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인사이드 잡>스크립트 1/2 섞일雜 끓일湯 (Others)



아래는 2008년에 세계에 몰아닥친 금융 위기의 내막과 월 스트리트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잡(Inside Job)>의 대본 번역본이다. 올해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이 영화의 영문 스크립트는 소니 영화사 홈페이지에 pdf 파일로 전문 그대로 올라와 있다. 영화 홈페이지에는 '공부 자료', '지도 지침', 용어 정리, 시기별 상황 정리, 영화에 등장한 사람들, 각종 뉴스와 관련 문서들의 링크까지 잘 정리되어 수록되었다.

<타임>의 영화평은 이렇게 말했다: "영화가 끝날 무렵 화가 나지 않는다면, 당신은 영화를 제대로 본 것이 아니다." 맞다. 영화를 보면서 놀라고 분노하고 한탄하고 많이 배웠다. 1%가 어떻게 전체를 말아먹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기회가 되시면 꼭 한번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기회가 되지 않는 분들을 위해서 한글로 옮겨서 두 차례로 나누어 싣는다.

영상물을 텍스트로 옮기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다큐멘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전달되도록 하는 데 주의했다. 본문에 나오는 ▷ 는 이 대본을 쓰고 영화를 만들고 감독한 찰스 퍼거슨이 인터뷰에서 질문하는 대목이다.

전재(펌)는 삼가해 주셨으면 한다.





<인사이드 잡(Inside Job)>


2008년에 벌어진 세계 경제 위기로 인해 수천만 명이 저축한 돈을 날리고 직장을 잃고 집을 잃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이슬란드
- 인구: 32만 명
- GDP: 130억 달러
- 은행 손실액: 1천억 달러



아이슬란드는 높은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안정된 민주주의 국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실업율과 국가 부채는 극도로 낮았다.

▶ 안드리 마그나손 (아이슬란드 작가): 아이슬란드는 현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반 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었습니다. 깨끗한 에너지, 식품 산업, 어족을 보호하기 위해 할당제로 운영되는 어장 등.

▶ 길피 조에가 (아이슬란드 대학 경제학 교수): 양질의 의료, 교육, 깨끗한 대기, 낮은 범죄율... 가족을 이루고 살기 좋은 곳이었죠.

▶ 안드리 마그나손: 역사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점의 상태라 할 만 했지요.

그러나 2000년에 아이슬란드 정부는 광범위한 탈규제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재앙과 같은 결과가 초래되었다. 환경 부분에서 먼저 타격이 발생했으며, 다음은 경제였다. 정부는 알코아(Alcoa) 같은 다국적 기업이 거대한 알루미늄 제련 공장을 짓도록 허용하고, 이 나라의 천연 지열 및 수력 에너지원을 끌어대기 시작했다.

▶ 안드리 마그나손: 고원 지역 중에서 화려한 색을 지닌 가장 아름다운 곳들은 대부분 지열 지역입니다. 그러니까, 에너지를 얻으려면 (환경 파괴라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거죠.

동시에 아이슬란드 정부는 이 나라의 최대 은행 3개를 민영화시켰다. 이것은 역사상 가장 전면적인 금융 탈규제 실험이었다.

2008년 9월 ---

▶ 반정부 시위대: 더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단 말입니까.

▶ 길피 조에가: 금융이 나라를 장악한 뒤 상당히 망쳐버린 거죠.

해외 지점 하나 가져 본 적 없는 이 소규모 세 은행은 5년 동안에 무려 1천2백억 달러를 차입했다. 아이슬란드 국가 경제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은행 관계자들은 이렇게 끌어 모은 돈을 자신과 친구들을 위해 물 쓰듯 썼다.

▶ 길피 조에가: 이것은 거대한 거품이었습니다. 주가는 아홉 배나 뛰었고 주택 가격도 두 배 이상으로 올랐습니다.

이 같은 아이슬란드의 거품 덕분에 얀 에스게어 요하네슨 같은 사람이 부상했다. 그는 은행들으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빌려 런던의 유명 유통업체들을 매입했다. 그는 또 개인용 호화 제트기, 4천만 달러짜리 요트, 뉴욕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 등도 사들였다.

▶ 안드리 마그나손: 신문에는 백만장자들이 영국, 핀란드, 프랑스 같은 곳에서 새로 사업체를 인수했다는 기사가 줄줄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이러한 업체를 매입하는 데 쓴 수십억 달러는 빚을 낸 것이며, 그 돈이 아이슬란드의 일반 은행에서 나온 것이란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 길피 조에가: 은행들은 머니마켓펀드 상품을 만든 뒤 예금주들에게 돈을 인출하여 이 상품들에 투자하라고 조언했습니다. 폰지 사기의 구조가 완벽하게 갖춰진 겁니다.

KPMG 같은 미국 회계법인들은 아이슬란드의 은행과 투자 회사들을 감사한 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으며, 미국의 신용평가 회사들은 아이슬란드 경제가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 지그리두어 베네딕츠도티어 (아이슬란드 의원): 신용 평가사들은 2007년 4월에 아이슬란드 은행들의 신용 등급을 최상급인 AAA로 격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길피 조에가: 정부가 이 은행가들과 함께 홍보 행사를 벌이며 돌아다닐 정도였습니다.

2008년에 아이슬란드 은행들이 파산했을 때, 실업률은 불과 6개월 사이에 3배나 치솟았다.

▶ 안드리 마그나손: 아이슬란드 사람치고 이에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 아이슬란드의 수많은 사람이 예금을 날렸겠군요.
▶ 길피 조에가: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민을 보호했어야 할 정부 감독관들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

▶ 길피 조에가: 감독 기관 소속의 법률가 두 명이 어떤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한다고 칩시다. 그들은 우선 은행 밖에 늘어선 19대의 SUV를 발견하게 됩니다. 은행 안으로 들어가면 변호사 19명이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철저한 준비를 갖추고 있으며, 이쪽이 어떤 주장을 펴더라도 반박할 태세가 되어 있습니다. 만일 감독 기관 소속 법률가들이 뛰어나게 잘 한다면, 그들은 이번에는 일자리를 제의합니다. 그런 식이죠.

아이슬란드 금융감독원의 감독관 중 3분의 1이 은행들로 직장을 옮겼다.

▶ 길피 조에가: 이건 보편적인 문제입니다. 뉴욕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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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Job (영화 타이틀)


(제작자 자막이 나오는 동안 단편적인 인터뷰들이 지나간다.)

▷ 현재 월 스트리트 종사자들의 수익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 폴 볼커 (전 FRB 의장): 지나치게 많죠.

▷ IMF가 미국을 대놓고 비난하기가 극히 어렵다고 하던데요.
▶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 마크 브랜슨 (USB 국제자산관리부 금융관리 담당자): 위법 행위를 한 데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 조너선 앨퍼트 (뉴욕 치료사): 월 스트리트 종사자들이 엄청난 양의 마약을 들이마시고도 그 다음날 일어나서 멀쩡하게 일하러 나가는 모습을 보면 놀랄 겁니다.

▶ 조지 소로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회장): 신용파산스왑(CDS)이 뭔지 난 몰랐죠. 우린 구식이거든요.

▷ 래리 서머스가 양심의 가책을 표현한 적이 있나요?
▶ 바니 프랭크 (하원의원,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 그가 고백하는 걸 들은 적 없어요.

▶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 대학 경제학 교수): 정부는 그냥 돈을 다 지불해 주죠. 플랜 A, 플랜 B, 플랜 C 하는 식으로.

▷ 최고경영자들의 보수를 법으로 규제하는 방안에 찬성하세요?
▶ 데이빗 맥코믹 (부시 행정부 재무부 차관): 찬성하지 않습니다.

▷ 금융 분야에서 지급되는 보수 수준이 적당하다고 봅니까?
▶ 스캇 탈봇 (금융 서비스 업계 수석 로비스트): 그들은 제 몫을 받는다면 문제 없다고 봅니다.
▷ 그들이 제 몫을 받나요?
▶ 스캇 탈봇: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결국 당신은 이 사람들이 세상을 말아먹는 데 기여를 한 셈이군요?
▶ 사트야짓 다스 (파생상품 컨설턴트, <거래자, 총기, 그리고 돈>의 저자): 그렇게 볼 수 있죠.

▶ 앤드루 쉥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수석고문): 그들은 공공의 손해를 대가로 하여 엄청난 사적 이익을 챙긴 겁니다.

▶ 리 시엔 룽 (싱가포르 수상):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 중간에 그만두기란 아주 어려운 겁니다.

