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게시물의 삭제/차단 정책 정리 중매媒 몸體 (Media)

깁니다.

지난 6월29일, 우리 나라 7개 포털 회사들이 모여 만든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서 반가운 소식을 내놨습니다. 명예훼손을 이유로 하여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블라인드 처리하는 요건을 좀더 강화해, 무분별하고 무조건적인 게시물 차단 조처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인데요.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국가 기관이나 공무원이 명예훼손을 빌미로 게시물을 차단하려는 기도를 규제한 부분입니다. KISO는 정부에 대한 건전한 비판을 막지 않기 위해서, 명예훼손 게시물을 차단해 달라는 국가 기관이나 공무원의 요구를 함부로 반영하지는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동안 명예훼손 신고를 통한 게시물 삭제나 차단은 인터넷을 통한 의견 소통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악성 조처로 기능해 왔습니다. 게시물이 명예를 침해한다는 신고만 하면 즉각적으로 블라인드 처리되기 일쑤였습니다. 조처가 즉각적이고 장기적(30일까지)이라서, 실질적으로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멀쩡한 글이 납득할 만한 사유도 없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묶여서 분통 터지고 기막혀 했던 분 많으시리라 믿습니다.

이러한 관행은 정부나 공무원에 의해서도 악용되어 왔습니다. 정부의 공적 업무는 분명 국민이 감시하고 비판해 마땅한 일인데도, 이에 대한 게시물을 명예훼손으로 차단 요청하면 인터넷 소통 공간에서 줄줄이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결국 정부나 공무원에 대한 비판에 재갈을 물리는 조처로 기능할 가능성을 갖고 있어왔던 것이죠.
예컨대 지하도 안에서 시민들에게 장봉을 휘두르며 과잉 진압하던 조아무개 경감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공무를 수행하는 국가 공무원이라기보다 분노에 찬 싸움꾼 같은 모습을 보여 준 일선 지휘자의 행태는 당연히 공적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얼토당토않은 명예훼손 신고를 그대로 받아들여 게시물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과잉 진압을 하고도 전혀 알려지지 않고 넘어간다면, 경찰 지휘관들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망설임 없이 시민을 때리고 차고 밟을 것입니다. 명예훼손을 주장하기 앞서, 명예를 잃지 않는 노력부터 했어야 하는 것이죠.

이번 KISO의 정책 발표를 계기로, 인터넷에서 명예훼손을 비롯한 여러 사유로 게시물이 삭제, 차단되는 조처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살펴 보기로 하겠습니다.

블로그 글, 게시판 글, 댓글 등 인터넷 게시물은 관련 법령과 업체의 자체 규약에 따라 관리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회사들의 협의기구인 KISO에서 결정된 정책은 둘 사이에 중간 조정자 역할을 하는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KISO 정책이 결정되면, 소속 업체는 약관을 하나하나 바꾸지 않더라도 대개 그 결정 사항에 따라 큰 그림을 잡고 운영해 나간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1. KISO 결정 내용

우선 이번에 발표된 KISO의 주요 내용입니다.

명예훼손성 게시물 처리는 1) 당사자의 요청(신고)이 있을 때, 혹은 2) 포털 업체의 자체적인 결정에 따라 차단 조처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경우도 있는데, 이는 이 글 맨 마지막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 우선적인 문제는 2)번인데, 이번 발표를 보면 업체의 자체 판단에 따른 차단 조처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습니다.

1-1. KISO 정책에 따르면, 포털이 자체적으로 게시물을 차단하는 경우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는 명예훼손성 게시물이 개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어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피해가 예상되거나 사이버테러 등을 통해 특정인에 대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예상되는 상황을 회원사가 구체적으로 인식한 경우

