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토리 걸스: <뉴요커>의 K팝 기사 전문 섞일雜 끓일湯 (Others)



주간지 <뉴요커>에서 K팝과 그 주역인 아이돌들에 대한 분석 기사를 실었다. 이거다 싶으면 분량 따지지 않고 꽉꽉 눌러 담는 <뉴요커>답게 장문으로, 종이책으로 9쪽이고 웹 버전은 길쭉한 웹 페이지로도 8쪽이나 된다(아래 번역문은 원고지 115장 분량이다).

기사는 K팝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그 의미를 짚었으며, 한국의 아이돌 제조 시스템, 특히 SM 엔터테인먼트와 이수만의 '문화 기술(cultural technology)' 시스템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했다. 우리가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 즉 K팝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와 그 걸림돌에 대한 나름의 진단도 포함되어 있다.

제목이 좀 걸린다. 기사 제목은 'Factory Girls'다. 직역하면 '공장에서 일하는 소녀들'이라는 의미다. 이 말은 <월 스트리트 저널>의 북경 특파원을 지냈으며 그녀 자신이 중국계 미국인인 레슬리 창이 중국의 여성 이주 노동자들의 실상에 대해 쓴 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은 큰 호평을 받았으며, <뉴요커>는 2008년 10월에 이 책의 리뷰를 실은 적이 있다.

<뉴요커>는 K팝 기사에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가. 한국의 걸 그룹, 이를테면 소녀시대나 원더걸스가 팩토리 걸들인가. 아니면 공장에서 제조되었다는 의미인가. 그에 대한 대답은 본문을 읽어보면 짐작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내가 이 긴 기사를 옮기는 것은 걸 그룹에 대한 관심 때문이 아니라, 한국 문화의 일부가 세계로 전파되는 양상을 미국 언론은 어떻게 보나 궁금해서다.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뉴요커>가 K팝 관련 기사를 냈다는 소식을 전한 한국 매체의 기사들은, 오역은 둘째치고 대부분 원 기사의 내용이나 의도를 거의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원 기사 중에서 우리가 듣기에 달콤한 부분만 찾아내어, 마치 K팝의 세계 제패를 칭송하는 듯한 기사가 실린 것처럼 전한 게 대부분이다. 이런 한국 기사들은 <뉴요커> 기사의 제목이 '팩토리 걸스'인 것부터 도통 이해를 하지 못했다. 한 기사는 <뉴요커>의 제목을 전하며 '팩토리 걸스'라는 말을 빼버리고 부제를 제목인 것처럼 옮기기도 했다(그마저도 틀렸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첫째로는 아전인수하는 국수주의적 자부심에 눈이 어두워졌다는 점을 의심할 수 있을 것이고, 둘째로는 앞다투어 낚싯대 드리우고 중2 독자나 낚는 풍토가 되어버린 언론판에서는 심층 문화 기사 따위를 제대로 읽어내어 소화하고 전해 줄 여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겠다.

어쨌든 직접 보시라고 전문 옮긴다. 기사의 내용 중에는 우리가 더 잘 아는 부분도 있지만, K팝의 제작자나 팬 모두 새겨 듣고 배워야 할 부분도 있다고 본다. 나의 개인적 취향이 번역에 반영되지 않도록 노력했으며, <뉴요커> 원 필자의 의도가 이 글을 읽으시는 분에게 그대로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 보통 인용문은 붉은 색 글자로 표현하지만, 인용문이 주가 되기 때문에 보시는 분의 시각적 피로를 덜기 위해 색을 뒤집는다. 부분 인용은 상관없으나 모두 긁어 가지는 마시기 바란다.






팩토리 걸스(Factory Girls)
문화 기술과 K팝 만들기(Cultural technology and the making of K-pop)

존 시브룩(John Seabrook)

지난 5월의 어느 일요일 오후 5시,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있는 대형 공연장 혼다 센터의 콘크리트 건물 밖에는 공연이 시작하기 두 시간 전인데도 K팝 팬들이 수천 명 몰려들었다. 오늘 무대에 올라오는 연예인은 샤이니, f(x), 수퍼주니어, EXO,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으로,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팝 그룹에 속한 이들이다. 싸이로 알려진 래퍼 박재상의 '강남 스타일'이 최근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것처럼, 미국에서 한국의 팝 음악은 오로지 유튜브 비디오로만 존재한다. 혼다 센터의 공연은 K팝 팬들에게는 '아이돌'을 실물로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K팝은 동양과 서양의 혼합물이다. 공연자들은 대부분 한국인이며, 환상적일 정도로 일사불란하고 윙크나 손짓을 통한 복잡한 신호를 끼워 넣은 춤 동작은 아시아적인 취향이다. 하지만 음악은 서양식이다. 힙합적인 운문, 유로팝적인 코러스, 랩핑, 덥스텝 브레이크 등이 그렇다. K팝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음악 시장이다),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홍콩,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전체의 팝 차트에 늘 등장하는 고정 장르가 되어 왔다. 인구 5천만이 조금 못 되는 나라 한국은 15억 이상의 아시아인에게 히트하는 노래를 만드는 법을 발견해 낸 셈이다. BBC에 따르면, 이렇게 하여 한국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한 해 20억 달러에 이른다. 홍콩이나 중국 본토에서 열리는 K팝 공연은 이미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 중국은 고질적인 무단 복제 관행만 없다면 엄청난 음악 시장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중국에 음반을 팔 가능성에서 볼 때 어떤 나라도 한국만큼 유리한 위치에 있지 못하다. 아시아에서는 K팝이 이렇게 명성을 얻고 있지만, 미국에서 이 음악을 들어 본 사람은 최근까지 거의 없었다. 이번 국제 순회 공연을 후원하는 한국 음악회사 S.M. 엔터테인먼트의 이름을 딴 'SM타운 월드 투어 3'은 '문화 기술(cultural technology)'이라는 독창적인 시스템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바꾸기를 희망하고 있다.

공연장 밖에 모인 팬들은 자기네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춤 동작을 흉내내고 있었다. ('강남 스타일'에 나온 싸이의 말춤은 금시대의 마카레나(90년대 중반에 유행했던 집단적인 춤 - 역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빛을 내는 막대와 풍선을 들고 있었는데, 그 색깔은 각각의 아이돌 그룹의 팬임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관중은 내가 예상한 것보다 나이가 들었으며, 분위기는 팝 공연장이라기보다는 비디오 게임 컨벤션 같은 느낌이 들었다. 네 명 중 세 명 정도가 아시아계 아메리칸이었으나, 다양한 연령대의 백인도 있었으며, 흑인 여성도 많았다.

내 옆에 선 사람은 컴퓨터 과학자인 존 토스(29세)였다. 그는 뉴멕시코에서 12시간을 운전하여 달려왔다. 토스는 소녀시대의 팬이다. (소녀시대는 여성 아홉 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인터스코프 레코드사에서 미국 데뷔 앨범을 녹음하고 있다.) 토스는 유튜브를 통해 소녀시대를 보기 전까지는 얼터너티브 락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위저의 팬이었다. 토스는 "당신은 나 같은 사람이 여자 아홉 명으로 이루어진 아시아 그룹을 좋아할 것이라고는 절대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토스는 한국어를 공부하게 되었다. 가사를 이해하고 한국 텔레비전 쇼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한국 음식을 요리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는 서울까지 날아가서, 소녀시대의 멤버 티파니, 수영, 제시카, 태연, 써니, 효연, 유리, 윤아, 서현의 라이브 공연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이것은 그에게 삶을 뒤바꾸는 경험이었다.

토스는 소녀시대의 팬 사이트인 Soshified에 다음과 같이 썼다. "당신은 그저 이 걸 그룹을 좋아할 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티파니가 정확하게 당신을 지적하며 윙크하는 모습을 마주하게 되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즉시 사라지고 만다. 당신은 그저 이 걸 그룹을 좋아할 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수영이 당신 눈을 정확하게 바라보며 영어로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걸 본다면..." 토스의 결론은 이렇다. "나는 내가 이 소녀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미처 몰랐다."