▶ 크리스틴 라가드 (프랑스 금융장관): 수많은 사람이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금융 위기 이전의 방식으로 말이지요.

▶ 질리언 텟 (<파이낸셜 타임스> 미국 편집장): 은행가로부터 수많은 이메일을 받았는데, 그들은 "내 말을 인용하면 안 되지만, 상황이 상당히 안 좋은 것 같소"라고 썼습니다.

▷ 왜 좀더 체계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까?
▶ 누리엘 루비니 (뉴욕 대학 경영대 교수): 그럼 범인이 드러나기 때문이죠.

▷ 컬럼비아 대학 경영대가 이해관계의 당사자라는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 대학 경영대학장, 부시 행정부 수석 경제보좌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 엘리엇 스피처 (전 뉴욕 주지사, 전 뉴욕 검찰총장): 감독관들은 자기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뉴욕 주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제기한 사안들에 대해, 그들은 하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습니다. 그걸 하고 싶어하지 않았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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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15일 ---

▶ 뉴스 보도: 명망 있는 최대 은행들 중 하나인 리만 브라더스가 지난 주말 동안 파산을 선언했습니다. 또 다른 은행인 메릴 린치는 오늘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위기가 닥쳐오고 있습니다.

▶ 뉴스 보도: 극적인 상황이 전개되면서 세계 금융 시장이 폭락하고 있습니다.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만 브라더스의 파산과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의 붕괴는 세계 금융 위기를 촉발시켰다.

▶ 뉴스 보도: 밤새 공포가 시장을 휘감았으며, 아시아 증시는 폭락하여...

▶ 뉴스 보도: 주가가 곤두박질쳤습니다. 역사상 단일 시점 하락으로는 최대치입니다.

▶ 뉴스 보도: 리만사의 붕괴 이후 주식 가격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국제적인 불황으로 연결되었다. 세계에서 수조 달러가 증발했으며 3천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미국의 국가 부채는 두 배가 되었다.

▶ 누리엘 루비니 (뉴욕 대학 경영대 교수): 금융 위기의 결과 자산 가치 감소, 주택 가치 하락, 수입원 고갈, 일자리 감소 같은 비용이 발생하여, 세계에서 5천만 명이 새로 빈곤 계층으로 편입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건 엄청나게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위기인 것이죠.

이 위기는 우연히 벌어진 것이 아니다. 위기는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는 하나의 산업 분야가 초래한 것이다. 1980년대 이래 미국 금융 부문은 스스로 성장하면서 일련의 금융 위기를 발생시켜 왔다. 위기는 회가 거듭될수록 심각해졌다. 금융 산업이 점점 더 많은 돈을 버는 동안, 이렇게 발생한 위기는 갈수록 큰 피해를 불러 일으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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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어떻게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되었는가

미국은 대공황 이후 40년 동안 꾸준한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그동안 금융 위기는 한 번도 없었다. 금융 산업은 철저한 규제를 받았다. 은행업 대부분은 자기 지역 내에서 영업을 했으며, 고객이 맡긴 돈으로 투기하는 일은 금지되었다. 주식과 채권을 거래하는 투자 은행들은 개인들이 합자한 소규모 기업 형태였다.



▶ 새뮤얼 헤이즈 (하버드 대학 경영대 명예교수): 전통적인 투자 은행 모델에서, 합자금을 낸 투자자들은 자기 돈에 대해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더 잘 살고 싶긴 하지만, 전재산을 다 걸고 싶어 하지는 않는 거죠.

폴 볼커는 재무부에서 일했으며, 1979~87년에 FRB 의장을 지냈다. 정부에 들어가 일하기 전에는 체이스 맨해튼 은행 소속 금융경제학자였다.

▶ 폴 볼커: 내가 재무부로 옮기던 1969년에 체이스 은행에서 받던 연봉은 4만5천 달러 정도였소.
▷ 1년에 4만5천 달러라구요?

▶ 새뮤얼 헤이즈: 1972년에 모건 스탠리의 직원은 110명 정도였으며, 사무실 하나에 자본금은 1천2백만 달러였죠. 지금은 직원이 5만 명이며 자본금은 수십억 달러이고 전세계에 사무실을 갖고 있습니다.

금융 산업은 1980년대에 폭발적인 성장을 맞았다. 투자 은행들은 기업 공개를 통해 주주로부터 다량의 자금을 끌어올 수 있었다. 월 스트리트 사람들은 부유해지기 시작했다.



▶ 찰스 모리스 (<2조 달러어치의 붕괴> 저자): 내 친구 중에는 1970년대부터 메릴 린치에서 채권 거래를 담당해 온 사람이 있습니다. 당시 그는 밤에는 열차 차장으로 일했습니다. 아이가 셋인데, 채권 담당자로 받는 급여로는 그의 가족을 부양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1986년쯤 되면 그는 수백만 달러를 벌게 됩니다. 자기가 똑똑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믿고 있죠.

▶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당시 연설): 국가 앞에 놓인 가장 급한 임무는 경제 번영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1981년에 레이건 대통령은 투자 은행인 메릴 린치의 CEO였던 도널드 리건(아래 사진 왼쪽)을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



▶ 도널드 리건 (재무장관, 1981~85, 당시 발표): 월 스트리트와 대통령은 서로 완전한 의견 일치 상태입니다. 나는 많은 월 스트리트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100% 대통령을 지지한다"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레이건 행정부는 경제학자들과 금융 산업 로비스트들이 지원하는 가운데, 30년에 걸친 금융 규제 완화의 서막을 올렸다.

레이건 행정부는 여수신 금융 회사들을 규제로부터 풀어주고, 예금자들의 돈으로 위험한 투자를 하도록 허용했다. 1980년대 말까지 수백 개의 여수신 회사들이 투자에 실패했다. 이러한 위기로 인해 납세자들의 돈 1천240억 달러가 소요되었고 많은 사람이 평생 모아 왔던 저축금을 날렸다.

▶ 당시 뉴스 보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은행 강도인 셈입니다.

여수신 금융 회사 경영자 수천 명이 횡령 혐의로 투옥되었다. 찰스 키팅(아래 사진 가운데)은 가장 악질적인 사례 중 하나였다 .



1985년에 연방 감독관들이 자신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하자, 키팅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경제학자 한 명을 고용했다. 그의 이름은 앨런 그린스펀이었다. 감독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린스펀은 키팅의 경영 계획이 건강하고 전문성이 높다고 칭찬했다. 또 키팅이 고객들의 돈으로 투자하도록 허용해도 아무런 위험을 찾을 수 없다고 썼다. 보도에 따르면, 키팅은 이런 컨설팅의 대가로 그린스펀에게 4만 달러를 지불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찰스 키팅은 감옥으로 갔다. 그러나 앨런 그린스펀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레이건 대통령은 그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위원회(FRB) 의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때에도 FRB 의장으로 재임명되었다.



클린턴 행정부 시기에 FRB 의장 그린스펀, 재무장관 로버트 루빈(아래 사진 오른쪽), 하버드 경제학자 래리 서머스(왼쪽)의 지휘 아래 규제 완화는 계속되었다. 루빈은 투자 은행인 골드만 삭스의 CEO 출신이었다.



▶ 누리엘 루비니: 월 스트리트는 강력했고 로비력이 뛰어났으며 엄청난 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금융 산업은 차근차근 정치 시스템을 장악해 갔죠.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가 그 대상이었습니다.

1990년대 말에 이르면 미국 금융 산업은 몇 개의 거대 기업으로 압축되게 된다. 이 각각의 회사는 그 규모가 너무 커서, 어느 것이라도 실패할 경우 전체 시스템이 위협받는 상태가 되었다. 그런 지경인데도 클린턴 행정부는 이들이 더욱 몸집을 키우도록 지원했다.

1998년에 시티코프와 트레벌러스가 합병하여 시티그룹으로 통합되었다. 새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 서비스 회사였다. 시티그룹을 탄생시킨 합병은 글래스-스티걸 법을 위반한 것이었다. 이 법은 대공황 이후 제정된 것으로,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받는 은행들은 (고객의 돈을 날릴 수도 있는) 위험한 투자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금하고 있었다.

▶ 로버트 나이즈다 (그린라이닝 연구소 전 소장): 트레벌러스를 인수하는 것은 불법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린스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죠. FRB는 시티그룹에게 1년의 유예 기간을 주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새로운 법을 통과시켜 버렸습니다.

1999년에 서머스와 루빈의 요청에 따라, 미국 의회는 그램-리치-블라일리 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시티그룹 구제법'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이 법은 글래스-스티걸 법을 무효화하였으며, 앞으로도 비슷한 합병이 벌어질 수 있도록 길을 닦았다.

