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 신문 구독률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신문을 정기 구독하는 사람의 비율은 1996년에 70% 가까이 되었으나, 2008년에는 36.8%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조사한 해에 따른 큰 변화 없이, 매해 거의 비슷한 비율로 꾸준히 떨어져 왔다. 이러한 양상은 구독률 하락이 이미 장기적 추세가 되었음을 말해 준다. 다시 말해, 앞으로도 비슷한 양상이 상당 기간 계속되리라는 것이다. 그럼 그 끝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위 그래프에서, 빨간 선 뒤에 살짝 숨은 파란 선은 신문 정기구독률 추이이다. 보시다시피 거의 일정한 비율로 일관되게 하락하는 추세를 볼 수 있다. '거의 일정한 비율'이란, 직선에 가까운 모양을 이루며 하락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신문 정기구독률 하락은 음(-)의 기울기를 가지는 1차함수가 된다. 위 그래프에서 빨간 선으로 나타난 것이 신문 구독률 변화를 나타내는 1차함수의 직선 그래프이다. (두 그래프가 거의 일치하므로 잘 구분되어 보이지 않는다.) 이 직선은 회귀분석을 통해 최적화한 직선으로, 그 공식은 다음과 같이 나왔다.
y = -2.8*x + 70.0 (x는 상대년도)
이 회귀방정식에 따르면, 신문 구독률은 해마다 2.8% 포인트씩 떨어지고 있다. 한국언론재단의 자료는 2008년까지만 집계되어 있지만,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간주하고, 그래프를 연장해 보자.

이 예측 그래프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신문 구독률은 2021년 봄쯤에 0%가 된다. 종이 신문을 정기 구독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지는 것이다. 앞으로 불과 12년 뒤의 일이다.
정기 구독자가 하나도 없는 신문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한국 신문은 거의가 정기 구독 수입보다 광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구독자가 없어도 종이 신문을 계속 발행하는 회사는 있을 것이다. 정기 구독 없이 광고로 운영되는 신문 형태가 되리라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현재의 일간 신문들은 십여 년 뒤면 무가지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이러한 예측은 추상적이고 수학적인 모델에만 근거해서 나온 것이다. 현실이 이 그림대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는 1) 신문에 충성도가 높은 독자가 존재하므로, 구독자 하락 추세는 밑바닥에 도달하면 완화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고, 2) 개인이나 가정 구독은 계속 추락하더라도 기관이나 기업의 정기 구독은 일정한 정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하더라도, 구독이 떨어지는 것은 틀림없고, 그에 따라 광고 수입이 동반 하락할 게 뻔하다. 구독자 수가 0이 되지는 않더라도, 소수의 독자나 기관에 의한 정기 구독만 기대할 수 있다면, 신문으로서는 구독 수입, 광고 수입, 영향력의 삼박자를 모두 잃어버리는 재앙이 된다. 이러한 재앙은 현재까지의 추세로만 보면 명백히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것은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이러한 통계적 예측 방식으로 신문의 위기를 맨 처음 고민해 본 언론학자 필 마이어가 2004년에 펴낸 <신문이 사라진다(The Vanishing Newspaper)>에서 미국의 신문 상황을 놓고 그린 그림은 다음과 같다.

이 그래프에서 그는 신문 열독률을 기준으로 삼아 추세를 분석했다. 결과는 위의 분석과 비슷하다.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미국의 신문 열독률은 해마다 1% 포인트 가까운 비율로 일관되게 떨어졌다. 하향 직선의 추세였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2043년 초에는 신문을 읽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진다는 예측이 나온다.
하향 추세가 미국은 좀 완만하게 나왔는데, 이게 미국과 한국의 차이 때문인지, 열독률과 구독률의 차이 때문인지, 분석 기간이 다르기 때문인지는 불확실하다. 어쨌든 머지 않아 구독자든 열독자든 신문 독자가 대거 사라진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무엇이 이런 현상을 만드나. 최근의 미디어 환경을 보면 인터넷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언론재단의 2006년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으로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신문 구독을 하지 않는 사람은 2006년에 21.7%, 2008년에 27.1%로 점점 높아져 가는 추세다.
그런데, 위의 마이어 그래프에서는 인터넷이 신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시기에도 똑같은 추세가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신문 구독이나 열독 하락 추세가 인터넷이 나타나기 전부터 이미 일관된 추세로 진행되고 있으며, 인터넷은 이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거나 혹은 이를 가속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신문을 구독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좀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다음 기회에.)
신문 구독자가 사라져 가는 현상은 분명 즐거운 일은 아니다. 나는 신문의 위기가 언론의 위기이며, 언론의 위기는 곧 민주주의의 위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신문의 처지에서는 이처럼 명백한 재앙이 다가오는데, 얼마나 치열히 이에 대비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신문의 위기에 대해 '독자의 신뢰 회복'이 첫 번째 대책으로 제시되는 현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신문의 위기는 무엇보다 신문 신뢰도의 위기다. 위의 한국언론재단 2008 조사에 따르면, 신문에 대한 신뢰는 텔레비전은 물론이고 인터넷에도 밀린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신문 세 개를 다 합쳐도 네이버에 대한 신뢰도보다 낮다. 이런 상황을 놓고 보면, 신문의 위기가 재앙인지, 아니면 각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축복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조차 있다.
* 2008년 조사 전체 자료

