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회 ●●하다 사망한 소년? 중매媒 몸體 (Media)

(이 글에 쓰인 ●●는 ㅈㅇ다. 멍청한 구글봇이 자꾸 음란물로 분류하므로 단어를 가림.)


브라질 10대 소년 42차례 ●●하다 사망

오랜만에 올리는 글인데 가십성 해외토픽을 대상으로 해서 좀 안 됐다. 기사 내용 중 일부다.


브라질의 한 소년이 지나친 행위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5일 브라질 현지언론에 따르면 고이아스 지방 루비아타바라는 곳에 사는 한 16세 소년은 최근 쉬지 않고 42번 ●●를 한 뒤 끝내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소년은 사고 당일 자정 새벽까지 ●●를 계속한 뒤 탈진해 쓰러져 사망했다. 소년은 손에 3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략)

소년이 사망한 뒤 경찰이 조사한 그의 컴퓨터에선 성인동영상 100만편 누드와 세미누드 사진 60만장이 나왔다. 브라질 언론은 “개방적 성문화가 확산되면서 청소년이 ●●사를 당하자 브라질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나도 충격에 빠졌다. 이유는 좀 다르다. 이 기사는, 한 마디로 하자면 제대로 낚였다. 저 뉴스는 가짜다. 이미 몇 달 전부터 인터넷에서 떠돌던 이야기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기사 내용이 의심스럽다는 점을 누구나 알 수 있다. 이를테면,

△ 42번: 기네스 신기록을 세우려는 공개 경쟁 자리가 아니라면 누가 횟수를 헤아리고 있었겠는가.

△ 3도 화상: 화상의 정도(1도, 2도, 3도, 4도)는 피부 조직 손상 정도에 따라 나누는 구분이다. 3도 화상은 표피, 진피는 물론이고 피하조직층까지 피부 전층이 손상된 화상이다. 불이나 화학약품에 의해 살이 타서 피부 조직이 괴사하고 뼈나 인대 같은 내부 조직이 노출되기도 한다. 스스로의 피부 마찰로 이러한 정도의 화상을 입으려면 소신공양의 정신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 성인 동영상 1백만 편: 적게 잡아서 1편당 10분씩이라고만 치자. 이 소년의 컴퓨터에 들어 있는 야구 동영상은 1천만 분 분량으로, 19년 동안 1초도 쉬지 않고 계속 보아야 할 분량이다. 최악의 저질 화상으로 치고 1편당 20MB라고 하면, 전체 용량은 20,000,000MB = 19,531GB = 19TB이다. 컴퓨터 내장 하드로는 어림도 없고, 현재 널리 팔리는 외장 하드의 최대 수준인 10만원짜리 2TB 외장 하드 10개가 필요하다. 사진은 빼고 따져도 그렇다.

기사에서 이 소식의 출처로 제시된 것은 '브라질 현지 언론'이다. 그게 어디인지는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잠깐 인터넷을 찾아보면, 영어권의 정식 언론에서 이런 기사가 나온 경우는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검색에 걸리는 것들은 대부분 개인 블로그나 게시판 글들이다. 그리고 이 글들이 출처로 지목하고 있는 것은 브라질의 웹사이트인 www.g17.com.br 이다. '브라질 현지 언론'은 맞는데, 사실을 기사로 내보내는 언론사가 아니라, 유머와 풍자 기사를 올리는 사이트다. 이 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은 ●● 소년 기사가 있긴 하다. 내용은 조금 차이가 나는데, 아마 몇 입을 거쳤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이 '현지 언론' 사이트가 어떤 성격인지 보기 위해, 지금 현재 톱으로 올라가 있는 뉴스들을 훑어 보면 다음과 같다.

- 최근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정치인 중 부패한 사람 비율은 150%로 밝혀져
- 오바마 대통령, 빈곤 추방에 나선 브라질 대통령에게 빈곤층의 강제 불임 수술 정책을 권고
- 매춘부가 거짓으로 오르가즘을 연기할 경우 고객에게 화대를 환불하도록 명령
- 법원, 게이가 여성 화장실을, 레즈비언이 남성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결정
- 공연마다 기저귀를 10여 개 쓰는 저스틴 비버, 브라질 순회 공연 앞두고 기저귀 800여 개 주문
- 광고업계, 유명 여성 연예인들의 엉덩이를 광고판으로 사용하는 방법 모색중

'●●중 사망'에 못지 않게 흥미로운 기사들이긴 한데, 보시다시피 모두 풍자 뉴스다. 사이트의 맨 밑에는 로고와 함께 다음과 같은 말이 명시되어 있다:

