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쥴러스>: 종교에 대한 상식적 질문 1 섞일雜 끓일湯 (Others)

미국 코미디언이며 방송인인 빌 마(Bill Maher)가 진행하는 다큐멘터리 <릴리쥴러스(Religulous)> (2008년)의 주제는 종교다. 신학 논쟁이나 종교 철학을 다룬 것은 아니다. 마 본인도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코미디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100분짜리 영상물은 종교에서 한 발 떨어져서 일반인의 상식이라는 눈높이에서 보면 어떤 그림이 나오는지를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다. 비록 오묘함과 깊이에서 종교의 본질에 도달하고 있지 못하다 하더라도, 밖에서 종교를 보는 시각을 이해하기에는 충분하다. 종교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일상에서 차고 넘치지만, 무종교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는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드물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측면도 잘 볼 수 있다.

제목 '릴리쥴러스'는 종교(religion)와 멍청함(ridiculous)의 합성어이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새로 말을 만들어 제목으로 쓴 이 다큐는 종교 자체보다는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종교의 이름 아래 벌어지는 어이없거나 참혹한 일들이 자주 거론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 점을 고려하고 보는 게 좋겠다.

그가 주장하는 것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회의' 혹은 '회의함'이다. 그는 스스로를 '회의의 전도사(the preacher of doubt)'라고 한다. 주어지는 도그마에 회의할 수 있는 것. 그 정도로 철이 드는 것. 이것이 빌 마가 100분 내내 강조하는 것이다. 그의 마지막 멘트는 "철 좀 들어라, 아니면 그냥 죽든가!"이다. '그냥 죽든가'라는 말은 종교의 이름으로 세상을 위험에 빠뜨리는 점을 지적한 것.

이 다큐멘터리를 2회로 나누어 훑어본다. ▶으로 시작하는 부분은 빌이 이야기하는 장면이고, 회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내가 넣은 역주다.






▶ 바로 여깁니다! 저는 지금, 많은 기독교인이 세상이 끝나는 곳이라고 믿는 바로 그곳에 서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메기도(Megiddo)라는 곳입니다. 요한계시록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는 바로 이곳으로 내려와 세상을 끝내고 자신을 믿는 사람을 구원한다고 합니다.

▶ 요한계시록이 쓰일 당시에는 신만이 세상을 끝장낼 능력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인간도 그런 힘을 갖고 있죠. 인간은 이성적이고 평화적으로 사는 법을 배우기 전에 핵무기 만드는 법이나 오염으로 재앙을 만드는 법을 먼저 배웠습니다. 저는 예언 같은 것을 싫어하지만, 그보다 더 싫은 것은 (종말이 올 것이라고 하면서 스스로 종말을 초래하는) 자기충족적인 예언입니다.



(종교 홍보 영상) 당신은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로부터 왔는가? 죽음 뒤에는 무엇이 있는가?...



▶ 저는 종교가 인간성의 진보에 해로운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확신합니다. 종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을 파는 거에요. 너무나 쉽죠. '너가 죽은 뒤에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사람들을 두렵게 만든 뒤에, 아무 이야기나 지어내서 거기 매달리도록 만드는 거죠. 그런 이야기들은 사실일 수가 없어요. 다른 모든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이성적인 사람들이, 일요일만 되면 2천살이 된 신의 피를 마신다고 믿습니다. 나는 그런 모습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대체 왜 그러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어요.

(Religulous 타이틀, 각종 종교와 종교인들, 광신도 모습들)



▶ 제가 80년대, 혹은 90년대 초반에 코미디를 할 때, 종교를 소재로 즐겨 쓰곤 했습니다. 그러나 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적은 없었어요. 그저 종교의 여러 측면들을 희화화하는 정도였지요. 이를테면 포경수술.

(빌 마의 당시 코미디) 포경수술! 그게 처음으로 벌어질 때 내가 거기 있었더라만 좋았겠어요. 요즘은 다 익숙하지만, 예전에, 그러니까 모세가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만들어 냈을 때, 누군가는 이렇게 말해야 하지 않았겠어요? "제가 고추를 똑바로 세워볼께요" (웃음)

(또다른 코미디) 제 어머니는 유대인이고 아버지는 가톨릭이죠. 저는 공식적으로는 가톨릭으로 자랐어요. 그래도 알게모르게 유대인 기질을 함께 가지게 되었죠. 예를 들어볼께요. 우리는 고해성사를 하러 갔는데, 저는 늘 변호사를 옆에 데리고 들어갔죠. (웃음) "신부님, 죄를 지었나이다. 저의 죄를 사해 주세요. 여기, 코언 변호사 아시죠?" (웃음)


▶ 그건 그냥 종교를 대상으로 한 가벼운 말장난이었어요. 신을 슬슬 구슬리는 것 같은 거죠.

▶ 우리는 유대인으로 자라지는 않았어요. 우리 중 한 쪽(엄마)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조차 몰랐죠. 완전한 가톨릭 집안이었어요. 일요일마다 교회를 갔는데, 저는 늘 장난감 권총을 차고 갔죠.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교회를 가는 일은 당시 내 생활에서 그다지 의미가 없었어요. 의미 있던 것은 수퍼맨이나 야구 같은 거였죠. 우리집은 한 명이 유대인이고 세 명이 가톨릭이었던 셈이죠.


▶ (엄마, 누나와 함께 앨범을 보며) 여기... 1966년 가을, 일요일 오후라고 써 있네요. 아마 교회에서 돌아온 다음인 거 같아요. 저는 붉은 양복을 입고, 엄마가 개 목을 조르고 있구요. (농담이다) 교회 갔다 오는 길에 찍은 사진인 거 같아요. 그때 '엄마는 왜 교회에 가지 않지?' 하는 생각은 안 났어요. 엄마가 우리랑 함께 교회에 가지 않았는데도 그런 의문은 안 들었거든요.

(누나) 우린 그 이야기는 절대 안 했잖니.

(엄마) 어떤 가족이든 문제는 있단다.

▶ 그래서... 엄마는 가톨릭이 엄마 종교가 아닌데도, 우리가 가톨릭 교회를 가는 게 종교가 없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했단 말이죠?

(엄마) 그랬단다. 그쪽도 너희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지.

▶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아무런 갈등 없이 잘 지낼 수가 있었죠? 아무도...

(엄마) 쳇, 지금이야 그렇게 말할 수 있지.

▶ (빌, 나중에, 차에서) 내가 열 세살 때, 우리집은 교회 다니기를 중단했어. 난 물론 매우 기뻤는데, 무슨 신념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그저 교회가 싫었기 때문이었지. 가기만 하면 괜히 두려워지고, 또 재미 없잖아. 일요일마다 일찍 일어나야 했고. 그때 난 열 세살이니 그 나이에 어울리게 생각했지. 누가 나에게 여자친구를 사귀게 해준다거나 자위를 더 할 수 있게 해준다면 무엇이든 숭배할 지경이었지. 그런 신이 있다면 난 얼마든지 숭배했을 거야.

