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의 새 실험, 유튜브 디렉트 중매媒 몸體 (Media)

유튜브가 새로운 실험을 한다. 유튜브의 내용을 채워주는 일반 업로더와 동영상을 필요로 하는 기관을 연결하는 실험이다. 이름하여 유튜브 디렉트(Youtube Direct).

아이디어는 매우 간단하다. 유튜브에는 자발적인 동영상 업로더들이 무궁무진하게 존재한다. 이들이 올리는 동영상은 인간이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것이다 (물론 관련 규정이나 유튜브 약관을 침해하는 것을 제외하고). 또 이 세상에는 동영상을 미디어로 활용하고 싶어하는 측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1) 실감 나는 영상을 통해 생생한 뉴스를 전달하려는 언론사, 2) 소비자가 제작한 제품 관련 동영상을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기업, 3) 사회 이슈를 확산하고 싶어하는 시민 단체 등이다. 이 두 측을 유튜브가 이어주겠다는 것이다.

이들 기관이나 단체가 유튜브 디렉트를 활용하면, 따로 동영상 관련 시스템을 구성하지 않아도 된다. 유튜브를 자신의 동영상 플랫폼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들은 유튜브 사이트가 아니라 해당 사이트 안에서, 해당 사이트가 적당한 디자인과 속성으로 구현해 놓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여 동영상을 올리고 감상할 수 있다. 또 해당 사이트에서 자체적으로 동영상을 검토하여 부적합한 것을 걸러낼 수도 있다.

결국 유튜브 디렉트는 유튜브가 기관 사이트를 상대로 하여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유튜브측은 언론사, 일반 기업, 사회 단체 등 다양한 조직과 기관이 유튜브 디렉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제안한다. 그러나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유튜브 동영상이 가진 뉴스 매체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언론사들이다.
유튜브 디렉트 소개 페이지 아래에 나열된 얼리 어댑터 리스트가 이를 잘 말해준다. 현재 허핑턴 포스트, NPR,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폴리티코, 워싱턴 포스트, ABC 뉴스 등 언론사들이 이 서비스를 채택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번 서비스를 시민 저널리즘과 언론사를 연결해 주는 장치로 파악하는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인 듯하다. (예컨대 가디언, PC 매거진)

              (사진: 캘리포니아 샌브루노에 있는 유튜브 본사.)

이와 관련하여 생각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유튜브 시스템이 가진 엄청난 자원이다. 누가 시키지 않는데도 자발적으로 동영상을 찍어 올리는 수많은 사람이 유튜브의 힘이다. 현재 유튜브는 1분당 20시간 정도의 비율로 새로운 동영상이 올라온다고 한다.

이러한 자원은 언론사로 볼 때 매우 중요하다. 구석구석에서 신속하고 현장감 있게 찍은 동영상은, 비록 그 화질이 방송 카메라에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언론사 처지에서 보면 매우 매력적인 뉴스 요소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뉴스 사이트가 이미 독자들에게 동영상을 제공해 줄 것을 적극 권장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동영상 관리 시스템은 적잖은 자원을 필요로 한다.

유튜브 디렉트는 이 같은 작업을 훨씬 단순화하고 자원을 크게 절감해 줄 것이다. 동영상 트래픽을 관리하는 데에는 많은 자원이 필요하지만 (예컨대 위키에 따르면, 유튜브가 트래픽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08년 3월 기준으로 하루에 1백만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유튜브 디렉트를 활용하면 이러한 비용이 거의 완전히 절감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동영상을 관리할 권리는 대부분 해당 사이트(언론사)에게 넘겨 주고 있으므로, 언론사로서는 매력적인 장치가 아닐 수 없다.

둘째, 뉴스 영역을 커버하는 언론사들의 능력이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황, 침체, 과도한 경쟁, 구독 및 광고 부진 등의 영향으로 많은 언론사(특히 인쇄 매체)가 갈수록 경영을 축소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뉴스 인력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세계적인 언론사에서조차 해외특파원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예컨대 현재 미국 신문 중에서 해외 특파원망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네 곳 뿐이다. 편집국에서 기자가 모자란다는 비명이 터져나온 것도 벌써 꽤 됐다.

