 대선 결과를 예측하려는 것과 마찬가지 시도.

그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 사라 페일린 효과다. 페일린 선택이 맥케인의 지지율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뭐 흔히 그렇게 생각해버리고 말기 쉽다. 왜냐.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페일린의 등장은 상당히 극적인 장면이었으며, 따라서 전당대회의 효과를 페일린 효과로 오해하기 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페일린이 바람을 몰고 온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그 바람이 어느 방향이냐가 더욱 중요하다. 바람을 몰고 등장하긴 했지만, 그게 온통 역풍이라면 안 하느니만 못하지 않겠는가. 그러고 보니 페일린의 바람이 순풍만은 아니다. 이런 점까지 고려해서 페일린의 실제 기여도가 얼마나 될까 따져보자.

<유에스에이 투데이>에 따르면, 페일린 때문에 맥케인을 지지하게 된 사람은 29%나 된다. 아닌게 아니라 엄청난 인기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페일린 때문에 맥케인을 버리기로 작정한 사람도 21%나 된다. 페일린은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상당한 돌풍을 일으키는 것 같지만, 이런 돌풍에는 페일린과 그가 내세우는 가치에 대한 혐오나 염증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결국 맥케인 처지에서 볼 때, 페일린이 기여한 긍정적 효과는 8% 포인트 만큼의 차이다.

한편, 민주당의 바이든 효과는 어떨까. 바이든 때문에 오바마를 지지하게 된 사람은 14%에 지나지 않아, 페일린 선풍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바이든 때문에 김 팍 새서 오바마를 지지하지 않게 됐다는 사람은 7%로 페일린의 경우보다 3분의 1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바이든도 7% 포인트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

결국 조용하게 등장한 바이든과 시끌벅적하게 등장한 페일린의 차이는 1% 포인트에 지나지 않아, 그 차이를 말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런 상황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냄비가 먼저 식을지가 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자신의 것을 보여주기보다 오바마에 대한 수준 이하의 공격만으로 일관하는 페일린의 초기 유세 양상을 보자니, 저 자신 내세울 게 얼마나 없었으면 남 흠집내기에 골몰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농구부 주장을 하고 미인 선발 대회에나 나가던 경력을 가진 채, 하버드에서 법률 전문지 편집장을 역임하고 시카고 대학에서 헌법을 가르치던 사람을 국가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공격하는 용기 하나는 가상하다고 해야 하겠다. 알아갈수록 정이 떨어지는 특이한 정치인이다.


 

덧글

  • cyg_ 2008/09/09 16:59 # 답글

    알아갈수록 정이 떨어지는->크게 공감합니다.
    맨 처음 매케인의 소개를 받고 개혁가로서 당찬 모습을 보여줬던 연설때가 가장 인상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나중에 내용이 뽀록나면서 그 이미지도 산산이 부서졌지만;;
  • deulpul 2008/09/11 10:17 #

    비슷한 이야기들이 언론에 계속 나오는 모양이네요. 페일린 개인이야 어떻든, 그를 좋아하고 지지하는 그룹이 분명 있겠습니다만, 그게 무엇에 기반한 선호고 지지냐가 중요한 듯 합니다. 두 달 뒤가 무척 궁금합니다. 남의 집 선거라 이렇게 마음이 편하군요...
  • 닥슈나이더 2008/09/09 17:35 # 답글

    문제는 선거는 언제나 이미지와 프레임의 싸움이라는...ㅠㅠ;;
  • deulpul 2008/09/11 10:27 #

    그렇죠. 이미지와 프레임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 정책이나 실체보다는 그림을 놓고 씨름하게 되는 모양입니다. 이것은 민주제 선거의 본질 중 하나이자 한계이기도 한 듯 합니다.
  • 자그니 2008/09/09 19:42 # 답글

    페일린은 all or nothing 의 카드라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페일린의 등장을 환영합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집중해야할 이유가 생겨버렸어요...
  • deulpul 2008/09/11 10:33 #

    모 아니면 도도 아니고 낙이니까 풀베팅 해야죠. 저는 개인적으로, 페일린의 등장으로 페일린류의 사람들이 여전히 득실거린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기 때문에 조금 안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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