로버트 루빈은 후에 시티그룹의 부회장이 되어 1억2천6백만 달러를 벌었다. 그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 윌렘 뷔터 (시티그룹 수석 경제학자): 왜 은행들이 몸집을 키우는가? 은행은 독점화에서 나오는 힘을 좋아하고, 로비력이 커지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이죠. 또 덩치가 지나치게 크면 그에 따른 특혜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잘 알죠.

▶ 조지 소로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회장): 시장이란 원래부터 불안한 존재입니다. 기껏해야 그 불안이 잠재해 있는 정도지요. 이건 유조선으로 비유할 수 있어요. 유조선은 매우 크기 때문에, 출렁거리는 기름으로 인해 배가 뒤집힐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격벽을 설치합니다. 유조선을 설계할 때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대공황 이후 도입된 규제들은 이렇게 철저히 차단하는 격벽과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탈규제는 이러한 분리 장벽을 허물어 버린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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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위기는 90년대 말에 찾아왔다. 투자 은행들은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주식에 거대한 거품을 불러 일으켰다. 2001년에 거품이 터지면서 5조 달러의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 투자 은행을 규제하려는 목적으로 대공황 시기에 설립한 연방 기구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 엘리엇 스피처 (뉴욕 주 검찰청장, 당시 발표): 연방 정부가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고, 금융 기관들이 스스로를 규제하지도 않음이 분명해졌으므로, 다른 누군가가 개입하여 필요한 보호 조처를 취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엘리엇 스피처의 조사 결과, 투자 은행들은 인터넷 회사들이 실패하리란 것을 알면서도 이들을 홍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거래를 얼마나 성사시키느냐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 이들은 공개적으로 하는 말과 사적으로 하는 말이 전혀 달랐다.

▶ 당시 뉴스 보도: 애널리스트들은 최고의 등급을 받아 왔던 인포스페이스를 뒤에서는 '쓰레기'라고 불렀습니다. 또다른 최고 등급 회사 익사이트 역시 '허접쓰레기'라고 불리웠습니다.

▶ 엘리엇 스피처: 투자 은행들이 제출한 변명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이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누구나 다 그렇게 하며, 일이 그렇게 진행되는 것을 누구나 다 알기 때문에, 누구도 자신들의 분석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사 대상이었던 10개 투자 은행은 2002년 12월에 모두 14억 달러의 벌금을 내고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그들은 영업 관행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 베어 스턴즈 - 8천만 달러
  • 크레딧 스위스 - 2억 달러
  • 도이체 방크 - 8천만 달러
  • JP 모건 - 8천만 달러
  • 리만 브라더스 - 8천만 달러
  • 메릴 린치 - 2억 달러
  • 모건 스탠리 - 1억2천5백만 달러
  • UBS - 8천만 달러
  • 골드만 삭스 - 1억1천만 달러
  • 시티그룹 - 4억 달러

스캇 탈봇은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가장 강력한 로비 단체 중 하나인 '금융 서비스 라운드테이블' 수석 로비스트이다. 세계 최대 금융 회사들 거의 모두가 이 단체에 소속되어 있다.

▷ 당신이 대표하는 조직의 회원사 중 몇몇이 대규모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스캇 탈봇: 네? 좀더 정확히 말해 보세요.
▷ 좋습니다. 말하자면...
▶ 스캇 탈봇: 아니 그 전에, 범죄 행위란 말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상이에요.

탈규제가 시작된 이래,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 회사들은 돈 세탁, 고객에 대한 사기, 회계 장부 조작 등의 범죄 행각을 벌이다 적발되었다. 한두 번이 아니고 끊임없이 계속되어 온 일이었다.

  • JP 모건 - 공무원에게 뇌물 공여
  • 릭스 뱅크 - 칠레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돈 세탁
  • 크레딧 스위스 - 미국 봉쇄 정책을 위반하고 이란을 위해 돈 세탁

크레딧 스위스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협조했다. 유도 미사일을 개발하는 이란 우주항공산업의 자금 조달에도 협조했다.

▶ 어떤 발표자 (당시): 이란으로 확인되는 정보들은 모두 제거될 것입니다.

이 은행은 벌금으로 5억3천6백만 달러를 냈다.

시티뱅크는 멕시코의 마약 대금 1억 달러가 외부로 유출되는 데 협조했다.

▶ 의회 조사관 (1999년 11월 당시): 당신은 직원에게 해당 계좌와 관련한 서류를 없애라고 이야기한 것이 사실입니까?
▶ 앨버트 마이슨 (시티뱅크 프라이빗 뱅크 부사장): 그건 농담으로 말한 겁니다. 그 때는 초기 단계라서 진심으로 말한 게 아니었습니다.

  • 프레디 맥 - 회계 사기 - 벌금 1억2천5백만 달러
  • 패니 매 - 회계 사기 - 벌금 4억 달러

1998년부터 2003년에 이르는 기간에 패니 매는 자사의 수익을 1백억 달러 이상이나 부풀려 발표했다.

▶ 프랭클린 레인즈 (패니 매 CEO, 의회 조사 당시): 이런 회계 관련 사항은 매우 복잡하며, 전문가들도 때로 의견이 엇갈릴 때가 있습니다. (라고 변명)

클린턴 시절에 예산 기획을 담당했던 레인즈는 이러한 수익 조작을 통해 보너스로 5천2백만 달러를 챙겼다.

  • UBS - 사기 - 벌금 7억8천만 달러
UBS는 부유한 미국인들의 탈세를 돕다가 적발되었는데, 그러고 나서도 정부 조사에 협조하기를 거부했다.

▶ 칼 레빈 (상원의원, 의회 조사 당시): 관계자들의 이름을 공개하겠습니까?
▶ 마크 브랜슨 (USB 국제자산관리부 금융관리 담당자): 어떤 협의가 제공된다면...
▶ 칼 레빈: 협의 같은 건 없어요. 당신은 사기에 가담했다고 인정하지 않았습니까?
▶ 마크 브랜슨: 음...

(당시 신문 기사) AIG, 16억 달러 벌금에 합의할 듯
(당시 신문 기사) 은행들은 어떻게 엔론의 사기에 협조했는가

  • 엔론이 사기를 은닉하는 데 협조한 회사: 시티뱅크, JP 모건, 메릴 린치 - 벌금 3억8천5백만 달러

▶ 당시 뉴스 보도: 투자 회사들은 전례 없는 거액의 벌금을 앞두고도, 자신들이 어떠한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스캇 탈봇 (금융 로비스트): 이렇게 큰 규모로, 이렇게 많은 고객을 상대로 하여 이렇게 많은 금융상품을 다루다 보면, 실수가 벌어지게 마련입니다.

▷ (엘리엇 스피처에게) 금융업계에서 저질러지는 범죄는 다른 산업에서 벌어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습니다. 시스코, 인텔, 구글, 애플, IBM 같은 회사에서 그런 적이...
▶ 엘리엇 스피처: 하이테크 산업과 금융계가 다르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이테크 산업은...
▷ 어떻게 다릅니까? 그 다르다는 게...
▶ 엘리엇 스피처: 하이테크 산업은 기본적으로 창조적인 산업입니다. 가치가 창조되고, 무언가 새로운 게 실제로 만들어지면서 이익이 발생하거든요. (하지만 금융상품은 그렇지 않다. 지금부터 볼 파생상품이 그렇듯. - 역자)

1990년대 초에 규제가 풀리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복잡한 금융상품들이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른바 파생금융상품이다. 경제학자들과 은행가들은 이러한 파생상품이 시장을 더 안전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뿐이었다.

▶ 앤드루 쉥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수석고문): 냉전이 끝나자, 그동안 냉전 관련 기술에 매달렸던 수많은 물리학자와 수학자들이 금융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자신의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이들과 투자 은행, 헷지펀드들이 합쳐진 거죠.
▷ 또다른 무기를 개발한 거군요.
▶ 앤드루 쉥: 그렇습니다. 워렌 버핏이 말했듯, 또다른 대량살상무기였죠.

▶ 앤드루 로 (MIT 교수, 금융공학연구소 소장): 감독관, 정치인, 사업가 등은 이러한 금융 관련 신기술들이 금융 시스템의 안정에 미치는 위협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파생상품을 활용하면 은행가들은 거의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하여 도박을 벌일 수 있다. 유가가 오르거나 떨어지는 데 걸 수도 있고, 어떤 회사가 망한다는 데 걸 수도 있으며, 날씨 변화를 놓고도 걸 수 있다. 1990년대 후반에 이르면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파생상품은 50조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게 된다.

