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인사이드 잡>스크립트 2/2 섞일雜 끓일湯 (Others)

(앞부분 1/2은 여기)

제3부: 위기


▶ 뉴스 앵커 (2005년 7월, 벤 버냉키에게): 수많은 경제학자가 방송에 나와서 "이건 심각한 거품이며 곧 터질 겁니다. 엄청난 경제 문제가 될 겁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언젠가 불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까지 말합니다. 만일 전국에 걸쳐 거품이 꺼지고 가격이 폭락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이 될까요?
▶ 벤 버냉키: 당신이 한 말과는 생각이 다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전국 차원에서 집값이 하락한 경우는 한 번도 없습니다.

벤 버냉키는 서브프라임 대출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006년 2월에 연방준비위원회(FRB) 의장이 되었다. 수많은 경고가 나오고 있었음에도 버냉키와 FRB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버냉키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로버트 나이즈다는 벤 버냉키가 FRB 의장이 된 뒤 그와 FRB 위원들을 세 차례 만났다.

▶ 로버트 나이즈다 (그린라이닝 연구소 전 소장): 뭔가 문제가 있으며 정부가 그 속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버냉키가 마침내 운을 뗀 것은 마지막으로 만나는 자리에서였습니다.
▷ 그게 언제죠? 몇 년입니까?
▶ 로버트 나이즈다: 2009년 3월11일, 워싱턴 DC에서였습니다.
▷ 올해가 되어서야 그랬군요.
▶ 로버트 나이즈다: 네, 올해 우리가 만날 때였습니다.
▷ 그 전에 만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단 말이죠? 2008년에조차도요.
▶ 로버트 나이즈다: 그렇습니다.

버냉키 아래에서 일하던 여섯 명의 FRB 이사 중 하나인 프레데릭 미쉬킨은 2006년에 부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사람이다.

▷ FRB가 로버트 나이즈다를 비롯한 그의 그린라이닝 연구소 사람들과 반 년에 한 번씩 만날 때, 당신도 참석했습니까?
▶ 프레데릭 미쉬킨 (FRB 이사, 2006~08): 그랬죠. 뿐만 아니라 나는 그린라이닝 연구소의 활동과 직접 관련이 있는 소비자공동체위원회 소속이기도 했습니다.
▷ 나이즈다는 당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아주 분명한 태도로 경고하지 않았습니까? 또 그때 흔히 이루어지던 종류의 대출과 관련한 자료들을 직접 가지고 가기도 했고요. FRB는 정중히 듣기는 했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았죠.
▶ 프레데릭 미쉬킨: 네. 저... 다시 말씀드리지만 나는 자세한 것은 모릅니다. 나는... 실은... 저... 나는 그가 정확히 무슨 정보를 가져 왔는지 몰라요. 저...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때 어떤 문제들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당신의 질문은 그 문제들이 얼마나 만연했는가 하는 건가요?
▷ 왜 당신들은 나이즈다의 자료들을 들여다 보지 않았습니까?
▶ 프레데릭 미쉬킨: 그렇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을 시켜 이 문제를 검토하게 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 실례합니다만,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만일 당신들이 제대로 봤다면 당연히 뭔가를 발견했을 거 아닙니까.
▶ 프레데릭 미쉬킨: 당신도 알다시피, 지나고 나서 뭔가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 말하기는 아주 쉽죠.

FBI는 이미 2004년부터, 주택 금융과 관련한 사기가 만연하는 데 대해 경고하고 있었다. FBI는 감정가 부풀리기나 대출 관련 서류 조작을 비롯한 여러 형태의 사기 행각을 보고했다.

2005년에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경제학자인 라구럼 라잔은 위험한 인센티브로 인해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6년에는 누리엘 루비니의 경고가 나왔고, 앨런 슬로언 <포춘>지 선임 편집장의 기사는 2007년에 <포춘>과 <워싱턴 포스트>에 실렸다. IMF로부터도 경고가 잇달아 나왔다.

▶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 나는 IMF를 대신하여, 우리 앞에 닥친 거대한 위기에 대해 분명히 말했습니다.
▷ 누구에게 말했나요?
▶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정부, 재무부, FRB 모두에게죠.

2007년 5월에 헷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은 '누가 책임을 덮어 쓸 것인가'라는 제목의 강연을 여러 곳에서 발표했다. 거품이 어떻게 꺼지게 될 것인가를 전망한 강연이었다. 또 2008년 초에 찰스 모리스는 임박한 위기에 대해 서술한 책을 펴내기도 했다.

▶ 프레데릭 미쉬킨 (FRB 이사, 2006~08): 뭘 해야 할지 몰랐을 뿐이죠. 증권 유통과 관계된 기준들이 약화되었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에 대해 뭔가 조처를 취해야 할 것인가의 여부가 문제였죠.

2008년에 이르자 주택 압류가 급속히 늘어났으며, 증권화 먹이 사슬은 붕괴했다. 돈을 빌려 준 채권자는 자신이 가진 채권을 더이상 투자 은행에 팔 수 없었으며, 채무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채권자들이 줄줄이 파산했다.



▶ 조지 소로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회장): 시티뱅크의 척 프린스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음악이 멈추기 전까지는 계속 춤을 추어야 한다'. 그러나 그가 그런 말을 할 때 음악은 이미 멈추어 있었죠.

CDO 시장은 붕괴되었으며, 투자 은행은 팔지도 못하는 채권, CDO, 부동산 등을 수천억 달러어치 떠안게 되었다.

▶ 누리엘 루비니 (뉴욕 대학 경영대 교수): 위기가 시작되었을 때 부시 행정부와 FRB는 모두 사태의 진행에 뒤처져 있었습니다. 그들은 위기의 파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 사태가 심각하고 상황이 나쁘다는 생각을 가장 처음 해보신 게 언제입니까?
▶ 크리스틴 라가드 (프랑스 금융장관): 지금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2008년 2월의 G7 회담에서였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 재무장관 헨리 폴슨과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에게 이렇게 말한 것도 분명히 기억합니다: "우리는 지금 쓰나미가 몰려오는 것을 보고 있다구요. 그런데도 어떤 수영복을 입어야 좋을까 하는 생각이나 하고 있어야 한다구요?"
▷ 폴슨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 크리스틴 라가드: 이렇게 말했습니다. "상황은 잘 통제되고 있어요. 우리는 현 상황을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으며, 적절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 헨리 폴슨 (재무장관, 2008년 2월9일, 도쿄 G7 회담 당시): 우리는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성장을 계속하면 불황이 벌어질 수 없지 않습니까? 그렇죠? 우리,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지 않나요.



그러나 폴슨이 이러한 말을 하기 넉 달 전에 불황은 이미 시작되었다.

▶ 뉴스 보도 (2008년 3월16일): 며칠 안으로 월 스트리트를 떠받치던 기둥 하나가 경쟁사에 팔리고...

2008년 3월에 투자 은행인 베어 스턴즈가 현금이 바닥난 뒤, 한 주당 2달러의 헐값으로 JP 모건에 합병되었다. 이 거래를 위해 FRB는 300억 달러의 긴급 보증을 섰다.

▶ 사이먼 존슨 (MIT 교수, 전 IMF 수석 경제학자): 바로 이 때가 정부가 개입하여 시스템에 내재한 위험 요소를 줄이는 다양한 조처를 시도할 수 있었던 시점이었습니다.

