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오마이뉴스 중매媒 몸體 (Media)

책 <삼성을 생각한다>를 소개하며 삼성을 비판한 김상봉 교수 칼럼의 불똥이 <오마이뉴스>에게도 튀었다. <경향신문>에서 칼럼을 싣지 않았다가, 사내 반발을 받아 '반성문'을 제출한 것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다.

<경향신문>에 칼럼이 실리지 않자, 김교수는 온라인 매체인 <프레시안>과 <오마이뉴스>에 원고를 보냈는데, <오마이뉴스>에서 편집 과정을 거치는 동안 원고 게재가 미뤄졌다가, <프레시안>에 먼저 실리는 바람에 결국 칼럼이 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칼럼을 얼른 싣지 않고 미적댄 게 삼성 눈치를 보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상황부터 다시 돌아 보도록 하자.

1. <경향신문>의 칼럼 미게재 사건의 전모를 서술한 '삼성 비판 ‘김상봉 칼럼’ 미게재 전말'에 따르면, 편집국장은 칼럼 내용을 검토하고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한 뒤 칼럼을 싣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내용의 수정을 요청했다거나 한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빼기로 한 듯하다.

같은 날 실린 '[알림]대기업 보도 엄정히 하겠습니다'는 칼럼을 싣지 않은 이유를 "김 교수의 이번 칼럼이 삼성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내용이어서 게재할 경우 자칫 광고 수주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한 때문입니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역시, 내용상의 문제로 명예 훼손을 당할 우려가 있다거나 하는 핑계는 대지 않았다. 깔끔하게 인정했다.

2. <오마이뉴스>의 경우, '시민기자' 김상봉의 기사를 받고 나서 편집진은 내용 일부를 수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사건을 보도한 <프레시안> 기사에 따르면,

김병기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 본부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오마이뉴스>는 김상봉 교수의 칼럼을 거부한 것이 아니다"라며 "김 교수의 칼럼이 몇몇 부분에서 명예 훼손 등 소송으로 문제될 법한 표현이 있다고 판단했고 자문을 구한 변호사의 의견도 같았다"고 말했다.

김병기 본부장은 "김상봉 교수에게 통화로 전체 문맥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손을 보자고 제안했으나 김 교수는 '토씨 하나 바꿀 수 없다'고 거부했다"면서 "약식 편집간부회의에서 다시 논의해서 같은 내용의 수정 요청을 드렸으나 그 사이 <프레시안>이 칼럼을 발행했다"고 말했다.

라고 한다. 다시 말해, 칼럼이 명예 훼손 소송을 초래할 수 있는 내용을 싣고 있어서 수정이 필요했고, 이를 놓고 필자와 의견 조정을 벌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오마이뉴스> 쪽에서 좀더 상세하게 서술한 경위에 따르면,

이날 김 교수의 글에 수정을 요청한 까닭은 삼성측에서 소송을 걸 경우 불리한 판결이 날 수도 있다는 오마이뉴스 편집국의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복수의 자문 변호사도 법적 쟁송이 붙을 경우 그 입증 책임이 우리측에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라고 한다.

3.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 보아야 할 안건이 있다. <경향신문>과 <오마이뉴스>에 보내진 김교수의 글은 같은 것이지만, 그 글이 두 매체에서 각기 다른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경향신문>에서 김상봉 칼럼은 외부 필자의 오피니언 칼럼으로 들어왔다. 외부 필자의 글은 오탈자를 바로잡는 것과 같은 교정, 교열이 아니면 거의 손을 대지 않아야 한다. 의견의 내용이나 표현을 이유로 하여 일부 수정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의견 칼럼의 말미에 종종 등장하는 "필자의 의견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라는 단서는 그래서 붙이는 것이다. 편집 방향과 다른 의견이 들어왔더라도, 원고를 의뢰한 이상, 필자의 동의 없이 불게재는 물론이고 수정도 해서는 안 된다.

이에 비해 <오마이뉴스>에서 김상봉 칼럼은 시민 기자의 '기사'로 들어왔다. 편집국 소속 기자도 아니고 월급도 안 주지만, 어쨌든 <오마이뉴스>의 구조상 자사 기자의 글이지, 외부 필자의 글이 아니다.

또 글도 내용은 어떻든 일단 기사다. <오마이뉴스>의 기사들을 보면 기사인지 칼럼인지 전혀 구별할 수 없는 기사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이것은 <오마이뉴스>의 큰 맹점이다.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아주 큰 맹점이다. 어쨌든 <오마이뉴스>는 칼럼 성격의 글도 기사라고 한다. 따라서 김교수의 글도 일단 기사다.

