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미국 오리건 주에서 새로운 거미 종류가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한국 언론 대부분은 보도를 하지 않았고 몇몇 언론에서만 기사가 나왔다.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었다. 네이버 메인을 지나다 뉴스캐스트 과학/IT 항목에 톱기사 중 하나로 떠 있어서 보게 되었다. 매체는 <매일경제신문>의 종편 방송인 MBN, 제목은 '미국서 '육식'하는 새 거미과 발견'이었다.
제목을 눌러 들어가 봤더니 다음과 같은 모양이 나타났다(광고 검은칠은 내가 했으며, 아래도 마찬가지다).

쪽광고 끼고 달랑 일곱 줄이다. 광고가 없었다면 더 적었을 것이다.
분량이 문제가 아니다. 이 기사는 과학 기사다. 그러나 튀는 제목으로 독자를 이끌고 나서도, 과학적 궁금증이나 호기심을 거의 풀어주지 않는다. 본문은 거미를 발견한 곳과 임시로 붙인 이름을 제외하면, 제목에다 각종 조사와 어미를 붙여 문장으로 늘인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러고도 자기네 매체를 대표하여 네이버에 톱뉴스로 내보냈다.
같은 내용을 보도한 외국 언론을 찾아봤다. 수많은 매체에서 해당 뉴스를 보도했다. AP 기사를 전재한 한 미국 신문의 모양은 다음과 같다.

방송 기사를 신문하고 비교하는 것은 불공정한가? 방송사 기사는 다음과 같다.

웹브라우저(크롬) 화면을 모두 똑같이 67%로 하여 갈무리한 그림들이다.
내가 찾아본 미국 신문 중에서 한국 기사와 비슷한 분량으로 내보낸 경우가 있긴 있었다. 다음과 같다.

그래도 한국 기사보다 양이 많고 내용이 풍부하지만, 그나마 비교적 간략한 기사다. <워싱턴포스트> 기사인데, 기사 맨 위에 다음과 같은 표지가 붙어 있다.

말하자면 이 기사는 어린이들을 위한 기사다.
이렇게 '아동용 기사'보다도 못한 초라한 꼴을 보이는 한국 기사의 양상은, 해당 외신을 받아 다른 매체에 뿌린 연합뉴스 기사에서부터 시작된다. 위에 사례로 보인 외국 기사에 달린 페이스북 '좋아요'는 70~280개 정도다. 한국 기사의 '좋아요'는 MBN, 연합뉴스, 아래에 보일 <서울신문> 등에서 모조리 0이다.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관련 기사의 제목을 좀 보자. 연합뉴스는 이 기사에 '미국서 '육식'하는 새 거미과 발견'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따라서 위의 MBN을 비롯해 <서울신문>, <국민일보> 등 연합뉴스의 기사를 전재한 한국 매체는 모두 그같은 제목을 달았다. <코리아헤럴드>는 '육식 거미' 발견! 치명적인 발톱으로 공격'이라고 했다.
제목들을 보면 '육식하는 거미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핵심인 것처럼 되어 있다. 이런 제목은 모두 원래 외신 기사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제목들이다. 영문 기사 제목은 대부분 '새로운 과가 발견되었다'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위에서 이미지로 보인 기사를 예로 들면,
등과 같은 식으로, 새로운 종이 발견되었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지막 제목의 '동굴의 포식자'는 육식을 해서가 아니라 날카로운 발톱 때문에 학자들이 그렇게 부른다는 말이 기사에 있다. ('아동용'이라는 점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 기사는 모두 '육식' 운운 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AP 기사를 바탕으로 하여 영한 대조 기사를 실은 <코리아헤럴드>를 보면 극명하게 알 수 있다. 영문 기사의 제목은 '미국 동굴에서 새로운 거미과 발견(New spider family found in U.S. caves)'이라고 되어 있는데, 바로 밑의 한글 제목은 ''육식 거미' 발견! 치명적인 발톱으로 공격'이라고 엉뚱하게 붙였다.