▶ (다시 엄마, 누나와 이야기하는 장면. 엄마한테) 아빠가 왜 교회 나가길 중단했는지 기억해요?

(엄마) 우리는 피임을 했단다. 그런데 교회는 피임을 허용하지 않았지. 그건 우리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죄 중 하나라고 했거든. 아빠가 이유를 딱 부러지게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아마 이게 이유가 아닐까 싶단다.

▶ 그 뒤로 아빠는 교회에 간 적이 없죠? 우리 모두 그랬구요. 이제 우리는 불신자가 됐으니...

(엄마) 우리가 불신자라고 누가 그랬니? 우린 그저 가톨릭을 믿지 않을 뿐이잖아.

▶ 낄낄... 맞아요. 그럼 우린 지금 뭘 믿는 거죠?

(엄마) ......

▶ 얼른 말해요! 엄마라면 뭔가 가르쳐줘야 하잖아요!

(엄마)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모르겠다.

▶ 바로 그게 제 대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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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캐롤라이나 주 랄리, 트러커 교회에서 신도와 목사에게)

▶ 여기 올 때 여러분에게 묻고 싶은 질문 몇 개를 적어 왔어요. 기독교에서 말하는 많은 것이 성경에 나와 있지 않다는 사실에 의문을 느끼시지 않나요? 원죄나 '무원죄 잉태(immaculate conception)' 같은 것이요. 처녀 수태는 복음서 두 곳에만 언급되어 있구요. 이런 것들은 성경을 쓴 초기 창시자들이 아니라 그 뒤의 사람들에 의해 널리 퍼지기 시작했고, 이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런 점이 이상하지 않으세요? 제가 '그 뒤의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성인이 아니라) 고추를 달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뜻하는 겁니다.

(트러커 교회 신도) 당신이 과학적 증거를 원한다면, 수의처럼 오래 된 것들을 제시할 수 있죠.

▶ 토리노의 수의 말인가요?

(신도) 수의에서 혈액 샘플을 채취했구요. 찍힌 모습은 남자인데 피는 여자의 것이라는 게 밝혀졌죠.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성령이 마리아를 수태시켰다는 거에요. (남자의 시신에서 나온 게) 여자의 피니까요. 마리아에게는 남자의 피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죠.

(트러커 교회 목사) 이것은 믿음의 문제입니다.

▶ 그런 믿음이 왜 좋은 거죠? 증거도 없는 것들을 믿는 게 왜 좋은 일입니까?

(다른 신도) 이 따위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게 싫어! 당신이 찍는 다큐멘터리가 뭘 다루는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말하는 것들이 싫소. 당신은 나의 신을 반박하려 하는데, (주먹을 쥐며) 그럼 문제가 생길 거요. 당신이 대체 뭔지 모르겠지만... 난 나가겠소. 당신은 당신 하고 싶은 걸 하시오. 난 나가요. (나가버린다.)

▶ 전 그저 질문을 할 뿐이에요.

(목사) 네, 좋아요.


(신도) 내가 무엇을 보았는지 생각하면 난 신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소. 당신은 내 생각을 바꿀 수 없어요! 아무도 그럴 수 없죠. 나는 30년 동안 악마의 사제 같은 생활을 했소. 자랄 때부터 악마주의에 빠져 있었거든. 악마주의에 있을 때의 마지막 6년은 실제로 그 사제 노릇을 했다구요.

▶ 정말 악마주의(Satanism) 말씀하시는 거에요?

(신도) 그렇죠, 정말 악마주의요. 마약에 중독된 채, 매춘부나 여자들, 기타 거기 동반되는 모든 것을 거느리고 살았소. 주머니에는 현금을 가득 넣고 다녔고. 내가 구원받았을 때, 나는 이 모든 것을 포기했어요.

▶ (빌, 나중에 차에서) 그 사람이 "나는 마약이랑 여자들에 빠져 살았소"라고 할 때, 난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 "그렇게 살면서 대체 뭐가 문제야?" (웃음)

(다시 그 신도) 내가 질문을 하나 하리다. 만일 우리가 옳고 당신이 틀리다면 어떻게 하겠소? 우리는 구원받고 당신은 빠지는 거지.

▶ 당신은 이런 생각을 하는 건가요? 좋은 사람이 되려는 것은 당신 자신이 구원받기 위해서이며, '아마도' 그게 옳을 거 같아서라는 이유 때문이며, 나중에 죽어서 천국의 문 앞에 갔을 때 성베드로가 "어이 나쁜 자식, 너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었지? 지옥으로 꺼져!" 하는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런 건가요? 그건 올바른 이유가 아니죠. 당신도 알죠?

(차 안에서, 빌의 동료) 이봐, 그냥 예수를 믿으라구. 뭐 손해볼 것도 없잖아?

▶ 하하, 이건 로또 같은 거야. 참여하지 않으면 구원을 받을 가능성조차 없다고 하네.

▶ (다시 트러커 교회에서) 좋아요. 당신들이 옳을지도 모르죠.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당신들이 옳을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나의 믿음은 '모르겠다'는 것이니까요. 바로 이게 내가 주장하는 거에요. 나는 '모르겠다!'라는 복음을 전파하는 중이에요.

▶ (차 안에서) 그래, 이게 내가 널리 알리고 싶은 거야. 회의(doubt). 이게 내가 파는 상품이지. 다른 사람들은 확신을 팔거든. 난 아냐. 난 회의심을 품고 서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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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유전자 연구 프로젝트 책임자 프란시스 콜린스 박사에게) 당신은 뛰어난 과학자이며, 인간유전자 연구 프로젝트 책임자이기도 하죠. 그런데 제가 무척 헷갈리는 게 있어요. 당신은 저명하고 뛰어난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교인이잖아요.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설명해 주실 수 있겠어요?

(자막: 미국과학아카데미 소속 과학자의 93%가 무신론자나 불가지론자다.)

(콜린스 박사) 이렇게 이야기하겠소. 그리스도의 존재를 입증하는 역사적 증거는 무수히 많다는 거요.

▶ 무슨 증거인데요? 그런 증거를 제시하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는 듣도보도 못했는데요?

(트러커 교회 인터뷰 장면 삽입, 신도) 예수가 있었다는 증거는 있어요. 이미 증명된 거죠.

▶ 아뇨, 증명된 적이 없어요.

(트러커 교회 목사) ...... 뭘 갖고 그렇게 주장해요?

(다시 콜린스 박사) 신약성서를 보면 눈으로 본 사람들의 기록이 있죠. 그들은 자신들이 본 것을 써 놓았어요.

▶ 그들이 (예수를) 직접 목격한 증인들이 아니라는 것은 박사님도 아실 텐데요.

(콜린스 박사) 그런 입장에 아주 가까웠죠.

▶ 아닌데요.

(콜린스 박사) 직접 목격한 증인들로부터 20여 년 안짝의 시기에 살았던 사람들이니까요.

▶ 그렇다 치고요. 만약 어떤 연구의 실험 결과를 발표할 때 당신이 묘사하는 방식으로 한다면, 그런 게 어떤 현상이 실제로 일어났음을 증명하는 완벽한 증거가 될 수 있나요?

