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AP 중매媒 몸體 (Media)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올렸다가 실패한 일 때문에 미국 매체에서도 북한 관련 소식이 계속 나오는 중이다. 텔레비전을 틀면 뉴스에서 노쓰 코리아 이야기가 수시로 흘러나오고, SNL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도 단골 소재가 되고 있다. 이러한 보도와 노출이 북한에 대한 미국 대중의 인식에 또 어떤 이미지를 더할지 궁금해진다.

지난 1월에 북한은 AP의 평양 지국 개설을 허락했다. 완전한 형태를 갖춘 지국으로서는 서구 언론 최초의 일이다. AP와 북한 당국은 지국 개설을 놓고 1년 가까운 협상을 벌였다. AP가 평양에 들어간 것은 북한 문제와 언론 문제 두 측면 모두에서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2012년 1월16일 AP의 평양 지국 개소식. 왼쪽은 AP의 탐 컬리 사장,
오른쪽은 조선중앙통신의 김평호 사장)


(지국 개설을 위해 평양에 간 AP 임직원들. 왼쪽부터 아시아 지역 사진팀장 데이빗 구텐펠더,
국제 담당 선임 편집위원 존 대니제프스키, 사장 탐 컬리,
편집국장 겸 부사장 캐슬린 캐럴, 서울 지국장 진 H. 리)


책임 있는 세계적 통신사 AP가 북한에서 시작한 상시 취재 활동의 양상을 많은 언론이 관심 깊게 지켜보는 중이다. 이에 대해서는 희망과 우려가 동시에 나오는 듯하다. 희망이란 북한, 특히 새로 등장한 김정은 체제가 서구 언론의 상주를 최초로 허용할 정도로 융통성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하는 점과, 북한에 항상 따라붙는 '미지의 땅' '알 수 없는 곳' '은자의 나라' 같은 부정적 특성이 약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보는 데서 나온다. 우려란 명망 있는 AP가 한시적으로라도 북한의 선전 뉴스를 전달하는 역할에 머무르게 된다거나, 이로 인해 AP 자신의 신뢰도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현재 AP는 거의 모든 정보를 정부가 틀어쥐고 있는 사회라는 특수성을 인정한 상태에서 점차 취재 영역을 넓혀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듯하다. 하긴 이런 수 말고는 다른 길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AP 고위 담당자들은 북한에서라고 해도 언론 본연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가장 궁금한 것은 평양의 AP 기자들이 자유로운 취재를 할 수 있는가일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엇갈린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AP는 평양시 안에서는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으며, 시 경계를 벗어난 취재를 하려면 북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달 전에 나온 다른 소식은 AP 소속 외국 기자들은 안내원 없이는 호텔과 사무실을 떠날 수 없다고 전했다. 이것이 시차 때문에 나온 차이인지, 아니면 AP 기자들의 구성 차이(AP 평양 지국에는 미국 국적의 외국 기자와 북한 국적의 현지 기자들이 있다)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평양의 AP 지국 개설 및 활동과 관련한 두 기사를 옮겨 온다. 앞의 것은 바로 며칠 전에 AP의 편집국장이자 부사장인 캐슬린 캐럴이 NPR에 나와서 평양 지국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한 내용이다.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하여 다시 초점을 받는 북한 사회에 대한 대담들 중 하나였는데, AP와 북한 모두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나왔다.

두 번째 것은 3월 중순에 나온 <포린 폴리시>의 관련 기사다. 북한 지국 개설의 한계와 가능성을 비교적 자세하게 짚어보고 있다.


NPR 라디오 방송의 'On the Media' (4월13일)

1년에 걸친 북한과의 협상 끝에 AP는 지난 1월에 서구 언론 최초로 평양 지국을 개설했습니다. 편집국장이자 부사장인 캐슬린 캐럴은, 현재 AP의 기자들은 평양 시내 안에서만 자유로운 취재를 할 수 있도록 허용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다른 곳으로 나가려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캐슬린 캐럴: 우리와 함께 일하는 북한 당국자에게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미리 통지합니다. 그리고 종종...

대담자: 안내원인가요?

캐럴: 언론사에서 나온 사람입니다. 안내원은 아니고, 보통 조선중앙통신의 기자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경우는 그리 드물지 않습니다. 해외 취재를 해본 적이 없거나 까다로운 나라에서 일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그저 그 나라에 도착해서 자유롭게 어슬렁거리며 취재를 하면 되지 않냐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뿐 아니라 많은 곳에서 그런 일은 불가능하죠. 예컨대 AP는 오래 전부터 백악관을 담당하는 지국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 마음대로 백악관 건물을 누비며 취재를 하지는 않습니다.

