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상궂은 사내가 광고에 등장한 까닭 두二 바퀴輪 (MCycle)



죄송한 말씀이지만 인상이 상당히 더러운 아저씨입니다. 무슨 중년의 스킨헤드족인지 빡빡 깎은 머리에 눈매도 위압적이고 표정이 매우 험상궂습니다.

팔 위쪽에는 도화지가 모자랄 때 그리는 그 그림을 잔뜩 그려놨습니다. 가죽 조끼에 손가락 없는 가죽 장갑까지 끼고 있네요. 인종주의, 마초의식 등등 온갖 편견을 잔뜩 갖고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별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인상의 아저씨입니다.

이런 사람이 서비스 직종에 근무한다면 가고 싶을까요?

이 아저씨, 딘 어키는 보험회사 직원입니다. 일리노이주의 한 도시에서 올스테이트 보험회사 에이전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키는 작년에 시작해 올해까지 계속하고 있는 올스테이트의 보험 광고 시리즈 "This Is an Allstate Agent"의 첫 번째 주자로 등장했습니다. 글자 그대로 자기 회사 보험 에이전트를 광고에 등장시키는 시리즈입니다.

왜 올스테이트는 정답고 친절한 직원 대신 험상궂고 우악스런 인상의 직원을 광고에 내세웠을까. 그것은 바로 이 광고가 모터사이클 보험을 프로모션하는 광고이기 때문입니다. 올스테이트 에이전트인 딘 어키는 그 자신이 바로 라이더이기도 합니다. 이 광고는 그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모터사이클을 가장 잘 아는 보험사, 에이전트 자신이 라이더인 보험사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죠.



원래의 광고는 위와 같습니다. 크게 봐도 여전히 인상이 무섭군요. 프린트 매체용 광고로, 주로 잡지에 집중적으로 실렸습니다. 광고 문구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습니다:

올스테이트 에이전트들은 그저 책상머리에 앉아서 모터사이클 보험 계약서나 작성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그 자신이 라이더입니다. 올스테이트 에이전트 600여 명이 모터사이클을 탑니다. 그들은 모터사이클 보험은 물론이고 당신의 열정까지 이해합니다. 당신과 같은 언어를 쓰는 보험 사원을 만나십시오. 믿음직한 올스테이트가 당신과 함께 합니다.

'자동차는 사람의 몸을 실어나르고, 모터사이클은 사람의 영혼을 실어나른다(While four wheels move the body, two wheels move the soul)'는 말이 있습니다. 영혼을 실어나를 줄 아는 사람 사이에는 자기네끼리 통하는 뭔가가 있습니다. 동료 의식이나 유대감 같은 종류입니다. 모터사이클을 타고 거리를 달리다 보면 맞은편에서 오는 모터사이클 운전자의 십중팔구가 손인사를 하며 지나갑니다. 손인사도 경망스럽게 손을 올려 "하이!" 하는 게 아니라, 클러치 레버 조금 밑으로 손을 낮게 깔아서, 아는 사람만 알 수 있게 은근히 하는 형식입니다.

이런 라이더끼리의 유대감에 소구한 광고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인들이야 더럽게 보든 무섭게 보든 상관없는 것이죠. 이 광고의 모델이 된 보험 에이전트 딘 어키는, 인상은 험악하지만 충분히 모델 자격이 있습니다. 오랜 모터사이클 경력을 가진 그는 Rescue Riders라는 라이더 모임을 창설한 베테랑입니다. 이 단체는 응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 긴급 구조를 제공하는 자원봉사 조직입니다.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생각이 안 나는군요. 어쨌든 남에게 도움이 되자는 일을 하는 기특한 단체입니다. 어키는 이런 공로로 이런저런 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험상궂은 인상에 비해서는 꽤 기특하지 않습니까? 외모로만 보고 판단하는 우리가 더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인상이 좀 더럽게 나온 것은 물론 광고의 효과상 그렇게 연출을 한 탓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별로 마주치고 싶지 않은 것은 여전하군요. 그것은 아마 제가 라이더와는 별로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어서겠죠.

덧글

  • 은혈의륜 2008/10/01 11:21 # 답글

    근데 저런사람들이 실제로 만나면 소탈한게 참 재밌지요(...) 오히려 똑똑하면 뭔가 뒤통수 치는일을 많이 당해서(...)
  • deulpul 2008/10/02 08:46 #

    사실 우직하고 소탈해서, 사귀기는 쉽지 않아도 한번 사귀면 진국인 스타일일 듯도 합니다. 맨날 학교 근처 술집에서 학삐리 비슷한 놈들만 보면서 맥주 마시다가, 언젠가 좀 멀직히 떨어진 바에 가서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로컬 피플을 만났던 기억에 나네요. 낯설지만 즐거웠습니다. 이런 분들도 우리가 재미있을 거에요...
  • 에바 2008/10/01 13:49 # 답글

    제겐 실제로도 만나보고 싶은 인상이네요^^; 제가 오토바이 운전자라면 저 사람의 보험 권유는 꽤나 관심있게 들을 것 같습니다.
  • deulpul 2008/10/02 08:48 #

    취향이 특이하시군요? 하하- 농담이고요, 저도 이왕이면 저 아저씨에게 가고 싶지만, 사실 인종 편견을 가지고 있을까봐 좀 찝찝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편견일 수도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말이죠. 피해의식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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