(콜린스 박사) 당신은 지금 어떤 입증 기준을 세우려고 하는 건데, 그건 내가 보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기준이에요.

▶ (빌, 나중에 차에서) 예수가 젊을 때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해 말하는 복음서는 하나도 없어. 보라구. 우리는 예수가 갓난아기일 때를 잠깐 알고, 휙 건너뛰어서 갑자기 그가 서른 살이 된 거야. 아마 예수는 어수룩한 청소년기를 보낸 모양이지? 운동은 젬병인 비만한 곱슬머리 유대인 소년 같은 거 말야.


▶ (빌, 다시 트러커 교회) 우리가 말하는 증거는 사실 모두 복음서에 있는 것들이죠. 복음서는 역사가 아니에요. 복음서를 쓴 사람들은 예수를 만나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구요, 바울도 마찬가지에요. 예수에 대해 쓴 사람 중 예수를 만났던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목사) 그렇다면 그 예언자들이 어떻게 그렇게 자세한 내용들을 기록할 수 있었겠으며...

▶ 아니, 무엇보다 말이죠, 신약성서는 구약성서 뒤에 나왔죠. 이건 다 동의하나요?

(목사) 그건 동의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 그렇다는 사실은, 신약성서를 쓴 사람들이 구약성서를 읽고 거기에 맞춰서 예언들을 썼음을 의미하는 것이죠.

(목사)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저 맞춰서 쓸 수는 없어요.

▶ 당연히 그냥 맞춰 쓸 수 있죠. 그러고 나서...

(목사) 그러니까 당신은 성서가 허구라고 주장하는 건가요?

▶ 그래요.

(목사) 말도 안 돼요.

▶ (다시 콜린스 박사에게) 성서의 말들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 않습니까?

(콜린스 박사) 당연하죠. 완전히 일치하길 기대하는 건가요?

▶ 기독교에서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되는 부분, 이를테면 처녀 수태라든가 하는 부분이 여러 군데에서 (일관되게)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이상하지요.

(콜린스 박사) 이러한 저작들이 만들어진 과정을 고려하면 그런 불일치가 벌어지는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 그러나 말이죠, 만일 당신이 그리스도의 전기를 쓰는 전기작가라고 해 봐요. 지금 우리가 말하는 것들은 빠뜨려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것들 아닙니까? "앗참, 그는 처녀의 몸에서 태어났지. 그걸 잊었군!" 이럴 수는 없잖아요.


▶ (차에서) 신약을 썼던 선지자들은 처녀 수태를 보지 못했던 거지. 그런 사실이 실제로 있었고 어떤 기자가 그에 대해 쓴다면, 이건 도저히 빠뜨릴 수가 없는 종류의 일이잖아. 당연히 기사에 집어 넣어야지. 세상에 어떤 편집자가 기사를 체크하면서 "이봐, 이 처녀 수태는 재미없는 이야기니까 빼라구" 이럴 수가 있겠어?

▶ (다시 트러커 교회에서) 신앙이 없이 산다는 것은, 복 받은 삶을 사는 운 좋은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사치인지도 몰라요. 왜 그런 줄 알아요? 감옥에 갇힌 어떤 죄수가 "난 여기서 예수 말고는 아무 것도 없소"라고 말한다면, 난 그 심정을 전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신앙이 없는 것은 사치인 게죠. 만일 당신이 곤경에 처해 있다면, 당신은 신을 찾고 믿음을 가지게 될 거에요, 맞죠?

(교인들) 아마도?

▶ 나는 그렇구요. 당신들도 바보가 아니잖아요. 똑똑한 사람들이구요. 이렇게 똑똑한 사람들이 대체 어떻게 말하는 뱀, 900년을 사는 사람, 처녀 수태 같은 것을 믿을 수가 있죠? 바로 그게 내 의문이에요. 당신들도 나를 보면서 나름의 의문이 있겠지요. 나를 위해 기도하겠어요?


(신도들, 빌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를 위하여 기도한다) 아버지시여, 예수님의 이름과 성령의 권능으로 지금 간청하나이다. 빌을 아버지에게 영도케 하옵시며 우리가 대답해 주지 못하는 그의 질문을 아버지께옵서 대답해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아버지시여, 오늘과 같은 기회를 주시어 우리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고 다른 이의 의견을 들을 수 있게 해 주신 것에 감사하나이다. 주님께 간구하옵나니, 지금 예수님의 이름으로 저희를 어루만지시고 지혜를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감사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헤어지는 인사를 한다) 아, 그저 기독교인식으로 굴지 않고 그리스도 같이 행동해 주어서 여러분께 정말로 감사합니다. 자 이제... 아니 내 지갑 어디갔어?? 농담이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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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에서) (종교를 가진) 수많은 선량한 사람이 좋은 일을 하고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데, 그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부조리하기 짝이 없는 것이잖아. 그것도 보통 부조리냐구. 애들을 성적 대상으로 삼고, 지옥에서 산 채로 불태운다 이런 소리나 하고... 이거야 말로 악마같은 허접쓰레기잖아.

(각종 종교 지도자들 몽타주)
(종교 지도자 1) 여러분 1만 명이 1만 달러를 만들어 내기를 바랍니다!
(종교 지도자 2) 거액 수표를 써서 가지고 오세요!
(종교 지도자 3) 우리 중에는 1천 달러를 헌금할 만큼 신앙심이 두터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돈 내요!
(종교 지도자 4) 주여, 돈더미에 앉고 싶어요!

(제레미아 커밍스 목사) 이제부터 내가 말하려는 것은 계시입니다. ... 그건 이 DVD에 나와 있구요. ... 이 DVD에 있습니다. ... 신도 여러분은 이게 필요해요! ... 할렐루야! ...


(제레미아 커밍스는 중창 그룹 '해럴드 멜빈과 블루 노츠' 출신으로, 인기곡 'If You Don't Know Me by Now'를 불렀으며, 뒤에 목사로 변신했다.)

▶ 목사님! 이렇게 부르면 되나요?

(커밍스 목사) 어... 박사님이라고 불러주세요.

▶ 박사님이라고요?

(커밍스 목사) 네. (자막: 커밍스는 박사가 아니다. 사실 그는 어떠한 졸업장도 갖지 못한 무학이다.)

▶ 좋아요, 박사님. 먼저 이 말부터 해야겠군요. 당신이 '블루 노츠' 멤버로 노래할 때 나는 당신 팬이었어요. 근데 우습게도, 이제 당신은 'If You Don't Know Me by Now' 같이 그때 부른 노래를 종교적으로 해석한다고 하더군요. 그게 사실인가요? 물론 그런 생각은 해보는 게 당연하겠죠?

(커밍스 목사) 그 노래는 플래티넘이었어요. 이 곡의 리드 싱어였던 테디 펜더그라스는 10살 때 목사 자격을 땄지요.