대담자: 이해가 되는군요. 그러나 AP 취재진이 북한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취재진과 이야기했다고 해서 어떤 문책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닐 텐데요. 북한 주민은 뒷탈이 생길 걱정을 하지 않고 당신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캐럴: 우리는 이미 북한 주민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우리처럼 주민의 실생활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취재 저널리즘의 전통이 없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제가 보기에 더 큰 문제는, 하고 싶은 말을 한 결과 무슨 일이 생길까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주민이 실제로 그들의 문제에 대해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는 정도가 낮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기자와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은 아니죠. 특히 서구와 같은 저널리즘 활동을 접해보지 않는 곳에서는 말입니다.

대담자: 단지 그런 전통이 없다는 게 문제인가요, 아니면 보복이 두려운 걸까요?

캐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질문입니다만, 우리가 현재 북한에서 수행하는 저널리즘은, 길거리에서 취재진을 만나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몇 가지 대답을 했다고 해서 강제수용소로 끌려가는 식의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대담자: 서구 언론의 취재진이 적대적이거나 억압적인 체제에서 뉴스를 취재해 보도할 때, 종종 '다음의 뉴스는 이곳 정부의 엄중한 제한 아래 검열을 거쳐 제작된 것입니다'와 같은 단서를 달곤 하는데요. 북한에 대한 AP의 보도도 그와 같은 단서가 필요합니까?

캐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검열을 수용하지 않습니다. 그 비슷한 것이라도 절대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북한 안팎에서 관련 기사를 쓰고 사진을 찍고 비디오를 제작하는데, 이런 보도 내용에 대해 북한 당국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종종 일어나고, 아주 시끄러운 논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AP와 북한 사이에 앞으로 건강한 불화(healthy disagreements)가 벌어지게 될 것임을 양자가 알고 있습니다. 만일 이러한 불화 때문에 AP가 북한을 떠나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AP는 지국 운영을 계속하기 위해 타협하기보다는 이 나라를 떠나는 편을 선택할 것입니다.

대담자: 백악관은 AP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에 대해,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북한의 선전에 휘말리지 말라고 경고했잖습니까. 제가 보기에 북한의 AP 지국은 그런 위험을 매일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론사로서 AP는 북한의 선전 목적에 봉사하는 기관이 되는 일을 어떻게 피하고 있습니까?

캐럴: 백악관으로부터 저희 편집 방향과 관련한 논평을 받는 건 괜찮구요? (웃음) 아뇨, 우리는 그런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백악관은 그저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할 따름입니다. 단지 그게 저널리즘에 관계된 것일 뿐이죠. (북한과 관련하여) 어떤 곳에 존재하지 않는 것보다는, 그곳에 가서 질문을 던지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모든 대답을 받든 아니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이건 하나의 과정입니다. 언론은 일단 거기 갑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취재하고 보도합니다. 더 나아가 좀더 자유로운 접근을 얻기 위해 조금씩 노력을 더합니다. 또 추가 정보를 얻도록 압박합니다. 세상은 우리 생각보다 현명하기 때문에, 이런 과정 속에서 해당 지역의 진면목을 알게 됩니다. 그것은 언론이 거기 있기 때문입니다.

대담자: (북한이) 초억압적이고 시대역행적인 체제라는 것 말고 당신이 더 알게 된 게 무엇입니까?

캐럴: 북한 사람들은 이 세상 어느 곳에 있는 그 누구와도 똑같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존경 받기를 원하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기를 희망합니다. 식당에 가면 좋은 밥을 먹고 싶어합니다. 행복한 삶을 원하기도 합니다. 외부 세계도 북한 사람들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AP가 북한 정부에 대해서도 그 정도의 투명성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할 일입니다.

대담자: 감사합니다. AP의 편집국장이며 부사장인 캐슬린 캐럴이었습니다.


먼 행성으로부터 오는 소식 (<포린 폴리시> 3월12일, 중간제목은 내가 추가)

수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AP는 1월16일에 북한에 지국을 개설했다. 이 은자의 왕국에 명망 있는 서구 뉴스 기관이 상시적 사무실을 개설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지국 개설 이후 AP는 평양 현지 기자들이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20여 건의 기사를 송고했다. AP는 북한과 가져 왔던 관계 덕분에, 지난 12월에 김정일이 사망한 뒤 북한 내부에서 이를 취재한 유일한 서구 언론이 되었다. 김정일의 시신을 찍은 사진을 보도할 수 있었으며, 그의 사망 소식을 전달하는 데에서도 한국 최대 영문 뉴스 서비스사보다 빨랐다.