▶ 폴 칸조스키 (하원의원, 민주당-펜실베이니아, 2008년 7월10일, 의회 조사에서): 내가 정보를 입수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문제가 끝난 것이 아니라 또다른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하던데요?
▶ 헨리 폴슨 (재무장관): 저, 저는 투자 은행들이 FRB나 SEC와 협조하며 유동성을 강화하고... 그... 자본적 위치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계속 보고를 받고 있으며, 우리 감독관들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2008년 9월7일, 헨리 폴슨은 파산하기 직전 상태에 놓인 거대 주택 금융 대출업체인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을 연방정부가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 헨리 폴슨 (2008년 9월7일): 오늘의 조처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주택 시장이나 다른 미국 금융 기관의 안정성에 대한 정부의 견해가 바뀐 것은 전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바로 이틀 뒤에 리만 브라더스가 32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손실을 발표하였으며, 이 회사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 9월에 터진 리만과 AIG 사태의 영향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충격적입니다. 7월 이후에 벌어진 일이었으며, 패니와 프레디 다음이기도 했죠. 이런 점에서 볼 때, 9월이 되도록 그런 큰 사태가 벌어지리라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는 말이 되는데요.
▶ 데이빗 맥코믹 (부시 행정부 재무부 차관): 그렇다고 봅니다. 그렇게 봐야 할 것 같네요.

▷ 베어 스턴즈는 파산하기 한 달 전까지만 해도 AAA 상태였는데요?
▶ 제롬 폰스 (무디스 신용평가사 전 이사): 아마 A2였을 겁니다.
▷ A2라구요?
▶ 제롬 폰스: 네.
▷ 좋습니다. A2도 여전히 파산 등급은 아니지 않습니까?
▶ 제롬 폰스: 전혀 아니죠. A2는 탄탄한 투자 등급을 의미하는 높은 등급입니다. 리만 브라더스도 추락하기 며칠 전까지 A2였구요. AIG 역시 구제 금융을 받기 며칠 전까지 AA였습니다.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은 정부에 인수되기 전에 AAA 등급이었고, 시티그룹, 메릴 린치 등등 모두가 투자 등급이었습니다.
▷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합니까?
▶ 제롬 폰스: 좋은 질문입니다. (웃음) 좋은 질문이에요.

▷ 정부가 이런 거대 금융기관에 가서 '이건 심각한 문제요. 당신네 상황이 어떤지 말해 보시오. 거짓말 말고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털어 놓으시오' 하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 데이빗 맥코믹 (부시 행정부 재무부 차관): 네, 우선 그런 건 감독관들의 일입니다. 그렇죠? 이런 여러 기관들의 실태를 파악하는 게 이들의 업무입니다. 이들은 그런 정확한 이해를 하고 있었으며, 위기가 진행됨에 따라 이러한 이해는 더욱 정밀해졌습니다. 그래서...
▷ 죄송합니다만, 그건 분명히 사실이 아닙니다. 나는...
▶ 데이빗 맥코믹: 사실이 아니라니, 무슨 말입니까?

▷ 2008년 8월에 리만 브라더스, 메릴 린치, AIG의 신용 등급이 무엇이었는지 아십니까? 그리고 그게 정확했다고 보시나요?
▶ 프레데릭 미쉬킨 (FRB 이사, 2006~08, 현 컬럼비아 대학 경영대 교수): 글쎄요, 그 때쯤이면 이들에게 매겨진 등급이 부정확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죠. 등급이 크게 낮아졌으니까요.
▷ 아뇨, 등급을 낮추는 일은 없었습니다.
▶ 프레데릭 미쉬킨: 산업 전반으로 볼 때 약간의 등급 하향 조정이 있었습니다. 주가 때문에...
▷ 아니오, 약간의 등급 하향화조차도 없었습니다. 이 모든 기업은 구제를 받기 하루이틀 전까지 최소한 A2 등급 이상을 유지했거든요.
▶ 프레데릭 미쉬킨: 아, 그, 그렇다면... 제 대답은... 나는 잘 모르고... 이 문제에 대해 당신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 당시 뉴스 보도: FRB의 프레데릭 미쉬킨 이사가 8월31자로 사직합니다. 컬럼비아 대학 경영대의 교수 자리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미쉬킨이 떠남에 따라, FRB 이사 7명 자리 중에서 3석이 공석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경제 상황이 그들을 가장 필요로 할 때 말입니다.

▷ 당신은 왜 2008년 8월, 그러니까 가장 심각한 금융 위기의 한가운데서 FRB를 떠나는 결정을 내렸나요?
▶ 프레데릭 미쉬킨: 그, 그건... 저... 나는 내가 쓴 교과서의 수정판을 내기 위해서요.
▷ 당신의 책이 중요하고, 또 널리 읽힌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2008년 8월의 세상에서는 그보다 좀더 중요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9월12일에 리만 브라더스는 현금이 말라 버렸다. 투자 은행 업계 전체가 곤두박질쳤다. 국제 금융 체제의 안정성은 위험에 처했다.

그 주말에 헨리 폴슨 장관과 뉴욕 FRB 의장 티모시 가이스너는 주요 은행의 CEO들을 긴급 소집해, 리만 브라더스를 살리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참석자는 시티그룹의 비크람 팬딧, 모건 스탠리의 존 J. 맥, JP 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골드만 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등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리만 브라더스만이 아니었다. 또 하나의 주요 투자 은행인 메릴 린치 역시 파산 직전 상황에 처했다. 바로 그 일요일에 메릴 린치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인수되었다.

리만 브라더스 매입에 흥미를 가진 은행은 영국의 바클리스 뿐이었다. 그러나 영국의 관료들은 미국 정부가 재정적 보증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폴슨은 이를 거절했다.

리만 브라더스와 연방정부 모두 파산에 대비한 대책이 전혀 없었다.

▶ 하비 밀러 (리만 브라더스 파산 변호사): 우리 모두는 택시를 잡아 타고 FRB로 달려갔습니다. 그들은 9월14일 자정 이전에 파산 절차를 개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우리는 (파산 결정으로 가면) 끔찍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대화 도중에 저는 '아마겟돈'이라는 말을 쓰면서, 그들이 자신의 결정이 초래할 결과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가 따졌습니다. 그 결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할 것임이 분명했습니다.
▷ 그런 말을 했습니까?
▶ 하비 밀러: 그랬죠. 그들은 우리 말을 모두 경청했다고 말했지만, 시장을 진정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리만 브라더스를 파산시키는 일이 불가피하다는 믿음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라구요?
▶ 하비 밀러: 네.

▷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으로 간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으신 게 언제입니까?
▶ 크리스틴 라가드 (프랑스 금융장관): 그런 일이 벌어지고 나서죠.
▷ 벌어지고 나서라구요?
▶ 크리스틴 라가드: 그렇습니다.
▷ 놀랍네요. 그런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 크리스틴 라가드: "오, 세상에나!"

폴슨과 버냉키는 다른 나라 정부와 상의하지도 않았으며 외국의 파산법에 대한 이해도 없었다.

▶ 뉴스 보도 (2008년 9월16일): 리만 브라더스의 영국 지사 직원들이 사무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영국법에 따르면 리만의 영국 지사는 즉시 문을 닫도록 되어 있었다.

▶ 하비 밀러 (리만 브라더스 파산 변호사): 모든 거래가 정지되었습니다. 마무리를 위해 해야 할 거래가 헤아릴 수도 없이 많았는데도 말이죠.

▶ 질리언 텟 (<파이낸셜 타임스> 미국 편집장): 런던의 리만 브라더스 지사에 자산을 갖고 있던 헷지펀드 회사들은 밤새 그들의 자산이 동결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습니다.