내가 토스와의 인터뷰를 잡은 것은, 나 역시 소녀시대의 동영상 'Mr. Taxi'를 열 번 정도, 'Gee'를 스무 번 정도 본 뒤, 내가 이 소녀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미처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Gee'의 앞부분에서 티파니는 'Listen, boy, it's my first love story' 하며 속삭인다. 그리고 그녀는 머리를 옆으로 기울이며 눈웃음을 친다. 마치 바로 당신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것 같은 연출이다. 왜 'Mr. Taxi'를 보는 일은 그토록 순수한 시청각적 즐거움을 안겨 주는가? 왜 의자에 앉은 내 몸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가? 그건 밝고 솜사탕처럼 달콤한, 귀로 듣는 형광색이라고나 할 음악 때문은 아니다. 또 춤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지만, 안무는 도식적인 형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어느 날 내가 'Gee'를 다시 보고 있을 때, 스물 한 살인 조카딸이 어깨 너머로 들여다보며 야유를 보냈다. "얘들은 치어리더 같네요. 이런 변태 삼촌 같으니..."

아니, 그런 건 아니다. 변태라면 J팝의 걸 그룹 AKB48을 보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수십 명으로 이루어진 이 그룹은 '헤비 로테이션' 비디오에서 속옷을 입은 여학생으로 꾸미고 나와, 베개로 싸우고 키스하며 하트 모양의 쿠키를 입으로 나누어 먹는다. 소녀시대는 스키니 바지를 입은 프레피 룩 스타일의 여성들로 구성된 그룹이다. 그들이 야한 바지를 입는 것은 엉덩이가 아니라 날씬한 다리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토스는 "그들은 팬이 그들에게 주는 사랑을 받아들이고 다시 그것을 팬에게 되돌려 준다. 무대에서 그들을 보면 그들이 당신을 위해 찾아 온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라고 말한다. 내가 그의 말을 잘 믿지 않은 것처럼 보였나보다. 그는 "조금만 기다려 봐요, 곧 알게 될 테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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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Hallyu)'는 21세기가 시작될 즈음 한국을 휩쓸고 나서 아시아로 쓰나미처럼 밀려간 한국 문화에 대해 아시아인들이 쓰는 말이다. 한국 대중 음악과 더불어 텔레비전 드라마, 그보다는 영향력이 좀 약한 영화 등이 과거에 일본과 홍콩이 지배했던 시장의 주요 상품으로 등장했다. 대중문화학자 성상연에 따르면, 한국 TV 제작자들은 90년대 말 아시아의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하여, 일본이나 홍콩에서 만든 작품보다 값싸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자체 제작하는 프로그램보다는 질이 높은 작품을 공급하며 부상했다. 한국 가수나 배우는 나이가 어리고 배경도 현대적이긴 했지만, 이런 작품의 주제는 가족, 우정, 사랑 등과 관련한 전통적인 가치를 구현하고 있었다.

한국 정부는 한류를 '소프트 파워'의 한 형태로 보고 적극 촉진하며 한국을 아시아의 할리우드로 만들었다. 한류는 모든 것에서 마늘과 김치 냄새를 풍기는 야만적인 신흥 산업국이라는 한국의 평판을 지우고, 이를 번영하는 국제주의적 삶이 넘치는 곳이라는 이미지로 뒤바꾸었다. 2002년에 제작된 로맨틱 드라마로서 아시아 전역에서 크게 히트한 <겨울 연가>와 같은 미니 시리즈 덕분에, 오늘날 일본의 중년 여성은 한국 남자를 보며 혼절하고 자기 나라 남자들을 무기력한 '초식남'이라고 부르며 괄시한다. 일본에서 한국 혈통을 가졌다는 것은 과거에는 수치스러운 낙인이었지만, 지금은 첨단 유행 같은 것이 되었다. 한국 드라마가 성공한 덕분에 아시아 전역에서 관광객이 한국으로 몰려와 드라마를 찍은 장소를 찾아간다.

한국 드라마처럼, K팝도 서구적인 것과 전통적인 것의 혼합일 뿐만 아니라 새 것과 오래된 것의 혼합이기도 하다. 이 음악은 최신 신서사이저와 도시적인 비트로 구성된 풍부한 음악적 장면을 형상화하고 있다. 주요 부분은 영어로 되어 있기도 하며, 'Mr. Taxi'의 운전하는 손짓이나 'Bubble Pop'의 엉덩이 흔들기처럼 춤 동작을 암시하기도 한다. 비디오에 등장하는 지나치게 화려한 배경과 거창한 주요부는 초기 마돈나의 비디오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음악은 종종 80년대 말의 댄스 음악인 뉴 잭 스윙처럼 들린다. 이 음악은 미국 제작자이자 작곡가인 테디 릴리가 창안했으며 마이클 잭슨, 재닛 잭슨, 보이즈 투 멘, 바비 브라운 등에 의해 유명해졌다. 걸 그룹의 섹시하면서도 얌전한 스타일은 60년대 초반에 인기 있던 쉬렐스, 크리스털즈, 로넷츠를 떠올리게 한다. 섹스, 음주, 클럽에서 즐기기(클러빙) 따위는 서구 인기 음악가들의 단골 주제지만, K팝에서는 남성이나 여성 그룹 모두 노래나 비디오에서 이를 언급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한국의 정부 기관인 여성가족부는 아이들이 클러빙을 언급하는 K팝 노래나 비디오를 듣거나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봄에 레이디 가가가 서울 올림픽 경기장에서 공연할 때 나는 서울에 있었는데, 18세 미만 청소년은 공연장 입장이 금지되었다. (일부 아티스트는 한계에 도전하기도 한다. K팝 아이돌인 비의 노래 '레이니즘'은 그의 '매직 스틱'의 기능을 상세히 묘사했으나, 나중에 가사가 바뀌었다. 많은 아티스트는 되도록 폭넓은 잠재 고객에 노출될 수 있도록 내용을 스스로 검열한다.)

서울에서는 주변 어디서나 K팝을 느낄 수 있다. 거리 광고판에는 끊임없이 아이돌이 등장한다. 대형 백화점 입구에서는 실물 크기의 아이돌 사진이 고객을 맞이한다. 거리나 지하철에서는 아이돌의 얼굴과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언젠가 나는 호텔 로비에서 한 K팝 아이돌의 사진과 맞부딪치게 되었는데, 알고 봤더니 사진이 아니라 실제 여성이었다. 그녀는 얼굴을 찌푸리며 멀어져 갔다.) 한강 남쪽에 있는 호화로운 쇼핑 구역인 강남의 건물들은 아이돌만큼이나 현란하게 보인다.

음악 에이전시 세 개가 K팝을 지배하고 있다. S.M. 엔터테인먼트가 가장 크고, J.Y.P. 엔터테인먼트와 Y.G. 엔터테인먼트가 그 뒤를 잇는다. (이 이니셜은 에이전시를 창업한 사람들, 즉 이수만, 박진영, 양현석의 이름 약자다. 이들 모두는 음악가나 댄서 출신이다.) 이 에이전시들은 매니저, 에이전트, 프로모터의 역할을 수행하며, 음반 판매, 콘서트, 언론 인터뷰, 광고 출연, TV 출연 등 아이돌들의 모든 활동을 통제한다. S.M.과 J.Y.P.은 강남에 있는데, 그 주변에는 늘 젊은 여성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중 다수는 일본 여성이다. 이들이 이곳을 서성대는 이유는 아이돌 한두 명의 얼굴을 잠깐이라도 볼 수 있을까 해서다. (그러나 아이돌들은 보통 창문을 검게 칠한 미니밴을 타고 남모르게 도시를 돌아다닌다.) 두 회사의 사무실 내부는 모두 놀라울 정도로 허름하다. 스튜디오는 비좁고 장식은 낡았다. 강 너머에 있는 Y.G.는 훨씬 화려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열두어 개의 최신 녹음 스튜디오와 전속 제작진 16명이 여기 속해 있다. 그 중 하나인 테디 박은 빅뱅의 노래 '판타스틱 베이비'를 만들었고 2NE1의 노래 대부분을 썼다. 두 그룹은 이 회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이다.

나는 J.Y.P.에서 박진영을 잠시 만났다. 그는 키가 크고 운동선수 체격을 지닌 40세의 남자로,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 때 그는 이 회사의 훈련 시설에서 운동복을 입은 채 훈련생들을 지도하고 있던 중이었다. 나를 만나 이야기할 틈도 없었다. 그는 곧 춤 연습실로 사라졌는데, 연습실 밖에는 아이들의 신발이 한 무더기 쌓여 있었다. 대신 나는 원더걸스의 멤버 다섯 명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원더걸스는 이 회사의 가장 성공적인 걸 그룹이다. 비디오 '노바디'에서 그들은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고 부풀린 머리 모양을 하고 나왔는데, 이는 한국판 수프림즈(주로 60년대에 활동했던 미국 여성 그룹 - 역주)였다. 무대 의상을 벗고 화장을 지운 상태에서 보니 이들을 구별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이들은 회의실 테이블 앞에 앉아 있었는데, 가운데 앉은 소희는 매우 피곤해 보였다. 우리는 시차 적응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소희의 왼쪽에 앉은 선예는 벽에 붙은 시계를 쳐다봤는데, 오후 다섯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하루 중 이 때가 제일 싫어요!" 하고 말했다.