한국 기사의 '육식 거미 발견' 운운은 이렇게 기사의 초점에서 어긋났을 뿐만 아니라, 과학적 상식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들이다. 거미는 원래 거의 모두가 육식 동물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4만 종의 거미 중에서 풀을 먹고 사는 것은 Bagheera kiplingi 단 한 종이다. 새로 발견된 거미가 초식임이 밝혀졌다면 놀라운 뉴스로서 '미국서 '초식'하는 새 거미과 발견' 등의 제목을 붙일 수 있겠지만, '육식 거미' 따위는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이런 제목은 말하자면 '이명박, 청와대에서 생존한 채 발견!' 같은 농담과 흡사하다. 그저 독자의 관심을 끌고 보자는 낚시질 관행이 한국 언론을 거대하고도 유치한 농담판으로 몰아가고 있다.
영문 기사를 통해 독자가 알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다.
이런 흥미로운 사실들이 한국 기사에는 모조리 빠져버린 것이다. 이것은 이러한 발견이 벌어진 곳이 미국이라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 반대쪽에서 벌어지는 입자 가속기와 관련한 뉴스에서 보듯, 과학 영역은 뉴스 보도에서 지리적 제한을 비교적 덜 받는 분야다. 자기 땅에서 벌어지는 것만 다루어서는 과학 기사라는 게 나올 여지가 별로 없다. 이 점은 <과학동아>의 최근호 주요 기사를 슬쩍 훑어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이 짤막한 기사를 놓고 내가 가장 아쉽게 느끼는 점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이런 보도로 인해 한국인과 외국인이 갖게 되는 정보량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런 느낌은, 외국 학생이 플라톤과 칸트를 읽는 시간에 한국 학생은 영문법을 공부하고 있다는 개탄스러운 상황을 보며 갖는 느낌과 비슷하다.
또 다른 아쉬움은, 기사의 소재로 볼 때 독자 누군가에게 흥미롭고도 교육적인 기사가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꿈을 키워주는 기사가 될 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위의 거미 기사를 보고 석주명이나 김주필의 꿈을 키우는 사람이 나오지 말란 법 없다. 어릴 때 읽은 감동적인 신문 기사 몇몇을 지금도 기억하는 나는, 기사도 훌륭한 사회 교과서, 과학 참고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저 독자를 잡아끄는 낚시질이나 하는 풍토에서는 그런 기사가 나올 수가 없을 것이다.
과거에 인쇄 매체에 글을 쓰는 사람이 가장 바랐던 것은, 자기가 쓴 기사가 독자에게 전달되어 읽히고 독자의 손에 든 가위에 의해 오려져 스크랩이 되는 일이라고 했다. 지금은 긁어서 저장하면 되니까 스크랩할 일은 없지만, 그러다 보니 스크랩될 만한 기사를 만드는 일도 지레 포기하는 언론판이 되어 가는 게 아닌가 싶다.
※ 이미지: 각 매체 웹사이트(본문에 링크).
제목을 눌러 들어가 봤더니 다음과 같은 모양이 나타났다(광고 검은칠은 내가 했으며, 아래도 마찬가지다).

쪽광고 끼고 달랑 일곱 줄이다. 광고가 없었다면 더 적었을 것이다.
분량이 문제가 아니다. 이 기사는 과학 기사다. 그러나 튀는 제목으로 독자를 이끌고 나서도, 과학적 궁금증이나 호기심을 거의 풀어주지 않는다. 본문은 거미를 발견한 곳과 임시로 붙인 이름을 제외하면, 제목에다 각종 조사와 어미를 붙여 문장으로 늘인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러고도 자기네 매체를 대표하여 네이버에 톱뉴스로 내보냈다.