▶ 사트야짓 다스 (파생상품 컨설턴트, <거래자, 총기, 그리고 돈>의 저자): 중심축 하나가 무너진 겁니다. 시스템 전체에 거대한 연쇄 반응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 당시 뉴스 보도: 파산 상태인 리만 브라더스에 의해 발행된 불량 채무 때문에, 미국에서 가장 오래 된 머니마켓펀드 중에서 약 7억5천만 달러어치가 대손 상각되었습니다.

리만의 파산으로 인해, 월급과 같은 운용 경비를 지급하는 데 이용되는 상업 어음 시장 역시 붕괴되었다.

▶ 당시 뉴스 보도: 이것은 직원을 해고해야 하고, 부품을 구입하지 못하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불가능해진 것입니다.

▶ 질리언 텟: 사람들이 갑자기 일어나서 말했습니다: "무엇을 믿을 수 있단 말인가. 믿을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

AIG는 신용파산스왑 소유자들에게 130억 달러를 빚지고 있었지만, 지급할 돈이 없었다.

▶ 앤드루 쉥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수석고문): AIG는 또다른 중심축이었죠. AIG가 멈춘다면 모든 비행기들이 운항을 중지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AIG는 9월17일에 정부에 인수되었다. 바로 다음날, 폴슨 장관과 버냉키 의장은 은행들을 살리기 위해 7천억 달러의 구제 자금을 승인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이들은 이런 방법이 아니면 재앙 같은 금융 붕괴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누리엘 루비니 (뉴욕 대학 경영대 교수): 무서운 상황이었습니다. 전체 시스템이 얼어붙어 버렸죠. 금융 시스템과 신용 시스템 모두가. 아무도 돈을 빌릴 수 없었습니다. 세계 금융 체제에 심장마비가 온 것과 같았습니다.

▶ 헨리 폴슨 (2008년 9월15일): 제게 주어진 상황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만든 많은 원인은 오래 전에 벌어진 일들입니다.

▶ 데이빗 맥코믹 (부시 행정부 재무부 차관): 폴슨 장관은 해당 가을 시기 내내 앞에 나서서 발언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사태를 만든 많은 원인들에 대해 말했죠. 나는...
▷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 데이빗 맥코믹: 농담 아닙니다. 뭘 기대하십니까? 나는... 당신은... 당신은 뭔가 새로운 이야길 하고 싶어하는 겁니까?
▷ 폴슨 장관은 신용파산스왑에 대한 규제에 반대하고 또 투자 은행들의 레버리지 한계를 높여준 장본인 중 한 명입니다.
▶ 데이빗 맥코믹: 그래서... 다시 말하지만... 뭐가...
▷ 그가 이러한 사실을 언급했나요? 나는 그런 걸 듣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 데이빗 맥코믹: 카메라 잠깐 끄면 안 되겠습니까?

헨리 폴슨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AIG에 구제 금융이 지원된 바로 다음날, AIG의 신용파산스왑 상품을 갖고 있던 이들에게 610억 달러가 지급되었다. 그 중 최대 수혜자는 골드만 삭스였다. 폴슨 재무장관(아래 사진 왼쪽), 버냉키 FRB 의장(가운데), 팀 가이스너 뉴욕 FRB 의장(오른쪽)은 채권 상환액에 대한 협상 없이 액면가 그대로 전부 지급하도록 AIG에 압력을 넣었다. 이와 같은 AIG의 구제 금융을 대느라 납세자들의 돈 1천50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되었다.



▶ 마이클 그린버거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전 부의장, 1997~2000): 1천600억 달러가 AIG에게로 갔고, 골드만 삭스에게는 140억 달러가 돌아갔죠.

동시에 폴슨과 가이스너는 AIG가 골드만 삭스를 비롯한 다른 투자 은행들을 상대로 하여 사기 혐의로 제소할 권리를 포기하도록 압박했다.

▷ 이러한 위기를 해결해야 하는 책임자(즉 헨리 폴슨 장관)가 골드만 삭스의 CEO 출신이라는 사실에 문제가 없습니까? 위기를 만든 주요 원인 제공자 중 하나인 골드만 삭스 말입니다.
▶ 데이빗 맥코믹 (부시 행정부 재무부 차관): 글쎄요, 오늘날의 금융 시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 조지 W. 부시 (당시 발표): 긴급히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여 은행들과 다른 금융기관들이...

2008년 10월4일 부시 대통령은 7천억 달러 규모의 구제 자금 법안에 서명했다. 그러나 국제 불황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우려 때문에 세계 주식 시장은 여전히 곤두박질쳤다.

구제 자금 법안은 노동자 해고나 주택 압류 사태에 대해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의 실업률은 10% 수준으로 급속히 치솟았다. 불황이 가속화되었으며 또 전세계로 확산되었다.

▶ 찰스 모리스 (<2조 달러어치의 붕괴> 저자): 나는 진정으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전세계가 같은 시기에 같은 정도로 곤두박질치리라고는 예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2008년 12월에 이르자 제너럴 모터스와 크라이슬러가 파산에 직면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는 바람에, 중국 제조업은 판매량이 급감했으며 중국의 이주노동자 1천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 마지막에 가장 큰 비용을 치르는 사람은 언제나 가장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 조안나 수 (중국 광동성 그랜드조명회사 전 노동자): 여기서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지요. 한 달에 70~80달러 정도였어요. 시골의 농민으로서는 그 정도 돈을 벌지 못해요. 노동자들은 월급을 받아서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하곤 했습니다. 미국에서 위기가 시작되자, 그 위기가 중국으로 닥칠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공장들은 노동자를 해고했습니다. 사람들은 직장을 잃고 가난해졌습니다. 살기가 훨씬 힘들어졌어요.

▶ 패트릭 대니얼 (<싱가포르 프레스 홀딩스> 편집장): 우리는 약 20%대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화려한 시기였죠. 그러다가 최근 분기에 갑자기 -9%로 떨어졌습니다. 수출이 막혔습니다. 30% 정도나 돼요. 경제 위기의 충격을 그대로 맞은 겁니다. 절벽에서 떨어졌다고 할까, 폭발해 버렸다고 할까.

▶ 리 시엔 룽 (싱가포르 총리): 위기가 전파되는 동안에도 우리는 이 위기가 얼마나 넓게 확산될지, 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피난처를 찾아서 이 폭풍의 타격을 덜 입을 방법이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능해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고도로 세계화된 세상이며 경제권은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2010년 초, 미국의 주택 압류는 6백만 건에 이르렀다.

▶ 에릭 핼퍼린 (책임있는대출운동 의장, 워싱턴 D.C.): 어떤 한 집이 압류에 들어가면 그 주변에 사는 모든 사람이 영향을 받습니다. 해당 부동산이 시장에 나가면 싼 값으로 팔리게 마련입니다. 시장에 나오기 전까지는 제대로 관리도 되지 않죠. 앞으로도 9백만 명이 집을 잃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콜럼바 라모스 (캘리포니아 주 산호세 주민): 어느 주말에 우리는 집을 보러 나갔습니다.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죠. 매달 내야 하는 상환금은 3천200달러였습니다.

콜럼바 라모스와 그녀의 남편은 영어를 쓰지 않는다. 이 가족은 약탈성 대출을 취급하는 업자에게 고용된 주택 융자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했다.

▶ 콜럼바 라모스: 집은 예뻤고 모든 것이 아름다웠죠. 상환금도 높지 않았고요. 마치 복권을 맞은 것 같았습니다. 첫 달 청구서가 도착한 뒤 우리가 처한 현실이 드러났어요. (청구서에 명시된 실제 월 상환금은 5천938달러였다.) 남편에게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그가 죽도록 일해야 하게 되었기 때문에요. 애들도 셋이나 있구요...