그러나 AP의 선임 편집위원에 따르면, 평양 지국을 개설한 지 두 달이 지난 지금도 AP 사무실에는 인터넷조차 연결되지 않은 상태다. 물론 기자들은 시내 다른 곳에서 인터넷을 쓸 수 있다. 북한은 평양 지국을 관리하는 AP의 두 기자, 즉 한국 지국장 진 H. 리와 아시아 지역 사진팀장 데이빗 구텐펠더에게 임시 비자를 내주었을 뿐이다. 리와 구텐펠더는 안내원 없이는 평양의 호텔을 떠날 수 없다. 김정은이 권좌에 오른 지 10주가 지난 지금, AP가 북한을 어떤 방식으로 취재할 수 있는지, 또 북한 당국이 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북한의 개방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된다.

북한에서 취재하는 기자들과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AP는 이를 거절했다. AP의 홍보 담당인 폴 콜포드는 이 기자들이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신 선임 편집위원인 존 대니제프스키와의 인터뷰를 연결해 주었다. 대니제프스키는 AP 사장 탐 컬리가 평양과 협상을 벌이거나 지국 개소식을 위해 평양을 방문할 때 함께 갔던 사람이다. 해외 특파원으로 오랜 경력을 쌓아온 그는 "북한에 사무실을 개설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며, 우리는 이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북한에게도, 우리에게도 새로운 영역이 열린 셈이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모호한 국가다. 그렇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북한에서 외국 언론이 활동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CNN의 전 아시아 특파원이었으며 북한을 15차례 다녀왔던 마이크 치노이는 "그토록 오랫동안 자신을 격리시켜 왔다는 사실은 매우 특이하다. 따라서 외국 언론 지국 개설을 허용한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의 전망이 매우 밝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AP가 북한에서 독립적으로 취재 활동을 벌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이 남아 있다. 평양 지국의 상시 근무 기자는 북한인 두 명, 취재기자 박원일과 사진기자 김광현이다. 두 사람에 대해 알려진 바는 많지 않다. 대니제프스키는 박원일이 "조선중앙통신사에서 멀티미디어 경험을 쌓았고 영어를 말하며 어렸을 때 태국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는 젊은 기자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김광현에 대해서는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았다.

나중에 콜포드가 전한 바에 따르면, 김광현은 교토 통신을 위해 일한 적이 있으며, 작년 가을에 벌어진 사진 워크숍 때 구텐펠더가 그의 작품들을 보고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의 국영 통신사인데 그 웹사이트에는 "조선노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를 대변한다"라고 되어 있다. 북한을 연구하는 안드레이 란코프는, 박원일과 김광현이 저널리스트 훈련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이들이 비밀 경찰이나 정보국에서 파견되었을" 가능성이 "99%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AP의 콜포드는 "나는 란코프가 누구인지 모르며, 그런 주장은 처음 들어본다. 그에 대해 할 말이 없다"라고 대답했다.)

언론 자유 순위 178위 국가에서의 취재 활동

AP 평양 지국은 조선중앙통신사 건물에 있다. 평양과 밖의 세계 사이에 통신 보안이 지켜지는지 대니제프스키에게 물었다. 그는 북한 당국의 모니터를 거치지 않고 외부와 통신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에서 정부는 통신을 모니터할 수 있다고 본다. 당신이 독일에서 전화를 할 때 아무도 엿듣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하고 반문했다. 북한 외부와의 통신 수단에 대해 좀더 자세히 물었더니, 경쟁사에 알려지기를 꺼린다는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다.