▶ 10살짜리가 목사가 될 수 있다면, 그게 무슨 종교가 된다고 생각해요? 어디 진지한 구석이 있나요?

(커밍스 목사) ......

▶ 하긴 유명한 가수나 락 스타들과 종교 지도자들 사이에는 비슷한 점이 있긴 해요. 그들은 모두 의상을 뻑적지근하게 입죠.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끌기 위해서요. 예배에 모인 사람들은, 교단에 선 성직자의 거창한 의상이 자신들의 헌금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그런 건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커밍스 목사) 난 항상 옷을 잘 입으려고 노력합니다.

▶ 말 안 해도 당신을 보면 잘 알 수 있어요! (구두를 보며) 그거 악어 가죽인가요?

(커밍스 목사) 어... 도마뱀 가죽이에요.

▶ 도마뱀?

(커밍스 목사) 네.

▶ 걔들은 어디로 뛰어다니나요?

(커밍스 목사) 뛰지 않고 기어다니죠.

▶ ...... 당신 번쩍이는 걸 많이 차고 있군요.

(커밍스 목사) 난 금붙이를 좋아하죠. 내가 잘 입어야 사람들이 좋아해요.

▶ 그건 포주들이 매춘부에게 하는 말과 똑같군요.

(영화의 한 장면 삽입, 주인공) 역사상 가장 위대한 포주가 나한테 와서 말했지. "너가 뭘 가졌는지 안다면 아직 충분히 가진 게 아니야." 그 포주 이름은... 신이지!

(커밍스 목사) 예수님도 옷을 무지하게 잘 입었죠.

▶ 허허허... (어이 없어한다) 이봐요, 성경 어디에 그런 말이 나와요?

(커밍스 목사) 가만 있어봐요. 예수님이 태어났을 때, 사람들이 금을 가져 갔잖아요. 금을 갖다 주었다구요. 예수님은 가난하지 않았어요.

▶ 내가 아는 예수의 이미지는, 소박한 겉옷 하나 걸치고 가난한 사람을 옹호하는 사나이 같은 것인데, 아닌가요?

(커밍스 목사) 그가 입은 건 아마포 옷이에요. 고급 아마포였죠.

▶ 정말요? ...... 그러나 예수는 부자들에 반대하는 주장을 끊임없이 되풀이했잖아요.

(커밍스 목사) 성경은 부자가 되는 것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 예수는 그랬어요. 아주 단호했죠.

(커밍스 목사) 아니, 아니에요.

▶ 예수는 부자들에 대해 매우 매우 반대했어요.

(커밍스 목사) 그는 부자들에 반대하는 설교를 한 적이 없어요. 마음이 가난한 자는 축복을 받을지니 저희가...

▶ 아니요, 그는 부자가 되는 것에 반대하는 설교를 했어요.

(커밍스 목사) 아뇨, 아뇨, 아뇨, 그가 뭐랬냐면, 부자가 낫... 부자가 들어가는 것보다 낫... (헷갈린다)

(영화의 한 장면 삽입, 예수)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기가 더 쉬우니라.


(커밍스 목사) 어쨌든 좋아요. 하지만 지금은 신을 믿으면 집, 자동차, 좋은 옷, 돈 같은 게 따라오죠.

▶ 성서, 특히 신약성서에 그런 말이 나온 것을 본 적이 없는데요.

(커밍스 목사) 아니, 있어요. 내가 기억하거든요.

▶ 집, 차, 옷 같은 게 따라 온다구요? 하하하... (자막: 성서에 그런 부분은 없다.)

(커밍스 목사) 그럼요. 돈도 생기죠. 돈도 잘 벌 수 있어요.

▶ 글쎄요, 당신은 돈을 잘 벌겠죠. 왜냐하면 신도들이 갖다 바치니까. 당신이 그들에게 돈을 주는 게 아니라 그들이 당신에게 돈을 주죠. 그러니까 돈이 생기긴 하네요.

(커밍스 목사) 아니, 이건 분명히 해 두죠. 나는 교회로부터 월급을 받지 않아요. 교회에서 급료를 받지 않는다구요.

▶ 그냥 헌금함에서 꺼내 가나요?

(커밍스 목사) 아니, 아니, 아니요.

▶ 당신의 위치는 정말로 강력한 건데요. 당신은 사람들의 가장 큰 희망과 꿈을 손아귀 안에서 쥐락펴락 하잖아요. 그렇다면, 분명히 어떤 젊은 여신도들은 당신에게 반할 것도 같은데요.

(커밍스 목사) 그럴지도요. 내가 그런 입장이라면 나라도 그러겠어요. 내가 만일 여자라면 나에게 반할 거에요, 예.

▶ 낄낄... 그거 참 실감나는 말이네요.

(커밍스 목사) 나는 청년들에게 여자에 대해 조언을 하곤 하죠. 나도 그들 입장이 되어 본 적이 있으니까요. 어떤 청년이 있었는데, 한 여자를 사랑해서 돌아버릴 지경이었죠. 자살을 시도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내가 그랬어요. "그런 열정은 신을 위해서 써야 하네. 그런 열정을 신에게 돌리고 나서, 무슨 일이 생기는지 한번 보게나."

(자살 테러 장면들이 지나간다.)

▶ 당신은 스스로를 성 바울에 비유한다고 하던데요.

(커밍스 목사) 내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러죠.

▶ 아, 사람들이? 좋아요. 그런데 바울은 언제나 자신이 소유한 소박한 옷만 입은 것으로 유명하죠? 당신이 입은 옷이...

(커밍스 목사) 그는 끊임없이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그랬죠.

▶ 껄껄껄... 당신의 2천 달러짜리 옷은 지금 입고 있는 그거 하나뿐인가요?

(커밍스 목사) 이 옷은 양복점을 하는 한 지인이 만들어 준 거에요. 내가 옷을 살 때 받는 특별한 가격은... 뭐, 내가 축복을 받았다고 할 수 있죠.

▶ 그렇고 말고요!

(커밍스 목사) 게다가, 그는 이슬람교도지요. 나도 전에 이슬람을 믿은 적이 있구요.

▶ 알고 있어요. 이거 무척 흥미로운데요... 당신은 지금 기독교도이고, 과거에는 이슬람교도였으며, 옷을 살 때는 유대인처럼 행동하는군요.

(커밍스 목사) ...... (표정이 굳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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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제 뒤와 위는 예전의 두 도시, 소돔과 고모라가 있던 곳이죠. 아주 사악했던 곳 같아요. 얼마나 사악했냐구요? 글쎄, 고모라에서 벌어진 것은 고모라에 두고 간다는 정도로 말해 두지요. (라스베이거스를 패러디.) 신의 응징이 내리기 전까지 그랬어요.

신은 두 천사를 보내 얼마나 개판인지 조사를 하도록 시켰는데, 천사들은 이 도시에서 유일하게 신앙심이 두터웠던 롯의 집으로 갔지요.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천사들을 강간하려 했어요. 롯은 자기 마을이 천사를 강간한 곳으로 소문나는 것을 꺼려하여, 대신 자기 딸을 군중에게 내주어 강간하도록 만들었죠. 마을에서 선량하다고 하는 유일한 사람이 이런 짓을 했다구요.