1998년에 이러한 현상을 규제하러 나선 사람이 있다. 브룩슬리 본은 스탠포드 대학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주요 법학 학회지 최초의 여성 편집장을 역임한 사람이다. 아놀드&포터에서 파생상품을 다루어 본 그녀는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에 임명되었다. 파생상품 시장을 감독하는 일은 이 위원회 소관 사항이었다.

▶ 마이클 그린버거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전 부의장): 브룩슬리 본은 저에게 함께 일하자고 요청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이것(파생상품 시장)은 잠재적 불안정을 가진 심각한 시장이었습니다.

1998년 5월에 CFTC는 파생상품을 대상으로 한 규제안을 완성했다. 클린턴 행정부의 재무부는 즉각 이에 반응했다.

▶ 마이클 그린버거: 어느 날 우연히 브룩슬리의 사무실에 들렀습니다. 그녀는 막 전화를 끊는 중이었습니다. 얼굴에서는 핏기가 싹 사라져 있었습니다. 그녀는 나를 보더니 "래리 서머스에요"하고 말했습니다. 서머스의 방에 은행 경영자 13명이 모여 있다는 겁니다. 서머스는 그녀를 중지시키려 했으며, 거칠게 윽박지르는 태도로 그런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 사트야짓 다스 (파생상품 컨설턴트, <거래자, 총기, 그리고 돈>의 저자): 당시 은행들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돈벌이 도구들에 규제가 가해지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면 전쟁을 벌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서머스가 브룩슬리 본에게 전화를 건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린스펀, 루빈, SEC 의장 아서 레빗 등은 본을 비난하면서, 의회가 파생상품에 대한 지속적인 무규제를 보장하는 입법안을 제정하도록 권고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 앨런 그린스펀 (1998년 7월24일 당시): 전문가들에 의해 사적으로 이루어지는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 바니 프랭크 (하원의원,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 불행히도 클린턴 행정부와 의회는 차례차례 본의 규제안을 기각했습니다. 2000년에 파생상품이 거의 규제를 받지 않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는데, 필 그램 상원의원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 필 그램 (상원의원, 공화당-텍사스,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 2000년 6월21일 당시): (이런 법안들은) 시장을 통합하고 규제 부담을 축소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필 그램(아래)은 상원의원직을 떠난 뒤 UBS 은행의 부회장이 되었다. 그의 부인 웬디는 1993년부터 엔론사의 이사로 재직했다.



▶ 래리 서머스 (재무장관, 1999~2001, 당시 화면): 올해 안에 OTC 파생상품을 합법화하는 적절한 입법 조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적극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후 래리 서머스(아래)는 파생상품에 크게 의존하는 헷지펀드사의 컨설턴트를 맡아 2천만 달러를 벌었다.



▶ 앨런 그린스펀 (당시 화면): 서머스 장관의 주장에 적극 동의하는 바입니다.

결국 2000년 12월에 의회는 '상품선물현대화법'을 통과시켰다. 금융 산업 로비스트들의 도움을 받아 작성된 이 법은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를 금지하도록 했다.

▶ 프랭크 파트노이 (UC 샌디에고 대학 법금융 교수): 법의 통과는 경주의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었습니다. 2000년 이후 파생상품과 금융 신상품들이 폭발하다시피 쏟아져 나왔습니다.

2001년에 조지 W. 부시가 취임할 때, 미국 금융 부문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집중화되고 강력했으며,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이 산업을 지배하는 것은 다섯 개의 투자 은행(골드만 삭스, 모건 스탠리, 리만 브라더스, 메릴 린치, 베어 스턴즈), 두 개의 금융 그룹(시티그룹, JP 모건), 세 개의 증권보험 회사(AIG, MBIA, AMBAC), 그리고 세 개의 신용평가 회사(무디스, 스탠다드&푸어스, 피치) 등이었다.

이들을 모두 연결하면 증권화(securitization)의 먹이 사슬이 만들어진다. 수조 달러에 이르는 주택 융자 채무와 다른 채무들을 전세계 투자자에 연결하는 새로운 시스템이 등장한 것이다.

▶ 바니 프랭크 (하원의원): 30년 전에 당신이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린다면,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장래에 당신으로부터 돈을 되돌려 받는다는 예상을 하게 마련이었죠. 돈을 갚으리라 생각되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겁니다. 지금은 증권화가 되어 있어서,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데 따른 위험을 더 이상 갖지 않게 되었습니다.

과거 시스템에서는 주택 융자를 낸 사람이 매달 융자금을 갚으면, 이 돈은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로 갔다. 주택 금융을 모두 갚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므로,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융자를 내줄 때 신중하게 판단해야 했다.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다르다. 집 사는 데 돈을 빌려준 채권자는 주택 금융 채권을 투자 은행에 팔아 넘긴다. 투자 은행들은 주택 융자와 자동차 융자, 학비 대출, 신용카드 대출 따위를 수천 개 묶어서 부채담보증권(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s, CDO)이라고 불리는 복잡한 파생상품을 만든다. 투자 은행들은 이제 이 CDO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한다.

이렇게 되면, 주택을 산 사람이 융자금을 갚을 때, 그 돈은 전세계 투자자에게로 가게 되는 것이다.



투자 은행들은 CDO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신용평가 회사들을 고용했다. 신용평가 회사들은 많은 CDO에 최고 투자 등급인 AAA를 주었다. 이 때문에, 최고의 평가를 받는 안정적인 증권에게만 투자하도록 되어 있는 연금 자금 등이 앞다투어 CDO에 몰렸다.

이러한 시스템은 시한폭탄이나 다름없었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채무자가 돈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는 더이상 상관하지 않았다. 따라서 위험 부담이 큰 융자를 내주기 시작했다. 투자 은행들도 채무자의 상환 가능성에 신경쓰지 않았다. 무조건 CDO를 많이 팔기만 하면 그들의 수익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투자 은행으로부터 돈을 받고 신용 평가를 해주는 평가 회사들은 CDO에 대한 자신들의 평가가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아무런 책임이 없었다.

▶ 질리언 텟 (<파이낸셜 타임스> 미국 편집장): 망할 염려도 없고 규제도 없는 사업이었습니다. 무조건 더 많은 부채를 창출해 내는 데 파란 불이 켜진 것이죠.

2000~2003년 기간에 주택 금융 대출은 무려 4배 가까이 늘어났다.



▶ 누리엘 루비니: 이러한 증권화 먹이 사슬에 연루된 사람들은 그 시작점에서 종착점까지 어느 누구도 채무의 상환 가능성에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무조건 거래량을 늘려서 수익을 내는 데에만 관심이 있었죠.

2000년대 초에는 서브프라임이라고 불리는 가장 위험한 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수천 건의 서브프라임은 한데 묶여 CDO로 재탄생했으며 그들 중 다수가 여전히 AAA 등급을 받았다.

▷ 그런 위험을 지니지 않은 파생상품, 공제액 만큼만 유통되고 위험도에 따라 제한이 가해지는 식의 파생상품이 만들어질 수도 있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그런 상품을 만들지는 않았죠?
▶ 질리언 텟: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렇게 했어야 하죠.

▷ 이 사람들은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요?
▶ 새뮤얼 헤이즈 (하버드 대학 경영대 명예교수): 알고 있었다고 봅니다.

투자 은행들은 위험한 서브프라임 대출을 오히려 선호했다. 이자율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가차없이 압류에 들어가는 약탈성 대출이 급증했다.

채무자들은 별다른 필요도 없이 값비싼 서브프라임 대출을 받도록 이끌어졌고, 상환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도 대출이 허용되었다.

▶ 로버트 나이즈다 (그린라이닝 연구소 전 소장): 금융 기관들이 주택 융자 브로커들에게 지급한 모든 인센티브는 가장 수익이 많이 남는 상품을 판매한 데 따른 것이었습니다. 바로 약탈성 대출이죠.

▶ 에릭 핼퍼린 (책임있는대출운동 의장, 워싱턴 D.C.): 은행은 돈을 빌리러 온 사람을 서브프라임 대출에 엮어 넣으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렇게 엮어 넣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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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거품 (2001~2007)

갑자기 한 해 수천억 달러의 거액이 증권화 사슬을 따라 유통되기 시작했다. 누구나 주택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었으므로 주택 구매가 치솟고 집값도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다. 그 결과 역사상 가장 거대한 금융 거품이 만들어졌다.

▶ 어떤 남자: 부동산이 진짜 재산이죠. 눈으로 볼 수도 있고, 그 안에 살 수도 있으며, 남에게 세를 놓을 수도 있어요.

