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그룹 전광판: 정말 놀고들 있다' 후기 때時 일事 (Issues)

이전 글 '걸 그룹 전광판: 정말 놀고들 있다'와 관련하여 여러 신기록이 수립되었습니다. 황우석, FTA, 수입 소고기 때에도 벌어지지 않았던 일이 비교적 작은 이슈에서 벌어졌습니다. 군 당국과 <일요신문>, 걸 그룹들에 감사합니다.

우선 이 오지 블로그로서는 경이적인 숫자의 댓글이 달렸군요. 그것도 역대 2위와 큰 차이가 나는 기록이었습니다. 제가 어제 이후 달린 댓글에 답글을 달기 시작한다면 경이적인 차원을 넘어 초경이적인 기록이 수립되겠습니다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그게 이 후기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어쨌든 '무플보다 악플'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한 사례였습니다. 이 힘으로 올 한 해 블로그를 신나게 밀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댓글 중에 무의미한 댓글들이 상당히 있었다는 것은 옥의 티라고 하겠습니다.

1일 방문자 수에서도 최고 기록이 수립된 듯 하네요. 비슷한 정도의 기록이 있었던 것도 같은데, 전체 통계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어서 추정입니다.

게다가 그 와중에 블로그를 링크한 수도 늘었습니다. 댓글의 내용이 대부분 본문에 부정적인 것이었음을 고려하면 이해가 잘 안 되죠? "이 자식, 두고 보자" 인가요? 하하-. 그렇게 보지는 않고, 어쨌든 진정함을 인정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고 아전인수로 해석합니다.

우선 어떤 분이 "deulpul이 '회피'를 시전했다"라고 하셨는데, 놀고들 있군요. 옆에 있었다면 한 대 쥐어박았을 겁니다. 이런 악의적 오보는 언론에서 보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습니까? 굳이 말하고 싶다면 '취침을 시전했다'라고 해야죠. 뭐, '다행히' 함께 사는 동반자가 아니니까 모르는 것은 이해합니다.

말 나온 김에, 블로그 댓글에서 치고박고 놀고들 있으면 밥이 나옵니까? 저는 전업 블로거가 아니라서 밥도 집도 안 나오기 때문에, 잠 잘 건 자고 일 할 건 하면서 블로그 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댓글에서 놀고들 있기만 해도 밥도 나오고 집도 나오는 전업 댓글러분들이 있는 모양인데, 정말 부럽습니다.

자, 그럼 본문으로 돌아갑니다. 제가 원래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 1) 열라 유치한 발상인데다 2) 성을 선전 도구로 쓰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어서 기가 차고 3)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염려된다 입니다. 이런 식으로 어이없게 놀고들 있다는 생각은 지금도 조금도 변화가 없죠.

관타나모와 이슬람. 이 부분에 주목하신 분들이 많은데, 이 사례를 끌고 온 것은 성을 도구로 삼아 전쟁중인 상대방을 다룬 사례이고, 그것이 뽀록나자 쪽팔리고 창피한 줄을 알아서 얼른 중단했다는 점 때문입니다. 여기서 이야기의 주제는 당연히 미군이나 미국입니다. 아니 그런데도 이슬람이 폐쇄적이고 개방적이고 어쩌고 이런 데 천착하는 분들은 이슬람 전문가라서 그렇습니까?

걸 그룹과 북한. 이것도 마찬가집니다. 본문에서 북한 병사들이나 북한 사회의 도덕성이 높기 때문에 걸 그룹 정도만 쏴줘도 큰 일 난다 이런 이야기 했습니까? 북한이 도덕성이 높든 낮든 뒷구멍으로 처보며 지랄을 하든 말든, 북한 당국이나 인민군은 한국에서 살색 넘치는 이른바 대중문화를 자기 쪽에 대고 쏘는 것은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사회 문화'라고 했더니 골방에서 AV보는 것만을 문화로 알아, 그 혜택을 받는 간나새끼들만 떠올리시는 모양인데, 북한넘들이 한국의 살색 대중 문화를 공식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그 틀을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간나새끼들이 보든말든, 겉으로는 금지하고 있는데 그걸 공개적으로 쏜다면 당국이 이를 팔짱 끼고 구경이나 하고 있겄냐, 뭐 이런 이야기죠.

저는 관타나모를 그런 의도로 끌어 썼고 본문에도 그런 점을 적절히 밝혔다고 생각하는데, 읽는 분은 관타나모와 전광판을 평면 비교하면서 그 정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시고 싶어 한 것 같습니다. 물론 차이가 있죠. 그러나 성을 군사 도구로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기본적으로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이고요, 만일 어떤 전쟁역사가가 <전쟁과 섹슈얼리티> 같은 책을 쓴다면 두 경우 모두 좋은 사례로 포함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관타나모는 읽는 분들이 제대로 알아먹지 못하게 쓴 부분이 있고, 좀더 친절하지 않았으며, 시각에 따라 과장이나 부적합한 비유로 생각하실 수도 있어서, 이 점은 반성합니다. 또 전광판 걸 그룹이 북의 규범에 위배되므로 당연히 한국과 갈등을 초래할 것이며 이게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전광판이 북의 문화에 비해 과도하게 수위가 높으므로 북의 문화를 지켜줘야 한다"...... 라고 어어없는 이해를 하도록 한 여지에 대해서도 반성합니다.