이렇게 점점 손발이 잘리는 언론 상황에서, 독자나 시청자가 자발적으로 뉴스 영역을 커버해 준다면 언론사로서는 축복과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AP는 이를 "YouTube is trying to help shrinking newsrooms expand their video coverage without increasing their payrolls"라고 표현했다. 단, 이렇게 찍힌 동영상이 해당 언론사에 제공된다는 전제 아래에서 말이다. 유튜브 디렉트는 좀더 많은 독자가 자신이 찍은 동영상을 좀더 간편하게 특정 언론사에 제공하도록 해줄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언론사의 뉴스 콘텐츠를 늘리는 기능을 하게 된다. 또 동영상 촬영자와 쉽게 연락을 취해 해당 뉴스를 추적해 가기도 쉽다.

셋째, 동영상 촬영은 별다른 훈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물론 보도 촬영 전문가가 되려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오랜 경험이 있어야 하지만, 일선 뉴스 현장에서 촬영된 동영상을 놓고 미경험과 보도 가치를 저울질할 때 후자가 우선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화질 조악한 CCTV까지도 훌륭한 뉴스 보도물이 되지 않는가. 아무나 쓴 글이 매체에 실리기는 어렵지만, 아무나 찍은 동영상은 얼마든지 올라올 수 있다. '시민 저널리즘'이란 말이 많은 경우 '시민 포토저널리즘'이나 '시민 비디오저널리즘'과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바로 이 점에서 언론사는 일반인이 찍은 동영상을 매력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뉴스와 관련한 동영상 아이템이 정규 언론의 검토를 거쳐 유통된다는 점도 의미있는 대목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일반인이 만든 동영상은 가장 먼저 신뢰성부터 점검해야 한다. 불특정 다수, 그 많은 경우가 익명인 사용자들이 생산한 동영상이, 회사와 개인의 이름을 걸고 장사하는 언론과 비슷한 신뢰도를 가지기는 어렵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반인을 가장한 이해 당사자가 특정한 목적을 위해 제작한 동영상이 강력한 파급 효과를 가지며 유통될 수도 있다. 유튜브 디렉트 플랫폼을 통한 언론사의 동영상 관리 시스템은 이러한 위험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 (요즘 언론이 하는 꼴로 봐서, 이런 교과서적인 이야기는 공염불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편, 시민 저널리즘 정신의 산물들조차 기존 언론에 편입되고 소비되는 상황도 비판적으로 점검해 볼 만하다. 유튜브 디렉트는 결과적으로 뉴스 생산 및 유통의 경로를 기존 미디어에 더욱 의존하도록 하는 장치이기도 하니까. 이와 관련하여, 꾸준한 동영상 작업을 하거나 획기적인 뉴스 아이템이 있다면, 주류 언론에 기대지 말고 개인 블로그와 같은 자신만의 매체에서 소화해볼 것을 제안하는 아이디어도 새겨들을 만하다.

사실 한국에서는 언론사들보다 일반 기업들이 먼저 나서서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너도나도 채택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OOO를 사용하는 동영상을 올려 주세요. 상금 OOOO원을 드립니다" 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되면 상업주의적 공해만을 잔뜩 양산하는 꼴이 될 것이다. 혹은 "4대강 사업을 홍보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올려 주세요. 상금 OOOOOOOO원을 드립니다"라든가. 아주 많이 보는 그림 아닌가. 원래 길 닦아 놓으면 XXX가 먼저 지나가는 법이라고 하니 말이다.

※ 유튜브 본사 이미지: 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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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꿈꿀권리 2009/11/19 22:14 # 답글

    ㅎㅎㅎ
    맞습니다.
    원래 길 닦아 놓으면 XXX가 먼저 지나가는 법이지요.
    에고..어쨋든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강조된 글로 생각하며 잘 읽었습니다.
  • deulpul 2009/11/20 14:10 #

    바담 풍 해도 바람 풍이라고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씀대로, 잠재적인 문제는 있지만 소통의 공간을 확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특히 언론 상황과 관련하여 긍정적인 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꿈꿀권리님 말씀을 들으니, 이른바 난독증이란 게 어디서 비롯되나를 역으로 짐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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