▶ 찰스 모리스 (<2조 달러어치의 붕괴> 저자): 주택 분야에서 거대한 붐이 일어났는데,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금융 부문이 모든 사람을 그 방향으로 몰고 갔습니다.

▶ 누리엘 루비니: 가장 최근에 주택 시장에 거품이 있었던 때는 80년대 후반이었습니다. 당시 집값 상승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집값 거품은 심각한 불황을 초래했습니다. 1996~2006년 사이에 실제 집값은 두 배로 뛰었습니다.



▶ 당시 뉴스 보도 (열광하는 군중을 배경으로): 아메리칸 드림의 일부(즉 자기 소유의 집)를 어떻게 살 수 있는지 배우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500달러나 되는 표를 사고 모여 들었습니다.

▶ 로버트 나이즈다 (그린라이닝 연구소 전 소장): 골드만 삭스, 베어 스턴즈, 리만 브라더스, 메릴 린치 모두가 여기 가담했습니다. 서브프라임 대출 하나만 봐도 10년 사이에 300억 달러에서 6천억 달러로 급증했습니다.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가장 큰 서브프라임 대출업체였던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Countrywide Financial)은 97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집행했으며, 그 결과 11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월 스트리트는 현금 보너스로 넘쳤다. 거품 기간 동안 금융 산업의 딜러들과 CEO들은 엄청난 부를 챙겼다.

리만 브라더스는 서브프라임 대출의 최대 매수자였다. 그 CEO인 리처드 펄드(아래 사진)는 4억8천500만 달러를 집으로 가져갔다.



▶ 누리엘 루비니: 이러한 주택 및 신용 거품으로 인해 월 스트리트는 수천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2006년에 S&P의 500대 기업 전체 수익 중 40%가 금융 회사들에서 나오는 상황이었죠.

▶ 마틴 울프 (<파이낸셜 타임스> 수석 경제평론가): 그것은 실제 수익도, 실제 소득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시스템에 의해 창조된 돈일 뿐이었습니다. 미래의 2, 3년 동안 그저 수익으로 기록되는 돈이죠. 채무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냥 다 날리는 돈입니다. 지금 돌이켜 볼 때, 나는 이것이 국가 규모, 더 나아가 세계 규모의 거대한 피라미드 사기라고 봅니다.

FRB는 '주택소유권 및 자산 보호법'에 근거하여, 주택 금융 산업을 규제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은 이러한 권한을 사용하기를 거부했다.

▶ 바니 프랭크 (하원의원,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 앨런 그린스펀은 "그건 규제잖아. 나는 이념적으로 규제를 믿지 않아"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나이즈다는 강력한 소비자 보호 단체인 그린라이닝 연구소 소장으로 20년 동안 재직했다. 그는 그린스펀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졌다.

▶ 로버트 나이즈다: 우리는 그린스펀에게 컨트리와이드사의 사례와 복잡한 위험성 주택 대출 150개를 제시했습니다. 그는 "당신이 수학박사 학위를 가졌다 하더라도, 그 중에서 어떤 게 우량 대출이고 어떤 게 불량인는 이해하지 못할 거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지경이라 우리는 그가 어떤 조처를 취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대화를 하면 할수록 그가 (규제에 반대하는) 자신의 이데올로기에 집착해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우리는 그린스펀을 2005년에 또 만났습니다. 보통 1년에 두 차례, 적어도 한 차례 이상 만났죠. 그는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앨런 그린스펀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 크리스토퍼 콕스 (증권거래위원회 의장, 2005년 6월2일 당시 발표): 세계를 무대로 한 통신이 단번에 이루어지는 이 놀라운 세상에서, 자본이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이동함에 따라 인류는 가장 위대한 번영을 구가하게 될 것입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거품 기간 동안에 투자 은행에 대해 어떠한 주요 감사도 실시하지 않았다.

▶ 피터 웰치 (하원의원, 2008년 10월7일 당시, 의회 조사): 당신은 SEC의 조사 집행 부서에서 146명의 직원이 감축되었다고 증언했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 린 E. 터너 (SEC 전 수석회계관): 네, SEC 직원 수를 줄임으로써 기관 자체와 그 능력을 체계적으로 삭감하는 조처가 있었습니다.
▶ 피터 웰치: SEC의 위기관리부서 직원은 단 한 명으로 감축되었다는 게 사실입니까?
▶ 린 E. 터너: 그렇습니다. 그가 퇴근하면 사무실 불을 꺼야 합니다.

거품 기간 동안에 투자 은행들은 더 많은 채권을 사고 더 많은 CDO를 만들어 내기 위해 막대한 돈을 끌어들였다.

차입금과 자기 자본 사이의 비율은 레버리지로 불린다. 돈을 많이 빌릴수록 레버리지는 높아진다. 2004년에 골드만 삭스의 CEO인 헨리 폴슨은 SEC에 대한 로비에 가세하여, 레버리지의 상한선을 후퇴시켰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차입하는 돈은 급격히 늘어났다.

▶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 대학 경제학 교수): SEC는 투자 은행들이 더 크게 도박을 벌이도록 허용했습니다. 멍청한 일이었죠.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그랬습니다.

2004년 4월28일에 SEC는 투자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레버리지 상한선을 높이는 조처를 검토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다(아래, 당시 회의 녹음).

▶ 하비 J. 골드슈미드 (SEC 위원): 이 은행들이 거대한 기업들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사실입니다. 그 말은, 만일 무언가가 잘못된다면 엄청난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뜻이죠. (웃음 소리 들림)
▶ 애닛 나자레스 (SEC 디렉터): 그러한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는 가장 정교한 금융 기관을 상대하고 있는 셈이에요.
▶ 로엘 캠포스 (SEC 위원): 이 기업들은 미국의 파생상품 활동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레버리지 상한선이 어느 정도인지 의견을 나누어 본 적이 있습니다.
▶ 애닛 나자레스:이 회사들은 (새로운) 상한선이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윌리엄 도널드슨 (SEC 의장): 위원 여러분은 새 수정안과 새로운 조항을 채택하는 데 찬성합니까?
▶ 모두: 네.
▶ 윌리엄 도널드슨: 그럼 만장일치로 가결되었습니다. 정회합니다.



▶ 대니얼 앨퍼트 (웨스트우드 캐피털 관리이사): 금융 기관의 레버리지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투자 은행들의 레버리지는 33 대 1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이 말은, 그들의 자산 가치가 단 3%만 줄어도 파산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죠.

금융 시장에서는 또 하나의 시한폭탄이 째깍거리고 있었다. 세계 최대 보험 회사인 AIG는 신용파산스왑(credit default swap)이라 불리는 파생상품을 엄청나게 팔고 있었다.

신용파산스왑은 부채담보증권(CDO)을 소유한 투자자를 위한 보험과 같은 것이었다. 신용파산스왑 상품을 산 투자자는 AIG에 분기별로 보험료를 낸다. 자신이 소유한 CDO가 부실해지면 그 손실을 AIG가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 보험 상품과는 달리, 투기꾼들은 자신이 소유하지 않은 CDO에 대해서도 신용파산스왑을 살 수 있었다.

▶ 사트야짓 다스 (파생상품 컨설턴트, <거래자, 총기, 그리고 돈>의 저자): 원래 보험에서는 당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만 보험에 들 수 있습니다. 내가 집을 가지고 있다면, 그 집에 대한 보험을 한 번만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생상품 세계에서는 내 집에 대해 누구나 보험을 들 수 있습니다. 내가 소유한 집을 대상으로 하여 50명이 보험을 들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만일 내 집이 화재로 다 타 버리면, (50명에게 보험금을 줘야 하므로) 그 손실은 엄청나게 커지는 것이죠.

신용파산스왑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으므로, AIG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적립금을 따로 준비해 둘 필요가 없었다. AIG는 적립금을 모아두지 않고, 대신 계약이 성사되는대로 직원들에게 엄청난 현금 보너스를 지급했다. 나중에 CDO가 부실해지면 AIG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은 뻔한 사실이었다.

▶ 누리엘 루비니: 이것은 거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는 꼴이었습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단기 수익이 발생하므로 보너스를 뿌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회사가 파산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보상 체계가 완전히 왜곡된 것이죠.

AIG의 런던 금융상품부서는 거품 시기에 5천억 달러에 이르는 신용파산스왑 상품을 팔았다. 그 중 다수는 서브프라임 주택 금융에 기반한 CDO에 대한 것이었다. 2000~07년 사이에 이 부서 직원 400명은 35억 달러를 벌었다. 부서 책임자인 조지프 카사노는 3억1천500만 달러를 챙겼다.