플로리다 주 피넬라스 카운티의 '텐트 도시'


▶ 에릭 에바노스카스 (가톨릭 자선단체 소속, '텐트 도시' 자원봉사자): 최근 이 곳에서 내가 본 사람 대부분은 경제 위기로 피해를 본 이들입니다. 다달이 수입에 의존해 살아 오다가 돈이 떨어져 버린 사람들이죠. 실업 때문에 집 융자 상환금이나 자동차 할부금을 낼 수 없게 된 겁니다.

▶ 스티븐 A. 스티븐 (전 건설 노동자): 저는 목재 트럭 운전사였습니다. 제가 있던 곳의 목재 관련 시설들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제재소 등도 다 망했습니다. 그래서 이 곳으로 왔습니다. 그 뒤에는 건설 현장에서 일했는데, 그곳도 문을 닫았습니다. 살기가 무척 힘듭니다. 여기 저 같은 사람들이 아주 많은데, 조만간에 이런 캠프가 주변에 더 들어설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일자리가 없는 때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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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누구 책임인가


▶ 리처드 펄드 (리만 브라더스 CEO, 의회 조사에서): 회사가 좋으면 우리도 좋은 성적을 냅니다. 회사가 좋지 않으면 우리도 좋지 않게 됩니다.



자신의 회사를 파괴하고 세계를 위기의 구렁텅이에 처박은 사람들은 자기 재산에 흠집 하나 내지 않은 채 그 잔해를 빠져 나갔다. 리만 브라더스의 최고 경영자 다섯 명은 2000~07년 기간에 10억 달러 이상을 벌었다. 회사가 파산했을 때도 이들은 그 돈을 그대로 가졌다.



▶ 리처드 펄드 (의회 조사에서):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했습니다.

▶ 안젤로 모질로 (컨트리와이드 CEO, 의회 조사에서): 우리가 상환되지 않을 대출을 해 줬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럼 우리도 망하니까요. 돈 빌린 사람이 망하면 그 공동체가 망하고 우리도 함께 망합니다.



컨트리와이드의 CEO 안젤로 모질로는 2003~08년 기간에 4억7천만 달러를 벌었다. 그 중 1억4천만 달러는 그의 회사가 붕괴하기 1년 전에 자기 소유의 자사 주식을 헐값으로 내다 판 데서 나왔다.

▶ 빌 애크먼 (헷지펀드 매니저): 한 사업체가 망하게 되면 궁극적인 책임은 이사회에 있습니다. 이사회가 CEO를 선임하거나 해촉하고 중요한 전략적 결정들을 감독하기 때문이죠. 미국 기업에서 이사회 구성의 문제는, 이사진이 임명되는 방식입니다. 이사들의 대부분이 CEO에 의해 선택된다는 것이죠.

▶ 스캇 탈봇 (금융 서비스 업계 수석 로비스트): 경영자들에게 줄 급여 패키지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두 주체는 이사회와 보상위원회입니다.
▷ 이들이 지난 10년 동안 어떻게 해 왔다고 보세요?
▶ 스캇 탈봇: 글쎄요, 이들이 해온 일을 고려하면 B 점수를 주겠습니다. 왜냐하면...
▷ B라구요?
▶ 스캇 탈봇: 그렇습니다.
▷ F가 아니고요?
▶ 스캇 탈봇: F는 아니죠. 아닙니다.

메릴 린치의 CEO인 스탠 오닐(아래 사진)은 2006년과 07년 단 두 해에 9천만 달러를 받았다. 자기 회사를 바닥에 처박았는데도 메릴 린치의 이사회는 그가 스스로 사임하고 떠나도록 허용했다. 오닐은 회사를 떠나면서 퇴직금으로 1억6천100만 달러를 챙겨 갔다.



▷ 스탠 오닐은 해고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사임하면서 1억5천100만 달러의 퇴직금까지 챙겨갔는데요.
▶ 스캇 탈봇: 그건 그 시점에서 이사회가 내린 결정입니다.
▷ 당신은 그런 결정에는 어떤 점수를 주겠습니까?
▶ 스캇 탈봇: 어, 좀 어려운 질문이군요. 여기에도 B를 줘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오닐의 후임자인 존 세인(아래 사진)은 2007년에 8천7백만 달러를 벌었다. 2008년 12월, 메릴 린치가 미국 납세자들의 돈으로 구제 금융을 받은 지 두 달 만에 세인과 이사들은 수십억 달러의 보너스를 나눠 가졌다.



2008년 3월, AIG의 금융상품부서는 110억 달러를 날렸다. 이 부서의 책임자였던 조지프 카사노는 해고되는 대신 컨설턴트로 계속 재직했다. 한 달에 1백만 달러를 받으면서 말이다.

▶ 마틴 설리번 (의회 조사에서): 우리는 핵심 직원들을 AIG에 계속 남겨 두고 싶었습니다. 그들의 지식을 보유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 한 1년 전쯤에 헨리 폴슨 장관이 주재하는 아주 흥미로운 저녁식사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공직자 몇 명과 미국 거대 은행의 CEO 두어 명도 함께 있었지요. 놀랍게도 이 사람들 모두는 자신들이 너무 탐욕적이라면서 책임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좋은 말이죠. 그리고 나서 이들은 폴슨 장관을 보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너무 탐욕적이며 그런 태도를 피할 수가 없단 말입니다. 당신이 우리를 좀더 규제해야 하는 거요. 이런 걸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규제를 강화하는 거요."
▷ 제가 지금까지 많은 은행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어 봤는데, 고위층을 포함해서 말이죠, 그런데 그들 스스로 자신들이 받는 보상이 규제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처음 들어봅니다.
▶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그렇겠죠. 당시는 그들 스스로도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기에 대처하는 해결책이 보이기 시작하자, 그들은 다시 생각을 바꾸었을 겁니다.

미국에서 은행들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강력하며 집중화되어 있다.

▶ 마틴 울프 (<파이낸셜 타임스> 수석 경제평론가): 경쟁자는 거의 없는 상태죠. 수많은 작은 은행들이 거대 은행에 병합되었습니다. 오늘날 JP 모건은 과거보다 더 커졌습니다.

▶ 누리엘 루비니 (뉴욕 대학 경영대 교수): JP 모건은 처음에 베어 스턴스를 먹었고 그 다음에는 WAMU를 먹었습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컨트리와이드와 메릴 린치를 먹었죠. 웰스 파고는 와코비아 은행을 먹었습니다.

위기가 벌어진 뒤 금융업계는 개혁 조처에 저항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는 금융업계의 로비 단체인 '금융 서비스 라운드테이블'도 한 몫 하고 있다. 금융 부문은 로비스트로 3천 명을 거느리고 있는데, 이는 의회 의원 한 명에 로비스트 다섯 명이 달라붙고도 남는 숫자다.



▷ 당신은 금융 산업이 미국 정치에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 스캇 탈봇 (금융 서비스 업계 수석 로비스트, 위 사진): 아니요. 나는 국가의 모든 사람이 이곳 워싱턴에서 대표되고 있다고 봅니다.
▷ 미국 사회의 모든 분야가 시스템에 대하여 평등하고도 공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는 말입니까?
▶ 스캇 탈봇: 그렇습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어떤 청문회장에라도 걸어 들어갈 수 있지요.
▷ 청문회장에 걸어 들어갈 수는 있지만, 당신이 대표하는 산업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로비용 수표를 쓸 수는 없죠. 당신의 산업이 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정치 자금을 댈 수도 없고요.