<오마이뉴스>의 편집 과정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대개 시민 기자의 기사를 그대로 싣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자사' 기자가 써낸 '기사'는 당연히 편집 검토 대상이 될 것이다. <오마이뉴스> 웹페이지 맨 아래에 는 '생나무'라고 하여, 편집부의 검토를 거치지 않은 기사들의 제목이 있고, 탈 나면 쓴 사람이 책임져라는 부분이 있다. 거꾸로 말해, 기사로 채택해 본 화면에 제대로 실으려면 편집부의 검토 작업을 거쳐야 한다는 말이 말이 되겠다.

4. 그런 점에서 볼 때, <오마이뉴스> 편집부가 김교수의 글을 '검토'하고 수정을 요청한 사실 자체는 <오마이뉴스>의 제작 과정으로 보아 당연한 일로 볼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뉴스게릴라 본부장은,

시민기자의 '표현의 자유'도 존중되어야할 가치이지만,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인 '사실보도' 역시 오마이뉴스가 지켜야할 가치입니다. 이는 우리가 그동안 취해온 편집 원칙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실인 것처럼 통용될 수는 있지만, 확정된 사실이 아닌 경우 언론의 표현은 신중해야 합니다. <경향>이 거부했으니 우리는 실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설사 <경향>이 싣겠다고 했더라도 우리가 볼 때는 사실확인 원칙에 문제가 없는지를 따져서 실어야 하는 게 정답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오마이뉴스에 오르는 모든 글은 편집원칙에 따라 사전 검토됩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를 내걸고 있는 모든 시민기자에게 이 원칙은 동등하게 적용됩니다.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언론으로서 가져야하는 신뢰성과 책임감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창간 때부터 이 원칙을 견지해왔습니다.

라고 했다. 나는 여기서 사전 검토 과정을 통해 편집 원칙을 지키려고 했다는 해명을 충분히 이해한다.

5. 까는 칼럼은 근거를 가져야 한다. 까는 기사라면 몇 배 더 그렇다. 칼보다 무서운 펜을 꺼내 휘두르려면, 상대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잘못했는지, 누구에 따르면 그런지를 정확히 찍어 내면서 휘둘러야 한다. 아니면 개인의 편견이나 소문을 지면(혹은 화면)에 쏟아내는 꼴이 된다.

이것은 상대가 삼성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렇다. 이명박이라도 그렇고 노무현이라도 그렇고 부시라도 그렇고 김정일이라도 그렇다. 기자가 써 온 글을 놓고 편집국이 이런 검토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좁게 보면 데스킹(desking)이고, 넓게 보면 게이트키핑(gatekeeping)의 하나다. 긍정적인 게이트키핑이랄까. 똥뽈은 크로스바를 넘게 하고, 근거를 갖고 핵심을 찌른 공만 골대를 통과하게 만드는 것과 비슷한 역할로서, 언론사가 정상적인 저널리즘 집단으로 존재하게 하는 장치다. (물론 게이트키퍼 자체가 사팔뜨기라면 이 집단이 어디로 갈지는 뻔하다.)

주먹을 불끈 쥐고 수염만 부르르 떨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근거를 가져와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근거를 가져오는 작업이 취재고, 그렇게 해서 나오는 게 기사다.

6. 5번과 같은 내용을 살펴 본 것은 김상봉 교수의 글에 대한 말하기 위함이 아니다. 원칙론이고 일반론이다. 일반론을 쓴 이유는, <오마이뉴스>가 시민기자의 기사를 대상으로 하는 일을 판단해 보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누군가를 비판하는 글이 합당한 근거를 갖고 있는지, 표현은 적당한지, 타인이 명예를 짓밟을 가능성은 없는지를 편집국에서 검토하는 것은 원론적으로 말해 언론 기관의 당연한 책무이고 메커니즘이라는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이런 일을 잘 한다는 것과는 별개로, 이런 구조를 가진 점은 이해가 된다는 말이다.

7. 다시 김교수의 글로 돌아가 보자. <오마이뉴스>의 편집 과정을 이해하고, 김교수의 글이 그런 검토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수긍하더라도, 이번 일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오마이뉴스>는 명예 훼손의 가능성을 염려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것이 합당한 염려인가. 김교수의 원글을 보면, 이 글을 놓고 법률적인 명예 훼손을 걱정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표현이 직설적이어서 글이 격렬한 감은 들지만, 특정인의 명예를 침해했다거나, 사실 관계가 명확히 틀린 부분을 짚어내기 어렵다. 법률적으로만 검토했다면, 수정을 요구할 부분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명예 훼손보다는 '심기 훼손'을 걱정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는 것이다.

