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에게 보내는 마광수의 편지 섞일雜 끓일湯 (Others)

[내 인생 마지막 편지](41-1) 마광수 - 그리운 H에게
[내 인생 마지막 편지](41) 마광수 - 너를 사랑해, 미치도록

내용으로 보아, 위 순서대로 해야 제대로 갈피가 잡히는 것 같다.

이건 뭐랄까... 마교수님이 원래 그런 건 알고 있지만, 신문 지면에서 읽는 것치고는 정혜신 부부(정확히 말하면 김두식)의 "했냐?"에 버금가게 경이롭다.

마광수가 여전히 성적 갈구를 잃지 않고 있는 것도 경이롭고(라는 말은 그의 나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갈구를 표출함으로써 그가 당한 일들을 말하는 것이다), 손톱 페티쉬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경이롭고(이건 쉽게 바뀌는 게 아닌가?), 이제 대충 '사나운 말'에서 내려와 원숙함으로, 혹은 원숙함을 가장하여 장사해야 할 즈음에, 여전히 날것을 향한 지향을 추구하고 거기서 삶의, 그리고 아마도 창작의 원동력을 구하는 불굴의 정신이 경이롭다.

포스트모더니즘이 한창 인기를 끌기 시작할 즈음, 몸에 대한 관심이, 마치 그 전에는 없었던 것처럼 정색을 하고 등장했었다. 인간의 육신 구석구석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진솔한 세계에 대해 뭔가 획기적인 안목을 열어줄 것 같은 기세로 달려들더니, 어영부영 20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걸그룹의 허벅지나에 대한 끊임없는 (세속적이거나 비판적인) 관심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런 점에서 마광수의 일관성은 여하튼 경이로운 데가 있다.

그러나 그의 '편지'에 나이와 세월에 대한 아쉬움이 꾸준히 드러나는 것을 보자니 덩달아 서글퍼진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처럼 육신의 충돌과 충동으로부터 정신적 에너지를 얻어온 사람들은 더 심하게 겪을 수밖에 없는 숙명 같은 것일 게다.

요즘이 한창 휴가철이라서 손에 손을 맞잡고 산으로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젊은 연인들 쌍쌍이 그저 부럽기만 하다. 그러다 보니 집에 틀어박혀 책만 읽고 있는 나 자신이 한심해 보이기도 하고. 하긴 학교 연구실에 나가 있어봤자 고독감이 덜해질 리 없겠지. 학생들이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 캠퍼스 안이 텅 비어 있을 테니까.

너무 부러워 마십시오. 안 그런 청춘도 많습니다. 젊다고 다 커플이 아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혼자 사는 여성 220만 명, 혼자 사는 남성 190만명 시대다. 통계청은 "불황으로 결혼을 미루는 젊은 층과 혼자 사는 노인으로 대표되는 1인 가구의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마광수 자신은 "나는 너를 만나기 이전에 수많은 여자들과 연애를 해보았다"라고 했으니, 지금 외롭다고 한탄할 일만은 아니지 싶다. 염장지른다고 항의하는 사람 많을 거다.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어머니도 너무하신다. 이제는 좀 이해해 주시지.

[덧붙임]

이 두 편지는 8월2일 하루에 약간의 시차를 두고 게재된 것이다. 신문은 '41'과 '41-1'로 구분해 놓았다. 나는 이게 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의 상하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서로 다른 두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 같기도 하다. 사귐의 양상이 조금 다르다. 남들은 모두 한 편씩 보냈는데 그는 왜 두 편을 보낸 것일까. '여친이 58명'이라는 조영남도 대충 두루뭉술하게 한 사람에게만 보냈건만.

 

덧글

  • 2012/08/06 16:26 #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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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06 17:05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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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07 09:27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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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16 04:12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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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16 04:50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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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16 05:13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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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16 05:38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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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17 13:33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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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19 02:50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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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21 16:12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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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21 23:03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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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27 18:13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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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27 19:27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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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29 13:54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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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29 16:59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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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04 07:07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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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04 07:44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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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08 07:01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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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08 08:06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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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도 2012/08/06 19:28 # 답글

    마지막 문장에서 빵 터졌습니다. 마광수 교수님 글 읽으니 왠지 모르게 애잔하고 짠하고 그렇네요. 가혹한 세월을 너무 오래 보내신 것 같아서요. 마음이 많이 문드러지지 않았으면 했는데.
    그러나 마마보이는 답이 없지요(웃음).
  • deulpul 2012/08/16 04:52 #

    흐르는 시간 앞에서는 어떠한 욕망도 종내 덧없어지는 것이겠지요. 영원히 젊고자 하는 마광수 자신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 민노씨 2012/08/15 04:35 # 삭제 답글

    김두식 인터뷰는 제 취향이 아닌데, 마광수 편지는 소박하고, 담백해서 좋네요. : )
    그나저나 요즘 많이 바쁘세요?
    메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 ^
  • deulpul 2012/08/16 04:58 #

    소설도 아니고 사신, 편지글에서 저렇게 자신을 드러내기가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여하튼 대가들은 분명 다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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