입니다. 문제가 매우 심각해서, 조처를 취해야 할 필요가 명백한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피해 당사자가 알아서 하지, 왜 포털이 나서서 챙겨주느냐. 본인 신고가 없는데도 포털이 조처하는 2)번 경우는 ‘청소년 등 피해 구제를 직접 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보호 조처’라는 단서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노래방에서 던힐 담배 피우며 유행가 부르는 초등학생 동영상이 그 인적 사항과 함께 나돌고, “싸가지 없는 초딩 뒈져버려라” “꼴에 싸이도 하네효 여기 ㅋㅋ http://...” 등의 일이 벌어지는데 정작 초등학생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거나 하는 경우입니다. 조항에 ‘주로’라는 말이 붙어 있긴 하지만, 상당히 한정적임을 알 수 있고, 이 정도의 규제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경우에도, 해당 포털이 무턱대고 지우고 차단하는 게 아니라, KISO에 상정해서 그 처리 방법을 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KISO가 업계가 모여 만든 조직이긴 하지만, 조처의 정당성을 확보할 한 가지 장치를 더 둔 것으로 보고 싶습니다. 비슷한 현상이 포털 여러 곳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니, 일관된 공동 대처를 모색한다는 의미도 있겠습니다.

1-2. 이제 명예훼손 가능성 때문에 본인이 직접 게시물 차단을 요청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요청은 1) 본인이 2) 명예훼손 사유를 분명히 밝히고 3) 특정한 게시물의 URL을 명시해야 받아들여집니다. 특정 게시물을 지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요청할 수도 있지만, 이 때에도 화면 캡쳐 등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런 포괄적 요청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일시적이고 제한적으로” 허용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일시적이고 제한적이란 말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1-3. 처리 방법은 모두 임시 조처입니다. 말은 임시 조처지만 삭제와 차단(블라인드)이 모두 포함됩니다. 둘 사이에 좀더 엄격한 구분이 있었으면 싶지만, 차단이 실질적으로 삭제나 다름없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1-4. 공공 기관이나 공무원과 관련한 제한 내용입니다.

1-4-1. 우선 국가 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는 명예훼손으로 인한 조처를 요청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개인 자격으로만 요청할 수 있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신청할 수 없고, 정운천 (전) 장관은 개인적으로 신청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신청한다고 다 받아주지는 않습니다.

1-4-2. KISO 정책은 “정무직 공무원 등의 공인인 경우, 자신의 공적 업무와 관련된 내용은 명백히 허위사실이 아닌 한 명예훼손 관련 임시조치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간주한다”라고 했습니다. 공무 관련한 내용에 대해, 거짓이 아닌 한 차단을 요청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여기서 ‘정무직 공무원’의 영역이 좀 문제가 됩니다.

정책포털 사이트의 정의에 따르면,

* 정무직 공무원의 정의
선거, 국회 동의에 의해 임용되는 공무원, 고도의 정책 결정 업무를 담당하거나 이를 보조하는 공무원

* 상세 설명
감사원장ㆍ감사위원 및 사무총장, 국회 사무총장ㆍ차장ㆍ도서관장 및 의정연수원장, 헌법재판소 재판관ㆍ사무처장 및 사무차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ㆍ사무총장 및 차장

국무총리, 국무위원, 처의 처장, 각부의 차관, 청장(경찰청장과 해양경찰청장은 특정직), 국무조정실장, 차관급상당 이상의 보수를 받는 비서관(대통령수석비서관, 국무총리비서실장, 대법원장비서실장, 국회의장비서실장)

국가정보원장 및 차장, 중앙인사위원회위원장 등

입니다. (국회의원은 정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 빠졌습니다만, 선거로 뽑히는 대표적인 공직자일 뿐만 아니라 입법 당사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포함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사람들은 자신들이 수행한 공무에 대해, 허위가 아닌 한 명예훼손 요청을 할 수 없습니다. 예컨대 나경원 의원이 언론악법 추진과 관련해 비판을 받거나, 이동관 대변인(수석비서관, 차관급)이 헛소리를 해서 비난을 받더라도 명예훼손을 들어 차단을 요청할 수는 없는 것이죠.

문제는 그 아래입니다. 위의 규정을 적용하면 조아무개 경감은 여전히 명예훼손을 빌미로 게시물 차단을 요구할 수 있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예컨대 굴욕 소고기 협상으로 대중의 비난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자기 스스로 방송에 얼굴을 내밀었던 민동석 전 농업통상정책관(차관보)이나 이상길 전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단장(국장급) 등 주요 공직자들도 게시물 차단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말이 안 되는 상황이죠.