그래서 저는 이런 의문이 들더군요. 내가 만일 (공식 석상에서) 선서를 해야 할 때, 대체 왜 킹 제임스 성경 위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해야 하나? '릭 제임스 성경'이 차라리 더 도덕적이지 않나? (릭 제임스는 70~80년대 유명 가수로, 말년에 마약, 납치 등의 범죄를 저질러서 물의를 일으켰다.)


(각종 반동성애자 시위와 구호 장면들이 지나감. "호모들은 지옥으로" "게이의 두 권리: 에이즈와 지옥" "호모를 두려워말고 신을 두려워하라" "신은 호모들을 싫어하신다" "호모가 죽으면 신은 웃는다" "신이여, 에이즈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암스테르담의 한 기차역 앞에서)

(한 중년 남성) 전 수도사에요. 프란시스코 수도회 소속이죠.

▶ 그러신가요?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성경은 이를 금하고 있나요?

(수도사) 아니요, 성경이 동성애를 금하지는 않아요.

▶ 성경이 동성애에 반대하지 않는다구요?

(수도사) 만일 당신이 동성애자로 태어났다면 그렇게 살아야 정상이죠. 당신은 행복해야 하니까.

▶ 정말 성경에 그렇게 써 있나요?

(수도사) 성경 말씀이 '의미하는' 것은 그런 거에요.

▶ 아, 성경이 의미하는 것! 하하하... 이제 보니 좋은 책이네요.

▶ (빌, 해설) 성경이 설교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그런 짓을 하면 넌 호모일 뿐이야!'


("신이여, 에이즈를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구호를 들고 있는 젊은 여자) 내가 동성애자들을 싫어하는 게 아닙니다. 신이 그들을 싫어하십니다!



('전환 교회', 플로리다 주 윈터파크, 존 웨스트캇 목사와 인터뷰)

▶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리가 여기 온 것은 물론 당신이 게이 출신이기 때문이죠. 전에 동성애자였죠? 그런데 지금 당신은 과거에 레즈비언이었던 여자와 결혼을 하고, 아이도 셋 있고요. 어떠신가요, 당신의 14년 결혼 생활도 다른 일반적인 기혼자들의 그것처럼 섹스 없는 생활이었나요? (가족과는 섹스를 하지 않는다는 농담)

(웨스트캇 목사) 하하,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재밌는 농담이군요. 하지만 나는 스스로를 게이 출신(ex-gay)이라고 말하지 않아요. 난 과거에 동성애 문제를 가졌던 이성애자입니다.

▶ 좋아요. 어쨌든 이 교회를 찾는 사람은 당신이 한 것과 같은 전환을 하려는 사람들이고, 자신의 삶을 이성애자의 삶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인 거죠.

(웨스트캇 목사) 그렇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이곳을 찾아 온 많은 사람은 다시 자신들이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곤 하죠.

▶ 하하... 그건 그들이 원래부터 동성애자이기 때문이잖아요!

(웨스트캇 목사) 전 그게 죄악이라고 믿습니다.

▶ 죄송한 말씀이지만, 말장난이 아닌데, 당신은 문제를 더 혼동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요? (빌이 뒤죽박죽이란 뜻으로 쓴 ass-backwards는 동성애자의 성행위 모습을 연상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말장난이 아니라고 토를 달았다.)

(웨스트캇 목사) 무슨 뜻이지요?

▶ 제 말은, 동성애가 자연에서 당연히 일어나는 게 아니냔 뜻이에요. 성서를 쓴 것은 사람이고, 동성애자들을 만들어 낸 것은 자연이잖아요.

(웨스트캇 목사) 동성애자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어요. 어떤 생물적... 과학적인 증거도 없어요.

▶ 정말요? 리틀 리처드 만나본 적 있나요? (리틀 리처드(Little Richard)는 주로 50년대에 활동하던 팝 가수로, 성 정체성에서 다양한 모습을 가졌던 것으로 유명하다.)

(웨스트캇 목사) 피조물을 보면 '정상적인 질서'가 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남자에겐 고추가 있고 여자에겐 질이 있어요. 누군가가 동성애자로 태어난다는 것을 입증하는 과학적 데이터는 없죠. 동성애 유전자 같은 건 없어요.


(중간 인터뷰 삽입, <신의 유전자> 저자 딘 헤이머와 인터뷰)

▶ 당신이 동성애 유전자를 발견한 게 사실인가요?

(헤이머) 사실입니다.

▶ (다시 웨스트캇 목사 인터뷰) 당신이 믿는 모든 게 성경으로부터 온 건데요...

(웨스트캇 목사) 네.

▶ 당신은 그걸 신의 목소리라고 믿는 거죠.

(웨스트캇 목사) 그렇습니다.

▶ 동성애를 금하는 모든 내용은 구약성서에 나오구요, 예수는 동성애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어요. 만일 동성애 금지가 그렇게 중요한 일이라면, 왜 예수는 그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았을까요?

(웨스트캇 목사) 그가 언급하지 않은 소소한 사실들은 수도 없이 많아요.

▶ 그러나 이건 중대한 일이잖아요?

(웨스트캇 목사) 이제 이 인터뷰 그만 하기로 하죠. 당신이 찍는 다큐멘터리가 뭐에 관한 건지 모르겠지만, 신의 말씀을 부정하려는 것이라면 당신과 인터뷰할 마음이 없어요. 알겠어요?

▶ 아니 난 그저...

(웨스트캇 목사) 내가 예수 그리스도와 맺고 있는 관계를 당신은 가지지 않았음이 분명하니까요.

▶ 하지만 동성애자의 삶을 살면서 이성에게는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않는 전세계 수백만을 어떻게 설명하시겠어요? 그저 예수를 엿먹이기 위해 그렇게 위장하고 있는 건가요?

(웨스트캇 목사) 아니, 수백만도 아니고요, 그들이 그런 상태를 선택한 것도 아니고, 바라지도 않아요.

▶ 그렇죠. 그들은 동성애자로 태어났을 뿐이니까요.

(웨스트캇 목사) 아니요, 그들이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건 그들 안에 불안함이 있기 때문이에요.

▶ 엉덩이 없는 가죽바지(chaps, 카우보이들이 입는 것 같은)를 입고 집을 나서려면 엄청난 안심함이 필요하단 말이군요?

(웨스트캇 목사) 그들 대부분은 행복하지 않아요.

▶ 그들은 게이라고 불리는데요? 하하... (gay에는 '즐거운', '명랑한'이라는 뜻도 있다) 그들이 그 말을 선택했다구요. 그들 중 일부는 무지하게 즐거워하는 것 같은데요?

(게이 거리 축제 장면 삽입)

(웨스트캇 목사) 아니요... 그들은 남성이나 여성으로 완성되지 못한 사람들이에요.

▶ 그런 말은 기독교인으로서 타인에 대한 엄청난 (자의적인) 판단이군요.