이 회사들은 전세계에서 12~19세의 지망생들을 충원한다. 공개 오디션을 거치기도 하지만 인맥을 통해 뽑기도 한다. 최근 가장 잘 나가는 걸 그룹인 소녀시대의 두 멤버 티파니와 제시카는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자랐다. (한국계 출신이며 영어나 중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소년 소녀들이 선발에 유리하다.) 티파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랐는데, 15세 때 장기자랑 쇼에서 눈에 띄어 뽑혔다. 그 뒤 서울로 와서 아이돌 제조 시스템에서 훈련되었다. 티파니와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제시카는 12세에 서울에서 발굴된 케이스다. 그녀는 "나는 오디션을 한 적이 없어요. 그저 아빠네 친척들을 만나러 서울에 와서 쇼핑을 하고 있었는데 에이전트 중 한 명이 나와 내 동생을 함께 픽업한 거죠"라고 말했다. 그녀의 동생인 크리스털은 당시 일곱 살이었으며, 지금은 그룹 f(x)의 멤버다. 서울로 온 티파니와 제시카는 국제 학교를 다녔으며, 방과후에는 S.M.로 달려와 밤 열 시까지 훈련했다. 그러고 나서 숙제를 해야 했다. 제시카의 훈련 기간은 7년이었다.

아이돌들은 노래와 춤뿐만 아니라 연기와 외국어도 배운다. 외국어는 일본어, 중국어, 영어 등이다. 이들은 또 미디어를 다루는 법을 배우고, 앞으로 받게 될 '네티즌'들의 치밀한 인터넷 추적에도 대비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인터넷망이 가장 발달한 나라다. (K팝 웹 사이트인 Soompi에는 최근 '네티즌은 서현의 애교점을 사랑해'라는 글이 실렸는데, 이 가수의 눈 왼쪽에 있는 작은 점을 말하는 것이었다.) 조나스 브라더스나 테일러 스위프트가 아니라면, 미국 팝 음악계에서는 공개적으로 드러난 술 취한 모습, 주먹 다툼, 연속된 비행 따위는 종종 연예인의 명성을 더 올리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섹스 비디오 소문이 나거나 대마초 양성 반응만 나와도 연예인 생명이 끝장날 수 있다. 평균적으로 보아, 아이돌 훈련생 열 명 중에서 단 한 명만이 실제로 데뷔에 성공한다.

그룹은 에이전시 회사의 고위층들에 의해 조직된다. 이들은 개개인의 성격과 재능을 고려하여 그룹을 짜 준다. Soompi의 커뮤니티 매니저인 멜로디 김은 이렇게 말했다. "한 그룹의 멤버들은 전적으로 똑같거나 서로 구별할 수 없으면 안 되며, 서로 보완적인 존재가 되어 전체적으로 융합하는 단일체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룹들은 주로 밤에 방영되는 다양한 TV 음악 쇼에 나가면서 데뷔한다. 나는 그 중 하나인 Mnet의 음악 프로그램 'M! 카운트다운'의 녹화 현장에 가 봤다. 이미 알려진 그룹과 신진 그룹이 자기네 최신 노래를 부르고 관객이 투표를 하는 형식이었다. MTV가 실질적으로 음악을 틀어주던 때 생각이 났다. 아이돌들이 데뷔에 성공하면, 이들은 18개월 정도마다 풀 앨범 한 장을, 1년마다 다섯 곡짜리 미니 앨범을 찍어내도록 기대된다. 순위는 빠르게 바뀌며, 새로 등장한 젊은 팀들이 유리하기 때문에 기존 그룹은 그다지 오래 가지 못한다. 한 아이돌의 유통 기간은 평균 5년 정도다. (어떤 아이돌은 드라마에서 연기를 하는 방식으로 기간을 연장하기도 한다.) 새 그룹은 정기적으로 등장한다. 2011년에는 약 60개 그룹 정도가 데뷔했는데, 전례 없이 많은 숫자였다. 이 중 거의 대부분은 한두 곡을 내고 사라질 것이며, 소수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한류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미치는 양상은 그 초기에는 그다지 제국주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느껴졌다. 중류(中流)였다면 다르게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과 중국 일부에서 한류에 반발하는 소리가 시끄럽게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에이전시 회사들이 아이돌 그룹을 서구에 진출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는 이유가 되었을 수도 있다. 올해 중국은 TV에 방영되는 외국 프로그램의 양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비위협적인 국가로부터 들여오는 선량한 수입품 대접을 받았던 한류는, 지금은 흔히 '침략'이라는 말로 묘사되며, 젊은 세대의 마음에 달라붙는 정신적인 외래종 어류 같은 취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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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는 K팝 아티스트들에게 상투적인 요소이다. 아이돌의 일부는 음악가이기는 하지만, K팝 아티스트가 무대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일은 거의 없다. K팝 스타들이 앞서는 점은 순전히 육체적인 아름다움이다. 이들의 얼굴은 깎이고 조각되어, 턱 밑이 뾰족하게 내려가는 (<아바타>에 나오는 - 역주) 나비족 스타일을 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한국인 대부분이 가진 평평하고 둥근 얼굴과는 완전히 다르다. 물론 일부는 이런 뼈 구조를 가진 채 태어나지만, 많은 아이돌은 성형 수술의 도움을 받아야만 이런 외모를 가질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1인당 성형 수술 건수에서 세계 최고다. 서양인의 눈처럼 보이게 만드는 쌍꺼풀 수술은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아이에게 상으로 해 주는 성형 수술로 인기다. K팝 아이돌의 인기 때문에 중국, 일본, 싱가포르에서는 서울에 가서 한국 스타들 같은 모양의 얼굴로 성형 수술을 하려는 '의료 관광객' 붐이 일어나기도 했다. 어떤 호텔은 병원과 제휴를 맺고 손님들이 호텔 객실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예컨대 서울 리츠 칼튼 호텔은 '젊음을 되찾는 뷰티 패키지'를 88,00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여성들은 광대뼈를 깎아내고 '이중 턱 수술'을 받는데, 위와 아래 턱뼈를 부숴서 분리한 뒤 다시 붙임으로써 두개골 전체가 좀더 갸름한 모양을 갖도록 하는 수술이다.

내가 애너하임에서 쇼 시작 전에 열릴 기자회견장을 찾아갈 때 마음에 떠올린 것은 이와 같은 그랑 그뇰(공포를 주제로 한 선정적인 단막극 - 역주) 이미지였다. 기자회견은 혼다 센터 3층의 길고도 좁은 방에서 열렸다. 이 날 공연하는 여섯 그룹으로부터 각각 두 명의 아이돌이 나왔다. 이들은 높은 스툴 의자에 앉았다. 각각의 아이돌은 네 시간 동안 진행될 쇼에서 입을 무대 의상을 착용하고 있었다. 소년들의 얼굴은 소녀들의 그것처럼 분장을 덕지덕지 발라 페인트칠을 했으며, 금색이나 연갈색으로 물들인 머리는 더욱 공을 들인 듯, 무스, 젤 따위를 바르고 있었다. 일부는 짧은 재킷에 느슨한 하렘 바지나 승마 바지를 입은 써커스 무대감독 스타일이었고, 다른 일부는 깃을 빳빳하고 높게 세운 흰색 모닝 코트에 검은 색 타이를 맨 고등학교 무도회 차림이었다. 이들은 지기 스타더스트(데이빗 보위에 의해 창안된 중성적 캐릭터 - 역주)보다 더 중성적이었다. 소녀들은 금색 짧은 바지나 스커트를 입고 상의는 반짝이는 탑을 걸쳤으며 레이스가 달린 가죽 부츠를 신었다. 이들은 모두 매우 심각한 것처럼 보였다.

아이돌들이 자리에 앉자, 한 여자가 흰색 체육관 타올을 한 아름 들고 나타났다. 그녀는 여성 아이돌에게 타올을 하나씩 건넸다. 아이돌들은 이 타올로 드러난 허벅지를 가렸다. 즉석에서 만든 임시 가림판인 셈이었다. 나는 소녀시대의 멤버로 흑갈색 머리에 호리호리한 체격을 지닌 수영 건너편에 앉았다. 그녀는 유리 진열장 안의 조각상처럼 싸늘하고 거리감 있게 느껴졌다.

