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의 그이, 멋지지 않은가 중매媒 몸體 (Media)

내가 생각하는 무언가를 누가 깔끔하고 설득력 있게, 게다가 유머러스하게 정리해 준 글을 보는 일은 즐겁다. 좀 지났지만 <Wired> 7월호에 실린 짧은 기사가 그랬다. 누군가 이런 걸 틀림없이 생각하고 있으리라고 믿었다.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사람 치고 환영 받는 이 드물다. 대개는 자리를 피하고, 친하다면 어쩔 수 없이 들어주긴 하지만 짜증은 좀 난다. 글을 쓴 이반 라틀리프도 그랬단다.

프리랜서 기자와 작가들이 모여 술 마시는 모임이 있는데, 누군가가 새 여자를 신입회원으로 데리고 나타났다. 이 여자는 소개를 끝내자마자 자기 자랑을 쏟아놓기 시작했단다. 이 모임의 성격이란 게, 각자 삶의 불만을 털어놓고 또 그런 불만의 삶을 꾸리는 서로에 대해 위로하는 것이란 점을 무시하고 말이다(세상에 술자리에서 이런 거 말고 할 이야기가 또 뭐 있던가). 이 신입 회원은 자기가 얼마나 글을 잘 쓴다고 평판이 났는지, 얼마나 많은 데 기고를 하는지, 돈을 얼마나 잘 버는지 늘어놓았다고 한다.

이 날 회원들은 이상하게 다들 다른 날보다 일찍 떠났다. 모두 집에 간다고 하나 둘씩 일어섰다. 모임은 평소보다 훨씬 일찍 끝났다.

집에 간다고 떠난 회원들은 서로 약속도 하지 않았는데, 모두 다른 술집에 모였다. 가 보니 다들 와 있었다. 물론 신입 회원은 모르는 곳이었다고 한다.

실제 삶에서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은 이렇게 기피된다. 그런데 온라인은 어떤가. 블로그나 마이스페이스 같은 온라인 채널의 내용 중 많은 부분은 자기 자랑이다. 라틀리프의 말로 표현하자면 'self-aggrandizement'다. 누구 뭐랄 것도 없는 게, 누구나 다 그런다. 이 글 쓰는 나도 마찬가지다. (아니 그런데, 블로그 포스팅 중 하나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다는 이야기 했던가요?)

실제 인간이 이러면 밥맛이라고 생각하고 기피하지만, 이상하게 온라인에서는 축하하고 칭찬하고 칭송해 준다. 온라인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이 넓어지는가? 축하하고 칭송하는 우리들 쪽은 일단 놔두고, 그런 자랑을 자연스럽게 늘어놓는 우리들 쪽을 보자. 라틀리프는 이렇게 묻는다: "When you celebrate yourself online, are you a willing participant in a brave new social future, or are you just being an ass?"

온라인에서 각자의 이미지는 왜곡되거나 과장되게 마련인지도 모른다. 라틀리프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세계를 관통하는 원리 중 하나가 self-enhancement라고 지적한다. 스스로를 과장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심리다. 이런 게 실제 생활에서는 여러 이유로 적절히 규제되고 통제되지만, 온라인에서는 훨씬 더 자연스럽게 나온다.

상대편도 그렇다. 자기 자랑하는 인간에 대해, 온라인에서는 기피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스스럼 없이 축하해 준다. 이 점도 오프라인과 다르다. 서로서로 그렇다. 당신이 내 고양이 사진을 예쁘다고 했으니까, 나는 당신이 승진한 데 대해 축하해 준다. 다시 라틀리프의 말로 하자면 '상호 친절의 자기강화적 나선 구조(self-reinforcing spiral of reciprocal kindness)'랄까.

라틀리프는 이런 현상이 온라인 미디어들이 구조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는 탓이기도 하다고 본다. 페이스북에서 'Like' 버튼은 있어도 'Dislike' 버튼은 없지 않은가. 이글루스 이오공감이나 올블로그도 추천만 있고 반대나 비추천 버튼은 없다.

라틀리프의 결론은 균형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self-enhancement가 일상 현상으로 인정되는 온라인에서 자기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자기 자신만 열심히 드러내다가는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기피 인물이 되어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나는 그보다는, 이렇게 온라인에서 그려지는 개인 이미지가 실제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에 더 관심이 간다. 실제로야 어떤 사람을 눈으로도 보고 귀로도 듣고 냄새도 맡고 다른 사람 이야기도 들으면서 여러 모로 판단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그가 보여주는 것만으로 판단하게 된다. 그는 대개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잘 보여주지 않는다. 이런 점을 늘 고려하고 있어야 한다. 인간에 대해 실망하지 않으려면.

 

덧글

  • 2010/09/04 07:1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0/09/04 07:41 #

    네, 물론입니다.
  • 우유차 2010/09/06 12:53 # 답글

    앗, 저렇게 슬쩍 숨겨두시다니! 축하드립니다. 어떤 글인지 궁금한데요?
  • deulpul 2010/09/07 12:04 #

    언제 기회가 되면 제대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2010/09/07 09:5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0/09/07 12:07 #

    지금 '상호 친절의 자기강화적 나선 구조' 하시는 거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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