같은 내용을 보도한 외국 언론을 찾아봤다. 수많은 매체에서 해당 뉴스를 보도했다. AP 기사를 전재한 한 미국 신문의 모양은 다음과 같다.

방송 기사를 신문하고 비교하는 것은 불공정한가? 방송사 기사는 다음과 같다.

웹브라우저(크롬) 화면을 모두 똑같이 67%로 하여 갈무리한 그림들이다.
내가 찾아본 미국 신문 중에서 한국 기사와 비슷한 분량으로 내보낸 경우가 있긴 있었다. 다음과 같다.

그래도 한국 기사보다 양이 많고 내용이 풍부하지만, 그나마 비교적 간략한 기사다. <워싱턴포스트> 기사인데, 기사 맨 위에 다음과 같은 표지가 붙어 있다.

말하자면 이 기사는 어린이들을 위한 기사다.
이렇게 '아동용 기사'보다도 못한 초라한 꼴을 보이는 한국 기사의 양상은, 해당 외신을 받아 다른 매체에 뿌린 연합뉴스 기사에서부터 시작된다. 위에 사례로 보인 외국 기사에 달린 페이스북 '좋아요'는 70~280개 정도다. 한국 기사의 '좋아요'는 MBN, 연합뉴스, 아래에 보일 <서울신문> 등에서 모조리 0이다.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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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의 제목을 좀 보자. 연합뉴스는 이 기사에 '미국서 '육식'하는 새 거미과 발견'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따라서 위의 MBN을 비롯해 <서울신문>, <국민일보> 등 연합뉴스의 기사를 전재한 한국 매체는 모두 그같은 제목을 달았다. <코리아헤럴드>는 '육식 거미' 발견! 치명적인 발톱으로 공격'이라고 했다.
제목들을 보면 '육식하는 거미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핵심인 것처럼 되어 있다. 이런 제목은 모두 원래 외신 기사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제목들이다. 영문 기사 제목은 대부분 '새로운 과가 발견되었다'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위에서 이미지로 보인 기사를 예로 들면,
오리건 주 동굴에서 새로운 과의 거미 발견
오리건 주 동굴에서 발톱을 지닌 새로운 과의 거미 발견
오리건 주에서 '동굴의 포식자' 거미 발견
등과 같은 식으로, 새로운 종이 발견되었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지막 제목의 '동굴의 포식자'는 육식을 해서가 아니라 날카로운 발톱 때문에 학자들이 그렇게 부른다는 말이 기사에 있다. ('아동용'이라는 점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 기사는 모두 '육식' 운운 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AP 기사를 바탕으로 하여 영한 대조 기사를 실은 <코리아헤럴드>를 보면 극명하게 알 수 있다. 영문 기사의 제목은 '미국 동굴에서 새로운 거미과 발견(New spider family found in U.S. caves)'이라고 되어 있는데, 바로 밑의 한글 제목은 ''육식 거미' 발견! 치명적인 발톱으로 공격'이라고 엉뚱하게 붙였다.
한국 기사의 '육식 거미 발견' 운운은 이렇게 기사의 초점에서 어긋났을 뿐만 아니라, 과학적 상식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들이다. 거미는 원래 거의 모두가 육식 동물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4만 종의 거미 중에서 풀을 먹고 사는 것은 Bagheera kiplingi 단 한 종이다. 새로 발견된 거미가 초식임이 밝혀졌다면 놀라운 뉴스로서 '미국서 '초식'하는 새 거미과 발견' 등의 제목을 붙일 수 있겠지만, '육식 거미' 따위는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이런 제목은 말하자면 '이명박, 청와대에서 생존한 채 발견!' 같은 농담과 흡사하다. 그저 독자의 관심을 끌고 보자는 낚시질 관행이 한국 언론을 거대하고도 유치한 농담판으로 몰아가고 있다.
--- ** --- ** ---
영문 기사를 통해 독자가 알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다.