여기까지가 본문 내용이고, 댓글들이 뒷동산을 넘어 에베레스트로 가면서 느낀 느낌을 '[덧붙임]'에 붙여 놓았습니다. 이것은 본문과는 직접 관계가 없지만 댓글에서 논의되는 사항들과 관련한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물론 이러한 제 생각과 다른 사람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합니다. 그러니 너희들도 인정 좀 해라, 응? 어떤 친구 쓴 거 보니, 조금 있으면 간첩으로 신고할 기셀세, 허허허허.

이런 생각의 차이가, 인터넷 어드메 변방 블로그의 포스팅에서 댓글들을 교환함으로써 해소되리라고는 쥐새끼 꼬리에 달린 터럭만큼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다들 자기 생각을 밝히는 것으로 만족합세~. 내가 너보고 등신 쪼다 같은 생각 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적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혹시 그렇게 여기는 부분이 있으셨다면 저의 심심한 사과를 받아 주십시오.

어쨌든 소시를 볼 수도 있는 시간에 일부러 여기 오셔서 시간과 정력을 투자하며 자신의 생각을 의미 있는 언어로 표현해 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합니다. 말씀 듣고도 많이 배웠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며 사는지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습니다. 이런 게 블로그 하면서 배우는 기쁨이죠.

That being said, 몇 가지 덧붙일 게 있습니다.

의미 있는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모르는 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이 분들은 인간의 행태에 대해 체험하고 생각해 볼 소중한 기회를 주셨습니다. 삼인행이면 필유아사라는 말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살고 있고, 닭대가리에서도 철리를 배울 수 있다는 김용옥의 말에 동의하는 저로서는 이 분들께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 블로그 안 오겠다는 분. 제발 오지 마십시오. 부탁합니다. 이런 데 오시지 말고 소중한 시간을 좀더 의미 있는 일에 쓰십시오. 예나 지금이나 이 블로그는 까칠한 변방 블로그를 지향하고 있고, 기껏해야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이야기를 가끔씩 밸리에나 내보는 마이너 블로그입니다. 방문자수나 조회수 부풀려서, 듣기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파워 블로그, 메이저 블로그 되겠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탑백 어쩌고 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탑백' 제가 만든 거 아닙니다. '탑백' 되려고 지랄발광 한 적 없거든요? 허허허... 님께서 오시든 안 오시든 저는 전혀 상관없으니 되도록 다른 일 하십시오. 아니 그 전에, 오시는지도 몰랐으니 안 오신대도 저로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지 말입니다?

이 분뿐 아니고, 이 블로그에 오기만 하면 열이 홧홧 나서 뭔가를 써제끼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은 정신 건강을 위해 오시지 않기를 권장합니다. 제가 쓰는 방식인데, 웰빙에 아주 도움이 돼요. 부부도 안 맞으면 이혼합니다 . 왜 자신과 맞지 않는 텍스트를 일부러 찾으며 고행합니까? 그래봐야 성불 못 합니다. 이불 덮고 잘 때 후회나 하죠.

비슷한 경우가 벌어질 때마다 드리는 말씀이지만, 댓글 논란은 동어 반복의 소모전이 되거나 팃탯거리는 즉자적 반응의 교환 양상을 띨 가능성이 크므로, 되도록이면 트랙백을 통해 원 글과 다른 생각을 개진하고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이게 논쟁의 건설적 확장에 기여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정정합니다. '[덧붙임]'에서 모모한 생각이 팽배한 것 같다고 썼는데, 잘못이었습니다. 이글루스는 작은 세상이죠. 그걸 잠깐 잊었습니다.

앗다, 본문보다 후기가 더 기네.

(이 글의 댓글에는 답글을 드리지 않겠습니다. 제 생각을 다 썼으니까요. '회피를 시전했다'고 해도 얼마든지 좋습니다~.)

 

덧글

  • 2010/06/09 09:2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날아라개고기 2010/06/09 10:21 # 답글

    덧글은 좀처럼 달지 않지만 쓰시는 글은 늘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 2010/06/09 10:33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리디 2010/06/09 10:57 # 삭제 답글

    자주 들어와 글만 주로 읽는 편이고, 가끔.... 아주 가끔..... 칭찬 댓글 쓰고 가는 사람입니다.

    '전광판' 글에 달린 댓글에 '실망했다.... 다시 오지 않겠다'는 분이 몇 보이던데,

    들풀님께 힘이 되는 한 말씀 드리자면 '전광판' 글은 제가 그동안 알아왔던 들풀님의 생각의 흐름과 다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그 생각의 흐름을 좋아했기 때문에 전광판 글도 마음에 듭니다.