1998~2008년 사이에 금융업계는 로비와 정치 자금으로 50억 달러 이상을 썼다. 위기가 벌어진 뒤 이들은 더 많은 돈을 퍼붓고 있다.

금융 산업은 또 좀더 은밀한 방법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국민 대부분은 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 경제학 자체를 타락시키는 것이다.

▶ 조지 소로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회장): 탈규제 정책은 금융 산업과 학계 모두에서 엄청난 지지를 받았습니다. 관계된 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런 지지를 표했습니다. 경제학계는 이러한 환상을 만들어 낸 주요 원천이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1980년 이래 탈규제 방침의 주요 주창자들이었으며, 미국 정부의 정책을 만드는 데 강력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들 경제 전문가 중에서 위기를 경고한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어 위기가 터지고 나서도 이들은 개혁에 반대했다.

▶ 찰스 모리스 (<2조 달러어치의 붕괴> 저자): 경제학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기업에 컨설팅을 해주고 거액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영대 교수들은 교수 월급으로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아주 아주 잘 살죠.

▷ 지난 10년 동안 금융 업계는 미국에서 50억에 이르는 정치 자금을 제공해 왔습니다. 엄청난 돈이죠. 이런 사실이 불편하지 않습니까?
▶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 대학 경제학 교수): 아니요.

마틴 펠드스타인은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이며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경제학자 중 한 명이다. 레이건 대통령의 수석 경제 보좌관으로 재직했던 그는 탈규제 정책을 기초한 주요 인사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는 또 1988~2009년 사이에 AIG와 AIG의 금융상품부의 이사로 재직하면서 수백만 달러를 벌었다.



▷ AIG의 이사로 근무했다는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하진 않습니까?
▶ 마틴 펠드스타인: 노 코멘트입니다. 아니, AIG의 이사였던 것에 아무런 후회가 없습니다.
▷ 없다구요.
▶ 마틴 펠드스타인: 전혀 없습니다. 전혀요.
▷ 좋습니다. AIG가 내린 결정들에 대해서는 유감스럽지 않나요?
▶ 마틴 펠드스타인: AIG와 관련해서는 더이상 말할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 글렌 허버드 (부시 행정부 수석 경제 보좌관, 현 컬럼비아 대학 경영대학장): 나는 노스웨스턴, 시카고, 하버드, 컬럼비아 대학 등에서 가르쳤습니다.

글렌 허버드는 컬럼비아 대학 경영대학장이며 조지 W. 부시 밑에서 경제참모위원회 의장으로 일했다.

▷ 금융업계가 미국에서 지나치게 큰 정치적 권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 글렌 허버드: 아니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금융회사 관계자들이 워싱턴에서 정기적으로 두들겨 맞는 것을 본다면 그런 인상을 갖지 않을 겁니다.

많은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금융 산업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이들이 정부 정책을 재단하도록 도와주고 그 대가로 조용히 거액을 챙긴다. 애널리시스 그룹, 찰스 리버 어소시에이츠, 컴퍼스 렉시컨, 법경제 컨설팅 그룹 등은 학자들의 전문성을 이용해 도움을 주는 회사들인데, 이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을 형성하고 있다.

베어 스턴즈의 헷지펀드 매니저인 랄프 치오피와 매튜 태닌은 이들 회사를 이용한 서비스 덕을 본 사람들이다. 이들은 증권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는데, 애널리시스 그룹의 도움을 받고 나서 무죄로 석방되었다. 이들을 변호하는 증언을 해 주고 나서 10만 달러를 받은 사람이 글렌 허버드이다.



▷ 경제학계가 이해의 상충과 관련한 문제를 갖고 있다고 보지 않으십니까?
▶ 글렌 허버드: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경제학계의 상당 부분, 경제학자 상당수가 금전적인 측면에서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점이 있다는 생각을...
▶ 글렌 허버드: 아, 이제 당신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신도 아다시피 경제학자 대부분은 부유한 사업가들이 아닙니다.

허버드는 현재 메트 라이프의 이사로서 한 해 25만 달러를 번다. 또 거품 시기에 거대 주택 금융 대출회사였으며 2009년에 파산한 캡마크의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노무라 증권이나 KKR 금융기업을 비롯한 다수의 금융 회사에 컨설팅을 해 왔다.

로라 타이슨은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의 교수인데,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녀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경제참모위원회의 의장과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을 역임했다. 타이슨은 정부 관료직을 떠나자마자 모건 스탠리의 이사가 되었으며, 한 해 35만 달러를 받았다.



브라운 대학 총장인 러스 시몬스(아래 사진 오른쪽)는 골드만 삭스의 이사로서 한 해 30만 달러를 받는다.



파생상품 탈규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재무장관인 래리 서머스는 2001년에 하버드 대학 총장이 되었다. 하버드에 있으면서도 그는 헷지펀드에 컨설팅을 해주고 수백만 달러를 벌었으며, 여기저기서 강연하는 대가로 또다른 수백만 달러를 벌었는데 그 대부분은 투자 은행들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연방정부의 재산 등록 자료를 보면 서머스의 재산은 1천650만~3천950만 달러 사이다.

연방준비위원회에 있다가 컬럼비아 대학으로 돌아온 프레데릭 미쉬킨은 자신의 재산이 600만~1천700만 달러라고 정부에 보고했다.

▷ 당신은 2006년에 아이슬란드의 금융 체제에 대한 논문을 공동으로 썼지요.
▶ 프레데릭 미쉬킨 (FRB 이사, 2006~08, 현 컬럼비아 대학 경영대 교수): 그렇습니다.
▷ 당신은 이렇게 썼습니다: "아이슬란드는 뛰어난 제도, 낮은 부패율, 법치를 자랑하는 선진국이다. 이 나라 경제는 신중한 규제와 감독이 전반적으로 강력히 가해지는 가운데 금융 자유화를 이루었다."
▶ 프레데릭 미쉬킨: 네, 그건 실수였습니다. 아이슬란드의 신중한 규제와 감독은 그다지 강력하지 못했음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그 기간에...
▷ 그렇다면 당신이 사실과 다른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 프레데릭 미쉬킨: 어... 누구나 자신이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할 수밖에 없지요. 일반적으로 아이슬란드의 제도가 훌륭하다는 시각이 보편적이었습니다. 매우 선진화된 나라라서...
▷ 누가 당신에게 그런 말을 했습니까? 어떤 연구를 하셨나요?
▶ 프레데릭 미쉬킨: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어 본 결과, 중앙 은행 같은 데를 신뢰하게 된 거죠. 제대로 일을 안 한 것으로 드러나긴 했지만요. 분명히...
▷ 왜 중앙 은행에 '신뢰'를 가지게 되었습니까?
▶ 프레데릭 미쉬킨: 그 신뢰, 그건, 그런 정보를 들었기 때문이었죠.
▷ 이 논문을 쓰는 대가로 얼마를 받으셨습니까?
▶ 프레데릭 미쉬킨: 아, 그 돈은... 제가 받은 금액은 공개되어 있습니다.

프레데릭 미쉬킨은 이 논문을 쓰는 대가로 아이슬란드 상공회의소로부터 12만4천 달러를 받았다.



▷ 당신의 현재 이력서를 보면 이 문제의 논문은 제목이 바뀌어 있는데요. 원래 제목은 '아이슬란드의 금융 안정성'인데 지금은 '아이슬란드의 금융 불안정성'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 프레데릭 미쉬킨: 아, 글쎄, 전 모릅니다. 뭔진 모르지만 오자가 났을 거에요. 오자요.