▶ 조지프 카사노 (2007년 8월, 투자자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좀 오만하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우리가 볼 때, 이러한 거래로 인해 1달러의 손실이라도 발생할 시나리오는 합리적인 영역 안에서는 찾기 어렵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2007년에 AIG의 감사들은 이러한 상황에 경고를 울렸다. 그들 중 하나인 조지프 세인트 데니스는 금융상품부서에 대한 감사를 카사노가 지속적으로 방해하는 데 항의하며 사직하기도 했다.

▶ 헨리 왁스먼 (하원의원, 하원 관리위원회 의원장, 의회 조사에서 AIG의 CEO인 마틴 설리번에게): 모든 사람이 보너스를 받았는데, 거기서 제외된 한 사람 이야기를 당신에게 하겠습니다. 바로 세인트 데니스입니다. 그는 당신들이 큰 문제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당신에게 경고하지 않았습니까? 그는 결국 퇴직했고, 아무런 보너스도 못 받았죠.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경제학자였던 라구럼 라잔은 2005년에, 세계 최고의 은행 관련 컨퍼런스인 잭슨 홀 연례심포지움에서 논문 하나를 발표했다.

▷ 누가 청중으로 있었습니까?
▶ 라구럼 라잔 (IMF 수석 경제학자, 2003~07): 세계의 중심이 되는 은행을 운영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린스펀, 벤 버냉키, 래리 서머스도 있었고, 팀 가이스너도 있었죠. 제가 발표한 논문의 제목은 '금융 발달이 세계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가?'였으며, 결론은 그렇다는 것이었습니다.

라잔의 논문은 단기 수익에 대해 거대한 현금 보너스를 지급하면서도, 이후 손실이 날 경우는 아무런 처벌을 가하지 않는 인센티브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라잔은 이러한 인센티브 시스템 탓에, 은행가들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기업을 파괴하고 더 나아가 금융 시스템 전체를 무너지게 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게 된다고 주장했다.

▶ 라구럼 라잔: 위험을 감수함으로써 수익을 올리기는 쉽습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위험 요소를 고려하여 이를 반영한 보상을 책정해야 한다는 점이죠. 바로 이 점이 비밀의 핵심이었던 것입니다.

▶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 대학 경제학 교수): 라잔은 정곡을 찔렀습니다. 그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당신들은 위험은 적어지면서도 수익은 커지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당신들이 발견한 방법은 위험을 늘리면서 수익을 늘리는 것이다.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 라구럼 라잔: 서머스가 노골적으로 반대를 표했습니다. 그는 내가 금융 업계의 변화를 비판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이러한 변화를 되돌리는 규제가 가해지지 않을까 염려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내가 러다이트(기술 혁신 반대주의자)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당시의 금융 분야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어떠한 규제들도 도입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하고 싶어했습니다.

래리 서머스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 프랭크 파트노이 (UC 샌디에고 대학 법금융 교수): 이건 자신의 금융 기관을 위험에 빠뜨리는 대가로 한 해에 200만 달러, 혹은 1천만 달러를 더 버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자, 도박 자금은 당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댑니다. 도박을 하시겠습니까? 월 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사람 거의 모두는 '물론이요. 도박을 하겠소'라고 대답한 겁니다.

▶ 로버트 나이즈다 (그린라이닝 연구소 전 소장): 그들은 결코 만족하지 않았죠. 저택 한 채로는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다섯 채를 가지고, 파크 애비뉴에 값비싼 펜트하우스도 하나 가져야 만족했죠. 개인용 제트 비행기도 있어야 했습니다.



▷ 금융 분야에서 매우 높은 보상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합리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스캇 탈봇 (금융 서비스 업계 수석 로비스트): 글쎄요, 당신의 말 중에서 '매우 높은'이란 부분은 조심스럽게 써야 하는 말이라고 봅니다. 상대적이니까요.

▶ 헨리 왁스먼 (하원의원, 하원 관리위원회 의원장, 의회 조사에서 리만 브러더스의 CEO인 리처드 펄드에게): 당신은 플로리다 해변에 1천400만 달러짜리 집이 있고, 아이다호의 선 밸리에 여름 별장이 있으며, 당신과 부인은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그림들로 꽉 찬 예술품 수집 목록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죠?

▶ 로렌스 맥도널드 (리만 브라더스 전 부회장): 리처드 펄드는 미술품 거래장에 직접 나타나지 않습니다. 언제나 미술 담당 비서들이 대행하죠. 펄드는 회사에서도 자신의 전용 엘리베이터를 씁니다. 다른 사람과 마주칠 일을 없애는 것이죠. 기술자를 고용해서 전용 엘리베이터의 프로그램을 짭니다. 그의 운전사가 오전에 전화를 하면 경호원이 엘리베이터를 대기시킵니다. 펄드가 다른 사람을 볼 수 있는 시간은 2, 3초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의 엘리베이터에 올라 타서 31층으로 직행하는 것이죠.

▷ 리만 브라더스에는 회사 소속 제트 비행기가 여러 대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 하비 밀러 (리만 브라더스 파산 변호사): 네.
▷ 몇 대나 있습니까?
▶ 하비 밀러: 여섯 대 있습니다. 767기까지 포함해서요. 헬리콥터도 하나 있고요.
▷ 그렇군요. (기업 소유로는) 비행기 숫자가 좀 많지 않습니까?
▶ 하비 밀러: ......

▶ 제프리 레인 (리만 브라더스 부회장, 2003~07):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것은 타입 A의 사람들입니다. (Type A 인간들은 야망에 넘치고 공격적이며 사업 마인드를 갖고 남을 통제하려고 하며 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 역자) 이들은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알지요.

▶ 윌렘 뷔터 (시티그룹 수석 경제학자): 은행을 운영하는 일은 오줌빨 경쟁이 되었습니다. 내 것이 네 것보다 크다, 뭐 이런 걸 놓고 다투는 식이죠. 우연히도 여기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두 남자들이었습니다.

▶ 제프리 레인: 500억 달러짜리 계약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1천억짜리 계약을 찾아보자는 식.

조너선 앨퍼트는 뉴욕의 치료사로서, 그의 고객 중에는 월 스트리트 최고 경영진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 조너선 앨퍼트: 이 사람들은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스타일이며 충동적입니다. 그게 그들의 행동 방식이며 성격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점은 일 이외의 분야에서도 나타나게 됩니다. 스트립 쇼를 하는 술집을 찾아다니고 마약을 복용하는 것은 이 사람들에게 매우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나는 이들이 코카인을 사용하거나 매춘에 빠지는 사례를 많이 보았습니다.

승진을 위해서나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행동에 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사회나 가족에 미칠 영향 같은 것은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매춘을 하고 나서 집으로 가서 아내를 보는 일을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는 것이죠.

뉴욕 맨해튼에 있는 'VIP 클럽' 운영자는 고객 중 80%가 월 스트리트 스타일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 앤드루 로 (MIT 교수, 금융공학연구소 소장): 최근 신경과학자들이 한 실험이 있습니다. 피실험자에게 돈을 상으로 받는 게임을 하도록 시킨 뒤 그들의 뇌를 MRI로 찍어 봤습니다. 그 결과, 이들이 돈을 딸 때에 자극을 받는 뇌 부위는 코카인으로 자극 받는 부위와 동일하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블룸버그의 한 기사에 따르면, 뉴욕 파생상품 브로커들의 수입 중 5%가 유흥비로 사용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여기에는 스트립 클럽, 매춘, 마약이 포함되었다. 뉴욕의 한 브로커는 2007년에, 회사가 자신에게 고객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 매춘부를 고용하도록 요구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하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크리스틴 데이비스는 자신의 고층 아파트에서 고급 손님을 상대로 하는 매춘 조직을 운영했다. 뉴욕 증권거래소로부터 두어 블럭 떨어진 곳이었다.

▷ 고객이 몇 명이나 됐습니까?
▶ 크리스틴 데이비스: 당시 1만 명쯤 되었을 거에요.
▷ 그 중 어느 정도가 월 스트리트 사람들이었나요?
▶ 크리스틴 데이비스: 최고위층 손님들 중 40~50% 정도였습니다.
▷ 월 스트리트의 주요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었나요? 골드만 삭스나...
▶ 크리스틴 데이비스: 그렇죠. 리만 브라더스 등... 네, 모두 다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 조너선 앨퍼트: 모건 스탠리는 그 정도가 조금 덜했고, 골드만 삭스는 진짜 심했다고 생각합니다.

