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대상이 카메라를 보는 보도 사진 중매媒 몸體 (Media)

<타임> 11월15일자에 실린 인상적인 사진 두 장입니다.



이 사진은 1960년에 존 F. 케네디가 대통령 후보로 선거 운동을 할 때, <라이프> 매거진의 특별 취재팀이 선거 운동에 동행하며 찍은 기록 사진들 중 하나입니다. 케네디 지지자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찍었습니다. 당시 케네디는 43세. 젊고 똑똑하며 섹시하기까지 한 후보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사진은 그러한 인기를 한 컷으로 잘 보여 줍니다.

이 사진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그에 따라 우리의 눈길이 먼저 가는 것은 가운데에 대각선으로 배치된 두 젊은 여성입니다. 정말 정열적으로 케네디 후보를 지지하고 좋아하는 모습이 생생히 드러나 있습니다. 9시 방향에 나온 두 어르신의 인자한 미소가 이 젊은이들의 열정에 적절히 균형을 맞춰주고 있습니다. 특히 한 여인네의 팔뚝에 눌리고 있는, 두꺼운 돋보기 안경을 쓴 할아버지의 대견해 하는 듯한 미소는 앞쪽의 두 여성의 환한 모습 못지않게 값지게 보입니다. 안소니 홉킨스 닮은 것 같기도 하군요.



이 사진의 인물은 지난 11월에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된 지우마 호세프입니다. 여성 국가 원수들의 역사를 다룬 한 페이지 기사에 첨부된 사진입니다. 자세한 상황 설명은 붙어 있지 않지만, 차량으로 이동하는 도중 사진에 찍혔습니다. 호세프는 넉넉한 표정을 지으며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있습니다.

이 두 장의 사진은 모두 사진 속의 인물이 카메라를 보고 있습니다. 케네디의 지지자들은 사실 케네디가 아니라 카메라를 든 사진기자를 향해 이렇게 열렬히 손을 흔들고 있었던 것이죠. 케네디와 사진기자가 같은 차량을 타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고, 그랬더라도 지지자들의 눈은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맞춰져 있습니다.

호세프도 카메라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차량 옆에 둘러선 사진기자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겠지요. 호세프의 눈은 정확히 카메라에 맞춰져 있고, 사진기자는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는 대신 셔터를 눌렀습니다.

이 사진들은 카메라가 냉철한 관찰자로서의 위치에서 조금 벗어나, 사진으로 전달되는 메시지에 카메라가 좀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진 속 인물들은 모두 직접 카메라를 응시하며 환호하거나 손을 내밀며 인사하고 있으며, 이 경우 카메라는 제3의 관찰자가 아니라 다른 의미로 해석되게 됩니다.

케네디 지지자 사진에서 카메라는 대통령 후보 케네디의 시각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는 독자들은 케네디의 위치가 되어, 지지자들의 열정을 그대로 보게 됩니다. 거꾸로, 호세프의 사진에서 카메라는 지지자나 유권자의 시각을 반영합니다. 대통령 후보 호세프가 손을 내밀어 악수하려는 사람은 다름 아닌 유권자죠. 호세프는 취재진을 향해 손을 내민 것이겠지만, 이 사진은 유권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손을 내밀고 싶어하는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의 마음을 잘 표현했으며, 따라서 좋은 사진이 되었습니다.

두 사진에서 카메라는 대통령 후보자도 되었다가 지지자도 되었다가 합니다. 사진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융통성(versatility)이라고 하겠습니다.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만, 일반적으로 보도 사진은 사진 속의 인물이 카메라를 응시하는 일을 되도록 피하려고 합니다. 상황을 기록하는 관찰자의 시각을 유지하고, 카메라 스스로가 상황에 개입하고 참여하는 일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터뷰 기사에서 인물이 허공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듯한 사진이 실리고, 텔레비전 뉴스 영상에서 코멘트를 하는 증언자 역시 카메라를 보며 이야기하지 않고, (취재)기자를 보며 이야기하는 것을 카메라가 옆에서 잡습니다. 사진기자 처지에서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인물이 가장 고마운 인물입니다.

이런 보도 사진을 보면서, 독자들은 사진이 사진기자의 손에 들린, 혹은 어께에 놓인 카메라를 통해 찍혔다는 사실을 잠깐 잊고, 자신이 현장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이것은 보도 사진의 주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두 사진에서 보이듯, 어떤 경우 이러한 공식을 깨는 것이 새로운 효과를 낸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호 <타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은 아래 사진이군요.



잠잘 때 귀를 막는 귀마개(earplug) 광고에 쓰인 사진입니다. 이 귀마개 덕분에 결혼 생활이 구원을 받았다는 카피가 붙어 있습니다. 당연히 연출 사진이고 성편견도 약간 작용한 듯하지만, 어쨌든 좋네요.


※ 이미지들: <타임> 스캔.

 

덧글

  • MCtheMad 2010/12/07 18:31 # 답글

    호세프의 사진은 활짝 웃고 있거나 하지 않은 점도 특히 좋은것 같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질이 많이 떨어졌을 거에요..
  • deulpul 2010/12/08 11:09 #

    "응, 나도 그렇게 느꼈어"요. 제가 함장은 아니지만... 카메라를 응시하면서도 상투적인 웃음을 보이고 있지 않아서 사진이 훨씬 진지해졌다고 생각합니다.
  • 쩌비 2010/12/08 12:54 # 답글

    보도사진이 "자신이 현장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하도록 찍는거였군요. 그냥 생각없이 봤던 사진들이였는데,..
  • deulpul 2010/12/08 14:07 #

    네, 시각 매체인 사진을 활용하는 보도 사진에서는 현장감이 그 생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50년 넘게 사진기자 생활을 해 온 하워드 챕닉이 어느 책에서 이렇게 이야기한 게 있네요.

    "사진기자는 우리를 세계 어디로든 데리고 간다. 세상 최전선의 목격자인 그들은 순간순간 벌어지는 일을 시각적 타임 캡슐의 형태로 저장하여 우리 세대와 후대를 위해 보존한다. 많은 사진기자는 우리를 극한적 현실 상황에 데리고 가기 위해 면돗날 위에 서는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가 이 복잡하게 뒤엉킨 세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다리와 같은 존재다. 그들의 노력으로 인해 저널리즘은 풍부해지며, 세상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향상된다."

    보도 사진이란 '세상과 독자를 연결하는 다리와 같은 존재'라는 인식이 인상적입니다.
  • 배가현 2011/06/08 11:35 # 삭제 답글

    이 글 출처를 밝히고 데려가도 될까요?
    제가 사진을 공부하고 있는데,
    좋은 글인 것 같아서요.^^
  • deulpul 2011/06/08 12:07 #

    "네!"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언젠가부터 전문 전재(펌)는 삼가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물론 사진은 제가 찍은 것이 아니니 가져가셔도 상관없고요, 비평이나 코멘트를 위한 본문의 부분 인용은 얼마든지 허용합니다. 재미있는 공부를 하고 계셔서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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