(웨스트캇 목사) 판단이 아니에요.

▶ 당신이 여기 앉아서 당신도 모르는 어떤 사람들을, 당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불완전하다고 하는 게, 그 사람들을 판단하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웨스트캇 목사) 우리가 동성애자라고 의심했던 사람들은 결국 동성애자가 아니었잖아요.

▶ 테드 해거드 목사 같은 사람은 동성 매춘부들을 호텔방으로 불러들여 허겁지겁 관계를 가졌죠. 그런데도 그는 동성애자가 아닌가요?

(해거드 목사 설교 영상 삽입) 도덕적 순수함이 부도덕함보다 우월합니다. / 이 세상에서 최고의 성생활을 하는 것은 선교사들입니다.

(웨스트캇 목사) 그 문제에 대한 대답은 이미 말했어요. 나는 누군가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믿지 않아요.

▶ 글쎄요,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만일 내가 지금 당장 당신을 술집에서 만난다면... 아, 오해는 하지 마시고 들으세요... 나는 당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단박에 알 수 있을 거에요. 당신은 잘 생겼고, 아주 깔끔하잖아요. 당신은 나와 달라요.

(웨스트캇 목사, 지긋이 웃으면서) 무슨 뜻이죠?

▶ 그 말의 뜻은... 저기...... (둘이 어색하면서도 즐겁게 한참 너털웃음을 웃느라 얼굴이 빨개진다.)


▶ (인터뷰를 끝내고 인사한다) 네, 이야기해 주셔서 감사해요.

(웨스트캇 목사, 악수를 하려다 갑자기) 내가 한번 안아줄께요. 난 누구에게나 다 그래요. 한번 안을까요?

▶ (웨스트캇 목사와 빌, 서로를 부둥켜 안고) 고마워요.

▶ (웨스트캇의 아랫도리를 쳐다보며) 저기요, 혹시 거기 딱딱해지지 않았죠? 낄낄...

(웨스트캇 목사) 아뇨, 하하... 미안하지만 이젠 그렇게 못해요. 하하... 하지만 기발한 농담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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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에서) 내가 열 일곱살 때, 내 첫 여자친구한테 채였어. 그때까지 그렇게 슬픈 적은 없었지. 원래 그렇잖아? 맨 처음 채일 때가 최악이지. 그럴 때면 마음이 아주 약해지게 마련이지. 그래서, 예수 믿는 식의 종교까지는 아니었지만 뭔가, 강력한 뭔가가 노래 가사 같은 것을 통해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 것처럼 느끼게 되더라구. 혹은 내가 잠깐 흥미를 가졌던 숫자 점치기 같은 것에서도 어떤 계시를 찾게 되고 말야.

(대화 상대, 아마도 이 다큐멘터리 감독) 그러니까 그때 당신은 더듬더듬 하면서 뭔가를 찾으려고 했단 말이지?

▶ 그렇지. 나를 사랑하고 언제나 나를 이해해 주며 나의 미래를 계획해 주는 가상의 친구 같은 것을 만들어 내는 거지. 그런 사실 자체가 중요해. 신이 나를 꼭 사랑할 필요는 없거든. 그저 나를 위해 뭔가 해주기만 하면 되는 거지. 말하자면 대리인 같은 거야. (변호사가 고객을 사랑할 필요는 없다,)


▶ ('예수를 따르는 과거의 유대인' 소속 스티브 버그에게) 그러니까, 당신은 '예수를 따르는 과거의 유대인' 회원이란 말이죠?

(버그) 그렇습니다.

▶ 그리스도를 따르게 된 것은 무슨 이유입니까? 그리스도가 당신 삶으로 들어간 데에 무슨 계기가 있었나요?

(버그) 1975년에 나는 미시건 주립대학에 다니고 있었죠.

▶ (성모 마리아가 아이를 들고 있는 조각상을 보며) 이거 가격표가 2천700달러? (버그는 종교용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터뷰는 여기서 진행중이다.)

(버그) 네, 그거 비싼 거에요.

▶ 아이가 없다면 값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네요.

(버그) ...... 제 이야기로 돌아오면, 당시 내가 하나님에게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를 하면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어요. 그렇게 보여주셨던 작은 기적들은 하도 많아서 기억도 못해요. 하나님이 존재하고 바로 거기 계신다는 것을 분명히 입증하셨죠.

▶ 아니, 그렇게 기적이라면서 그걸 기억조차 못 한다구요?

(버그) 그런 일이 많았고, 또 사소한 것들이었어요.

▶ 예를 들어 보세요.

(버그) 기억나는 거 하나는, 파티에 갔을 때에요. '예수를 따르는 유대인'에 속한 남자가 하나 있었는데, 내가 그에게 물 한 잔을 달라고 청했죠. 그랬더니 그가 퉁명스럽게 말했어요. "이봐, 여기 잔이 있잖아. 그거 들고 창 밖으로 내민 다음 비오게 해달라고 기도하라구." 난 그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렇게 했죠. 창 밖으로 잔을 든 손을 내밀었는데,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하는 거에요. 얼마나 엄청나게 오는지, 파티에 왔던 사람들이 집에 돌아가기도 어려울 정도였죠. 나에게 그건 기적이었어요. 당신은 믿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 그거 존나 말도 안 돼요.

(버그) 하지만 얘기해달라고 한 건 당신이잖아요.

▶ 근데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길 해달랬어요?

(버그) 하지만 그건 수많은 기적 중 하나일 뿐이에요. 내 삶은 기적으로 가득 차 있죠.

▶ 허허허... 아뇨, 당신은 그런 사소한 우연 같은 일로 이루어진 삶을 살고 있을 뿐이에요. 그런 일은 세상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거든요. 만일 당신이 기도해서, 가령 하늘에서 개구리가 비처럼 떨어진다든가 하면 당신 주장이 말이 돼요. 비란 것은 언제나 오기도 하고 그치기도 하잖아요.

(버그) 그래요? 당신은 전에 비가 오게 해달라고 기도한 뒤 10초 안에 비가 좍좍 쏟아진 경험을 한 적이 있나요?

▶ 몰라요. 비 내리게 해달라고 기도한 적이 없으니까. 그러나 만일 내가 절실하게 비를 간구하고 정말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면, 난 그게 내 기도 때문이 아니라, 비라는 것은 언제나 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거에요.

(버그) 하나님은 그렇게 바쁘지 않아요. 당신이 하나님과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면, 그는 언제든 시간을 내서 당신 말을 들어줄 거에요.

▶ 만일 산타클로스가 단 하룻밤에 세상의 모든 집을 방문하여...

(버그) 난 산타클로스는 믿지 않아요.

▶ 당연하죠. 바보 같은 이야기니까요. 단 한 사람이 하룻저녁에 세상을 휘휘 날아다니며 굴뚝 속으로 선물을 떨군다... 정말 멍청한 이야기죠. 한 존재가 세상 모든 사람이 동시에 웅얼거리는 말을 다 듣는다... 이것도 그에 못지 않은 것 같은데요.