1. 이 거미는 동굴 탐험가들에 의해 발견된 뒤 전문 학자들이 오래 연구한 끝에 신종으로 분류한 것이다. 즉 프로-아마 과학자들이 협업한 결과로 나온 성과.
2. 미국 서부에서 거미를 가장 많이 수집하고 있는 전문 연구소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California Academy of Sciences)'이다.
3. 세계에서는 대략 20년마다 한 번씩 새로운 거미의 과가 발견되며, 북미에서는 1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4. 새 거미를 제대로 검증 분류하기 위해 해부학과 DNA 조사 방법이 활용되었다.
5. 거미를 연구하는 곤충학자에게 이번 발견은, 고생물학자가 새로운 종류의 공룡을 발견한 것만큼의 의미가 있다.
6. 새 거미는 원시 거미 형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거미의 초기 진화와 관련한 현존 지식을 크게 바꿀 가능성이 있다.
7. 동굴은 외부와 격리되고 변화가 적은 생태 시스템이어서 진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환경을 제공한다.
8. 새로 발견된 거미의 이름은 2010년에 과학자들을 이끌고 동굴 탐험에 나섰던 지방 경찰(보안관 대리)의 이름을 땄다.
9. 학자들이 연구실에 인공 동굴 환경을 갖추어 주었으나, 거미는 잡힌 이래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있다가 죽었다.
10. 이 거미가 발견된 이래 학자들이 현장 조사를 나가서, 같은 과에 속하지만 종이 다른 또다른 거미들을 발견했다.
이런 흥미로운 사실들이 한국 기사에는 모조리 빠져버린 것이다. 이것은 이러한 발견이 벌어진 곳이 미국이라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 반대쪽에서 벌어지는 입자 가속기와 관련한 뉴스에서 보듯, 과학 영역은 뉴스 보도에서 지리적 제한을 비교적 덜 받는 분야다. 자기 땅에서 벌어지는 것만 다루어서는 과학 기사라는 게 나올 여지가 별로 없다. 이 점은 <과학동아>의 최근호 주요 기사를 슬쩍 훑어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이 짤막한 기사를 놓고 내가 가장 아쉽게 느끼는 점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이런 보도로 인해 한국인과 외국인이 갖게 되는 정보량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런 느낌은, 외국 학생이 플라톤과 칸트를 읽는 시간에 한국 학생은 영문법을 공부하고 있다는 개탄스러운 상황을 보며 갖는 느낌과 비슷하다.
또 다른 아쉬움은, 기사의 소재로 볼 때 독자 누군가에게 흥미롭고도 교육적인 기사가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꿈을 키워주는 기사가 될 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위의 거미 기사를 보고 석주명이나 김주필의 꿈을 키우는 사람이 나오지 말란 법 없다. 어릴 때 읽은 감동적인 신문 기사 몇몇을 지금도 기억하는 나는, 기사도 훌륭한 사회 교과서, 과학 참고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저 독자를 잡아끄는 낚시질이나 하는 풍토에서는 그런 기사가 나올 수가 없을 것이다.
과거에 인쇄 매체에 글을 쓰는 사람이 가장 바랐던 것은, 자기가 쓴 기사가 독자에게 전달되어 읽히고 독자의 손에 든 가위에 의해 오려져 스크랩이 되는 일이라고 했다. 지금은 긁어서 저장하면 되니까 스크랩할 일은 없지만, 그러다 보니 스크랩될 만한 기사를 만드는 일도 지레 포기하는 언론판이 되어 가는 게 아닌가 싶다.
※ 이미지: 각 매체 웹사이트(본문에 링크).