따라서 ‘정무직 공무원 등의 공인’ 이라고 하여, 정무직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사안일 경우 차단 요청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부분에서 KISO의 이성적이고 상식적인 정책 적용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공직자면 심지어 허위의 내용이라도 악의를 입증할 수 없으면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 미국의 정도까지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공익이나 시민의 권리, 사회 안전, 표현의 자유 등을 종합해 판단해서 탄력 있게 적용해야 하리라 믿습니다.

어쨌든 인터넷을 통한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이번 KISO 정책이 각 회원사 차원에서 잘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결의를 했으니까 함께 지키겠다는 의지로 보고 싶습니다. KISO 소속 포털사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야후코리아, SK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 싸이월드, 이글루스) NHN(네이버), 케이티하이텔(파란), 프리챌, 하나로드림(하나포스) 등 일곱 개 회사입니다.

2. 법적 근거

2-1. 그 동안 포털 사이트 등이 명예훼손과 관련해 게시물을 차단 처리한 법적 근거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44조입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44조의2 (정보의 삭제요청 등) ①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그 침해를 받은 자는 해당 정보를 취급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그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이하 "삭제등"이라 한다)를 요청할 수 있다.

②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제1항에 따른 해당 정보의 삭제등을 요청받으면 지체 없이 삭제ㆍ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즉시 신청인 및 정보게재자에게 알려야 한다. 이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필요한 조치를 한 사실을 해당 게시판에 공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③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운영ㆍ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제42조에 따른 표시방법을 지키지 아니하는 청소년유해매체물이 게재되어 있거나 제42조의2에 따른 청소년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 없이 청소년유해매체물을 광고하는 내용이 전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내용을 삭제하여야 한다.

④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제1항에 따른 정보의 삭제요청에도 불구하고 권리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간에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이하 "임시조치"라 한다)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임시조치의 기간은 30일 이내로 한다.

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필요한 조치에 관한 내용ㆍ절차 등을 미리 약관에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⑥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운영ㆍ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에 대하여 제2항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하면 이로 인한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

제44조의3 (임의의 임시조치) 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운영ㆍ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가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되면 임의로 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임시조치에 관하여는 제44조의2제2항 후단, 제4항 후단 및 제5항을 준용한다.

이 조항에 따르면, 인터넷 게시물에 의해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 입증 자료를 첨부해 삭제를 요청하면 포털 등의 회사는 무조건 즉시 조처를 취해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삭제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우면 30일 이내의 기간 동안 차단이라도 해야 합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삭제 혹은 차단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회사가 나중에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것은 대표적인 독소 조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명예훼손을 빌미로 하여, 정당한 공론까지 모조리 가로막힐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훼손된 주체, 의도, 공개의 정도, 피해의 범위 등 중요한 사실을 검토하고 판단하는 과정(due process) 없이 무조건 삭제하고 보는 접근은 정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면, 회사를 매개체로 하여 미리 차단하는 편의적 방법을 쓰지 말고, 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정식으로 소송을 청구하여 법원의 판단을 요청하는 게 정석이고, 예방 효과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쉽다고 무조건 막아버리는 것은 편의주의적 발상일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효과도 크지 않다고 봅니다. 포털 회사에 대해서는 이런 사례를 수집하고 교육, 홍보를 하는 정도의 책임을 부과하는 것으로 충분할 듯 하고요.

2-2. 또 제44조의7 (불법정보의 유통금지 등)에서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ㆍ운영자로 하여금 그 취급을 거부ㆍ정지 또는 제한하도록 명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5조(제재조치)와 물려 있습니다.

바로 이게 명예훼손성 게시물의 삭제, 차단을 가능케 하는 세 번째 경로입니다. 피해 당사자가 아무 말이 없어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나서서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이죠. 이 경우, 만일 당사자가 “괜찮으니 그냥 냅두셈” 하면 삭제나 차단을 할 수 없습니다만(당사자 의견 우선), 그런 경우는 없을 테고요.

이 경우에도, ‘사람을 비방할 목적’, ‘공공연 하게’ 등의 위법 사실에 대한 판단 절차 없이 무조건, 더구나 국가 기관이 나서서 실질적으로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악용할 여지가 얼마든지 있는 것이죠.