김교수 글의 앞부분은 <삼성을 생각한다>의 내용을 인용해 온 것이다. 뒤쪽에 나오는 그의 생각 중에서 "뇌물로 국가 기구를 매수하고" "광고로 언론을 길들이고" "노동조합이 생기는 것을 막고" "삼성을 비판하는 개인의 입과 귀를 틀어막는" 같은 부분을 문제 삼을 수 있을 것이지만, 모두 어렵지 않게 근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머슴" 운운은 특정되지 않았으므로, 문제 삼기 어렵고, "짝퉁 루이 16세 폐하"는 공인에 대한 비판의 표현으로서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생각된다. 이재용이 언급된 부분 등은 삼성이 펄쩍 뛸 만한데, 이건 명예 훼손이니뭐니 따지기도 어려운 언급이다.

따라서, 일이 벌어지고 나서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총회를 열어, "김상봉 교수의 칼럼에서 틀린 사실 관계나 부적절한 표현이 무엇인지 의문이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이다.

8. <오마이뉴스>의 해명에 따르면,<오마이뉴스>는 사실 관계의 기준을 '법정에서 확인된 사실'로 삼은 듯하다. "회의 결과 "칼럼은 싣되, 사실 관계가 법정에서 확인되지 않았거나, 표현상 과도한 부분은 오마이뉴스의 편집원칙에 따라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습니다"라고 한 게 그 부분이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지금까지 '법정에서 확인된' 사실만을 기사에 써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은 검찰공화국인가'에서는 검찰을 저승사자에 비유하고 살인마처럼 인명을 노리는 무시무시한 존재라고 했으면서도, 그런 주장을 편 근거는 '법정에서 확인된' 사실이 아닌 수많은 단정과 예단이다. 심지어는 '법정에서 유죄로 확인된' 사실까지 거꾸로 검찰을 비판하는 근거로 삼는다.

'복사 힘들어 수사기록 누락?... 코미디 법정 만든 검찰'에서는 검찰이 음해성 루머를 퍼붓는다, 언론 플레이를 합법적으로 한다, 검찰이 법의 사각지대다, 법을 희롱한다, 국민의 심판을 앞당긴다 등등의 진술을 하고 있는데, 이런 비판이 모두 '법정에서 확인된' 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 ''한명숙 죽이기'에서 23년 전 권인숙을 본다'에서는 법정에서 확인된 것도 아닌데 검찰이 '인격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고 하고, 심지어 "나는 한명숙 전 총리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것은 오래된 믿음이다"라는 진술까지 기사에 등장한다.

대충 5분 만에 찾아봤는데 이렇다. 제대로 찾으면 정말 재미있을 것이다. 이 지경이면서 왜 삼성을 비판하는 글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확인된' 사실을 요구하고 저널리즘 원칙을 강조하는지 의문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여기서 검찰을 옹호하고 있는 게 아니다. <오마이뉴스>가 이번 일에서 그렇게 강조하는 사실 확인과 근거의 원칙이 왜 평소에는 제대로 지켜져 오지 못했는가 하는 일관성에 의문을 제시하는 것이다.

9. <오마이뉴스>의 기사 중에서도 '주장' '기고' 같은 꼬리표를 단 기사들은 이 같은 원칙에서 좀 자유로운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일반 신문의 칼럼이나 외부 기고 같은 성격이다. 그렇다면 왜 김교수의 문제의 글을 이런 주장이나 기고로 처리하지 않았는가도 의문이다. 비판의 대상만 다를 뿐이지, 톤이나 스타일로 보아서 위에서 본 '주장' '기고'와 큰 차이도 나지 않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10. 어쨌든 결과적으로 시민기자 김교수의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실리지 않았다. 편집국이 글을 검토했다는 사실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검토할 게 없는 것을 검토한 게 문제다. 그러나 사실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바로 오연호 대표의 인식이다.

<프레시안>의 기사에 따르면, 이 문제를 놓고 벌어진 <오마이뉴스> 편집국 총회에서 오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오연호 대표는 "<오마이뉴스> 매출의 80퍼센트가 광고인 상황에서 경영자로서 삼성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면서 "삼성은 거꾸로 우리에게 왜 나쁜 이야기만 싣느냐고 한다. 나는 정당한 항의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최대 광고주에게 내가 갖춰야할 예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의 뉴스게릴라 본부장이 쓴 해명은,

그런데 프레시안은 기사에서 오연호 대표가 이날 토론에서 한 발언, 즉 "경영자로서 삼성은 우리의 파트너다"라는 말을 소개한 뒤 이에 기자들이 반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오 대표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은 '삼성은 우리의 광고주이자,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라고 한다. 말하자면,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서, 까더라도 사실과 근거를 갖고 까자는 것이다. 이것이 당연한 말임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러나 한편, 오대표가 저와 같은 말을 한 것을 부정하지는 않았으니, <프레시안>의 인용은 사실인 듯하다.