▶ 크리스틴 데이비스: 많은 고객이 이런 식으로 전화를 했어요: "당신, 오늘 람보르기니에 여자 하나 태워서 보내줄 수 있어?" 이 사람들은 자기 돈이 아니라 회사 돈을 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나는 다양한 기업들의 수많은 법인 카드로 결제를 했죠.

▶ 조너선 앨퍼트: 이런 돈은 컴퓨터 수리비 따위로 위장됩니다.

▶ 크리스틴 데이비스: 연구비, 시장 조사 용역비 등의 명목을 달죠. 그들은 회사 마크가 찍힌 종이를 건네주며 아무 명목이나 붙여서 청구서를 써 달라고 합니다.

▷ 이들 회사의 주요 경영자들도 이러한 행동을 했다고 보십니까?
▶ 조너선 앨퍼트: 물론이죠. 그들이 실제로 그랬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최고위층도 마찬가지였어요.

▶ 앨런 슬로언 (<포춘>지 선임 편집장): 큰 금융 회사에 속해 있는 친구 하나가 어느 날 말했습니다: "자네도 이제 서브프라임 주택 금융에 대해 배워야 할 걸세." 그래서 그의 회사의 담당 부서와 제가 참여하는 모임을 가졌습니다. 한 직원이 컴퓨터에서 모든 자료를 단 3초만에 뽑아내 왔습니다. 골드만 삭스가 발행한 증권들이었습니다.

이것은 분명한 재앙이었습니다. 대출자들은 집값의 평균 99.3%에 이르는 돈을 빌려 쓰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그들이 주택을 갖고 있긴 하지만 그 재산 가치는 거의 없다는 뜻이었죠. 뭐 하나라도 잘못되면 즉시 융자금을 갚을 수 없는 상태에 빠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실제로 이런 식으로 대출 받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미친 짓이죠.

그러나 어쨌든 이런 채권 8천 개가 발행되었으며, 골드만 삭스에서 이런 일이 이루어질 때, 신용평가 회사들은 이런 채권의 3분의 2에 AAA를 주었습니다. 이런 위험한 채권이 정부 국채만큼이나 안전하다고 주장한 꼴이죠. 완전히 미쳐 돌아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골드만 삭스는 2006년 상반기 동안 31억 달러어치 이상의 불량 CDO를 팔아치웠다. 이 때 골드만 삭스의 CEO로 있던 헨리 폴슨은 월 스트리트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는 CEO였다.

▶ 조지 W. 부시 (2006년 5월30일 당시): 안녕하십니까. 오늘 헨리 폴슨을 재무장관으로 임명하는 사실을 발표하게 되어 기쁩니다. 그는 평생을 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금융 시장을 상세하게 알고 있으며, 공평함과 성실함으로 명성을 쌓아 왔습니다.



엄청난 보수를 받던 폴슨이 보잘것 없는 정부 월급을 받게 되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재무장관직을 수락한 것은 그 평생에 있어 가장 탁월한 금전적 선택이었다. 폴슨이 정부에 들어올 때, 그는 골드만 삭스의 주식 4억8천500만 달러어치를 매각해야 했다. 그러나 첫 번째 부시 때 통과된 법에 따라, 여기에 세금을 한 푼도 물지 않아도 되었다. 5천만 달러의 양도세를 절약한 셈이었다.

2007년에 앨런 슬로언은 폴슨이 골드만 삭스의 CEO로 재임하던 마지막 몇 달 동안에 발행된 CDO와 관련한 기사를 썼다.

▶ 앨런 슬로언 (<포춘>지 선임 편집장): 기사는 2007년 10월에 게재되었습니다. 그 때, 이미 주택 금융의 3분의 1이 지급 불능에 빠졌고, 나머지도 거의 모두 비슷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증권을 구매한 단체 중 하나는 미시시피 공무원연금조합이었다. 이 조직은 퇴직 공무원 8만 명에게 매달 연금을 지급하는 단체다. 현재 이 조직은 수백만 달러를 날렸으며, 골드만 삭스를 상대로 한 소송을 진행중이다.

  • 미시시피 퇴직 공무원의 평균 연금: $18,750
  • 골드만 삭스 직원의 평균 연봉: $600,000
  • 2005년 헨리 폴슨의 연봉: $31,000,000

2006년 말이 되자 골드만 삭스는 한발 더 나갔다. 부실 CDO를 팔아치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이런 채권이 지급 불능 채권으로 전락하리라는 데 돈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고객들에게는 이 CDO가 매우 우량한 투자 종목이라고 꼬드기면서 말이다.

골드만 삭스는 AIG로부터 신용파산스왑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이 소유하지도 않은 CDO에 돈을 걸 수 있었다. CDO가 휴지조각이 되면 골드만 삭스는 돈을 벌었다.

▶ 앨런 슬로언 (<포춘>지 선임 편집장): 나는 골드만 삭스의 직원 중 누구라도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회사는 이 주택 금융 상품을 신뢰하지 않으며, 이런 점을 고객께서 아셔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런 말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저 전화기 건너편에서 비웃고 있었을 따름이었습니다.

골드만 삭스는 220억 달러어치 이상의 신용파산스왑 상품을 AIG로부터 매입했다. 그 양이 너무 막대해서, AIG 자체가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골드만 삭스는 이번에는 AIG가 파산하는데 대비하는 보험을 구입하는 데 1억5천만 달러를 썼다.

골드만 삭스는 2007년에 거기서 또 한발 나갔다. 특별히 디자인된 CDO 상품을 개발해 팔기 시작한 것이다. 이 상품은 그들의 고객이 돈을 잃으면 잃을수록 회사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었다.

골드만 삭스의 CEO와 주요 경영자 모두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0년 4월에 의회에서는 진술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칼 레빈 (상원의원, 공화당-미시건, 국정조사소위 위원장): 당신들은 팀버울프 증권을 6억달러어치 팔았소. 이 증권을 팔기 전에 당신 회사의 판매 직원들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오, 저 팀버울프는 쓰레기야."
▶ 대니얼 스팍스 (골드만 삭스 전 주택금융부 부장): 그건 6월 말에 제게 온 이메일입니다.
▶ 칼 레빈: 그렇죠. 그리고 당신은 팀버울프에 대해 말하길...
▶ 대니얼 스팍스: 거래가 끝난 뒤였습니다.
▶ 칼 레빈: 아니죠, 아니라구요. 당신네는 이후에도 팀버울프를 팔았잖소.
▶ 대니얼 스팍스: 우, 우리는 그 뒤에도 하긴 했습니다.
▶ 칼 레빈: 그렇죠? 좋아요. 그 다음 이메일을 보세요. 2007년 7월1일자요. 거긴 판매부 직원들에게 "팀버울프를 최우선으로 밀어붙여라"라고 되어 있죠? 당신들은 스스로 쓰레기라고 평가한 것을 최우선적으로 판매하도록 밀어붙인 거에요. 당신들이 고객과 상반되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면, 이러한 사실을 고객에게 고지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습니까? 내 질문은 바로 그거요.
▶ 대니얼 스팍스: 의, 의장님,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잘...
▶ 칼 레빈: 아니오. 당신은 잘 이해하고 있다고 봅니다. 단지 대답을 하고 싶어하지 않을 뿐이지.




(당시 의회 조사 영상 - 역자)



▶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 공화당-메인, 국가안보 및 국정조사위원회 위원): 당신은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까?
▶ 패브라이스 터레 (골드만 삭스 구조화상품거래 담당 이사): 의원님, 저...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저... 고객이 원하는 가격이 나왔을 때 그 가격을 보여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 칼 레빈: 당신네 스스로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증권을 고객에게 파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아요?
▶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 삭스 회장, CEO): 그건 가정의 상황 아닙니까?
▶ 칼 레빈: 아니오. 실제 상황이오.
▶ 로이드 블랭크페인: 그렇다면 저는...
▶ 칼 레빈: 그랬다는 사실을 오늘 들었소.
▶ 로이드 블랭크페인: 그렇다면...
▶ 칼 레빈: 그 생생한 말을 오늘 들었단 말이오: "이것은 쓰레기야, 똥덩어리 같은 거라구"
▶ 로이드 블랭크페인: 저, 저는 오늘 뭐가 잘못됐다고 생각할 만한 말을 들은 사실이 없는데요.
▶ 칼 레빈: 당신이 고객에게 증권을 팔면서, 뒷구멍에서는 그 증권이 망하는 데 돈을 건다는 사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고객에게 말하지 않는다는 점. 여기에 아무런 모순도 없습니까? 문제가 없다고 봅니까?
▶ 로이드 블랭크페인: 시장 운영의 맥락에서 보면, 거기에 모순은 없습니다.