3. 제재 조처의 주체

이 방송통신위원회법 25조를 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불법 정보 유통에 대한 취급의 거부나 정지, 제한을 결정할 수 있으며(제1항), 이런 결정을 한 경우는 상급 기관인 방송위원회에 지체없이 제재조치의 처분을 할 것을 요청하여야 한다(제3항)고 되어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설치 목적이 '처분'이 아니라 '심의'이기 때문에, 심의위원회는 처분 내용을 정해 요청하도록만 하고, 실제 제재 조처는 상급 기관인 방송위원회가 수행하도록 한 취지로 이해됩니다.

이 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서가 아니라) 자체 명의로 인터넷 게시물에 대한 삭제나 차단을 요구할 경우, 법적 근거가 없다고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정보통신이용망법 제44조의 7에서도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 제한하도록 명할 수 있다"라고 하여, 제재 조처의 주체가 심의위원회가 아니라 방송통신위원회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법의 하위 규정인 그 시행령을 보면 좀 모호하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는 심의위원회가 시정 요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주어가 부정확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상위법을 종합하여 보면, 역시 심의위원회의 직무는 심의와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한) 시정 요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요구하면 무조건 지워야 하나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삭제나 차단 요구를 받으면, 다시 말해 정당한 법적 근거를 통해 요구되는 제재 조처가 있을 경우, 포털 회사 등은 무조건 요구에 따라 게시물을 지우거나 차단해야 할까요. 아니죠.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적절한 사유를 들어 이의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해당 게시물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공익에 관련한 주요한 사항이므로 명예훼손성 게시물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든가 말입니다. 이의 신청은 내용을 심의하고 시정 결정을 내린 심의위원회에게 합니다. 심의위원회는 15일 이내에 재심의를 해야 합니다.

결국 특정 게시물이 국가 기관인 심의위원회의 제재나 시정 결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시정 요구를 받더라도, 최장 30일 동안, 적어도 15일 동안은 이 게시물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당사자가 신청하면 바로 반영해야 합니다.) 30일이면 볼 사람은 다 본 것으로 볼 수 있죠. 그 뒤에는 그냥 지워주죠, 뭐. 물론 이런 과정은 인터넷을 통한 소통과 관련하여 운영 철학을 가진 회사, 표현의 자유를 소중하게 여기는 회사에게나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만.

한편, 제재 조처의 실제 대상자인 게시글 작성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의 신청 과정을 허락하지 않고 닥치고 지우도록 되어 있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이상의 내용은 인터넷 게시물의 명예훼손과 관련해 현재 적용되는 사항이었습니다. 토론 공간에서 명예훼손은 일어나서는 안 되겠고, 또 명예훼손에 대한 체감적 수용도는 사람마다 다르게 마련이지만, 사람의 명예가 중요한 만큼 토론 및 표현의 자유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지켜주되, 그 위반 여부를 자의적으로 혹은 무조건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엄밀한 법의 판단에 맡겨 일벌백계하는 방향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은, 국가의 자의적 개입과 삭제는 최대한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명예손 좀… 어떻게 안 될까요? 회손이 아니라 훼손입니다.

덧글

  • 러움 2009/07/05 10:25 # 답글

    길다는 말에 긴장해서 와 어려워 어려워 어려워 이러고 보다가 마지막 줄 보고 펑;;; 누가 회손이라고 한건가요. -_ㅠ 가슴이 아픕니다..;;;
  • deulpul 2009/07/05 10:56 #

    어렵다기보다, 일반 사람에게 불친절한 낯선 법률 용어와 법전용 어법들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우리의 인터넷 생활을 철저히 규제하는 법령들이기 때문에 잘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훼손을 잘못 쓴 건 자주 보이는데, 못 보셨다면 행운이시네요-.
  • 무지개꼬리 2009/07/05 14:40 #

    아마 훼손이라는 단어가 어려워서(?) 종종 틀리는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텍스트로 소통하는 인터넷 공간을 접하고서야 맞춤법의 수준을 알 수 있게 되었다는 황당함도 있지만...)