"G17은 유머 사이트입니다. 여기에 게재되는 '뉴스'는 독자에게 흥미를 주기 위해 창작된 것이므로 정보 출처로 활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한국 기사는 외신 출처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이 사이트에서 직접 인용한 것 같지는 않다. 이 사이트의 기사 밑에 달린 댓글로 보아, G17에 문제의 ●● 소년 기사가 올라온 것은 지난 6월인 듯하다. 가짜 기사가, 그것도 한참이나 지난 풍자가 돌고 돌다가, 한국의 버젓한 언론에 사실인 것처럼 실렸다. 그리고 이렇게 퍼져 나간다:




기사의 내용에 대해 상식적인 생각을 조금만 해 보았다면 의심을 떨치기 어려웠을 것이고, 잠깐의 검색만으로도 진위 여부는 쉽게 판별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합리적인 회의는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사실을 대중에게 전하는 일을 업무로 하는 언론사나 그 종사자에게는 더욱 중요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외신의 경우 그 출처를 밝히는 일이 여러 모로 중요하다는 점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덧글

  • 2011/09/06 19:2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1/09/08 03:13 #

    말씀하신 것도 풍자 맞죠? 하하..
  • Ha-1 2011/09/06 20:38 # 답글

    존재가 풍자
  • deulpul 2011/09/08 03:15 #

    메시지가 너무 압축적이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 차원이동자 2011/09/06 20:40 # 답글

    음...기사의 신뢰도를 안알아보고 퍼온거군요...
  • deulpul 2011/09/08 03:15 #

    그런 것 같습니다.
  • 민노씨 2011/09/06 21:33 # 삭제 답글

    트래픽 유발을 위한 전형적인 미끼용 기사 같네요.
    이런 말도 안되는 기사를 정말 모르고 쓰는건지, 아님 알면서도 트래픽을 위해 억지로 쓰는건지...
    ㅡ.ㅡ;
  • deulpul 2011/09/08 03:18 #

    설마요. 저 기사는 메인 페이지의 저~ 아랫쪽 '해외 토픽'에 실린 거라서 의도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제 눈에 띈 것은 오로지 자위와 사망의 특이한 연관 관계 때문이었지만, 우연이라고 볼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성격의 기사들은 차고 넘치는 게 현실...
  • capcold 2011/09/07 11:17 # 삭제 답글

    !@#... 브라질의 어니언 같은 동네였군요;;; 원 기사에는 무려 에로비디오 1700만편, 화상 6억장... OTL
  • deulpul 2011/09/08 03:20 #

    그렇잖아도 이 기사를 인용한 영문 블로그들에 달린 댓글 중에는 <어니언>을 언급한 것들도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 ... 2011/09/07 11:35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로 살짝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불꽃처럼 타오르는 ㅈㅈ 라니... 하면서
  • deulpul 2011/09/08 03:22 #

    그야말로 소신공양이군요. 燒'腎'供養...
  • 침묵중 2011/09/07 14:16 # 답글

    3도 화상과 42번은 누가 봐도 말이 안되죠. 참 우리나라 언론들은 너무나 쉽게 기사를 쓰는 감이 있네요 출처도 알려줏서 감사합니다.
  • deulpul 2011/09/08 03:24 #

    남자들이라면 '42번'에서 일단 체크가 되었어야 했다고 봅니다. 그게 말이 되냐...
  • Silverwood 2011/09/07 23:03 # 답글

    하하, 재밌네요_ 세상에 이런일이..
  • deulpul 2011/09/08 03:24 #

    세상에 이런 일이 없다니까요! 하하...
  • 구정은 2011/09/08 10:04 # 삭제 답글

    경향신문 인터랙티브팀 구정은 기자입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기사 바로 내렸습니다.
  • deulpul 2011/09/08 11:38 #

    아, 보시기 불편한 글이었을 수도 있는데, 친절하게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인페임 2011/09/09 09:07 #

    와 이런식으로 소통도하시는군요. 좋은 모습 감사합니다.
  • KDIZ 2011/09/09 00:49 # 답글

    하긴.. 생각해보면 횟수 새는 사람이 있던것도 아닌데..
  • deulpul 2011/09/09 05:19 #

    그렇죠. 업무(?) 특성상 사후 확인도 불가능합니다.
  • ㄹㅇ러 2014/10/02 01:49 # 삭제 답글

    42번을 했다는 것도 신기하네 어떻게 하루에 42번을 할수잇냐? ㅋ;;
  • deulpul 2014/10/02 05:30 #

    42,000번도 가능합니다. 본문을 참고하십시오.
  • 칠삼삼칠 2016/08/27 09:20 # 삭제 답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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