S.M.사는 아이돌들에 대한 질문을 미리 준비하였으며, 이 회사에서 나온 남자가 회견을 진행하며 이 질문들을 영어와 한국어로 크게 읽어 내려갔다. 소녀시대의 두 멤버에 대한 첫 번째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당신들은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미친 듯한 사랑과 지지를 받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점을 느낄 수 있는가? 당신들의 팬이 당신에게 보여주는 놀라운 환영의 열기를 설명해 줄 수 있겠는가?"

다른 그룹에게도 같은 질문이 조금씩 말을 바꾸어 제시됐다. 소년 12명으로 이루어진 수퍼주니어의 두 멤버에게 제시된 질문은 "어떻게 전세계 팬으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는가? 비밀은 무엇인가?"라는 것이었다. 한 멤버가 대담한 추측을 내놨다. "아마 우리들이 탁월하게 잘 생겼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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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의 창업자로, 회사에서는 이회장으로 불리는 이수만은 K팝을 설계한 지휘자이다. 그는 2010년에 이 회사의 CEO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훈련생들을 아이돌 그룹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에 여전히 손을 대고 있다. S.M.의 가장 최신 그룹인 EXO도 마찬가지다. 이 그룹은 열두 명의 소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여섯 명은 한국말을 하며 서울에 산다(EXO-K). 다른 여섯 명은 만다린어를 하며 중국에 산다(EXO-M). 이 두 '하위 조직'은 각각의 나라에서 각각의 언어로 동시에 새 곡을 내고 동시에 활동을 한다. 이수만은 이를 '완벽한 지역화(perfect localization)'라고 부른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은 중국인일 수 있고 회사도 중국 회사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점은 우리의 문화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앞으로 부상하게 될,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에 대비하고 있으며, 그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스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나 공장 시스템을 발명한 것은 S.M.의 공이긴 하지만, 이렇게 나온 아이돌 그룹이 서구에 먹히기에는 너무나 로봇 같다는 평가도 나온다. Y.G.는 S.M.에 비하면 매출액에서 훨씬 소규모지만, 싸이와 같은 아티스트들에게 창조적인 자유를 허용하는 에이전시로 명성을 쌓고 있다. S.M.의 아이돌들은 이런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

이수만은 한국 전쟁이 한창인 1952년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머니가 클래식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을 들으며 자랐다. 당시 한국을 지배하던 음악은 트로트였다(폭스트롯의 줄임말이다). 트로트는 일본 강점 시대의 유산인 일본 유행가와 서구 음악으로부터 가져온 것이었다. 이런 영향을 한국의 독창적 창법인 판소리 스타일과 융합시켰다. 그러나 이수만은 미국 포크와 한국 락 음악에 빠졌다. 이런 음악은 미군 기지 주변에서 시작되었으며, 60년대에 기타리스트이자 가수였던 신중현에 의해 대중화되었다. K팝이 등장하기 오래 전부터 한국 음악가들은 서구의 영향에 전통적인 창법과 댄스 스타일을 연결하는 데 선수들이었다.

이수만은 포크 가수로 명성을 얻었으며, 60년대 말에 '이수만과 365일'이라는 하드락 밴드를 잠시 하기도 했다. 그는 또 유명한 디제이였으며 방송에서 음악과 버라이어티 쇼 진행자로도 활동했다. 이수만을 인터뷰하고 2008년에 <한국으로 간 팝(Pop Goes Korea)>을 펴낸 마크 러셀은, 한국 정부가 이러한 음악계를 결딴내고 유명 음악가 몇 명을 대마초 혐의로 구속하여 수감하였다고 썼다. 1980년에 전두환이 군사 쿠데타로 집권할 때, 이수만의 라디오와 TV 쇼는 중지되었다.

이수만은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노스리지의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과정을 다녔다. 이 때 그는 새로 시작된 MTV의 주요 상품이었던 뮤직 비디오에 매료되었다. 장래 K팝에서 재현될 많은 요소를 간직한 80년대 뮤직 비디오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비 브라운의 1988년 히트작 '마이 프리라거티브(My Prerogative)'일 것이다. 이 곡은 뉴 잭 스윙에서 특징적인 16분음표의 셋잇단음표 이음을 썼다. 허리를 곧추세우고 활달하게 걷다가 갑자기 돌아서고 백 댄서들이 이를 반복하는 브라운의 춤 동작 역시 K팝의 DNA에 스며들어 있다.

이수만은 1985년에 학위를 받은 뒤 "한국에서 미국 엔터테인먼트를 복제하려는" 결심을 한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러셀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거치며 더욱 잘 살게 된 한국은 시장경제 민주주의로 다가갔고, 미디어에 대한 통제도 전반적으로 느슨해졌다. 이 때쯤, 미국에 머물다 한국으로 돌아온 한국인들은 랩과 힙합 리듬을 가져와서 한국어로 부르기 시작했다. 문장 대부분이 -다와 -가로 끝나는 한국어의 음절 구조 때문에 랩은 매우 현실적인 특성을 띠게 되었다. 1992년에 세 소년으로 구성된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그룹이 TV 장기자랑 쇼에서 랩을 선보였는데, 기겁을 한 심사의원들은 최하 점수를 주었다. 그러나 집에서 TV를 보던 청소년들은 큰 즐거움을 맛보았다. ('아이들' 중 하나인 양현석은 나중에 Y.G. 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가 된다.) 한국 음악사 연구자들은 대개 이 공연을 K팝의 시작으로 본다.

이수만은 1989년에 S.M.을 세웠다. 그의 첫 성공은 가수이자 힙합 댄서로 1990년에 음반을 낸 현진영이었다. 그러나 현진영은 인기의 절정에서 마약 복용 혐의로 체포되고 말았다. 러셀에 따르면 이수만은 이 불운으로 큰 충격을 받았으며, 이러한 경험은 그로 하여금 연예인들을 완벽하게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다. "새 아티스트를 발굴하여 전력을 다해 홍보를 해 놓았으나 스스로 주저앉거나 된서리를 맞는 꼴을 이수만은 감당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이수만은 음악 기획자로서의 야망을 엔지니어다운 훈련과 결합하여 새로운 청사진을 만드는데, 이것이 뒤에 K팝 아이돌 제조 공정이 된다. 그의 스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치밀한 예술적 양육 시스템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이는 베리 고디가 모타운에서 창시한 부모형 관리 시스템과 흡사한 스타 제조 공장으로 발전한다. 이수만은 자신의 시스템을 '문화 기술(cultural technology)'이라고 불렀다. 2011년에 스탠포드 경영대에서 한 연설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이 말을 만든 것은 14년 전에 S.M.이 소속 연예인과 문화 콘텐츠를 아시아로 진출시키기로 결정했을 때다. 90년대 대부분을 정보 기술이 지배했지만, 나는 문화 기술이 그 뒤를 이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M. 엔터테인먼트와 나는 문화를 기술의 한 형태로 본다. 그러나 문화 기술은 정보 기술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복잡하다."

S.M.은 1996년에 첫 아이돌 그룹을 데뷔시킨다. 소년 다섯 명으로 구성된 H.O.T.였다. (High-Five of Teenagers의 약자다.) 뒤이어 첫 번째 걸 그룹도 내 놓았는데, 그룹명 S.E.S.는 세 멤버의 이름(바다(Sea), 유진, 슈)으로부터 따왔다. 한국에서 두 그룹은 큰 인기를 끌었으며 또다른 그룹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K팝은 전통적인 트로트와 락 모두를 한국 음악의 상업적 영역에서 밀어내는 현상을 보였다.

1998년에 이수만은 아시아의 다른 나라로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아이돌들은 일본어와 중국어로 노래했지만, 문제는 음악 스타일과 비디오가 한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기 위해 고안된 원칙에 충실하다는 점이었다. 이수만과 동료들은 문화 기술(S.M.에서는 C.T.로 불린다)의 매뉴얼을 만들었다. 여기서는 K팝을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유행시키기 위해 거쳐야 할 단계를 적시하였다. S.M.의 모든 직원이 숙지해야 하는 이 매뉴얼은 언제 외국 작곡가, 제작가, 안무가를 영입해야 하는지, 어떤 나라에서는 어떤 화음 진행이 필요한지, 특정 국가에서 공연할 때 공연자의 아이섀도우는 어떤 색을 써야 하는지, 손짓은 정확히 어때야 하는지, 비디오에서 카메라 앵글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명시하고 있다. (카메라 앵글 부분을 보면, 비디오가 시작할 때는 360도로 촬영한 그룹 샷을 쓰고 뒤이어 개개인의 클로즈업을 연결한다는 식으로 되어 있다.)

