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머리 속이 궁금하다 때時 일事 (Issues)

당신, 솔직히 한번 말해 보자. 만일 당신이 70년대, 80년대에 살고 있었다면, 그리고 그 때에도 지금과 같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다음과 같이 말했을 테지.

박군, 경찰관에게 물고문 당하다 살해되었을 때: 뒈질 걸 왜 개겨? 빨리 안 불고 개긴 놈이 잘못이지. 고문하면서 날 새고 집에도 못 들어가는 경찰은 인권이 없나?

권양, 수사중에 경찰관에게 성고문 당했을 때: 그러게 누가 데모하래? 잡혀서 당한 년이 잘못이지. 데모질하고 다니니까 경찰이 약 올라서 건든 거 아냐?

전태일 분신했을 때: 욱 하고 불 지른 놈이 병신이지. 보니까 치밀하게 준비까지 했구만그래. 그래도 혼자 죽어서 다행이네, 경찰이나 누구 끌고 가지 않고.

광주 항쟁 났을 때: 군인에게 총 쏘는 건 맞는거구? 총 꺼내 들고 국가에 대항한 놈들은 모두 쓸어죽이는 게 당연하지. 폭도에게 총 맞는 군인들은 가족이 없나?

이한열 최루탄 맞고 숨졌을 때: 돌 던지면서 경찰 위협한 놈이 잘못이지. 돌 맞는 경찰은 가만 있으라구? 방독면 쓰고서 돌 날아오는 거 보면 나라도 직사 했을 거야. 당연한 거라구.

분명히 이렇게 말했을 거야. 그렇지?

당신이 그렇게 주장하고, 불행히도 당신과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이 무척 많았다면, 역사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고, 아마 당신은 지금처럼 신나게 나불대지도 못하고 있을 거야.

다행히도 그렇진 않았지, 다행히도 당신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

당신의 머리 속이 궁금하다고 했지만, 사실 궁금하지는 않아. 절망스러울 뿐이지. 당신에게, 나에게, 우리 모두에게.

(화 삭이고 내용 대폭 순화)

덧글

  • camino 2009/01/20 15:29 # 삭제 답글

    정말입니다. 안그래도 화나는 일이 너무도 많은 세상인데 말입니다. 보지말자고 생각합니다만, 절망감에 더한 무력감은 참 참기 힘듭니다.
  • deulpul 2009/01/21 14:21 #

    너무도 답답합니다만, 무력하게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더 답답하군요.
  • 5thBeatles 2009/01/20 17:15 # 삭제 답글

    세상은 요지경.


    우린, 피리 부는 사나이가 필요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deulpul 2009/01/21 14:22 #

    어디서부터 꼬였을까요. 답답합니다.
  • ymir 2009/01/20 19:38 # 삭제 답글

    출신성분이나 사상이 그 사람에 가하는 정신적/물리적 폭력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데 말이지요. 왜 그토록 말하는 사람 자신은 절대로 '당해 싼' 인종에 속할 리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빨갱이니까 잡혀죽어 싸다.
    데모했으니까 고문당해 싸다.
    유태인이니까 멸종당해 싸다.
    팔레스틴이니까 싸그리 죽어 싸다.
    흑인이 백인에게 대들었으니 죽어 싸다.
    조센징이 본토인 말을 안 들었으니 죽어 싸다.

    여자가 남편한테 대들었으니 맞아도 싸다.
    고졸이니 무시당해 싸다.
    지방대졸이니 하략, SKY도 아니니 하략, 백수니 하략, 겨우 중소기업 다니니 하략 기타 등등.

    도마 위에 던져진 약자를 멸시하는 것으로 강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심리야 이론으로 설명가능하겠지만, 인터넷만을 통해서 외부에서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고 있으면 미쳐돌아가는 걸로밖에 안 보입니다..... ㅠㅜ
  • deulpul 2009/01/21 14:25 #

    예전에는 그런 생각 가지고 있어도, 내 놓고 말하면 개쪽당하는지는 알아서, 저 혼자 생각하고 말았는데, 요즘은 아주 그냥 떳떳이 내놓고 떠드는군요. 우리 사회가 밑은 없이 위만 키워온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자주 듭니다.
  • ymir 2009/01/20 19:42 # 삭제 답글

  • deulpul 2009/01/21 14:28 #

    공사장에서 데모도 인부 죽으면 건설사 사장이 신경이나 씁니까. 이참에 인부들 잡소리하는 거나 다잡으라 그러지...
  • astraea 2009/01/20 23:06 # 삭제 답글

    답이 안 나오는 나라이지요...ㅠ0ㅠ;
  • deulpul 2009/01/21 14:26 #

    답답합니다.
  • 개멍 2009/01/21 22:17 # 답글

    실제로 저렇게 얘기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제 주위에도.
  • deulpul 2009/01/22 06:49 #

    제가 아는 사람들을 두루 떠올려 봤습니다. 보수건 진보건 좌건 우건, 저런 생각을 하고 저런 말을 입밖에 낼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았습니다. 생각은 서로 달라도, 저런 막돼먹은 주장을 할 만한 사람은 떠올릴 수 없었습니다. 정상인들 주변에서 살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군요.
  • 2009/01/28 17:24 # 삭제 답글

    mms://cyberpolice.vod.nefficient.co.kr/cyberpolice/300k/200901/kita/용산상황.wmv

    이거 보고도 헛소리하는 인간들 머리 속이 궁금하다.
  • deulpul 2009/01/29 12:36 #

    경찰에서 제작한 선전선동물인 모양이군요. 거짓말에 이골이 난 것들이 뭘 못만들겠슈. 머리 속이 궁금하면, 왜? 패고 불태운 뒤 부검해 보시게?
  • 닥슈나이더 2009/02/03 14:40 # 답글

    아~ 진짜 정말
    저런말 하는 사람들은 때려주고 싶어효...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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