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과 최장집의 '무결점상' 섞일雜 끓일湯 (Others)

지난 1월에 <경향신문>이 자기네 지면에 칼럼을 쓰는 필자들을 초청해 행사를 가진 모양이다. 필자란 글자 그대로 글을 쓰는 사람이고 글로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들인데, 펜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는 것이 이채롭다. 특히 한 신문의 고정 칼럼니스트들이란 대체로 그 신문의 색깔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이란 점에서, 이들이 한 공간에 모였다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 날 행사를 주최한 <경향신문>은 필자들에게 다양한 이유와 이름을 붙여 상을 주었다고 한다. 엄격하고 딱딱한 상이 아니라 재미있고 기발한 상들이었던 모양이다. 그 중 '무결점상'이 있었다. 이 상의 상장에 쓰인 문구는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OOO는 본지에 OOOO을 연재하면서 오탈자 없는 무결점 원고를 보내주시어 편집과 교열의 수고를 덜어주셨습니다. 이에 감사하며 상을 드립니다.

무결점상을 받은 사람은 둘이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아래 사진 오른쪽)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생각과 삶을 꼬장꼬장하게 담금질하며 한 길만 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삶의 자세가 신문사에 보내는 원고 하나에도 철두철미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고를 보내면서 오탈자를 내지 않는다는 것은 사소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듯 이들은 '필자'다. 앙드레김이 거리를 나설 때 거울을 다시 한번 보듯, 칼럼니스트는 원고를 보낼 때 다시 한번 글법의 틀에 걸러 본다. 이들에게는 글이 패션이고 얼굴이며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최장집과 김종철의 칼럼에 동의를 하든 하지 않든, 혹은 그들이 하는 일과 그들이 갖는 생각에 동의를 하든 하지 않든, 이렇게 작은 부분에서까지 자신에게 철저한 사람들이 소중하다. 이들이 원로다. 꼭같이 머리가 희끗희끗한 두 사람이 같은 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마음이 흐믓해진다.


※ 이미지: <경향신문> 블로그, 본문에 링크

 

덧글

  • 긁적 2012/03/08 09:35 # 답글

    글 쓰면서 오탈자 안 내기 쉽지 않은데 ㅋ
    참 성실하고 꼼꼼하신 분들이군요.
  • deulpul 2012/03/08 14:34 #

    그러게 말입니다. 비록 그 주장과 뜻은 좋아도 문장을 꽈서 아랫도리 윗도리가 엉망인 형태로 글을 보내오는 필자들의 글을 대하며 머리를 쥐어뜯는 편집-교열팀들을 생각하면, 상을 줄 만도 합니다, 정말.
  • 민노씨 2012/03/08 15:55 # 삭제 답글

    말씀처럼 마음이 흐뭇해지는 소식이네요.
    (경향이든 한겨레든 예전만큼 읽지 않은지는 이미 오래 오래 되었지만요...;;; )
    '무결점상'도 재밌고, '칼마감상'이란 부문도 재밌습니다. ㅎㅎ
  • deulpul 2012/03/08 17:04 #

    그렇죠? 이런 수상 내역들은 대개 예전으로 치면 꼿꼿한 선비들의 자기엄밀성 같은 것이 발현되는 양상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2012/03/08 15:5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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