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하라! 표절하라! 표절하라! 섞일雜 끓일湯 (Others)

톰 레어러라는 수학자가 있다. 하버드에서 magna cum laude를 받으며 졸업했고 MIT, 하버드, 웰슬리에서 가르친 명석한 수학자(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수학 교육자)이지만, 대중에게는 수학자로서보다 싱어 송라이터로 더 많이 알려진 사람이다. 1950~60년대에 활동하던 레어러는 코믹하고 풍자적인 노래를 만들고 자신이 피아노를 치며 직접 불러서 많은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Decimal'이나 'New Math'를 보면 그가 숫자를 갖고 노는 데 얼마나 능한지 잘 알 수 있다.

그가 만들고 부른 노래 중에 '로바체프스키'라는, 만담 같은 곡이 있다. 로바체프스키는 유명한 러시아의 수학자인데, 그를 만나면서 수학자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을 배우게 되었다는 내용이 담긴 곡이다. 노래도 러시아풍으로 그 쪽 억양을 섞어가며 부른다. 로바체프스키로부터 배운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누가 나를 오늘날의 천재로 만들었나?
모든 사람이 인용하는 수학자지
나를 이렇게 만든 교수가 누구인가?
옷에 분필 자국이 떠나지 않던 위대한 학자지

모두 한 사람 덕분
모두 한 사람 탓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로바체프스키가 바로 그!

위대한 로바체프스키를 처음 만난 날을 잊을 수 없어
수학계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을
그는 단 한 단어로 말해 주었지: 표절하라!

표절하라! 다른 사람의 작품을 하나도 그냥 흘려 보내지 말라!
신이 왜 네게 눈을 주었는지 잊지 말라!
한시도 눈을 닫지 말고
표절하라! 표절하라! 표절하라!
단, 그렇게 만든 것을 언제나 '연구'라고 부르는 것을 잊지 말라!

이 사람을 만나고 나서 내 인생은 달라졌어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로바체프스키가 바로 그!

내가 첫 논문을 쓰던 때를 잊을 수 없어
그건 @#$%^& 에 관한 것이었지
나는 이에 관해서는 쥐뿔도 몰랐어
그러나 위대한 로바체프스키를 생각해 보니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민스크에 사는 내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핀스크에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는 옴스크에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는 톰스크에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는 아크몰린스키에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는 알렉산드로프스키에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는 페트로파블로프스키에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는 드네프로페트로프스키에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어떻게 해서 문제를 푸는 법을 알아 냈어

그가 연구를 끝냈을 때
내 작업이 시작되었지
그의 연구 결과는 친구를 거치고 거치고 거쳐서
나에게 온 거야

나는 그 때부터
밤에도 쓰고 낮에도 쓰고 저녁에도 쓰고
곧 드네프로페트로프스키에 사는 친구의 친구의 친구는
내가 먼저 출판했다는 기막힌 소식을 듣게 되었지

(후략)

로바체프스키는 19세기의 러시아 수학자로서, 비유클리드 기하학에서 큰 공헌을 이룬 사람이다. 그가 표절과 직접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며, 레어러는 러시아풍으로 노래를 만들고 운율을 맞추기 위해서 그의 이름을 빌려 썼다고 한다. 노래 앞에 설명하는 말도 잘 들으면 "So I thought it's interesting to ste(al)... to adapt the idea..." 하고 능청을 떤다.

어쨌든 표절에 대한 신랄하게 풍자한 노래가 아닐 수 없다. 우스개로만 듣고 넘길 수 없는 것은 실제로 그런 일들이 레어러가 활동하던 60년 전에도, 또 지금도 아주 흔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게 어디 수학만의 일이며, 어디 학계만의 일일 것인가. 비록 일부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남 모르는 표절은 분야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성공 비결일지도 모른다. 눈 있는 자, 표절할진저!

 

덧글

  • 푸른미르 2011/04/04 23:52 # 답글

    사기도 아주 뛰어나면 예술이라는 말과 똑같네요.
    하긴, 표절이라도 디테일이 아주 甲이라면, 그것도 능력이긴 하죠.
  • deulpul 2011/04/05 10:01 #

    그럴 경우 '좋은 능력을 나쁜 데 쓴다'라고 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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