AP는 과거에 리와 구텐펠더를 12회 정도 북한에 파견한 적이 있다. 현재 AP는 어떤 서구 뉴스 기관보다 더 많은 접근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세계의 다른 곳에서 기자들이 누리는 접근권에 비한다면 북한에서의 AP의 실질적 접근권은 극히 제한된 것처럼 보인다. 리나 구텐펠더가 안내원 없이 평양 시내를 돌아다닐 수 있는지에 대해 대니제프스키는 "주변을 약간 돌아다닐 수 있지만, 보통은 사무실과 호텔에 머물러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에 머무르는 서구 언론인들은 국영 호텔 밖을 나서면 거의 모든 시간에 안내원을 동반해야 한다. <부러울 것이 없어요: 북한의 일상 생활(Nothing to Envy: Ordinary Lives in North Korea)>의 저자 바바라 데믹은 "외국인이 북한을 여행할 때면 최소한 두 명의 안내원이 따라붙는다. 한 안내원은 외국인을 감시하고, 다른 안내원은 그 안내원이 할 일을 잘 하는지 감시한다"라고 말했다. AP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리와 구텐펠더가 평양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허용되는지 재차 질문하자 대니제프스키는 "거기에는 대답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베이징 지국장이기도 한 데믹은 "리는 훌륭한 기자지만, (북한에서) 그녀의 일은 언론의 측면에서 볼 때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세계 어떤 나라보다 더 강하게 정보를 통제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AP의 지국은 평양에서 취재 활동을 하는 외국의 텍스트 기반 언론사로는 네 번째다. 러시아 언론이 하나 있고, 중국 언론이 둘 있다(<인민일보>와 신화사 통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도 지국을 갖고 있다. 아시아재단의 한국 담당 대표인 피터 벡에 따르면 일본에서 발행되는 <조선신보> 역시 평양 지국이 있으나, 친북한 성격의 매체로서 완전한 외국 언론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영상 취재만 하는 AP텔레비전뉴스는 2006년에 평양에 사무실을 개설했다.

평양에서는 중국 언론들이 AP보다 훨씬 많은 정보 접근권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은 자국 정부의 검열을 받는다. 영국 크랜필드 대학 교수이며 북한을 연구하는 해이즐 스미스는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평양의 자국 언론이 민감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으로 보며, 이러한 점이 고려된다"라고 말했다.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타블로이드판 신문 <글로벌 타임스>의 한 기자는 지난달(2월)에, 평양에서 활동하는 외국 언론인들과 관련한 상세한 기사를 썼다. 국경없는기자회가 매긴 언론 자유 순위에서 179개국 중 174위를 한 중국의 이 기자는 같은 순위에서 178위를 한 북한에 AP 지국이 개설된 것을 어떻게 보는지 평양 시민들에게 질문했다. 기사에 따르면 익명의 한 북한 주민은 AP 지국 개설에 대해 "그들이 북한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통신인 이타르-타스 역시 평양에 지국이 있다. 란코프에 따르면, 2006년까지 평양 특파원을 지냈던 스타니슬라프 바리보다는 북한에 대한 파격적 기사들을 썼는데, 그 중에는 북한 정부가 일부 관청에서 김정일의 초상화를 제거했다는 것도 있었다. 란코프는 "북한은 이 기자를 매우 싫어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타르-타스의 현 평양 특파원은 훨씬 덜 공격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에서 미국 기자는 미국에서 알 카에다 조직원과 마찬가지"

현재 AP를 따라 북한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서구 언론은 AP의 경쟁사인 로이터밖에 없다. 작년(2011)에 로이터는 조선중앙통신사로부터 영상을 송출받기 위해 평양에 위성 안테나를 세웠다. 로이터의 대변인은 "앞으로 소비자의 수요와 영업을 위해 북한에서 상시 언론 활동을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뉴스는 현재 지국이 없고, 앞으로 그럴 계획도 없다. 헤이즐 스미스에 따르면, BBC 월드뉴스서비스는 두어 해 전에 북한 기자 몇 명을 데려와 훈련시켰다. 이 점에 대해 BBC에 문의했으나 BBC는 대답하지 않았다. CNN의 경우 마이크 치노이가 1990년대 내내 평양 지국 개설을 놓고 북한 당국과 협상을 벌였다. 그는 "우리는 끊임없이 요구했고, 그들은 언제나 '원칙적으로 가능하다'라고 답변했다. 수많은 소문이 나왔지만, 어느 것도 사실이 아니었으며, 결국 우리는 지국을 개설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상시 지국이 없더라도 많은 (서구) 언론은 평양에 수시로 기자들을 보낸다. 2008년에 뉴욕 필하모니가 북한 공연을 갈 때 많은 기자가 따라갔다. 북한 정부가 조직한 보기 드문 언론사 초청 시찰이었다. 한 캐나다 언론인은 "아주 투명한 취재 환경은 아니었다"라고 완곡하게 표현했다.

