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할 때 편리한 종이 신문 중매媒 몸體 (Media)



경영 악화와 독자 감소로 인한 세계 신문 산업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독자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바람에 종이 신문을 구독하거나 사 보는 사람이 줄어드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풍자 신문 <더 어니언>은 이런 상황을 다음과 같이 익살맞게 표현했습니다: "협박 사진에 날짜 증거를 넣으려는 납치범들, 종이 신문의 최대 구매자층으로 떠오르다."
납치범들이 인질 납치에 성공하면, 인질을 미끼로 하여 상대방에게 원하는 바를 요구하게 됩니다. 그러나 인질이 이미 죽은 상태라면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죠. 따라서 납치범들은 인질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인질의 사진 옆에 최근 날짜의 신문을 함께 찍어서 보내곤 합니다. 이렇게 협박 편지에 쓰이는 게 최근 종이 신문의 최대 용도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종이 신문이 얼마나 잘 읽히지 않는가에 대한 풍자입니다.

납치범들에게 종이 신문은 인터넷 신문으로 대치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하는군요. 사진에서 날짜를 증명하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신문이 가진 공신력'을 활용하는 게 가장 신뢰도가 높다고 합니다.

또 온라인 신문 페이지가 나온 노트북 컴퓨터를 인질에게 들리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지만, 포토샵으로 조작했다는 의심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게다가 종이 신문은, 요구한 금액이 잘 나오지 않을 때 손가락이나 귀를 잘라 싸서 보내기에도 편리하다고 하는군요.

정말, 지금 종이 신문의 가치를 이렇게 열렬히 인정해 주는 충성스러운 독자를 만나는 일도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다만 이들은 주소 공개를 꺼리기 때문에, 정기 구독은 하지 않고 가판대에서만 구입한다고 합니다.




위 그림은 독일 신문 <빌트(Bild)>의 광고입니다. 납치범이 인질에게 AK 총을 겨누고 있고, 인질은 최근에 발행된 <빌트>를 들고 있습니다. 희한하게도, 인질이 들어올린 신문에 실린 것은 바로 이 장면이고, 신문 속 신문에도 다시 이 장면이 들어 있습니다. 맨 아래에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신문을 읽으십시오'라는 광고 문구가 있습니다. 말하자면, 이 신문의 뉴스 보도가 얼마나 빠른지, 날짜를 증명하기 위해 신문을 들어올리자마자 벌써 이 장면이 신문에 나왔다는 겁니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포인트가 좀 어긋났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기로 하자면 신문, 특히 종이 신문은 방송이나 인터넷 매체를 당할 수가 없죠. 빠르기가 아닌 다른 무엇으로 승부를 해야 하나를 고민할 때입니다. 미국 서부에서는 한때 속사(速射)가 생존 능력이자 명예의 척도로 간주된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 신문 판매대 사진: <더 어니언>(본문 링크), <빌트> 광고 사진: www.ibelieveinadv.com/20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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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어흥김반장 2009/12/07 14:46 # 답글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요즘에도 협박 편지 보낼 떄 글자 오려붙이기 할까요? 하하하.
    그거 하려면 신문 뿐만 아니라 잡지도 꽤나 사봐야 할 것 같아서 적어봅니다. ^-^
  • deulpul 2009/12/07 15:13 #

    그렇잖아도, 저 기사에 보면 납치범들은 신문 산업을 떠받치는 존재일 뿐만 아니라, 협박 편지에 알록달록한 글자를 오려 넣기 위해 잡지를 사기 때문에 잡지 산업의 지지자들이기도 하다는 부분이 나옵니다, 하하-.
  • MCtheMad 2009/12/07 15:02 # 답글

    아, 과연, 광고 아이디어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컨셉을 잘못 잡기는 했네요..
    더 어니언이 "어니언 뉴스" 라는 풍자 개그 영화와 관련이 있는 신문인가요? 'ㅁ'
  • deulpul 2009/12/07 15:21 #

    속도가 아니라면 다른 부분을 어떻게 한 장면의 광고로 형상화할까를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말씀하신 게 <더 어니언 무비>라면 어니언 신문사에서 만든 영화가 맞습니다. 영화 자체는 좀 허탈하기도 하고, 제 기대에는 못 미쳤습니다만... 아, 그리고 <더 어니언>은 텔레비전 뉴스 포맷을 취한 동영상 뉴스 ONN도 운영합니다. http://www.theonion.com/content/video
  • MCtheMad 2009/12/08 01:50 # 답글

    아, 제가 제목을 헷갈렸네요,,;;; 더 어니언 무비 얘기하려던거 맞습니다 ..
    어.. 전 영화 꽤 재밌게 보았는데.. 그렇군요, 이런 회사였던 거군요
  • deulpul 2009/12/10 00:23 #

    영화는 나름대로 재미있었습니다만, 너무 웃기려고 해서 좀 아쉬웠습니다. 그 밑에 깔린 비판적 풍자는 역시 어니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만...
  • 김상현 2009/12/08 05:10 # 삭제 답글

    종이신문이 이 지경까지 왔군요. 문득 연전에 이 풍자사이트가 뉴욕타임스를 매입하려 했던 게 기억납니다. 그 때 협상이 성사됏다면 어떻게 됐을까 궁금해집니다.
  • deulpul 2009/12/10 00:28 #

    그런 일도 있었습니까? 혹시 패러디 기사를 잘못 보신 건 아니신지요? 하하-. 좀 다른 이야기지만, 이 신문에 실리는 패러디 기사에 걸리는 외국 언론들 많습니다. 신문 성격을 모르고 외신으로 인용하는 건데, 그렇게 보자면 충격적인 뉴스 많죠. 조지 W. 부시가 꾸물거리다 에어포스 원을 놓쳤다든가...
  • 김상현 2009/12/10 17:38 # 삭제 답글

    그런가요? 그럴 가능성이 90%쯤 될 것 같네요. 당시 설츠버건가 누군가 암튼 뉴욕타임스의 사주랑 이야기하는 형식이었는데, 그게 말 그대로 뻥이었을수도... 흠... 사기 당했다는 맹렬한 배신감이 썰물처럼 밀려오는군요... 아니 밀물... 하하.
  • deulpul 2009/12/11 08:00 #

    말씀 듣고 기억도 더듬어 보고 찾아도 봤는데 잘 나오지 않아서 말이지요...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일부러 찾지는 마시고, 혹시 나중에라도 우연히 다시 보시게 되면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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