    가장 큰 유행(?)의 시작은 '회손녀' 일겁니다. '명예회손으로 고소하겠다' 라는 유행어를 시작으로 '회손녀'라는 별명이 붙었던 그녀죠. (자세한 건 검색하면 나올 겁니다. 사건 경과까지;;) 그 뒤로 멀쩡히 명예훼손이라는 단어를 아는 분들도 장난삼아 '명예회손'이라고 쓰기 시작했고, 아마 모르는 사람들은 종종 그런 단어가 올라오는 그게 맞는 구나, 하는 걸겁니다.
    특히 어린 아해들은 말이죠... 연예인의 어린 팬들이 모르고 썼던 [오빠 빨리 낳길 바래요]가 비웃음을 대상으로 패러디된 후에 정말로 [낫다]와 [낳다]를 헷갈려하는 사람이 급증(?)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 사건 이후에 올바른 맞춤법을 아는 사람들도 장난으로 [빨리 낳으세요]라고 쓰고 다니는 걸 봤거든요.
  • deulpul 2009/07/05 17:43 #

    무지개꼬리: 맞네요. 그런 일도 잘못된 표현이 퍼지는 데 일조한 게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패러디나 풍자물의 경우, 보는 사람이 패러디로 봐 주지 않으면 참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죠. 자세한 설명을 붙여 주셔서 고맙습니다.
  • 러움 2009/07/05 18:02 #

    들풀님의 블로그는 사실 제겐 어렵지만; 이해할때까지 보려고 노력합니다. 배 따시면 책 읽기 싫다더니 뇌가 점점 게을러지는거 같아요. 어째 나이가 들수록 긴 글을 읽는게 힘들어지네요. 이러면 안되는데ㅠ;
    그리고 무지개꼬리님 댓글 보고 왁 하고 웃었습니다; 크하하 회손녀;;; 저 초기에 홈페이지 만들고 그럴 때는(벌써 7년도 더된;) 표준어 써달라고 좀 강경하게 굴면 오히려 어린 사람이 너무 딱딱하게 군다고 혼나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친구 학교 선배님이셨어요.) 그런 일을 종종 겪고 싸X에 익숙해지고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아무렇지도 않게 ㅋㅋㅋ 이런걸 쓰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갈수록 표준어를 잊어버리기도 하고; ㅠ 그래서 요새는 사실 글을 쓸 때마다 괜히 신경쓰이고 그럽니다. 지금 쓰는 글도 맞는건지 불안에 떨면서요; 하지만 어느 정도는 그쪽 의견도 맞고 이쪽 의견도 맞다고 생각하고 유하게 넘어가려고 합니다... 물론 기사나 공문 같은 경우의 오탈자는 별개겠지만요. 저 학교에서 공문에 오타 볼 때마다 이걸 말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게 됩니다. :D (하지만 말하고 빈축만 샀던.. ㅠ)
  • deulpul 2009/07/06 13:34 #

    러움: 사실 저도 많이 생각하고 반성하는 문제입니다. 간명하고 알기 쉽게 쓸 수도 있는 것을, 힘이나 요령이 모자라서 복잡하게 중언부언하고 있지나 않나 하고요. 그렇게 길이 든 탓도 있지만, 좀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맞춤법이나 어법은 생각보다 어렵죠. 그렇다고 불안에 떠실 것까지야... 하하. 영원한 정답은 없지만, 저는 어법에 관한 한, 원칙을 지키자는 보수성을 갖고 있어서, 러움님 같은 분을 보면 반갑습니다. 이모티콘이나 자음 사용은 이미 완전히 외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말씀대로, 쓸 데와 안 쓸 데를 가리는 게 중요하겠지요.
  • 공악 2009/07/05 14:23 # 삭제 답글

    좋은 내용이라서 좀 사람들한테 알려주고 싶어서 그런데 아는 카페에 이 글의 링크를 걸어둬도 될까요?
  • deulpul 2009/07/05 17:43 #

    물론입니다.
  • KAZAMA 2009/07/05 14:38 # 답글

    회를 손으로 뜨는건가요?!
  • deulpul 2009/07/05 17:45 #

    그럼 발로 뜹니까!
  • 라세엄마 2009/07/05 15:10 # 답글

    전 훼손당한 당사자 쪽인데 훼손시켰다고 고소크리 먹었음... 블로그 와서 호소문좀 봐주싶습셉습
  • hh 2009/07/05 15:17 # 삭제

    zz
  • Lavaflow 2009/07/05 16:20 #

    저것은! 백혼무인!
  • 백범 2009/07/05 17:29 #

    Lavaflow/

    언제 백혼무인이 누구 특정인을 실명으로 공격했던가요? 말조심하시죠.
  • deulpul 2009/07/05 17:46 #

    음... 자세한 사정은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신고를 당해 임시 조처되었을 경우 재게시 조항이 어이없게 되어 있네요. 곧 한번 짚어 보겠습니다.
  • 라세엄마 2009/07/05 19:28 #