▶ 글렌 허버드 (부시 행정부 수석 경제 보좌관, 현 컬럼비아 대학 경영대학장): 누군가가 어떤 주제로 연구를 진행할 때, 그러한 연구가 자신의 이해관계와 결부되어 있는지의 여부를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러나 제가 아는 한 그런 내용을 강제하는 정책은 없는데요.
▶ 글렌 허버드: 논문을 쓰면서 그런 태도를 취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학계에서 심각한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당신의 논문이 아이슬란드 상공회의소로부터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다는 사실은 당신의 논문 어디에도 언급되어 있지 않은데요.
▶ 프레데릭 미쉬킨: 아니오, 우물쭈물...

영국에서 가장 저명한 경제학자이며 런던 대학 경영대학원 교수인 리처드 포테스 역시 2007년에 아이슬란드의 금융 분야를 칭송하는 보고서를 써 주고 아이슬란드 상공회의소로부터 돈을 받았다.

▶ 리처드 포테스 (당시 방송 화면에서): 이 은행들은 그 자체로 매우 유동성이 높습니다. 이들은 아이슬란드 통화가 실패하는 가운데서도 수익을 올렸습니다. 아주 강한 은행들이죠. 내년에도 이들의 재정 자원은 확실할 것으로 봅니다. 아주 잘 운영되는 은행들이에요.
▶ 뉴스 앵커: 리처드, 말씀 감사합니다.



미쉬킨처럼 포테스 역시 아이슬란드 상공회의소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 하버드 대학은 금전적인 이해관계의 충돌 사실을 논문에 명시하도록 요구합니까?
▶ 존 캠벨 (하버드 대학 경제학과 학과장): 제가 아는 한 그렇지 않습니다.
▷ 당신은 학과 교수들이 교외 활동을 통해 받은 수입을 보고하도록 합니까?
▶ 존 캠벨: 아닙니다.
▷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 존 캠벨: 왜 문제인지 모르겠군요.
▷ 마틴 펠드스타인은 AIG 이사로 있고, 로라 타이슨은 모건 스탠리의 이사입니다. 래리 섬머스는 금융 회사들에 컨설팅을 하는 대가로 1천만 달러를 벌고 있습니다. 아무 상관 없단 말인가요?
▶ 존 캠벨: 흠... 예. 기본적으로 상관 없는 문제들입니다.

▷ 당신은 광범위한 주제에 대하여 많은 논문들을 쓰셨습니다. 하지만 규제를 받지 않는 신용파산스왑의 위험성을 조사해 보신 적은 없던데요.
▶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 대학 경제학 교수): 그런 적이 없습니다.
▷ 경영자들의 보상에 대한 조사도 없구요. 기업 운영에 대한 규제, 정치 자금 공여의 효과 이런 데 대한 연구는 하나도 없군요.
▶ 마틴 펠드스타인: 뭐요? 그런 문제를 말하고 싶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습니다.

▷ 지금 당신의 이력서를 보고 있는데요. 당신의 교외 활동 대부분은 금융 회사들에 컨설팅을 해 주거나 경영에 참여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서술에 동의하지 않으십니까?
▶ 글렌 허버드 (부시 행정부 수석 경제 보좌관, 현 컬럼비아 대학 경영대학장): 동의하지 않습니다. 내가 컨설팅한 고객들이 누군지는 내 이력서에 나와 있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 당신이 컨설팅한 고객들은 누구입니까?
▶ 글렌 허버드: 그런 이야기를 당신에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좋습니다. 그럼...
▶ 글렌 허버드: 이봐요. 당신에게 몇 분만 더 주겠소. 그리고 인터뷰는 끝입니다.

▷ 당신은 금융 회사들을 컨설팅한 일이 있나요?
▶ 프레데릭 미쉬킨 (FRB 이사, 2006~08, 현 컬럼비아 대학 경영대 교수): 그렇습니다.
▷ 그럼...
▶ 프레데릭 미쉬킨: 하지만 그와 관련하여 자세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군요.

▷ (컨설팅한 회사 중에) 금융 회사들이 포함됩니까?
▶ 글렌 허버드: 그럴지도요.
▷ 기억 못하시나요?
▶ 글렌 허버드: 이보세요. 지금 이게 무슨 청문회 증언입니까? 나는 당신에게 정중한 태도로 시간을 내줬어요. 바보같은 일이었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당신, 이제 딱 3분 더 주겠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해보세요.

2004년에 거품이 최고조에 달해 있을 때, 글렌 허버드는 골드만 삭스의 수석 경제학자였던 윌리엄 C. 더들리와 함께 유명한 논문 하나를 썼다. 논문에서 허버드는 신용 파생상품들과 증권화 사슬을 칭송하고, 이로 인해 자본의 분배가 향상되며 금융 안정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썼다. 또 경제의 변동성이 감소하고, 불황은 점점 더 줄어들며 약화되었다고 썼다.

실제로는 신용 파생상품들은 은행이 손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했고, 위험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했다.

▷ 의사가 의학 연구 논문을 쓰면서 이렇게 말한다고 칩시다: "문제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 약을 처방해야만 한다." 나중에 이 의사가 자신의 수입의 80%를 이 약의 제조회사로부터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런 게 문제가 아닙니까?
▶ 존 캠벨 (하버드 대학 경제학과 학과장): 그런 사실을 공개해야 하는 일은 분명히 중요하겠지요. 저... 음... ....... 글쎄요, 하지만 그건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것과 경우가 좀 다르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음... 음...

하버드 대학과 컬럼비아 대학 총장들은 학자들의 이해관계의 충돌에 대해 말해 주기를 거부했다. 그들은 모두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 그렇다면 이런 일들이 경제학이라는 학문과 관련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찰스 모리스 (<2조 달러어치의 붕괴> 저자): 글쎄요, 허허허... 뭘 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죠. 나는 경제학이 실제로 문제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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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부: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미국 금융 부문이 부상한 것은 미국에서 벌어진 광범위한 변화의 일부이다. 1980년대 이래 미국은 점점 더 불평등한 사회가 되어 왔고, 경제적 주도권도 약화되어 왔다. 과거에 미국 경제의 핵심이었던 제너럴 모터스, 크라이슬러, US 철강 같은 회사들은 제대로 경영되지 않았으며, 그 결과 외국 경쟁자에 뒤처졌다. 또 중국 같은 나라가 경제를 개방함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일자리를 외국으로 내보냈다.

▶ 대니얼 앨퍼트 (웨스트우드 캐피털 괸리이사): 오랫동안 선진국의 6억6천만 노동력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른 노동력으로부터 차단된 채 안전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죽의 장막과 철의 장막이 걷히면서, 25억의 새로운 노동력이 등장한 겁니다.

미국의 노동자들은 수만 명씩 정리 해고되었다.

▶ 대니얼 앨퍼트: 미국의 제조업 기반은 글자 그대로 단 몇 년 사이에 무너졌습니다.

제조업이 쇠퇴하자 다른 산업이 부상했다. 미국은 정보기술 산업에서 세계를 주도했으며, 높은 급여를 받는 일자리가 늘어났다. 그러나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평균적인 미국인의 처지에서 볼 때, 대학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버드 같은 최고 사립 대학들은 수십억 달러의 기부금을 받지만, 공립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은 점점 줄어들며,이에 따라 학비가 치솟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들의 등록금은 1970년대에는 650달러였으나 2010년에는 1만 달러를 넘어섰다. 대학 학비를 댈 수 있는가의 여부가 미국에서 대학을 갈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세금 정책은 부유한 이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어 버렸다.

▶ 조지 W. 부시 (2006년 10월11일): 내가 취임했을 때, 세금이 무척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그랬습니다.