(버그) ......

▶ (엄마, 누나와의 대화 장면 삽입. 두 사람에게) 나 어릴 때 무지하게 헷갈렸던 게 뭔 줄 알아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산타클로스와 예수에요.

(엄마) 넌 무척이나 화를 냈단다. (누나) 맞아, 그랬지.

▶ 내가 화를 냈다고요? 왜요? 언제요?

(엄마, 누나 동시에) 산타클로스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말이다.

▶ 네, 그리고 예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도 한 방 맞은 느낌이었죠, 껄껄...


▶ (다시 버그의 가게, 버그에게) 당신은 좀 아까, 죽은 뒤 더 나은 곳으로 가게 될 거라고 100% 확신에 차서 말했죠?

(버그) 전 하나님 곁으로 갈 거에요. 예수님과 함께 있게 될 거고요.

▶ 바로 그게 더 나은 곳이군요.

(버그) 만일 내가 쓰레기통 속에 처박히더라도, 당연히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설령 그렇다 할지라도 예수님과 함께라면 난 좋아요.

▶ 그렇게 좋은 곳이란 말이죠?

(버그) 그렇게 좋은 곳이죠.

▶ 그렇다면 지금 자살하는 게 어때요?

(버그) ...... 음... 왜냐하면 하나님이 내가 아직 여기서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이죠.

▶ 오, 그렇군요.

(버그) 요나를 생각해 보세요. 하나님이 요나를 보내신 것은 시키실 일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 요나가 고래 뱃속에서 살았다는 이야기는 언제 나온 것 같으세요?

(버그) 고래가 아니고 큰 물고기인데요.

▶ (나중에 차에서) 그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황당한 이야기 중 하나야. 요나가 고래 뱃속에서 살다! 근데 이렇게 말하면 교인들은 언제나 "성경에는 고래라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큰 물고기에요" 하고 바로잡아 주거든. 그래, 큰 물고기라고 쳐. "죄송합니다. 제가 고래에 너무 집착을 한 모양이네요. 큰 물고기가 맞겠죠. 물론 당신은 큰 물고기 뱃속에 들어가서 사흘 정도 사는 건 아무 일도 아니겠지요? 큰 물고기, 이를테면 참치!" 일본에서는 참치 속에서 사는 게 너무 흔해. 참치 온천탕이란 게 있거든. 거기서라면 사흘 정도는 보낼 수 있을 거야. 종업원들이 시중을 들어주고 오일을 발라주지. 참치탕에서 나올 때면 아주 기분이 좋아진다구. 냄새는 좀 나지만, 기분은 최고가 되지.

▶ (다시 버그에게) 그 남자가 물고기 뱃속에서 사흘을 살았단 말이죠?

(버그) 음... 기적적으로 그랬죠.

▶ 하하하... 스티브, 스티브, 스티브...

(버그) 당신은 기적을 믿지 않잖아요. 당신이 안 믿는다고 없는 게 아니에요.

▶ 당연히 없죠! 난 10살짜리가 아니라구요. 아이구... 물고기 뱃속에서 산다구? 기가 막혀... 버그, 이 말은 해야겠네요. 무엇을 기적이라고 믿는 당신의 그 기준은 무지하게 낮아요.

(버그) 뭐, 그렇게 생각하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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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에서) 두 가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게 있어. 예수가 가르쳤다고 하는 기독교 교리와 국가주의지. 그런데도 사람들은 신과 국가를 함께 이야기한단 말야. 아주 선량한 기독교인들이라도 이런 말을 서슴치 않고 하지: "우리 나라를 챙기는 게 먼저야. 물론 다른 나라가 고통을 겪을 것이라는 점은 알지만, 그래도 우리가 먼저지." 난 성서에서 예수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 곳은 한 군데도 못봤어. 그가 기분이 나빴던 때라도 그런 이야기는 안 했지.

(각종 국수주의 집회 장면, 선거를 앞두고 종교 지도자들이 광적으로 연설. "미국이여 단결하라" "기독교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하나님이 원하는 것을 우리가 하지 않으면, 하나님은 다른 나라로 갈 것이다" "천국으로 가는 길은 단 하나" "신이여, 미국을 용서하소서" "미국을 하나님께 바치자" ...)

(존 맥케인, 자료 화면에서) "헌법에 따르면 미국은 기독교 국가라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하원의원) "돈 위에도 '우리가 믿는 신 안에서'라는 말이 씌어 있잖습니까."
(상원 회의장) "이제 상원 회의를 개시하겠습니다. 목사님께서 기도를 이끌어 주시겠습니다."


▶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레이 수아레즈에게) 미국이 어떻게 해서 기독교 국가가 되었죠? 미국을 건국한 창시자들의 말을 모두 찾아 읽어봤는데, 미국은 절대 기독교 국가가 아니라고 강조한 말이 수도 없이 나오던데요.

(자막: 벤자민 프랭클린: 교회보다 등대가 훨씬 더 유용하다.
존 아담스: 우리가 아무 종교도 갖지 않는다면, 이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국가가 될 것이다.
토머스 제퍼슨: 기독교주의는 인간이 만든 가장 변태적인 시스템이다.)

(수아레즈) 특히 제퍼슨의 경우가 흥미롭죠.

▶ 제퍼슨은 신약성서에 나오는 온갖 기묘한 것들이나 삐까번쩍한 것들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것들을 다 빼버린 새로운 성경을 직접 쓰지 않았습니까?

(수아레즈) 네, 그는 복음서에서 예수가 행한 기적들과 관련한 부분을 모조리 빼고, 신성함을 강조하는 예수의 언급도 다 빼버렸습니다. 이렇게 새로 만든 책에 '나자렛 예수의 신념과 도덕적 가르침'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이 건국 창시자들을 떠받들면서, '12사도와 건국의 아버지들'이라는 식으로 함께 묶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두 그룹이 같은 사상을 가졌던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을 건국한 사람들은 '기독교인이 되는 것'과 '미국인이 되는 것'이 전혀 다르다는 점을 매우 잘 알고 있었습니다.

▶ 그렇죠.

(수아레즈) 제퍼슨 시대에는 교회를 가는 사람이 지금보다 적었죠. 가는 횟수도 적었구요.

(차에서, 다큐멘터리 감독이 빌에게) 당신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고 봐? 다만 겉으로 드러내 말하길 꺼려할 뿐인가?

▶ 그럼, 물론이지. 지금 농담해? 미국에서 무신론자들은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거대한 소수 그룹이야. 최근 조사에 따르면, 어떤 종교도 갖지 않은 사람, 종교에 포함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 종교가 옆에 오는 것조차 끔찍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16%에 이르는 것으로 나왔다구. 전체 인구의 16%는 엄청나게 많은 수잖아. 유대인보다 많고, 흑인보다 많고, 동성애자보다 많고, 미국총기협회 회원보다 많아.