    백범/

    누구 특정인을 실명으로 공격하지 않는건 도덕적 우월함이 아니라 도덕적 열등함의 증거에요.
    특정인이 아니라 특정 계층을 노리는 쪽이 질이 백억배는 낮잖아요'ㅅ'?
  • 백범 2009/07/05 17:29 # 답글

    퍼갑니다.
  • Lavaflow 2009/07/05 17:34 #

    아하, 말조심은 너님부터 하셔야겠네요? "저것은! 백혼무인!" 두 마디로
    뭘 어쩌겠다고? 자, 과연 어떤 변명을 갖다붙여야 저 문장이 '말조심'할
    문장이 될 수 있을까, 백범 군의 언어적 창의성을 구경해보도록 할까요?
  • deulpul 2009/07/05 17:52 #

    링크와 트랙백을 권장합니다. 펌 경우 출처 명기는 예의.
  • Lavaflow 2009/07/05 18:00 #

    하암~ 뭥미? 변비라도 걸렸음? 아니면 고작 답글 하나에 쫄아서 버로우 탔음?

    뭐, 좋아요, 치어한테는 흥미 없으니 관대하게 이쯤에서 봐 줄게요 ^^;;

    대신 앞으로는 상대를 잘 봐가면서 좀 앵기세요, 안드로메다 유영하기 싫으면.
  • 백범 2009/07/05 18:04 #

    "뭐, 좋아요, 치어한테는 흥미 없으니 관대하게 이쯤에서 봐 줄게요 ^^;; "

    개소리 하고 자빠졌네.
  • Lavaflow 2009/07/05 18:13 #

    아유, 앙증맞아라, 딱 이런 케이스를 위해서 백범 군의 친애하는 이웃
    빛나리 군께서 블로그 상단에다 만인의 귀감이 되는 격언을 걸어놨네요^^

    http://pds11.egloos.com/pds/200906/01/11/a0108211_4a23380cab397.jpg
  • 백범 2009/07/05 18:17 #

    먼저 모욕을 준건 Lavaflow 너였지? 멍멍멍

    백범 군의 언어적 창의성을 구경해보도록 할까요?
    <-- 내가 왜 멍멍멍 이라고 답변했는지 니 꼴리는 대로 생각해 보도록 할까요? ㅋㅋㅋ
  • Lavaflow 2009/07/05 18:21 #

    어라라? 왜 그러세요 ㅇ_ㅇ)?

    저것은! 백혼무인! 이라는 문장이 왜 말조심을
    해야 할 말인지 그 근거를 묻는 것도 모욕인가요?

    그러니까 대뜸 '개소리'라고 한 건 어디의 누구였더라?
  • 백범 2009/07/05 18:24 #

    "변비라도 걸렸음? 아니면 고작 답글 하나에 쫄아서 버로우 탔음?"

    "뭐, 좋아요, 치어한테는 흥미 없으니 관대하게 이쯤에서 봐 줄게요 ^^;; "

    "대신 앞으로는 상대를 잘 봐가면서 좀 앵기세요, 안드로메다 유영하기 싫으면."

    본인이 쓴 글의 의미부터 잘 읽어보심이 어떨는지?? 난 집에 가서 잘랍니다.

    그리고 나 나이 30 넘었거든? 네가 몇살이나 먹었는지는 몰라도 Lavaflow양, 너한테 애취급 받을 나이는 지났으니까 네가지좀 챙기시지?
  • Lavaflow 2009/07/05 18:27 #

    아하, 아니나다를까 볼테르 격언의 정겨운 한국식 버전이군요?