덧글
나나당당 2012/09/01 20:04 # 삭제 답글
그냥 하루에 몇 꼭지 써서 내보내야되니까 할당량 채운다는 수준으로 쓰는 모양이에요.
deulpul 2012/09/04 07:13 #
2012/09/02 21:31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2012/09/04 07:14 #
비공개 답글입니다.2012/09/04 08:00 #
비공개 답글입니다.2012/09/08 07:22 #
비공개 답글입니다.2012/09/08 07:39 #
비공개 답글입니다.mesafalcon 2012/09/03 09:21 # 삭제 답글
deulpul 2012/09/04 07:59 #
구독자 2012/09/03 11:01 # 삭제 답글
deulpul 2012/09/04 07:14 #
댕글파파 2012/09/03 11:19 # 답글
크롬, 익스 둘다 그래요...ㅠㅠ
deulpul 2012/09/03 13:12 #
댕글댕글파파 2012/09/07 14:09 # 삭제
스샷은 이렇습니다.
http://cfile24.uf.tistory.com/image/154A74405049806C0C3764
deulpul 2012/09/07 15:07 #
써머즈 2012/09/14 16:19 # 삭제
가능성 2) 각 브라우저의 기본 폰트가 특정 폰트로 설정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특정 폰트 (여기서는 애플고딕)가 컴퓨터에 깔려있지 않으면 브라우저는 이미 설정된 기본 폰트로 대체하는데, 그게 저 작고 꼬부랑꼬부랑 폰트였을 수 있죠.
댕글댕글파파 2012/09/27 16:35 # 삭제
저도 컴맹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하는지라 원인이 뭔지를 모르겠더군요. 들풀님 블로그외 다른 사이트도 하나 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이제 너무 잘 보이니 이상하군요. 히히
답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세요. 참..추석이 내일모레인데 미국에서도 추석을 쇠시나요?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타츠야 2012/09/04 16:35 # 삭제 답글
인터넷 시대에 한국 언론사들의 퇴보가 정말 눈에 보이는데 이걸 대체할 방법이 있을지 걱정입니다.
deulpul 2012/09/08 07:26 #
하지만 독자는 '독자의 윤리 강령' '독자의 사명' 따위를 가지지 않지만, 언론은 갖고 있죠. 예전에 어디서도 썼습니다만, 언론은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가지고 있는 의료계와 비슷한 신조를 가지고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을 비롯한 매체 환경 변화가 기존 형식의 언론 구조를 흔드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언론이 조롱당하고 외면받고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은 스스로의 역할을 포기하고 있는 언론 자신의 탓도 크지 않은가 싶습니다. 배 고픈데 신조 찾고 역할 찾을 수 있겠냐 싶지만, 그런 걸 포기하면 배 고픈 데서 그치지 않고 자기 살을 파먹는 꼴이 되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영향력을 추구하기 때문에 제 살뿐 아니라 나아가 사회까지 좀먹는 판을 만들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mooyoung 2012/09/10 05:38 # 삭제 답글
이정환 2012/09/14 16:28 # 삭제 답글
NINA 2012/09/15 09:57 # 답글
지나가는거미 2012/09/15 09:57 # 삭제 답글
근데 웃기는건 이기사의 논점이 기사들의 낚시성 제목을 질타하는것인데
이 좋은글을 게제한 미디어오늘 또한 제목이 낚시성이네요
"충격, 이명박 청와대에서 생존한 채 발견" 이게 기삽니까 <-------- 이런게 낚시가 아님 뭐가 낚시일라나
Elastino 2012/09/15 10:05 # 삭제 답글
지나가는행인 2012/09/15 10:33 # 삭제 답글
ㅇㅇ 2012/09/15 11:21 # 삭제 답글
원문은 참 취지도 좋고 제목도 좋고 내용도 좋네요. 참 씁쓸합니다
2012/09/15 11:22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지나가는행인 두번째 2012/09/15 11:48 # 삭제 답글
0000 2012/09/15 11:49 # 삭제 답글
제목만 보면 꼭 이대통령님을 조롱하는 듯한 기사를 비판하는것같은데 내용은 완전 딴판이에요....