    한 줄 요약 : 글 좋네요. 위축되거나 휘둘리지 말고 앞으로도 좋은 생각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D
  • 댕글댕글파파 2010/06/09 11:14 # 삭제 답글

    rss에서 이글 보고 이전 글 댓글 보니...ㅎㄷㄷ 하군요. 축하드립니다 :)
    저도 글 좀 잘 써서 저런 댓글 러쉬 한 번 당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네요. 부럽습니다. ;)
  • MCtheMad 2010/06/09 11:30 # 답글

    우하하하하
    deulpul 님의 이렇게 공격적인 글은 처음 보는데, 정말 재밌고 시원하네요 아하하하하
    항상 차분하고 논리적이면서 약간은 까는 글들만 보다가
    이렇게 감정적이고 놀리적이면서 많이 까는 글을 보니
    정말 글을 잘 쓰신다는게 실감되네요
  • 명랑이 2010/06/09 11:57 # 답글

    deulpul이 들풀의 음역이었군요. 왜 전 몰랐을까요? ;;;
  • siva 2010/06/09 12:17 # 삭제 답글

    리플도 악플도 좀 으악스럽게 폭발적으로 붙길래 걱정했었는데
    희화화할 여유가 있으신 듯 하니 다행입니다.
    지금까지 보아온 들풀님 글 중에 숨겨진 타바스코가 최고농도로 들어간 글인 듯 하네요(....)

    다른 이들이 칭찬하건 욕하건
    흔들리지 않고 들풀님 색 유지하면서 좋은 글 계속 써주시기를 기다립니다.
    그런 김에....명랑한 소년의 아련한 그녀들 추억 뒷편 언제 쓰시나요(.....)
  • 본연자 2010/06/09 12:56 # 삭제 답글

    죄송한데 인정하신 것처럼 글도 그렇지만 댓글 다신게 충분히 님이 쓰신 범위와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충만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이번 선전방식은 햇볕 정책 지지자에게도 [유치하지만 유용한]
    선전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햇볕이 쬐면 외투는 벗겨지기 마련입니다. 단순히 선전방송 재개
    였다면 반대했을 겁니다.
  • 플라피나 2010/06/09 13:45 # 답글

    저는 지난 글 잘 읽고 그냥 넘겼었는데, 그때는 댓글이 하나도 없어서 그냥 잘 쓰셨다 하고만 넘겼었습니다-_-;
    그런데 그게 그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네요. 세상에는 별 사람이 다 있으니 그냥 무시하는 게 최고입니다.
  • 우유차 2010/06/09 14:02 # 답글

    글을 쓰시게 만든 사건 자체가 개그였는데 댓글이 에베레스트 넘어 우주로 계단타는 모습 보면서 이것도 개그이길- 했었답니다. 그그그 그러나! 이 글에 와서야 딴지를 걸고 싶은 부분이 하나 있으니. 들풀님 블로그가 어딜 봐서 오지라는 겁니까!!!!!!!!!!!!!!!!!!!!!!!!!!!!!
  • 긁적 2010/06/09 14:12 # 답글

    아아아아
    전업 댓글러에서 더 이상 읽을 수가 없어요.
    크흑.

    저야 공부 안 하는 학부생이지만 이게 좋은게 아니라서요 ㅡ.ㅠ
    이제 할 일 하러 가겠습니다아......

    PS1 : 이를 계기로 비로그인 차단은 어떠하신지? 핫핫핫
    PS2 : 블로그가 흥했군요. 축하드립니다. (뭣?)
  • 措大 2010/06/09 22:29 # 답글

    deulpul이라는 닉을 "들풀"이라고 읽는 것이었군요! 전 왜 이걸 지금까지 몰랐을까요 -.-;

    물론 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 포스팅 역시 들풀님의 높은 식견과 유장한 논증을 빠짐없이 담고 있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그런 글을 읽고 내 맘에 안든다고 물어뜯는 것은 반달리즘일 뿐이죠.

    개인의 생각은 다르더라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좋은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는 계속 여기 들릴 터이니 자주 포스팅해주시기 바랍니다 :)
  • 2010/06/10 02:0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6/10 14:3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pyrexia 2010/06/18 12:58 # 답글

    아, 이거 재밌네요. 가끔은 이런 글도 써 주셔야...
    위엄있는 선생님을 잠시 사석에서 만난 기분이네요.

    블로그라는 것이 독립적인 매체인 것 같지만, 서비스사와 그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된 층에 따라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글루스를 떠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제가 대단한 블로거는 아니지만, 차라리 가만 나뒀으면 할 때가 많아서요.
    지금은 무플의 새로운 블로그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ㅎㅎ
  • 2010/06/20 03:2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killarxx 2010/06/24 23:12 # 답글

    주인장 쿨드립에 내 손발이 오들오들 떨릴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걸 정신승리라고 한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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