    사람들은 할말이 궁하면 나이를 따지기 시작한다, 인가 ^^);;

    할말도 참 없는데 댓글 맨 마지막은 어떻게 좀 점유하고 싶고, 용 많이 쓰시네요?
  • 백범 2009/07/05 18:29 #

    그건 본좌나 Lavaflow 양이나 피차가 일반인듯...
  • Lavaflow 2009/07/05 18:33 #

    그러게요, 깜도 되지 않는 말마디에다 대고 대뜸 무슨 '말조심'을 하라느니
    들이댄다는 것 자체가 애당초 세간의 상식에 맞지도 않는 어불성설이었던 거네요?

    그런 형국에 왜 거듭 그렇게 먹이지도 않을 돌격을 하실까?
  • 라세엄마 2009/07/05 19:29 #

    원래 나이는 헛먹으면 존경이 아니라 경멸을 불러오는 법이지요 'ㅅ' 누구 말대로 실명으로 공격하지 않도록 하죠 ?
  • 아.. 2009/07/06 02:34 # 삭제

    오늘 새로운 종류의 qt를 보았네 'ㅅ'

    나이를 저렇게 먹으면 안되는구나..
  • 백범 2009/07/05 18:05 # 답글

    "대신 앞으로는 상대를 잘 봐가면서 좀 앵기세요, 안드로메다 유영하기 싫으면."

    암암... 혼자 마음대로 상상하셔. 대꾸는 사절이고 앞으로 당신같은 종자들과는 상종할일도 없을 테니까..

    말한마디에 혼자 흥분해서 열폭하긴...
  • Lavaflow 2009/07/05 18:14 #

    뭐, 그렇게나 할말이 궁하시다고 애걸복걸하시니 고이고이 찌그러지시면 되겠습니다★
  • 백범 2009/07/05 18:17 #

    너나 잘해. 니 일이나 잘하시지. 남이야 뭘하든 말든 상관말고...

    내가 이런다고 너한테 뭐 영향을 주는 것도 없잖아? 지 가던 길이나 쳐 갈 것이지. 쓰잘데기 없이 남이야 뭘하던 말던 뭔상관이람?? ㅉㅉㅉ
  • Lavaflow 2009/07/05 18:21 #

    그러게 말이에요, 사람들은 왜 이렇게 오지랖들이 넓을까요?

    남의 '저것은! 백혼무인!'이라는 그다지 의미도 없는 한마디에 대뜸 '말조심'
    하라느니, '남이야 뭘하던 말던 상관'이나 하고들 말이죠? 참 이상해요, 그쵸?
  • 백범 2009/07/05 18:24 #

    ...
  • 라세엄마 2009/07/05 19:35 #

    근데 꼭 이런 나이 많아서 못놀아주겠고 직장 있어서 바쁘고 고귀해서 상종 못해준다는 사람이 댓글은 꼭 마지막까지 달아요. 신기하고 비범한 세상의 신비♡.
    아차 역시 누구 말대로 실명은 쓰지 않는 예의를 보여드려 보는 중이에요
  • 푸른별구름 2009/07/05 20:24 #

    말조심이라고 으르렁거린 거 명예훼손죄는 아니겠지만 협박죄 아닌가염? 'ㅅ' 뿌우
  • 푸른별구름 2009/07/05 20:25 # 답글

    일단 맘에 안 드는 글 있으면 명예훼손 크리 날려버리면 끝이군요.

    ...거 참, 왠지 씁쓸합니다?[...]
  • deulpul 2009/07/06 13:40 #

    씨바 성질이 나서 비판을 좀 격하게라도 할라치면 대개 명예훼손의 경계를 넘나들게 마련이므로, 비판 당하는 사람 처지에서는 가볍게 신고해서 손쉽게 차단시킬 수 있는 아름다운 제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러 모로 악용될 여지가 있는 듯 싶네요.
  • 우유차 2009/07/06 00:13 # 답글

    -_-; 아니 다른 건 다 좋은데 이번 글은 댓글이 에 또 그러니까…
  • deulpul 2009/07/06 13:49 #

    아쉽군요. '이전 댓글 100개 보기' 인가를 달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믿으시면 OO)
  • 레디오스 2009/07/06 00:37 # 답글

    백범, Lavaflow// 다른 분 블로그에서 뭐 하는 짓입니까... -_-
  • deulpul 2009/07/06 13:50 #

    저간의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외나무다리가 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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