세금 정책에 있어 가장 극적인 변화는 부시 대통령의 수석 경제 보좌관이었던 글렌 허버드(위에 등장한 경제학자)의 구상 아래 진행된 일련의 감세 정책이었다. 부시 행정부는 투자 소득이나 주식 배당금에 대한 세금을 대폭 깎았으며, 상속세를 폐지했다.

▶ 조지 W. 부시: 우리는 종합 계획을 입안했습니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1조1천억 달러 가까운 돈이 미국 노동자, 가족, 투자자, 중소 상공인들의 손에 들어갈 것입니다.

감세 혜택 대부분은 가장 부유한 미국인 1%에게 돌아갔다.



▶ 조지 W. 부시: 이것은 여러 점에서 미국 경제 회복 정책의 전기가 될 것입니다.

현재 미국의 부의 불평등은 다른 어떤 선진국에서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 국민은 이 같은 상황 변화를 놓고 두 가지로 대응했다: 더 오래 일하거나, 아니면 빚을 내거나.




▶ 라구럼 라잔 (IMF 수석 경제학자, 2003~07): 중간 계급이 점점 더 아래로 전락하게 되자, 돈을 빌리기 쉽게 함으로써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정치적 주장이 등장했습니다.

▶ 조지 W. 부시 (2002년 10월13일): 이제 형편없는 집에 살지 않아도 됩니다. 저소득층 가정도 다른 사람과 똑같이 멋진 집을 가질 수 있습니다.

미국 가정들은 주택, 자동차, 의료비, 아이들의 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돈을 빌렸다.

▶ 찰스 모리스 (<2조 달러어치의 붕괴> 저자): 1980~2007년 사이에 하위 90%의 사람들은 기반을 잃어버렸습니다. 모든 부가 상위 1%에게로 몰렸습니다.

현재 평균적인 미국인은 그들의 부모보다 덜 교육받고 더 못사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 버락 오바마 (2008년 9월29일): 월 스트리트와 워싱턴의 탐욕과 무책임이 대공황 시대 이후 가장 심각한 금융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금융 위기는 2008년 대통령 선거 직전에 터졌다. 버락 오바마는 월 스트리트의 탐욕과 규제 실패를 미국이 변화해야 할 필요의 하나로 지적했다.

▶ 버락 오바마: 월 스트리트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워싱턴의 실패 때문에 지금의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한 뒤에도 금융 산업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버락 오바마 (2009년 9월14일): 체계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관리해야 하며 자본의 보유 기준을 강화해야 합니다. 소비자 금융 보호 기관이 필요하며, 월 스트리트의 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2010년 중반에 마침내 시행된 오바마 행정부의 금융 개혁안은 허약한 것이었다. 신용평가 회사, 로비 관행, 보상 체계 같은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언급조차 없었다.

▶ 로버트 나이즈다 (그린라이닝 연구소 전 소장): 오바마의 이른바 규제 개혁안? 한 마디로 하자면 "웃기시네!" 입니다. 개혁이랄 게 거의 없어요.
>> 어떻게 그렇게 됐습니까?
▶ 로버트 나이즈다: 오바마 행정부 역시 월 스트리트 정부거든요.

오바마는 티모시 가이스너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 가이스너는 위기가 터지던 당시 뉴욕 FRB 의장이었으며, 골드만 삭스의 주택 금융 채권에 대해 액면가를 그대로 인정해 보상해 주는 결정을 내린 사람 중 하나였다.

▶ 엘리엇 스피처 (전 뉴욕 주지사, 전 뉴욕 검찰총장): 재무장관에 취임하기 전에 가진 청문회에서 티모시 가이스너는 그가 감독관이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말을 들어보니, 그는 뉴욕 FRB의 의장이라는 직위가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몰랐던 것 같습니다.

티모시 가이스너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의 신임 뉴욕 FRB 의장은 윌리엄 C. 더들리였는데, 그는 골드만 삭스의 수석 경제학자를 지냈으며, 글렌 허버드와 함께 파생상품을 칭송하는 논문을 썼던 사람이다.

가이스너 재무장관의 수석 보좌관은 마크 페터슨이다. 그는 골드만 삭스의 로비스트 출신이다. 재무부의 고위 참모 중 한 사람인 루이스 삭스는 트리카디아를 감독했던 임무를 맡았었는데, 이 회사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주택 금융 채권이 망하는 쪽으로 투자하는 일에 열중했던 회사였다.

오바마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으로 게리 겐슬러를 뽑았다. 그는 골드만 삭스 경영자 출신이며,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 금지안을 입안하는 데 나섰던 사람이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는 메리 샤피로가 선임되었는데, 그녀는 투자 은행 업계의 자기 규제 업무를 수행하는 FINRA의 CEO였다.

오바마의 비서실장 람 이매뉴얼은 프레디 맥의 이사로서 32만 달러를 번 사람이다. 경제학자들인 마틴 펠드스타인과 로라 타이슨은 오바마의 경제회복대책위원회 위원들이다. 뿐만 아니라 오바마의 경제수석비서관은 래리 서머스다.

▶ 엘리엇 스피처 (전 뉴욕 주지사, 전 뉴욕 검찰총장): 오바마 행정부의 최고위 경제 참모들 대부분은 과거에도 비슷한 직위에 있던 사람들이며, 위기로 치달은 구조를 만들어 낸 바로 그 사람들입니다.

▶ 윌렘 뷔터 (시티그룹 수석 경제학자): 서머스와 가이스너가 새 행정부에서 주요 참모 노릇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을 때, 나는 이것이 구 체제의 재현이 될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은행의 보상 체계에 대해 외국에서는 적절한 조처가 나오고 있음에도,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규제하라는 요구에 저항했다.

▶ 크리스틴 라가드 (프랑스 금융장관): 금융 산업은 서비스 업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봉사하기 전에 남을 위해 봉사해야죠.

2009년 9월 크리스틴 라가드와 스웨덴,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의 재무장관들은 은행들의 과도한 보상 체계에 강력한 규제를 가하는 조처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이 포함된 G20 회의를 소집했다. 2010년 7월에 유럽 의회는 이렇게 만들어진 규제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 사트야짓 다스 (파생상품 컨설턴트, <거래자, 총기, 그리고 돈>의 저자): 이건 잠깐 벌어지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고 곧 원래대로 돌아갈 거다, 이런 인식이 퍼져 있는 거죠.

2009년에 오바마는 벤 버냉키를 FRB 의장으로 재임시켰다.

▶ 버락 오바마 (2009년 8월25일): ... 바로 이 점이 내가 벤 (버냉키)를 다시 FRB의 의장으로 임명하는 이유입니다.

2010년 중반 현재, 금융 기관의 경영자 중에서 범죄 행위로 기소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으며, 체포된 사람조차 없다. 특별 검사도 임명되지 않았다. 증권 사기나 계정 사기 혐의로 기소된 금융 회사도 단 하나도 없다. 오바마 행정부는 거품 시절에 금융 기관의 경영진이 챙겨간 엄청난 보너스를 환수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았다.

▶ 로버트 나이즈다 (그린라이닝 연구소 전 소장): 제가 보기에 컨트리와이드의 최고 경영진 일부, 모질로 같은 사람은 분명한 범죄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베어 스턴즈, 골드만 삭스, 리만 브라더스, 메릴 린치도 마찬가지입니다.
▷ 형사 처벌을 받아야 한다구요?
▶ 로버트 나이즈다: 네, 그렇습니다.
▷ 그렇다면...
▶ 로버트 나이즈다: 소송이 벌어져도 이들을 처벌하기는 무척 힘들 겁니다.
▷ 그런가요.
▶ 로버트 나이즈다: 그러나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실무 직원들을 충분히 확보한다면 이들을 처벌할 수 있을 겁니다.

