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이명갓' 신봉자들과 입입진보들 섞일雜 끓일湯 (Others)

"저 치들은 모든 게 이명박 탓이래" 하며 키득거리는 인간들을 보고 있노라면, 진정으로 '이명갓' 설을 믿는 사람은 오히려 이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어떠한 문제에도 책임질 일이 없는 사람이란 무오류의 존재인 신 말고 누가 있겠는가.

이 세상의 모든 문제가 이명박 탓일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한 만큼이나,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는 많은 문제로부터 그가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분명하다. 국정 책임자로서 한국의 정책의 방향을 세우고 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왜 정치 세력들이 대통령 선거에 이기기 위해, 정권을 유지하거나 바꾸기 위해 기를 쓰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약간 도움이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노무현(혹은 김대중) 재임 시절에 한국에서 벌어진 많은 문제로부터 그들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당연하다.)

'모든 게 이명박 탓이래 낄낄'의 군상들은 이명박 탓이 아닌 문제에 이명박을 귀인시키는 것을 놓고 낄낄거리다가, 더 나아가 이명박 탓인 문제에 이명박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낄낄거린다. 몰라서 그런다면 딱하고, 알고도 그런다면 그 의도가 삿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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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진보' 운운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이 말하는 대로, 입으로만 진보를 말하고 실제 행동은 딴판인 사람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것은 자기모순이고 이율배반이고 위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진보'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들 중 상당수가 진정으로 씹고 싶어 하는 것은 입진보의 위선이 아니라 진보 자체라는 생각이 든다. 딱히 '입'을 붙이기 어려운 진보의 아이디어 같은 데에조차 무딘 날을 세우고 달려들기 때문이다. 이들의 솔직한 관심은 '입'이 아니라 '진보'에 있는 셈이다.

이들은 입으로는 '나는 진보는 좋지만 입진보는 싫어요'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본다. 그보다는, 입진보뿐 아니라 진보의 색깔을 갖고 진보의 아이디어를 담은 모든 것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른바 입진보는 진보를 씹을 좋은 계기를 제공해 주고 있을 뿐이다. 이들은 진보에 대한 혐오를 입진보의 위선을 비난하는 것으로 포장하며, 입으로 입진보를 씹음으로써 그러한 혐오를 정당화하려 한다. 그런 점에서 이들을 '입입진보'랄 수 있을 것이다.

'입진보'라는 말 속에는, 진보주의(자)가 보이는 언행 불일치의 모순을 지적한다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함의가 들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켜만 벗기면 입진보가 아니라 진보 일반에 대한 증오의 구취가 물씬 풍긴다. 이른바 입진보가 이런 증오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을 수는 있겠다. 입진보라는 말은 그 모호성 때문에, 갖다 붙이면 코걸이도 되고 귀걸이도 되는 자의적 개념이라는 점도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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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짐승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 것이 기본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배고픈 짐승은 먹이를 주지 않으면 종내엔 사람이라도 물어뜯으러 달려들긴 하지만 말이다.

 

덧글

  • 긁적 2011/09/26 11:29 # 답글

    그 바보들은 그냥 무시해야죠 (...) 안 무시하다 보니까 이 꼴이 난 거지.
    오죽하면 '정사충'이라는 별명이 붙었겠어요. 전부 DC출신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딱 노는 꼬라지를 보면 걔들하고 다를 게 없습니다. -_-;
  • deulpul 2011/09/29 06:53 #

    신경쓰지 않는 게 정답인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런 효과가 이미 상당히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2011/09/26 14:4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1/09/29 07:01 #

    제가 상황에 어두워서인지, ㅈOOO가 정확히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알기 어렵습니다만, 어떤 진영에 속해 있다는 것이 저절로 개인의 도덕성이나 그 활동의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긴 하지요. 어떤 측면에서 보면 진보-보수라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는 도덕성을 포함한 인간의 원초적 인간됨 위에 놓이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후자가 전자에 앞서는 선차적인 요소라고 할까요.
  • 비로긴 2011/09/26 14:54 # 삭제 답글

    디시출신이 아닌 인간도 있겠지만 수준 보면 디시인보다 못한 인간이 많으니 한심하지요. 트롤러에게 먹이를 주면 안 됩니다.
  • deulpul 2011/09/29 07:03 #

    생각해 보면,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은 1) 빌미를 주지 않는다와 2) 관심을 주지 않는다의 두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글은 2)번과 관련하여 반성할 여지가 있음을 인정합니다.
  • 2011/09/26 21:2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1/09/29 07:33 #

    언제나 생각을 자극하고 혼자 보기 아까운 좋은 말씀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떨 때 보면, 우리 사회 일각의 지적-도덕적 해체는 그 양상이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 합의를 보존하는 정도를 넘어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렇게 나가다가는, 인간이 밥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명제조차 제대로 이해하거나 용인하지 못하는 양상이 벌어지게 되지 않나 우려할 때도 있습니다. 말씀대로 기성 세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양상은 일반적인 것이고 일견 바람직한 측면도 있습니다만, 이것은 이른 바 '젊은 피'가 상징하는 긍정성을 가질 때에 그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이디오크라시의 저변을 넓히는 피는 단지 새로 들어오고 있다고 해서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파시즘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증오가 번지는 데 우호적인 배경이 될 수도 있겠고요. 하지만 피를 먹고 자라 온 민주주의의 결과, 입 있는 자들은 모두 말할 자유가 있고, 결국 그런 싹이 자랄 토양을 만들어 준 측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걱정되는 점은, 바보들은 바보짓의 결과 자기 살이 썩어가도 그걸 모를 정도로 바보인데다, 그런 바보짓으로 바보 아닌 사람들의 살까지 썩어들어가게 한다는 것인데... 끝에 말씀하신 것과 관련하여, 언제나 정치(가)의 주요한 목표이자 덕목 중 하나는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것임을 떠올려 보면, 정파를 중심으로 하여 갈등을 최대로 고조시켜야만 자생성을 갖게 되는 한국식 구조가 깨어질 날은 언제 올지 참 아쉽습니다.
  • blumenkohl 2011/09/29 07:13 # 삭제 답글

    이건 여담인데요, 세번째 문단의 마지막 문장은 수정하신건가요? 제 기억이 맞다면 원래대로 "삿되다."라고 끝냈던게 간결하고 더 날카롭게 느껴졌거든요. 전 그런 거 좋아한다는.
  • deulpul 2011/09/29 07:59 #

    네, 고쳤습니다. 사실 '-하게 보인다'라는 말은 되도록 피해야 할 표현이기도 하지요. 그런데도 그렇게 고친 이유는 단정하기보다 좀 유보적인 의미를 넣고 싶어서였는데요. 보통, 글 처음 올릴 때의 감정을 좀 다스리고 나면 지나친 표현들을 좀 부드럽게 고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이렇게 고치다 보면 숨 돌릴 여유 공간이 생기긴 하지만, 그 대신 글에 모호성이 증가하고 약간 무책임하게 되곤 하지요. 그렇지 않아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도 있는 글을 막 올리려던 중이었습니다. (이럴 때는 누군가 지적 설계자(라기보다 감정적 설계자)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하지만 지적하신 점을 꼭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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