이 매뉴얼은 제대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90년대 말에 H.O.T.는 중국과 대만의 순위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H.O.T.와 S.E.S.는 모두 2000년대 초에 해체했으나, 이수만이 뒤이어 내놓은 연예인들은 훨씬 더 인기를 끌었다. 2000년에 데뷔한 솔로 가수 보아는 일본에서 크게 성공했다. 2005년에 데뷔한 소년 그룹 수퍼주니어는 아시아 전역에 걸쳐 H.O.T.보다 더 인기 있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2007년에 소녀시대가 등장했다. 아홉 멤버로 구성된 이 걸 그룹은 최정점의 문화 기술을 구현한 존재로서, 아시아뿐만 아니라 서구 시장까지 정복하려는 목표 아래 기획되었다. 일본 경제 잡지인 <닛케이>는 2010년에 소녀시대를 표지로 내세우며, 이들이 제2의 삼성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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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제이콥슨(35세)은 유니버셜 뮤직 그룹 소속사 중 하나인 인터스코프 레코드의 A. & R. 책임자이다. 그는 소녀시대의 미국 데뷔 앨범 제작을 지휘하고 있다. 내가 산타 모니카에 있는 인터스코프 본사의 널찍한 사무실에서 제이콥슨을 만났을 때, 그는 청바지에 회색 니트 후드를 입고 있었다. 제이콥슨은 보기 드물게 큰 눈을 가졌으며, 가까이 붙어서서 얼굴을 바짝 마주대고 말하며 자신의 이야기에 담긴 중요성을 상대방이 납득하도록 대화하는 습관이 있다.

제이콥슨은 자신이 홍콩에서 이회장(이수만)을 만났으며 함께 소녀시대 공연을 보러 갔다고 말했다. 그는 큰 눈을 더욱 크게 뜨면서 "그가 얼마나 개념적인가를 깨닫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찬탄했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모두가 치밀하게 고려되어 있었다. 모든 노래는 하나의 미니 서사시였다! 그리고 오, 그 팬들!" 그는 충격의 기억을 새삼 떠올리며 말을 멈추었다.

제이콥슨의 과제는, 다른 팝 아티스트와 구별되는 특징적인 달콤함과 순수함으로 대변되는 소녀시대의 한국성(Koreanness)을 강조하면서도, (미국) 라디오에서 틀어주기에 충분할 정도로 도시적 느낌이 나는 앨범을 만드는 일이다. 이를테면 니키 미나즈나 리한나가 K팝의 음악과 스타일을 자기 팬에게 선보일 수 있을 만큼 말이다. 래퍼이며 제작자인 스위즈 비츠는 크리스 브라운을 Y.G.의 5인조 보이 그룹 빅뱅과, 또 니키 미나즈를 4인조 걸 그룹 2NE1과 연결해 주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음악 잡지 <더 페이더>의 기사에서 "협력을 통해 간극을 메우는 일은 세계적 현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동서양 대중 문화의 차이를 연결하는 데 근접한 것은 싸이뿐이며, 그의 성공이 자국 언어로 노래를 불러 미국 순위에서 정상에 오른 또다른 아시아 스타인 사카모토 규의 그것처럼 일회적인 현상으로 끝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일본 가수 사카모토의 노래 '스키야키'는 1963년에 빌보드 핫 100 정상을 차지한 바 있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소녀시대의 앨범 제작은 고위 음악 관계자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이다. 유니버셜의 국제부 책임자인 맥스 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일본에서 벌어지는 일을 관심 있게 지켜본다. 따라서 소녀시대가 일본에서 크게 성공했다는 것을 물론 알고 있었다. 그들의 일사불란한 춤은 놀라운 것이며, 시각적으로 뛰어난 장면이다. 그들의 노래도 좋은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 회사 북아메리카 부서의 모든 고위 책임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나는 소녀시대 비디오를 틀어보았다. 인터스코프의 회장인 지미 아이오빈은 '이건 정말 좋은 앨범인데' 하고 말했다. 우리가 소녀시대의 미국 출시를 시도해 보아야 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음반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 모두가 그렇듯, 홀도 중국과 거래하기를 원한다. 언젠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게 언제일까 하는 점이다. 이 점을 질문했을 때, 홀은 이렇게 말했다. "중국은 앞으로 5년이나 10년 안에 우리에게 거대한 기회가 될 것이다. 당장은 시장이 매우 협소하지만, 광고나 순회 공연을 통해 돈을 만들 수는 있다." 중국과의 연결에 관한 한 S.M.이 유니버셜보다 낫기 때문에, 소녀시대의 미국 앨범 출시와 관련해 S.M.과 협력하는 일은 중국에서 또다른 협력 작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소녀시대가 미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에 대해 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미국에서 영어를 쓰지 않는 연예인이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다. (독일 출신 인더스트리얼-메탈 밴드인) 람슈타인은 괜찮았다. 요새는 주로 순회 공연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스페인어를 쓰면서 좋은 활동을 하는 솔로 아티스트들도 좀 있지만, 그 밖의 언어로 노래한 사례는 거의 없다. 아바(ABBA) 같은 스웨덴 그룹은 영어로 노래하며, 심지어 스웨덴에서도 그런다."

"게다가 아홉 명이나 되지 않나. 미국인들이 소녀 아홉 명을 다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서구의 보이나 걸 그룹에서 멤버가 다섯 명을 넘어서는 일은 드물다. 미국에서 성공한 그룹으로 가장 숫자가 많았던 것은 영국 출신의 5인조 소년 밴드 원 디렉션이었다. 숫자가 많으면 홍보 담당자들이 멤버 각자의 개인성을 강조하여 마케팅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 그러나 (그룹으로서의) 소녀시대는 개개 멤버의 총합보다 더 큰 것처럼 보인다.

유니버셜이 소녀시대에게 기대하고 있는 순회 공연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 음반 홍보는 거의 전적으로 TV 출연을 통해 이루어진다. 나는 한국에 일주일 남짓 머무르는 동안, 매일 밤 TV에서 소녀시대 멤버들을 봤다. 미국에서는 이따금 나오는 시상식 중계를 제외하면, 대중 음악을 홍보할 수 있는 주요 시간대 TV 프로그램이 없다. 대중의 지지를 얻으려면 아티스트는 라디오를 타든지, 아니면 순회 공연을 해야 한다. 제이콥슨은 "대개의 영어권 아티스트들이 법칙으로 삼고 있는 것은, 열 달은 미국과 유럽에서 공연하고 한 달은 아시아에서 공연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소녀시대는 열 달을 아시아에 있다"라고 말했다. 광고 출연은 소녀시대 수입의 상당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휴대 전화에서 닭고기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에서 40개 이상의 광고에 등장한다. 서구에 오래 머물면 상당한 '기회 비용'(Y.G.의 한 에이전트는 이렇게 표현했다)을 치르게 된다. 다시 말해 광고 수입을 올릴 기회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TV 출연으로부터 멀어진다는 점이다. 한때 K팝에서 가장 잘 나가는 걸 그룹이었던 원더걸스는 미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며 뉴욕에 두 해 동안 머물렀는데(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그 사이 한국에서 소녀시대에 잠식당하고 말핬다. 한국의 에이전시 회사들에서 내가 만난 몇몇은 이 사례를 들며 주의해야 할 점으로 꼽았다.

제이콥슨은 자기 사무실에서 어슬렁거리며 계속해서 말했다. "공연을 한다면, 뉴욕, 시카고, LA에만 점을 찍는 형태로는 안 된다. 우리는 그들이 앨라배마, 미주리, 캔사스에도 가기를 원한다. 이렇게 공연을 다니며 먹고 숨쉬고 자야 한다. 따라서 협상은 흥미롭게(쉽지 않다는 뜻) 될 듯하다."