오대표의 말은 매우 우려할 만한 인식이다. 매체는 파트너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짝꿍이 생기면 언론으로서는 망조다. 사회는 삼성하고 짝꿍 하더라도 언론은 그래서는 안 된다. 왜 언론의 지상 명제가 죽으나사나 독립이겠는가. 더구나 상대는 정치 권력보다 강하다는 경제 권력이다. 상대랑 파트너가 되는 이유가 오로지 힘 있고 돈이 많아서라면, 언론을 왜 하는지 다시 생각해야 할 일이다.

오대표의 말에 따르면 삼성은 왜 나쁜 이야기만 싣느냐고 한단다. 이런 말을 들을 때 벌써 노란불이 켜져야 한다. 농반 진반 같은 이런 말이 바로 압박을 가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듣고 와서 기자들에게 옮기는 것은 이런 압박을 확대재생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언론사 대표가 지면과 관련해 예의를 갖춰야 할 사람은 첫째로 독자고 둘째로 기자들이다. 광고주에 대한 예의는 그 다음에 갖춰도 늦지 않다. 밥 먹고 차 마시고 술 마실 때는 광고주에게 예의 극진하게 차려도 된다. 지면과 관련해서는 광고주에 대한 예의는 깡그리 잊어야 한다. <오마이뉴스>를 읽고 지지해 주고 후원까지 해 주는 독자들은 <오마이뉴스>가 삼성하고 파트너가 되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왜 <오마이뉴스>의 독자가 <중앙일보>에는 안 내는 돈을 <오마이뉴스>에 내겠는가. <오마이뉴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오마이뉴스>는 자신을 후원하는 독자들과 삼성을 동시에 '파트너'로 하기는 좀 어려운 운명이다.

내 기억이 정확한지 알 수 없지만, 나는 <오마이뉴스>의 창간 취지가 권력으로부터 독립한 언론이라고 알고 있다. 권력이 다변화하고, 그 중에서도 재벌 권력이 진짜 권력이 된 지 오래다. 할 말 제대로 못하면서 독립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삼성 돈 받아라. 광고 최대한 받아라. 안 주면 달라고 해라. 그래도 안 주면 할 수 없지만, 주는 걸 외면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비판할 건 하고 칭찬할 건 칭찬해라. 일부러 나쁜 이야기만 실을 필요도 없다. 나쁜 짓 하면 나쁜 이야기 싣고, 좋은 짓 하면 좋은 이야기 싣는 거다. 나쁜 짓 하면서 좋은 이야기 써달라면 그게 도둑놈이겠지.

[덧붙임]

<경향신문>과 <오마이뉴스> 각각의 해명글 밑에 달린 독자들의 반응도 흥미롭다. 투박하게 말하자면, 짧은 <경향신문> 글 밑에는 격려가, 긴 <오마이뉴스> 글 밑에는 질타가 주류인 듯하다. <경향신문>은 광고 때문에 칼럼을 싣지 않았다고 했고, <오마이뉴스>는 기사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웠다. 독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덧글

  • 도르래 2010/02/28 18:39 # 답글

    이글 적극 추천합니다.
  • deulpul 2010/02/28 19:17 #

    아니 뭐 이런 걸 다... 고맙습니다.
  • 33 2010/02/28 19:02 # 삭제 답글

    키이트 키핑은 도대체 어느 나라 발음이야
  • deulpul 2010/02/28 19:16 #

    헐... 오타 수정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퍼렁머리 2010/02/28 19:42 # 답글

    삼성 광고를 줄이더라도 다른 광고를 수주할 수 있을 만큼
    그 언론들이 덜 매력적인게 제일 큰 문제인거 같네요....

    광고주에 대한 예의를 떠나서 광고 끊기면 타격이 너무 큰게 문제인거 같습니다.
  • deulpul 2010/03/01 11:56 #

    그러게 말입니다. 광고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매체가 늘어나서 나눠먹기가 강화된 측면도 있을 것이고요. 요즘에는 온라인 환경이란 것 자체가, 구독료를 받기 어려운 것만큼 광고 수익도 내기 어려운 구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 들꽃향기 2010/03/01 01:52 # 답글

    물론 저 역시 삼성이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업으로서의 삼성'은 인정하지만, '지배자로서의 삼성'은 거부하는 입장이니깐요.