대니제프스키는 평양의 AP 지국 운영에는 큰 경비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급여, 임대료, 평양을 오가는 항공비 등을 다 포함해도, 태국 지국 등 비슷한 규모의 다른 아시아 사무실 운영비 정도의 경비가 든다는 것이다.

리와 구텐펠드는 모두 미국 국적이다. 이론상으로는 북한과 아직 전쟁 상태인 나라의 국민인 셈이다. 란코프는 평양에서 취재하는 미국인이란 미국에서 보고하는 알 카에다 조직원과 같다고 말했다. 피터 벡은 "조만간에 북한 당국이 미국 언론인을 장기 체류시키며 취재를 허용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서구 언론인이 현지 활동을 계속하거나 평양을 정기적으로 방문할 수 있으려면 북한 당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아야 할 것이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AP의 한국 지국장인 리와 아시아 지역 사진팀장인 구텐펠더는 모두 존경 받는 언론인이다. 평양 지국이 개설된 이래 리는 북한의 소비자 문화, 김정일에 충성을 맹세하는 군부, 말을 탄 김정일의 새 동상 같은 이야기를 기사화했다. 동상 기사에서 한 조각가는 "단 두 달 만에 이처럼 거대한 승마상을 완성하기 위해 밤낮으로 분투했다. 인민들의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서였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는 "김의 집권 시절에 북한은 기아로 인해 주민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라는 부분도 들어갔다.

CNN의 아시아 지국장이었던 마이크 치노이는 "AP의 평양 지국에서 나오는 기사가 그저 조선중앙통신 기사의 요란한 재판 모양에 머무른다면, 이는 AP의 신뢰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위협이 될 것이다. 물론 AP는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으며, 따라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상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올 가능성

평양에서 활동하려면 북한 당국의 요구도 좀 들어줘야 한다. AP는 이번주(2012년 3월)에 뉴욕에서 열리는 합동 사진 전시회를 조선중앙통신과 공동 후원한다. 이것은 양자 사이의 양해 각서에 명시된 내용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 전시회는 "태양절인 김일성 주석의 탄신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전시되는 사진들은 "조국의 번영과 인민의 행복에 무한히 기여한" 위대한 인물들을 보여주며, 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치, 경제, 문화의 여러 모습들을 묘사하는 사진들"이다.

조선중앙통신의 관련 기사는, AP의 사진국장 산티아고 리온이 '이 전시회가 양 통신사 간의 사진 스타일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썼다. AP는 이 기사가 리온의 말을 정확하게 인용하였다고 확인해 줬으며, 양 통신사는 각자의 전시 사진을 스스로 선정했으며, "전시회의 성격에 대한 조선중앙통신의 규정은 전적으로 그들만의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한 지국을 개설하기 위한 AP의 투자는 북한이 붕괴될 때 현장에 취재진을 두고 있는 경우로 크게 보상될 수도 있다. 아시아재단의 피터 벡은 AP의 동기는 북한에서 취재 활동을 벌이려는 다른 외국 언론사들의 그것과 꼭같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유리하게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대니제프스키는 "우리는 특정한 일을 예상하지 않지만, 북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현장을 목격할 수 있는 사람을 파견해 두는 것은 언제나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란코프는 "북한에서 위기가 벌어지면, AP는 바로 코앞에서 이를 지켜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김씨 가족의 재정 상태에 대한 탐사 보도나 은밀한 반대파와의 인터뷰 등은 기대하지 말라"라고 말했다.

1994년에 김일성이 사망하기 몇 주 전에 그와 인터뷰한 바 있는 마이크 치노이는, AP 북한 지국 개설로 인해 발생하는 장점은 "북한 관련 기사가 더 많이 나올수록 이 나라가 다른 행성이라는 느낌이 약해진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3월2일에 AP는 미국과의 핵 협상에 회의를 표하는 평양 시민들과의 독점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에서 한 여성은 "미국을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의 발언은 북한 정부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평양 시민들이 정치 문제를 놓고 서구 기자들과 말을 나누었다는 것만도 전향적인 표시임에 틀림없다. 대니제프스키는 "북한은 오랫동안 미지의 땅이었다. 우리는 그곳에 지국을 열었으며, 북한인을 고용하였으며, 취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활동이 뉴욕 시청을 취재하는 것과 같은가? 그럴 수 없다. 그곳은 다른 세계다"라고 말했다.



※ 이미지: AP, 이곳으로부터.

 

덧글

  • 2012/04/19 15:5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2/04/20 02:24 #

    아뇨,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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