제이콥슨이 직면한 문제는 궁극적으로 이수만의 그것과 꼭같다. 즉 동양과 서양의 팬을 잃지 않으면서 양쪽 모두에 어필할 수 있는 음악을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제이콥슨은 자기가 아시아, 미국, 유럽을 포함한 폭넓은 세계의 작곡가들이 만든 음악 수백 곡을 담당한 바 있으며, K팝의 잠재력에 대한 서구 작곡가들의 인식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취향을 잃고 싶지 않다. 소녀시대 브랜드와 어울리면서 동시에 당장 미국에 어필할 수 있는 음악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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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하임의 공연장에서 공연이 시작되기 30분 전에 나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소녀시대의 20대 초반 두 멤버 티파니와 제시카를 만나기 위해 무대 뒤로 올라갔다. S.M.사 직원 하나가 복잡한 분장실 사이로 나를 안내했다. 다양한 아이돌들, 주로 소년들이 머리를 매만지거나 옷을 바로잡고 있었다. 이들은 긴장된 모습으로 줄줄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내 안내자는 나를 재촉해 이끌며, 소녀시대에게 해서는 안 되는 질문에 대해 말했다. 그는 "성공하지 못하고 탈락한 (훈련생) 친구에게 작별을 고하는 일은 슬픈가? 남자 친구는 있는가?... 이런 이야기는 모두 한국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한국은 미국과는 조금 다르다. 따라서 남자친구의 여부와 같은 개인적인 질문은 피해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나는 두 사람에게 한국 문화에 적응하면서 겪은 어려움에 대한 질문부터 던졌다. 티파니는 이렇게 말했다. "부모님이 집에서 한국말을 쓰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별로 어려움이 없으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두 문화가 얼마나 다른지 나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죠. 매우 개방적인 미국 문화에 비하면 한국 문화는 아주 보수적이에요. 내가 '하이!' 하면 그들은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절을 해야지!' 하고 말하는 식이죠."

지금 그들의 생활 환경은 어떤 것일까. 티파니는 "우리 중 여섯은 함께 살고, 나머지 셋은 1분 거리에 살아요. 우리는 늘 서로의 집에 왔다갔다 하죠"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이 그들의 움직임을 인터넷에 올리지 않을까? 제시카는 "네, 그건 사실이에요. 내가 식당엘 간다면 아마 10분 만에 트위터에 올라올 거에요."

그렇게 사는 게 어떤가 하고 내가 물었다. 티파니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지금과 같은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행동 하나하나를 매우 조심스럽고 책임감 있게 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으며 자랐어요." 그녀는 "우리는 언제나 집에 머물러 있죠"라고 덧붙였다.

나는 내가 본 뉴스, 즉 소녀시대가 서울의 거리에서 스스로를 감추기 위해 애를 쓰지만 그들의 팔다리만으로도 곧바로 정체가 드러나고 만다는 이야기를 꺼내고, 이게 사실인지 물었다. 티파니는 "사실이에요. 그것은..." 하고 말하며 자신의 팔을 탓하듯 바라보았다. 그녀는 적당한 말을 찾느라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말했다. "그것은 기괴하게 쿨한 일이에요!"

밖의 공연장에서는 길고도 낮게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돌들이 등장하기를 고대하는 팬들이 내지르는 함성이었다. S.M. 직원은 "자, 이제 나갈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티파니에게 물어볼 개인적인 질문 하나가 있었다. "당신의 눈웃음. 그건 배운 것인가, 아니면 타고난 것인가?" 티파니는 킥킥거리며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 나의 아버지가 이런 식으로 웃어요." 그녀는 2피트(약 60cm) 거리에서 나에게 눈웃음을 보냈다. 순수한 문화 기술이 자아내는 가슴철렁함이었다.

무대 입구로 돌아나올 때, 나는 아이돌들이 짙은 파랑색 수트를 입은 한 작은 남자를 바짝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조용하게 뭔가를 말하며 격려하고 있었다. 그가 이따금씩 말을 멈추면 그룹은 함성을 질렀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이 남자는 이수만이었다. 나는 그의 '가족'이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매달리며 완전히 몰입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새로운 한중 합작 그룹인 EXO 앞에서 지시하는 중이었다. 멤버 열두 명이 모두 모여 있었다. EXO 멤버들은 고함을 칠 때마다 허리를 꺾고 깊숙히 절을 했다.

S.M. 패밀리의 모든 멤버가 그처럼 이회장에 가까운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멤버 몇 명은 이 회사를 상대로 하여 가혹한 행위와 이른바 '노예 계약'을 문제삼으며 소송을 제기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는 중국 출신으로 만다린어를 하는 댄서 한경의 경우다. S.M.은 2001년에 베이징에서 그를 발굴하였으며, 그는 2005년에 수퍼주니어의 한 멤버로 데뷔했다. 한경은 자신이 18세일 때 회사가 13년 전속 계약에 서명하도록 강요했으며, 수익의 일부만을 자신에게 지급했고, 회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을 때 벌금을 내도록 했으며, 2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못하게 하고 일을 시키는 바람에 위염과 신장 질환을 얻게 되었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2009년에 S.M.을 고소했다. 한국 법원은 한경의 주장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으나, 그 직후에 한경은 소를 취하했다. 이후 그는 그룹을 떠났다.

S.M.은 장기 계약 관행에 대해, 훈련생들을 5년 이상 가르치며 숙식을 제공하는 데 수백만 달러가 든다는 점을 들어 정당화했다. 그러나 '노예 계약' 시비로 인해 S.M.은 네티즌 사이에 평판이 나빠졌다. 최근에는 좀더 공정한 내용으로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소문에 따르면 소녀시대 멤버들은 각자 7년 전속을 하고 매해 1백만 달러의 급여를 받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이런 계약을 착취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S.M.식의 공장 제조 시스템을 채택한 다른 에이전시들은 이만큼 진보적이지도 않다. 소규모 에이전시인 D.S.P.에서 활동하던 인기 높은 걸 그룹 '카라'의 세 멤버는 2011년 2월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에 수십만 달러를 벌어 주었음에도, 멤버 한 명당 한 달에 140달러를 받았다는 것이다. 회사는 이런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이후 양측은 합의에 이르렀다. 일부 에이전시 회사가 아이돌들에게 부과하는 가혹한 통제는 한국 사회에 잘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의 영자지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또다른 소규모 에이전시인 알파 엔터테인먼트는 여성 훈련생들이 남자 친구를 갖지 못하도록 하고, 저녁 7시 이후에는 음식은 물론 물도 섭취하지 못하도록 금하고 있다. 또 감독자 없이는 어떤 곳도 갈 수 없다. 신문이 알파 소속 한 훈련생인 페를린의 어머니에게 딸의 통제 생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는데, 그녀는 "아이들이 지금까지 겪어온 것은 꽤 합리적이다. 회사는 아이들에게 많은 돈을 투자했으니까, 애들은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 딸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그녀가 꿈을 추구하고 성공하기를 바란다"라고 응답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성숙하지 않은 단계일 때는 소유주들이 모든 권력을 갖는 경향이 있다. 영화 산업의 초기에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배우들을 장기 계약으로 묶어두곤 했다. 음반 산업에서는 아티스트들은 파산하는데도 회사는 이들의 활동으로부터 엄청난 재산을 긁어들이는 것이 일상적인 사업 관행이었다. 이 같은 미국 엔터테인먼트 사업 방식을 재현하면서, 아티스트와 관리자 사이의 전통적인 불평등 관계에, 나이든 사람을 무조건 공경해야 하는 유교적 덕목까지 더해지면 그 결과는 역겨운 것이 된다.

에이전시들은 아이돌 만들기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미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첫 번째 K팝 스타인 싸이의 성공은 대체로 공장 시스템 밖에서 벌어졌다. 싸이는 Y.G. 에이전시 소속이지만 한 번도 아이돌 따위가 되어 본 적이 없다. 그의 첫 앨범 <PSY From The Psycho World!>는 '부적절한 내용'을 담았다는 비난을 받았고, 두 번째 앨범 <Ssa 2>는 19세 미만에게는 유통이 금지되었다. 2001년에 그는 대마초 흡연 혐의로 체포되어 벌금형을 받았다. 병역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 때문에 다시 군대를 가기도 했다. 그는 한국 팝 스타이지만 K팝 스타는 아니며, 오히려 '강남 스타일'에서 전형적인 K팝 비유들을 풍자함으로써 K팝이 서구에서 성공할 기회를 전복해 버렸는지도 모른다. 최소한 다음과 같은 점은 명확하다. 가장 심혈을 기울여 생산된 아이돌 그룹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곳에서 바보스런 춤을 추는 땅딸막한 사내가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문화 기술을 통해 당신이 얻을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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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하임 공연장에서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그룹은 보이 밴드인 샤이니였다. 이들을 보는 것은 즐거웠다. 화장을 짙게 하고 무스로 뒤덮은 중성적 남성들은 고난도의 리듬감 있는 춤을 선보였다. 그러나 나는 다른 사람이 뭐라 해도, K팝의 보이 그룹이 미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하겠다. 예술적인 스타일로 보면 이들은 저스틴 비버보다는 레이디 가가쪽에 훨씬 가깝다. 이 소년들을 좋아하는 10~12세 소녀 관객층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샤이니와 이를테면 원 디렉션 사이에는 큰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팬들은 샤이니를 사랑했다. 특히 소년들이 흩어져서 객석 위로 설치한 통로를 오가며 관객에게 윙크하고 손을 흔들며 인사할 때 그랬다. 그러더니 컹컹 짖는 것 같았던 객석의 소리가 갑자기 통곡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내 평생 공연장에서 그런 소리를 들어 본 적은 없었다.