미디어 오늘에 말씀 부탁드립니다.
나그네 2012/09/15 12:15 # 삭제 답글
겨울철새 2012/09/15 12:30 # 삭제 답글
첨에 기사 보면서 '이게 뭐야? 이런데 제목이 이따위!?'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다 맨 아래서 원문의 출처를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헤드라인이란 기사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어야 하거늘 인터넷 뉴스들은 도무지 기사 내용이 뭘지 알수가 없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으며
미디어오늘 쪽에서는 '최근 언론에 대한 일침' 정도의 제목으로 바꾸는 것이 원글을 쓰신 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소곰을뿌린듯 2012/09/15 13:16 # 삭제 답글
신문기사뿐만이 아닙니다. 최소한의 직업 윤리마저도 생산성 대비 효용에 박살이 나는 사회 전반적인 문제입니다.
Lennon 2012/09/15 14:05 # 삭제
소곰님 의견에 동의하며, 그나마 제대로 된 효용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글에서 든 예와 같은 경우, 저 쓰레기 기사들의 효용은 그저 지면낭비 수준이니 말입니다.
항해일지 2012/09/15 14:37 # 삭제 답글
전문 잘 읽었습니다. 요즘은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시대인가봅니다. 양질의 블로그 글들은 접근성때문에 잘 접하지 못하고 쓸데 없는 글들은 미끼에 걸려 클릭이 되어버리고.. ^^
무엇보다도 상식이 없는 기자들과 언론인들이 거짓정보들을 흘리고 다니지요. 예를들어 8월 31일 (음력 7월 14일)이 보름도 아닌데 블루문이 떳다고 티비에서 대놓고 거짓말을 하지 않나.(http://imnews.imbc.com/replay/nwdesk/article/3128695_5780.html) . 진짜 어린이신문 (http://kids.hankooki.com/lpage/news/201208/kd20120829151128103190.htm) 보다 못하더군요.
기사는 링크를 타고 2012/09/15 14:41 # 삭제 답글
원문은 이렇게 좋은 글인데... 뭐라 할 말이 없네요
굳 2012/09/15 15:27 # 삭제 답글
레이롱 2012/09/15 15:46 # 삭제 답글
이정환 2012/09/15 16:13 # 삭제 답글
나비 2012/09/15 16:14 # 삭제 답글
제목은 낚시성이 보이지만 의도가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니 그렇다 쳐도 이런 글을 쓴 기자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네, 아니더군요
기자라면 글을 그대로 베껴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이 글을 읽고 자신 나름대로 글을 써야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아직은 어리지만 과학을 배우고 있는데 새삼스럽게 네이버 IT/과학 카테고리에선 정말 과학기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네요. 씁쓸합니다.
땅파는 머스마 2012/09/15 19:37 # 삭제 답글
모두가 블로그 주인장님 처럼 생각 할 때 우리나라에도 주옥같은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연거푸 나올겁니다.
변화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분명한 것은 변화한다는 것이죠.
땅파는 머스마 2012/09/15 19:42 # 삭제 답글
광고 수입으로 재산출되는 조회수를 늘리기 위한 기자들의 꼼수와
그로인해 인정받는 신문, 잡지, 방송사의 아름답고도 슬픈 현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현실 이면에는 이런 기사를 개탄하거나 비난하지 않는
사회 전체의 집단지성이 있겠죠.
Moe 2012/09/16 06:48 # 삭제 답글
글이 너무 교육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다른 사이트로 퍼가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원저자와 원출처를 표기하고, 수정금지를 명시하겠습니다.
바람불어 2012/09/17 23:38 # 답글
미디어오늘이야말로 낚시 전문 매체인데...
한글날 '영어에 오염된 한국 언론'이란 기사를 '오마이뉴스'에서 읽은 기분입니다.
아저씨 2012/10/05 13:21 # 삭제 답글
KKblack1 2018/10/31 20:39 # 삭제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