마약 상용, 매춘, 매춘 대금이 영업 비용으로 둔갑하는 영수증 조작 같은 일이 무시로 벌어지는 분야에서, 관계자들의 약점을 잡아 입을 열게 하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럴 마음만 있다면 말이다.

▶ 크리스틴 데이비스 (고급 매춘 조직 운영자): 검찰은 제게 플리 바게닝을 제시했고 전 그걸 받아 들였습니다. 그들은 제가 가진 고객 기록 같은 것에는 흥미가 없었어요.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었죠.
▷ 당신의 기록에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구요?
▶ 크리스틴 데이비스: 네, 그랬습니다.

▶ 엘리엇 스피처 (전 뉴욕 주지사, 전 뉴욕 검찰총장): 월 스트리트의 일과 관련하여, 관계자들의 입을 열게 하기 위해 개인적인 약점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조심스러움이 존재합니다. 지금 우리가 겪는 재앙이 지나가고 나서야,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다시 평가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나 역시 지금 당장 어떠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연방검사들은 엘리엇 스피처의 개인적인 약점을 활용하여 그를 사임하게 하는 일은 즐겁게 수행했다. 덕분에 스피처는 2008년에 강제 사임했다. 하지만 검찰은 월 스트리트 사람들에 대해서는 비슷한 열정을 보여주지 않았다.

▶ 마이클 카푸아노 (하원의원, 의회 조사에서): 당신들은 오늘 이 자리에 나와서 "죄송합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우리를 믿어주세요" 하고 말하고 있습니다. 나의 지역구에는 당신들의 은행을 실제로 턴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도 똑같은 말을 합니다. 죄송하다, 그럴 뜻이 아니었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

2009년에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는 상황에서, 모건 스탠리는 임직원들에게 140억 달러를 나눠 주었다. 골드만 삭스는 160만 달러 이상을 뿌렸다. 2010년이 되자 보너스는 더욱 커지고 있다.

▶ 앤드루 쉥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수석고문): 금융 엔지니어가 실제 엔지니어보다 네 배에서 100배에 가까운 돈을 더 받아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실제 엔지니어는 다리를 건설하지만, 금융 엔지니어는 그저 꿈을 만듭니다. 그 꿈이 악몽으로 드러나면, 다른 사람이 그 대가를 치르죠.

수십 년 동안 미국 금융 체제는 안전하고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무언가가 달라졌다. 금융 산업은 사회에 등을 돌리고 우리의 정치 시스템을 부패시켰으며 세계 경제를 바닥으로 처박았다.

우리는 지금 엄청난 대가를 치르면서 재앙을 피하고 가까스로 회복하는 중이다. 그러나 위기를 초래한 사람과 기업들은 여전히 권좌에 머무르고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한다고 말할 것이다. 또 그들이 하는 일은 너무나 복잡해서 우리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할 것이다. 그들은 비슷한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는 않으리라고 말할 것이다. 그들은 개혁을 막기 위해서 수십억 달러를 쓸 것이다.

이들과 맞서 싸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싸워야 할 가치가 있는 일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끝)





※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증언자들. 귀한 이야기를 해준 사람들인데 빼 놓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누리엘 루비니 / 뉴욕 대학 경영대 교수

새뮤얼 헤이즈 / 하버드 대학 경영대 명예교수

찰스 모리스 / <2조 달러어치의 붕괴> 저자

로버트 나이즈다 / 그린라이닝 연구소 전 소장

윌렘 뷔터 / 시티그룹 수석 경제학자

조지 소로스 /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회장

엘리엇 스피처 / 전 뉴욕 주지사, 전 뉴욕 검찰총장

앤드루 쉥 /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수석고문

앤드루 로 / MIT 교수, 금융공학연구소 소장

마이클 그린버거 /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전 부의장

사트야짓 다스 / 파생상품 컨설턴트, <거래자, 총기, 그리고 돈> 저자

바니 프랭크 / 하원의원,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

프랭크 파트노이 / UC 샌디에고 대학 법금융 교수

질리언 텟 / <파이낸셜 타임스> 미국 편집장

에릭 핼퍼린 / 책임있는대출운동 의장, 워싱턴 DC

마틴 울프 / <파이낸셜 타임스> 수석 경제평론가

케네스 로고프 / 하버드 대학 경제학 교수

대니얼 앨퍼트 / 웨스트우드 캐피털 관리이사

라구럼 라잔 / 전 IMF 수석 경제학자

하비 밀러 / 리만 브라더스 파산 변호사

조너선 앨퍼트 / 뉴욕 치료사

크리스틴 데이비스 / 고급 매춘 조직 운영자

앨런 슬로언 / <포춘>지 선임 편집장

빌 애크먼 / 헷지펀드 매니저

제롬 폰스 / 무디스 신용평가사 전 이사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드 / 프랑스 금융장관

사이먼 존슨 / MIT 교수, 전 IMF 수석 경제학자

조안나 수 / 중국 광동성 그랜드조명회사 전 노동자

패트릭 대니얼 / <싱가포르 프레스 홀딩스> 편집장

리 시엔 룽 / 싱가포르 총리

콜럼바 라모스 / 캘리포니아 주 산호세 주민

에릭 에바노스카스 / 가톨릭 자선단체 소속, '텐트 도시' 자원봉사자

스티븐 A. 스티븐 / 전 건설 노동자


 

덧글

  • 2011/11/06 17:1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1/11/06 19:22 #

    아무래도 그렇죠? 다른 사람들보다 좀 순진한 것 같기도 하고요. 또다른 그 닥터에 대해서는 질문 주시는 것이야 얼마든지 환영이지만 저도 크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을 듯한데... 그쪽에서 골치를 앓으시면 저야 오죽하겠습니까. 어쨌든 네, 정리하신 뒤 혹시 필요하시면 알려 주십시오.
  • 2011/11/07 01:5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1/11/07 14:48 #

    오, 천만에요. 제게도 재미있는 주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힘에 겨워 공수표가 되는 일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하하.
  • 전핑 2011/11/14 15:21 # 답글

    마지막 말이 너무 와닿습니다.
    다큐 한 편 보고 가네요 :D
    정말 감사합니다!!
  • deulpul 2011/11/16 07:32 #

    긴 분량을 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Incredible 2011/11/26 22:21 # 삭제 답글

    최고입니다...자료 정말 감사합니다...
  • deulpul 2011/11/28 06:41 #

    원 자료를 만들고 공개한 퍼거슨에게 감사를...
  • IPE 2014/12/02 22:29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경희대 국제학부에서 정치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검색을 통해 들어오게 되어 공부하는데에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정성이 가득 담긴 귀한 자료 감사합니다. 개인 공부 용도로만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deulpul 2014/12/06 16:26 #

    친절한 글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문 교수님께도 안부 전해주세요. (는 그냥 인사)
  • 학생 2015/03/30 11:16 # 삭제 답글

    너무 좋은 자료를 보고 그냥 지나가기가 죄송스러워서 한마디 남깁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 deulpul 2015/03/30 17:39 #

    보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안녕하세요 2016/10/27 16:39 # 삭제 답글

    저도 수업시간에 이 영화를 보게되었는데
    이렇게 자세히 스크립트를 올려주셔서 이해하는데 큰 도움 되었습니다
    저도 너무 감사해서 인사남깁니다. 많은 도움 받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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