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 속에 세상이 비치네" 섞일雜 끓일湯 (Others)

요즘 듣는 노래입니다. 시와라는 분이 만들고 부른 '랄랄라'라는 곡입니다.





많은 분이 진작에 알고 계셨겠지만, 저는 최근에 알게 된 노래입니다. 며칠 동안 수십 번 들었네요. 유튜브 카운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르겠지만, 비디오 플레이 하나하나가 모두 셈에 들어간다면 이 동영상에 붙은 3천800번 가까운 조회수 중 2% 가량은 접니다.

곡조와 가사와 영상과 사람들이 모두 말할 수 없이 인상적입니다. 처음에 볼 땐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보석 같은 노래를 발견한 기분이었습니다.

같은 곡의 동영상이 뮤비와 라이브를 포함해 몇 개가 더 있는데, 저는 이게 제일 좋네요. 배경도 마음에 들고, 곡도 다른 녹음에 비해 적당히 느리고, 카메라웍도 정말 예술입니다. 동시녹음이 아니라 믹싱을 한 게 아닐까 착각할 정도로 훌륭한 잡음, 지하철 승객이 아니고 스탭이 아닐까 착각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행인들도 모두 노래와 잘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노래하고 연주하는 두 분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아주 독특하고 매력적입니다.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아 묘한 기분'이랄까요.

저는 가사가 좋으면 노래가 더 좋습니다. 아끼고 아껴서 잘 말씀드리지 않지만 제가 한없이 좋아하는 가사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정태춘의 '탁발승의 새벽 노래'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부분입니다.

잠을 씻으려 약수를 뜨니 그릇 속에는 아이 얼굴
아저씨하고 부를 듯하여 얼른 마시고 돌아서면

이 두 줄 속에 말할 수 없는 깊이가 담겨 있습니다. 깊이의 본질은 자신이 자신을 성찰한다는 점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랄랄라'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여기 앉아서 좀 전에 있었던 자리를 본다
아, 묘한 기분 저기에 있었던 내가 보인다

남을 보기 바쁘고, 남의 눈으로 자신을 보기 바쁜 시대에, 자신이 자신을 보는 값진 노래입니다.

시와의 블로그를 잠깐 봤더니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실은, 저도 이런 모습이 무척이나 신기합니다. 특별한 재능을 가진 천재 정도는 되어야 음악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던 평범한 제가 어느 순간 그 두터운 편견의 벽을 깨고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 시작하고, 한 번 길에 올라서니 그 이후로 저의 많은 부분이 이 길을 걷는 것에 집중되어, 살면서 만나는 모든 자극이 노래를 만들고, 부르게 하고 있어요. 신기한 일입니다. 우리 모두는 어느 때고 콧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잖아요. 그렇게 흥얼거려지는 멜로디를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정리'해두면 그게 노래가 되더라고요. 정말이에요. 천재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 '오늘은 노래를 꼭 만들어야겠어!' 하고 결심해야 노래가 써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그저 자연스레 '노래가 나에게 온' 것이 아닐까 하고 종종 생각한답니다.

톤은 좀 다르지만,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에 회사 볼펜으로 회사 공책에 하루에 석 장씩 써서 소설가가 된 마루야마 겐지가 생각나는 대목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노래가 그녀에게 '흐르는 물소리, 떨어지는 꽃잎'처럼 자연스레 흘러갔으면 좋겠군요.

 

덧글

  • 른밸 2010/11/02 16:03 # 답글

    1/n에 있는 시와 인터뷰 기사 보시면 좋아하실 것 같네요. 저도 요새 시와 노래 정말 자주 들어요-
  • deulpul 2010/11/02 17:00 #

    왜 링크를 달아 두지 않으셨나 했더니, 웹으로는 읽을 수 없는 잡지이군요. 기회가 되면 꼭 찾아보겠습니다.
  • 피그말리온 2010/11/02 16:15 # 답글

    들어보니 마음에 들어서 구매까지 했어요. 뭔가 평범하니(?) 좋네요.
  • deulpul 2010/11/02 17:02 #

    함께 좋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주 특별한 평범함인 것 같기도 하고, 아주 평범한 특별함인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2010/11/02 17:5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0/11/04 13:27 #

    신나진 않지만 들으시면 좋아하실 겁니다. 알겠어요~!
  • dudadadaV 2010/11/03 00:58 # 답글

    저는 이 노래랑 '아주 작게만 보이더라도'를 좋아해요. 요즘 보기 드물게 말끔하고 청아한 목소리이지이요. ^^
  • deulpul 2010/11/04 13:29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노래에서 바이브레이션이 나올랑말랑 하면 좀 조마조마합니다. 없어도 좋은데... 하는 느낌 때문에요.
  • 妙香 2010/11/03 14:16 # 삭제 답글

    3천800번 조회수 중 들풀 님과 제가 4%를 차지하는 것이겠군요^^
    한 달 전인가 다큐 <땅의 여자>를 보러 갔다가, 운 좋게도 상영 후 시와의 작은 콘서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가까이에서 들으니 음색이 더욱 수수하고 좋더라고요.
  • deulpul 2010/11/04 13:31 #

    아니 이런, 저처럼 몰빵하시는 분이 또 계셨군요, 하하-. 직접 보셨다니 부럽습니다. 언젠가 저도 꼭 보려고 합니다. 이것은 약속인지 염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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