    때문에 그런 입장에서 오연호 대표의 "삼성은 우리의 광고주이자,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점" 운운하는 말이 얄팍하게 들립니다.
    이러한 발언은 현재의 '광고거부' 문제에서 삼성에 반대하는 이들 전체를, 마치 '삼성이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임을 부정하는 이들'로 모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반대하는 이들도 결코 삼성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여기지 않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삼성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의무와 도리를 하기를 바라지, '암흑의 지배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축이겠지요.

    때문에 말씀 하신 바에 크게 공감합니다. 더욱이 지적하신대로 권력의 진짜 핵심이 정치에서 재벌로 옳겨간 세상에서는 더욱 그러하겠지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 deulpul 2010/03/01 12:04 #

    좋은 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누구나 이웃을 두고 살지만, 그 이웃이 좋은 이웃이기를 바라죠. 더구나 힘 센 이웃이라면 말입니다. 세 번째 단락의 말씀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상현 2010/03/01 03:37 # 삭제 답글

    한국을 삼성공화국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라는 또다른 증거를, 들풀님의 이 글에서 확인했습니다. 무엇보다 오연호 대표의 세계관이 그렇게 바뀌었다는 데 대해 실망과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역시 '돈'이 무섭습니다. 어느 한 극단으로 치우치면 다른 극단으로 위치 이동하기도 더 쉽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이른바 '세계적 기업'이라는 삼성의 언론관이 이렇게 왜곡된 형태로 운영되고 지속되고 재생산되는 한, 진정한 세계적 기업도 될 수 없고, 무엇보다 '한국인이 자랑스러워 하는 기업'으로도 자리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제발 삼성이 인식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똑똑한 것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인종들이 삼성에 득시글득시글할텐데도 삼성이 이 정도밖에 안되는 그 연유가 새삼 궁금합니다. 그리고 많이 슬프네요.
  • deulpul 2010/03/01 12:17 #

    아니, 확인된 사실과 근거 없이 이렇게 쓰시면 안 됩니다. ... 기사가 아니라서 괜찮은가... 하하. 오대표의 세계관이 바뀌었는가는 알기 어렵습니다만, 위의 기사들로만 보면 좀 걱정스러웠습니다. 물론 살림을 책임져야 하는 운영자로서, 살아 남아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떠 안고 있는 상황을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오마이뉴스>가 왜 생겼는지, 왜 존재하는지를 깜빡한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삼성은 다른 것은 몰라도 언론 전략은 정말 하수 중의 하수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에 하는 일 때문에 언젠가 크게 발목을 잡힐 날이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하긴 언론을 '관리'해야 할 일이 자꾸 생기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있겠습니다만.
  • -_- 2010/03/01 06:06 # 삭제 답글

    라디오21에 도배된 sk광고...
    뭐 저시대 꼰대들의 한계라고 봐야지요.
  • deulpul 2010/03/01 12:21 #

    그래도 라디오21을 알고 계시니 저보다 낫네요. 저는 광고를 하는 것 자체나 광고의 내용을 문제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문제삼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다만 광고가 편성, 편집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것 참 어려운 일이죠. 그래도 기성 언론에 그런 걸 기대하기는 어렵고, 젊은 매체들에나 기대해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라디오21의 광고는 정말 좀 보기가 그렇군요. 내용이 어디 있는지 찾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니...
  • 언럭키즈 2010/03/01 11:49 # 답글

    실미도의 대사가 떠오르는군요.
    "그건, 비겁한, 변명입니다!"
    오마이뉴스가 "날 쏘고 가라."라고 답변을 할 것 같진 않다는 게 현실과 영화와의 차이..[...]
  • deulpul 2010/03/01 12:27 #

    네, 말은 맞는 말이더라도 대안 언론의 대표가 하기에는 부적절한 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오마이뉴스>가 스스로를 쏘고 가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밀거나 끌고 가야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사령탑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나가 더욱 중요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 평민 2010/03/02 00:55 # 답글

    공감합니다. 사실 오마이뉴스 기사를 보고 있으면 '근거는?' 이란 의문이 한두번 떠오르는게 아니었지만 '시민이 기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으니 그러려니 하면서 한두번 넘긴게 아니긴 했지요.
    그런 점에서 이번 수는 무리한 자충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 아인베르츠 2010/03/07 08:20 # 답글

    구성원이 아니라면 왜 우리가 비판을 하겠습니까.... 구성원이기에 비판을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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