나는 무대 측면에서 공연을 보고 있었다. 소녀시대의 멤버 아홉 명이 청바지와 흰색 티셔츠를 입고 'Gee'를 부르기 위해 올라왔다. 공연장 전체가 '지이이이이이베이비베이비' 하는 고함으로 진동했다. 노래가 끝날 때마다 멤버들은 무대 전체로 흩어졌다. 수영이 내가 서 있는 곳 근처로 와서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반짝이는 머리를 흔들면서 관객을 향해 미친듯이 윙크를 하고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가 기자회견장에서 만났던 차가운 아이돌이 아니라 수퍼 치어리더였다. 존 토스가 내게 예언한 바와 같았다: 소녀시대는 우리를 보러 온 것이다.

소녀시대가 무대를 떠난 뒤, 콘서트는 좀 시들해졌으며, 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다. 자기네 나라에서 더 나은 아티스트들이 만든 더 독창적인 내용을 들을 수 있는 미국 일반 관객에게, 2급 가수들에 의해 불리는 과잉 생산된 파생적인 팝 음악이 어떻게 어필할 수 있겠는가. 소녀시대의 뼈를 깎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서양의 조합이라는 신화는 이루기 어려운 것으로 남아 있었다.

나는 인터스코프가 예약한 자리가 있는 공연장 귀빈석으로 발을 옮겼다. 엘리베이터를 작동하는 여성은 오늘처럼 크게 괴성이 울려나오는 공연은 처음 보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귀마개를 하고 있었다.

인터스코프의 귀빈석에는 마케팅과 A. & R. 부서에서 나온 직원들이 있었다. 음료와 음식이 있었는데, 제이콥슨은 내 어깨에 팔을 얹고 맨 앞자리로 이끌면서 마음껏 먹고 마시라고 말했다. 그는 내 옆에 앉으며 "오늘 나는 순수하게 관찰하는 입장으로 왔다"라고 말했다. "그저 내 눈을 떠서 모든 것을 직접 보고 싶을 뿐이다."

제이콥슨은 공연장 전체를 가리키며 말했다.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무도. 저 꼭대기까지 다 그렇다. 분명히 공감대가 있는 것이다." 그는 그의 보스 지미 아이오빈이 '공감대가 팝 음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공감대라고 지미는 늘 말했다. 팝 산업 전체는 공감과 관련한 것이다. 사람들이 소녀시대와 공감을 느끼는 것이 분명하다."

공연에서는 다른 가수 곡도 몇 곡 나왔다. 제시카와 그녀의 동생 크리스털은 케이티 페리의 'California Gurls'를 불렀고, f(x)의 활달한 멤버 앰버, EXO-M의 크리스, 샤이니의 키는 '파 이스트 무브먼트'의 'Like a G6'를 불렀다. 파 이스트 무브먼트는 아시아계 팝 그룹으로, 제이콥슨이 소녀시대에게서 보았으면 하는 성공을 거둔 유일한 사례다. (하지만 파 이스트 무브먼트의 모든 멤버는 LA에서 태어나 자랐다.) 출연자들은 무대 위에 등장했다가 사라졌고, 의상을 갈아입고 다시 나왔다. 그 사이마다 S.M. 패밀리가 보내는 메시지가 등장했다. S.M. 패밀리 멤버들이 서로에 대해 느끼는 사랑을 주제로 하여 만화 같은 그림으로 표현한, 좀 괴기스러운 비디오도 상영되었다. 이따금식 콘서트는 거대한 궐기 대회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공연이 절정에 오를 때 관객으로부터 원초적 팝 감성을 이끌어 내었는데, 순수한 사랑의 감정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는 비치 보이스, 초기 비틀즈, 필 스펙터의 걸 그룹 등 소수의 위대한 팝 아티스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소녀시대가 다시 무대에 올라왔을 때, 제이콥슨은 이들을 꼼꼼히 지켜보았다. 그는 "오케이, 모든 게 겸손함과 관련이 있군. 쟤들이 팬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게. 이건 중요한 부분이야" 하고 말했다. 그는 소녀시대의 자질에 대해 손을 꼽으며 체크하기 시작했다. "첫째, 예뻐. 둘째, 정중하고 겸손해. 셋째, 춤 잘 춰. 넷째, 노래. 그리고 간결하기도 하지. 어떤 것도 3분 반을 넘는 것은 없거든. 시간을 한번 재 보라구." (끝)

※ 이미지: <뉴요커>

 

덧글

  • 우진 2012/10/09 17:23 # 삭제 답글

    잘봣습니다 ^^ 물론 늘 잘 보고 잇지요 ㅎㅎ (그나저나 전문 번역을... 짱입니다 ㅠㅠ)
  • deulpul 2012/10/10 10:08 #

    고맙습니다.
  • Gony 2012/10/09 17:52 # 답글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좋은 기사 편하게 읽었네요. ^^
  • deulpul 2012/10/10 10:08 #

    고맙습니다.
  • 2012/10/09 18:08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2/10/10 10:09 #

    저도 재미있었습니다.
  • blue303 2012/10/09 18:56 # 답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저처럼 K-pop 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는 글이네요. 이정도 분량을 번역하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드는지 잘 알기 때문에 더 감사의 댓글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 deulpul 2012/10/10 10:10 #

    고맙습니다.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 kidsmoke 2012/10/09 19:40 # 답글

    잘 읽었습니다. 내용이 참 많은데 번역글을 읽을 수 있어서 좋네요. 고맙습니다 :)
  • deulpul 2012/10/10 10:11 #

    양이 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군요. 그런데 이렇게 '짧게 짧게'의 추세를 쌩까는 매체가 있다는 것도 참 대견하지 않습니까.
  • kidsmoke 2012/10/10 16:56 #

    맞아요. 한국 매체들도 장점이나 홍보 효과만 언급하고 지나가는 판국에 저 먼 곳에서 이렇게 자세한 기사를 써내다니 놀랐습니다.
  • 2012/10/09 20:1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0/10 10:1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Arouet 2012/10/09 20:44 # 답글

    번역해주신 덕분에 편히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기사 소개해 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 deulpul 2012/10/10 10:14 #

    고맙습니다.
  • gina 2012/10/10 02:52 # 답글

    맙소사 댓글을 안달수가 없네요! 너무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실제 케이팝에 대한 미국의 분위기를 더 차갑고 간결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내용자체보다 들풀님의 은혜로운 번역이 제겐 더 의미가 있었어요 :^)
  • deulpul 2012/10/10 10:18 #

    원문이 없다면 번역도 없지 말입니다. 차갑고 간결하다는 말씀이 기사의 분위기를 잘 정리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냉정하게 보고 있고, 분량은 길어도 한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가능성을 잘 간추리고 있다는 점에서 간결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대박 2012/10/10 04:44 # 삭제 답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이 정도 분량은 그냥 읽는 것도 시간이 오래걸리는데 번역까지...ㅎㄷㄷ 감사합니다~!!
  • deulpul 2012/10/10 10:19 #

    고맙습니다. 이렇게 발로 하면 그다지 많이 걸리지 않는다는...
  • 2012/10/10 10:3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0/12 05:5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댕글댕글파파 2012/10/10 10:53 # 삭제 답글

    저는 언제쯤 번역없이 이런 기사를 즐길 수 있을까요^^
    들풀님 덕분에 편안하게(?) 잘 봤습니다. K-pop의 미국 진출에 대해선 예전부터 부정적이고 편협한 생각으로 이런 시스템의 노래가 정상을 차지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deulpul 2012/10/12 06:01 #