위 그래프에서, 빨간 선 뒤에 살짝 숨은 파란 선은 신문 정기구독률 추이이다. 보시다시피 거의 일정한 비율로 일관되게 하락하는 추세를 볼 수 있다. '거의 일정한 비율'이란, 직선에 가까운 모양을 이루며 하락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신문 정기구독률 하락은 음(-)의 기울기를 가지는 1차함수가 된다. 위 그래프에서 빨간 선으로 나타난 것이 신문 구독률 변화를 나타내는 1차함수의 직선 그래프이다. (두 그래프가 거의 일치하므로 잘 구분되어 보이지 않는다.) 이 직선은 회귀분석을 통해 최적화한 직선으로, 그 공식은 다음과 같이 나왔다.
y = -2.8*x + 70.0 (x는 상대년도)
이 회귀방정식에 따르면, 신문 구독률은 해마다 2.8% 포인트씩 떨어지고 있다. 한국언론재단의 자료는 2008년까지만 집계되어 있지만,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간주하고, 그래프를 연장해 보자.

이 예측 그래프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신문 구독률은 2021년 봄쯤에 0%가 된다. 종이 신문을 정기 구독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지는 것이다. 앞으로 불과 12년 뒤의 일이다.
정기 구독자가 하나도 없는 신문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한국 신문은 거의가 정기 구독 수입보다 광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구독자가 없어도 종이 신문을 계속 발행하는 회사는 있을 것이다. 정기 구독 없이 광고로 운영되는 신문 형태가 되리라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현재의 일간 신문들은 십여 년 뒤면 무가지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이러한 예측은 추상적이고 수학적인 모델에만 근거해서 나온 것이다. 현실이 이 그림대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는 1) 신문에 충성도가 높은 독자가 존재하므로, 구독자 하락 추세는 밑바닥에 도달하면 완화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고, 2) 개인이나 가정 구독은 계속 추락하더라도 기관이나 기업의 정기 구독은 일정한 정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하더라도, 구독이 떨어지는 것은 틀림없고, 그에 따라 광고 수입이 동반 하락할 게 뻔하다. 구독자 수가 0이 되지는 않더라도, 소수의 독자나 기관에 의한 정기 구독만 기대할 수 있다면, 신문으로서는 구독 수입, 광고 수입, 영향력의 삼박자를 모두 잃어버리는 재앙이 된다. 이러한 재앙은 현재까지의 추세로만 보면 명백히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것은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이러한 통계적 예측 방식으로 신문의 위기를 맨 처음 고민해 본 언론학자 필 마이어가 2004년에 펴낸 <신문이 사라진다(The Vanishing Newspaper)>에서 미국의 신문 상황을 놓고 그린 그림은 다음과 같다.

이 그래프에서 그는 신문 열독률을 기준으로 삼아 추세를 분석했다. 결과는 위의 분석과 비슷하다.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미국의 신문 열독률은 해마다 1% 포인트 가까운 비율로 일관되게 떨어졌다. 하향 직선의 추세였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2043년 초에는 신문을 읽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진다는 예측이 나온다.
하향 추세가 미국은 좀 완만하게 나왔는데, 이게 미국과 한국의 차이 때문인지, 열독률과 구독률의 차이 때문인지, 분석 기간이 다르기 때문인지는 불확실하다. 어쨌든 머지 않아 구독자든 열독자든 신문 독자가 대거 사라진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무엇이 이런 현상을 만드나. 최근의 미디어 환경을 보면 인터넷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언론재단의 2006년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으로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신문 구독을 하지 않는 사람은 2006년에 21.7%, 2008년에 27.1%로 점점 높아져 가는 추세다.
그런데, 위의 마이어 그래프에서는 인터넷이 신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시기에도 똑같은 추세가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신문 구독이나 열독 하락 추세가 인터넷이 나타나기 전부터 이미 일관된 추세로 진행되고 있으며, 인터넷은 이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거나 혹은 이를 가속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신문을 구독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좀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다음 기회에.)
신문 구독자가 사라져 가는 현상은 분명 즐거운 일은 아니다. 나는 신문의 위기가 언론의 위기이며, 언론의 위기는 곧 민주주의의 위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신문의 처지에서는 이처럼 명백한 재앙이 다가오는데, 얼마나 치열히 이에 대비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신문의 위기에 대해 '독자의 신뢰 회복'이 첫 번째 대책으로 제시되는 현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신문의 위기는 무엇보다 신문 신뢰도의 위기다. 위의 한국언론재단 2008 조사에 따르면, 신문에 대한 신뢰는 텔레비전은 물론이고 인터넷에도 밀린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신문 세 개를 다 합쳐도 네이버에 대한 신뢰도보다 낮다. 이런 상황을 놓고 보면, 신문의 위기가 재앙인지, 아니면 각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축복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조차 있다.
* 2008년 조사 전체 자료
덧글
러움 2009/07/28 15:33 # 답글
deulpul 2009/07/28 17:01 #
벗님 2009/07/28 16:47 # 삭제 답글
deulpul 2009/07/28 17:08 #
백원어치 2009/07/28 18:57 # 답글
deulpul 2009/07/29 11:29 #
키린 2009/07/28 19:36 # 답글
deulpul 2009/07/29 11:33 #
jak pisac teksty seo 2022/09/16 21:54 # 삭제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