▶ 다른 많은 그룹은 로비 조직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손에 넣거나, 그게 안 되더라도 논쟁거리는 만들어 내지. (무종교주의자들은 그렇지 않을 뿐이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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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의원 마크 프라이어(민주당, 아칸소) 집무실에서 인터뷰)

▶ 당신은 스스로를 복음주의 기독교인이라고 하죠. 당신은 선거 광고에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은 바로 여기, 성서에 들어있다고 공공연히 말하곤 하는데요. 정치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앙이 강하다고 강조하는 속성이 있죠. 신앙이 있다는 게 왜 좋은 건가요?

(프라이어 의원) 신앙은 사람들을 부드럽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수의 가르침을 보면, 그는 무척 용서하거든요.

▶ 예수는 이런 말도 했죠. "사람이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가지처럼 밖에 버려져 마르나니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

(프라이어 의원) 그렇죠. 그런데요? (신앙이 부드럽거나 용서하지 않음이 있다는 빌의 뜻을 이해를 못함) 나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예수의 길은 타협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성서에 쓰인 이야기를 믿구요. 최후 심판의 날이 오면 신께서 자잘한 것을 다 정리하시게 될 겁니다.

▶ 십계명은 어떤가요? 십계명 이야기를 하는 정치인은 굉장히 많은데요. 그 항목들은 진정으로 중요한 도덕적...

(프라이어 의원) 열 가지 제안이라고 할까요? 아님 열 개의 권장사항?

▶ ...... 어쨌든 폭넓게 중요한 것을 뽑은 열 가지라고는 생각이 안 돼요. 앞부분의 네 개는 어떻게 신을 섬기느냐에 대한 거고, 그가 얼마나 질투심 많은 신인가를 보여주는 것들이죠. 다른 신의 존재를 참지 못한다든가. 실제적인 법이라고 할 수 있는 단 두 개의 계명은 훔치지 말라와 죽이지 말라죠. 이런 식으로 된 게 세상에서 가장 현명하게 간추려진 열 개의 덕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어린이를 보호해야 한다든가 고문을 해서는 안 된다든가 강간을 금한다든가... 이런 거 하나도 없잖아요. 만일 오늘날 십계명을 만든다면 다 포함되어야 하는 이런 게 모두 빠져 있잖습니까?

(프라이어 의원) 오늘날의 사회와 문화는 (당시와는) 크게 다릅니다.

▶ 바로 그게 제 말이에요. 우리는 당시와는 다른 문화에 살고 있잖아요.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우리가 여전히 집착하고 있는 게 그거 말고 또 있나요?

(프라이어 의원) 글쎄요......

(자막: 청동기 시대의 믿음: 지구는 평평하다. 별자리는 하늘에 있는 실제 존재들이다. 상처에 침을 뱉으면 낫는다. 바다에는 괴물이 존재한다. ...)

(프라이어 의원) 기본적으로 살인은 세계 어떤 나라에서도 불법입니다.

▶ 그건 종교가 없더라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종교가 없어도,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를 죽이지 말고, 서로의 물건도 훔치지 않기로 하자"라고 합의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세요?

(프라이어 의원) 모르겠네요.

▶ 오히려 '나의 신'의 이름을 내세우는 바람에 더 많은 살인이 벌어져왔어요.


(프라이어 의원) 당신은 사람이 살인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원초적으로 심어져 있거나, 우리의 DNA에 담겨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그래서, 다른 사람을 죽이면 안된다는 걸 저절로 알게 된다는 건가요? 그럴 것 같지는 않네요.

▶ 아니, 대체 서로를 죽이면 안 된다고 결정하는 데에 신이 꼭 필요한가요?

(프라이어 의원) 원시적인 문명을 한번 돌아보세요. 언제나 전쟁을 벌이고 있었잖아요.

('현대 문명'이라는 자막 아래, 온갖 첨단 무기로 대량 살상하는 전쟁 장면들이 지나간다.)

▶ 미국은 산업화한 현대 국가 중에서 가장 종교적인 나라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32개 선진국 중에서 진화론을 믿지 않는 사람의 수가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왔죠. 첫째는 터키였구요.

(프라이어 의원) 미국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어요.

▶ 저 32개 나라 거의 모두에서 종교의 자유가 있는데요.

(프라이어 의원) 아? 그거 흥미롭군요.

▶ 당신은 진화론을 믿나요?

(프라이어 의원) 제 대답은... 모르겠군요. 과학계조차 진화의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어 있는 판이잖아요.

▶ 별로 나뉘어져 있지 않은데요.

(프라이어 의원) 아뇨, 그게......

▶ 그들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프라이어 의원)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난 모르겠어요. 나는 물론 과학적 전제들을 인정합니다만...

▶ 그런 과학적 전제란 게 5천년 전에 아담과 이브가 '말하는 뱀'과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하는 것은 분명 아니잖습니까?

(프라이어 의원) 글쎄요, 그런 일이 있었을 수도 있겠죠.

▶ 이봐요... 바로 이게 내가 생각하는 문제에요. 당신은 상원의원이잖아요. 당신은 이 나라를 움직이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에요. 내 나라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뱀' 따위를 믿고 있다는 것은 정말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에요.

(프라이어 의원, 실실 쪼개며) 상원의원이 되는데 아이큐 검사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아요.

(빌, 기가 차서 정색을 하고 가만히 쳐다본다.)

(프라이어 의원, 실실 웃다가 빌의 표정이 썰렁하니까 얼굴이 굳어진다.)

[다음에 계속]

 

덧글

  • 뱀  2012/04/05 20:36 # 답글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음 편도 기대되네요 ^^
  • deulpul 2012/04/10 14:30 #

    '글쓰는 뱀'이 오셨군요, 하하.
  • 세시아 2012/04/08 21:23 # 삭제 답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 근데, 이 인터뷰이들의 답변은, 정말 진짜인가요?
  • deulpul 2012/04/10 14:33 #

    네, 실제로 이루어진 인터뷰들에서 나눈 대화입니다. 그들의 답변 내용이 정말이냐고 물으신 건 아니죠?
  • mesafalcon 2012/04/09 15:08 # 삭제 답글

    감사합니다.

    다큐멘터리를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 deulpul 2012/04/10 14:35 #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글로 옮기지 못한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이 있어서, 즐겁게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2012/04/10 21:3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2/04/16 20:04 #

    물론이죠. 그런데 저에게 왜 자꾸 불을 붙이시는지... 하하.
  • 2012/04/16 20:0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2/04/16 20:25 #

    흠... 이웃에 도무지 관심이 없으시군요, 하하. (http://deulpul.net/3707402) (그런데 전 읽지조차 못해서 부르는 일은 되도록 피하고 있다는...)
  • 2012/04/17 15:5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2/04/17 18:48 #

    아, 들풀에 불을 질러서 들불을 만들어 버리셨잖습니까! 라는 썰렁한 농담입니다. 윗답글은 오로지 그 점에 대한 말씀이고요...
  • 2012/04/18 00:4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2/04/19 10:06 #

    제가 반성할 점이 없나도 돌아보았습니다. 여하튼 농담이 점점 심각해져 가는 양상은 그 나름대로 또 아주 재미있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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