▶ 칼 레빈: 당신은 당신 직원이 이메일에서 "오, 그건 쓰레기야"라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습니까?
▶ 데이빗 비니어 (골드만 삭스 부회장, CFO): 그런 말이 이메일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 칼 레빈: 뭐요?
▶ 데이빗 비니어: 그리고, 또... 유감스럽게도...
▶ 칼 레빈: 이메일에 들어간 게 유감이라구요?
▶ 데이빗 비니어: 그게 저...
▶ 칼 레빈: 그런 사실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끼느냐고 묻는 거요.
▶ 데이빗 비니어: 누군가가 어떤 형태라도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을 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 톰 코번 (상원의원, 공화당-오클라호마, 국정조사소위 위원): 당신의 경쟁사도 비슷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합니까?
▶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 삭스 회장, CEO): 그렇습니다. 우리보다 훨씬 더했어요.

헷지펀드 매니저인 존 폴슨은 주택 금융이 망하리라는 데 돈을 걸어 120억 달러를 챙겼다. 더이상 돈을 걸 주택 금융 채권이 없어지자, 그는 골드만 삭스 및 도이치 방크와 협력하여 새로운 주택 금융 채권을 새로 만들어 내기까지 했다.

모건 스탠리 역시 주택 금융 채권을 팔면서, 뒤로는 이런 채권이 망한다는 데 돈을 걸었다. 모건 스탠리는 현재 버진아일랜드의 공무원연금조합으로부터 사기 혐의로 피소된 상태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모건 스탠리가 해당 CDO들이 쓰레기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들은 AAA 등급을 받고 있었는데도 모건 스탠리는 이들이 파산한다는 데 걸었던 것이다. 1년 뒤 모건 스탠리는 수억 달러를 벌게 되었으며, 고객 투자자들은 그들의 돈을 깡그리 날려 버렸다.

골드만 삭스, 존 폴슨, 모건 스탠리뿐만이 아니다. 트리카디아와 매그네터 같은 헷지펀드사들 역시 메릴 린치, JP 모건, 리만 브라더스와 협력해 만들어 낸 CDO가 망한다는 데 돈을 걸어 수십억 달러를 챙겼다. 그들은 고객들에게 이런 CDO를 '안전한' 투자 상품이라고 말하며 팔았다.

▶ 찰스 모리스 (<2조 달러어치의 붕괴> 저자): 투자를 하러 온 연금조합 등이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죠: "이건 (위험한) 서브프라임 상품이군요. 왜 여기에 투자를 해야 하죠?" 그럼 무디스, 스탠다드 앤 푸어 같은 데서 온 사람들이 강조합니다. "이건 AAA 상품이에요."

▶ 빌 애크먼 (헷지펀드 매니저): 이렇게 발행된 증권들 중에서 신용평가 회사들이 승인하고 직인을 찍지 않은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3대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 스탠다드&푸어스, 피치는 위험한 증권들에 대해 우량 평가를 해 주고 수십억 달러를 벌었다. 최대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의 수익은 2000~07년 사이에 4배로 뛰었다.

▶ 빌 애크먼: 무디스와 S&P는 평가 보고서를 써주는 것으로 수익을 내는 회사들입니다. 구조화된 증권에 대해 AAA 등급을 많이 내줄수록 이들의 분기당 수익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이건 <뉴욕 타임스>에 가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이봐요, 당신이 나에 대해 긍정적인 기사를 써 준다면 50만 달러를 주겠소. 그렇지 않으면 땡전 한푼 주지 않겠소."

▶ 제롬 폰스 (무디스 신용평가사 전 이사): 신용평가 회사들이 "미안하지만 기준을 강화해야겠소" 하고 말했다면 이러한 돈잔치를 막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막대한 돈이 위험한 부채로 흘러가는 것도 즉시 중지시킬 수 있었을 거고요.

▶ 프랭크 파트노이 (UC 샌디에고 대학 법금융 교수): 과거에 AAA 등급을 받는 대상은 소수였으나, 갑자기 엄청난 숫자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 제롬 폰스: 한 해 수천억 달러어치 물량이 평가 대상이 되었습니다.

▶ 프랭크 파트노이: 상원과 하원에서 신용평가 회사와 관련한 조사를 벌일 때 나는 참고인으로 증언했습니다. 그 때 불려나온 신용평가 회사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를 전문으로 다루는 저명한 변호사들을 이끌고 나타나서는, 자기네가 AAA 등급을 줄 때 그것은 단지 자기네의 의견을 말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무도 그것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거죠.

▶ 데븐 샤르마 (스탠다드&푸어스, 의회 조사에서): S&P의 등급은 우리의 의견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 스티븐 조인트 (피치, 의회 조사에서): 우리가 매기는 등급은 우리 의견입니다.
▶ 레이먼드 맥대니얼 (무디스, 의회 조사에서): 의견이죠. 그저 의견일 뿐입니다.
▶ 스티븐 조인트 (피치, 의회 조사에서): 우리의 등급은 의견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의견 좋아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자신의 의견을 우리와 나누지는 않았다. - 이들 모두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 데븐 샤르마 (스탠다드&푸어스, 의회 조사에서): 우리가 매긴 등급은 해당 증권의 시장 가치나 그 가격의 변동성, 투자 적합성 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제2부 끝, 다음에 계속)

 

덧글

  • dhunter 2011/11/04 15:31 # 삭제 답글

    occupy wall street 가 괜히 나오는게 아니군요...
  • deulpul 2011/11/04 16:37 #

    네, 바로 그 월 스트리트죠. 그 운동을 만든 인식에 이 영화가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차원이동자 2011/11/04 20:13 # 답글

    우와. 이 작품 아직 안봤는데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해주시다니...감사합니다.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 deulpul 2011/11/05 04:47 #

    언제 시간 나시면 꼭 한번 보십시오. 우선 메시지라도 훑어 보자고 글로 옮겼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저 뻔뻔한 얼굴들을 제대로 보여드리는 데 한계가 있어서 안타까워 하고 있거든요.
  • 2011/11/07 06:3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1/11/07 15:12 #

    고맙습니다. 잉여력의 소산이지만, 칼 들고 번역하는 심정이었습니다.
  • 하얀까마귀 2011/11/07 14:45 # 답글

    사트야짓 다스의 책은 <파생상품:드라마틱한 수익률의 세계>라는 안 드라마틱한 이름으로 번역본이 있습니다. 원제가 아마 이 책이 맞을거에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565911
  • deulpul 2011/11/07 16:13 #

    아, 그 책의 한글판이 있군요. 원제는 <Traders, Guns, and Money: Knowns and Unknowns in the Dazzling World of Derivatives> 인데, 말씀대로 바로 그 책입니다. 아마존 서평들을 잠깐 보니, 이 영화에도 등장하는 질리언 텟이 "수학적으로 도전 받는 사람들에게 파생상품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려준다"는 게 있고, 어떤 독자는 "한 이중간첩의 자기 고백서"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네요. 정보를 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 눈너머 2011/11/08 14:38 # 삭제 답글

    "AIG는 적립금을 모아두지 대신, 계약이 성사되는 대로 직원들에게 엄청난 현금 보너스를 지급했다. "가 맞지 않나요?
  • deulpul 2011/11/08 15:34 #

    네, 말이 꼬인 부분이 있군요. 뜻이 잘 통하게 고쳤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재설 2012/03/15 11:35 # 삭제 답글

    와 잘 보고 갑니다.정말 감사합니다.
  • deulpul 2012/03/15 15:10 #

    무한정 긴데도 참고 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러나 2편도 있다능... 하하.
  • freeit 2012/08/01 00:27 # 삭제 답글

    많은 노고가 들어간 script인거 같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경제위기의 원인에 대해 잘 알게 되었고, 지금의 상황도 보다 정확히 인식할 수 있게 된거 같았습니다. 여러번 다시 보고 싶어 script를 찾게 되었고 님의 노고 덕분에 좋은 자료를 얻을수 있게 되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 deulpul 2012/08/02 03:59 #

    이 영화를 만든 찰스 퍼거슨이 가장 감사해 할 것 같은 관객이십니다. 저 역시, 이렇게 꼼꼼히 읽어주시는 분이 있어서 제 잡다한 노력이 아깝지 않습니다.
  • JENNY 2013/10/20 16:59 # 삭제 답글


    경제공부를 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다시한번 정리하고 싶었는데 정말 감사히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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