    전 예전에 어떤 사람이 영어 공부가 아니라 심심풀이로 <타임> 읽는다는 소릴 듣고,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생각했던 1인입니다.
  • Sran 2012/10/10 13:07 # 답글

    좋은 기사 잘 봤습니다. 번역까지 해주셔서 편히 읽을 수 있었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
    Factory girls 라는 기사 제목이 참 와닿네요.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많은 기사인듯 합니다.
  • deulpul 2012/10/12 06:03 #

    제목부터 다양한 맥락에서 볼 수 있는 중의적인 것을 택한 셈이라고 하겠습니다.
  • Rock Bogard 2012/10/10 21:38 # 답글

    번역 감사합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양산형 아이돌 시스템의 폐해가 크게 터질지 장점이 단점을 가려버릴지 기대가 되네요.
  • deulpul 2012/10/12 06:11 #

    상업성을 최우선에 둔 산업 영역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점과 아쉬운 점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아울러 한류의 미래도 궁금해지고요.
  • 리얼문 2012/10/11 12:26 # 삭제 답글

    번역덕분에 긴글 편하게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deulpul 2012/10/12 06:11 #

    고맙습니다.
  • 보름 2012/10/11 12:35 # 삭제 답글

    잘 읽었습니다.
    유익햇네요.
    한국 기사들보다 네이티브 미국 기자가 더 잘 쓰네요.
  • deulpul 2012/10/12 06:14 #

    영어도 잘 하구요... 썰렁. 본문에 언급된 공연은 5월에 열린 것인데, 잡지 차원에서든 필자 개인의 프로젝트였든, 글을 오래 기획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싸이가 터져서 얼른 풀지 않으면 안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민노씨 2012/10/11 13:07 # 삭제 답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풍부한 내러티브의 기사도 인상적이지만,
    이걸 번역하시느라 고생하셨을 Deulpul님을 생각하니 눙물뤼.....;;;
    서두 설명에 언급하신 것처럼 미국언론(그것도 '뉴요커!')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K팝'이 예상가능한 언급들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선하네요. 마치 한편의 잘 만들어진 소품 드라마를 시청한 기분이랄까요.
  • deulpul 2012/10/12 06:17 #

    정말 말씀대로입니다. 줄거리가 잘 짜여 있고(공연 관람 경험을 축으로 하여 취재한 내용을 비벼 넣고 다시 반복해서 공연장으로 되돌아오는 구조), 그 뼈에 붙는 살도 삼겹살 목살 갈매기살 두루두루 다 포괄하고 있어서 지루하지 않은 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spl 2012/10/11 14:04 # 삭제 답글

    좋은 기사네요. 잘 봤습니다.^^
  • deulpul 2012/10/12 06:17 #

    고맙습니다.
  • 다시다 2012/10/11 17:24 # 답글

    와.. 번역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케이팝에 별 관심이 없는데도 글이 좋아서 이걸 다 읽게 되네요.
  • deulpul 2012/10/12 06:19 #

    우리가 우리를 아는 데에도 도움이 된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많이 배웠고요.
  • 유로스 2012/10/11 18:03 # 답글

    영화 [팩토리 걸] 생각나네요. 잘 봤습니다.
  • deulpul 2012/10/12 06:30 #

    봤나 안 봤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과거에 워홀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아마 안 본 것 같습니다. 지금 보면 다른 생각이 들까 싶기도 합니다.
  • Beluga 2012/10/11 18:16 # 답글

    재밌고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글에 공감가는 부분도 있고, 어떤 부분은 ' 아, 이렇게 보일수도 있겠구나' 싶은 것도 있네요. ^^
    덕분에 감사합니다.



  • deulpul 2012/10/12 06:33 #

    본문에서 소녀시대의 달콤함과 순수함을 '한국성'이라고 하며 주요한 요소로 지적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말미에 쓴 걸 보면 예절 바르고 겸손하다든가 하는 것도 미국 대중문화 기획자들에게는 한국적인 것으로 비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삐약 2012/10/11 20:04 # 삭제 답글

    정말 잘 봤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이 자료를 뒤적이면서 쓴 글이라 대단히 감탄하면서 숨 넘어가게 읽어봤습니다.
    좋은 글 읽고 저자 정보까지 찾아보게 됐네요. 이미 성공한 작가인데도 여전히 이렇게 발로 뛰며 땀이 느껴지는 취재기사를 쓴다는 게 참 보기 좋습니다. 한쿡사람보다 더 많은 걸 알고 있네요.
    유용한 번역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긴글의 의미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어요. 자주 올게요.
  • deulpul 2012/10/12 06:39 #

    짧은 글이 무조건 좋은 글처럼 인식되는 게 요즘 분위기인지라, 마지막에 하신 말씀이 아주 반갑습니다. 위 기사는 글이 길어도 내용이 좋으면 얼마든지 읽힌다는 사례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내용 없이 분량만 늘어지는 저에게는 반성도 되는 글이었습니다.
  • 2012/10/12 01:5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0/12 06:4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0/12 14:4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0/12 07:20 # 삭제 답글

    사실 어마어마한 양에 놀라서 미루다 작정하고 읽었는데 단숨에 읽었네요 너무 좋은글이고 작가의 취재능력에 놀라고 들풀님 번역실력에 더 놀라고 놀라움에 연속이네요 ㅎ 한류를 정말 잘 파악하고 쓴글이네요 항상 좋은글 감사드려요
  • deulpul 2012/10/26 13:25 #

    고맙습니다. 원문이 재미있어서 저도 흥미를 잃지 않고 옮길 수 있었습니다.
  • 번역감사 2012/10/12 13:39 # 삭제 답글

    우연히 알게되서 글을 갈무리해놨다가 드디어 읽어보네요.
    엄청난 분량에 시간을 따로 내야겠다 싶었는데, 한번 읽기 시작하니 술술 나아가다 어느새 끝에 와 있네요. 원문의 정교하고 세련된 구조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번역의 매끄러움도 단단히 한몫 했다고 봅니다. 저런 긴 번역문을 읽으면서 어색한 번역체의 불편함을 느껴보지 않은 것도 오랜만이라 더 기뻤습니다.
    개인적으로 소녀시대의 팬이라 글의 내용이 더욱더 흥미롭게 느꼈졌습니다. 특히나 싸이의 미국성공 이후 그 상황과 비교해보며 글을 읽다보니 여러가지 생각들이 교차해 나가더군요. 팬의 입장에서 기쁨과 안타까움이 뒤섞이는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확실히 싸이와 소녀시대는 그 진출방식이 무척이나 다르지요. 나중에 두 방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참으로 궁금해지는군요.
    끝으로 번역자께서 최대한 원문의 의도를 객관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하신 점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하마터면 수박 겉핥기 식의 기사에 그냥 스쳐지날갈 뻔한 좋은 글을 이렇게 살려서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 deulpul 2012/10/26 13:43 #

    다 읽고 나면 '그래서 잘 한다는 거야, 못 한다는 거야?' 혹은 '성공한다는 거야, 망한다는 거야?' 하는 의문이 들게 되는데, 이게 이 기사의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한류, 특히 K팝에 대한 관심과 그 주체(아이돌)에 대한 개인적 흥미, 이들이 미국에서 인정되어 가는 현상과 관련한 따뜻한 시각에 더해, K팝의 속성이 갖는 원초적인 한계와 미국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문화 상품으로서의 가능성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잘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팝 관계자들의 시각을 알 수 있는 창구 역할도 하고 있고요. 여러 모로 우리에게는 흥미로운 기사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2012/10/12 14:10 # 삭제 답글

    잘 읽었습니다. 공장형 아이돌이라..적절한 비유네요.
  • deulpul 2012/10/26 13:44 #

    약간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 완전히 부정하기도 어렵긴 합니다.
  • 수만옹 2012/10/15 10:05 # 삭제 답글

    혼자 직독하면서 절반까지 읽다가 도저히 못하겠어서 그만두엇는데
    이렇게 번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내용이었군요
  • deulpul 2012/10/26 13:44 #

    고맙습니다.
  • shiny 2012/10/15 20:52 # 삭제 답글

    Factory Girl이란 이름은 Andy Warhol이랑 더 관련이 있는게 아닐까 싶은데요. Art=Money로도 만들어버린. 그는 자신의 Studio를 Factory라고 불렀거든요. Leslie Chang도 그 이름을 ironical하게 인용한거구요. 2006년에 같은 이름으로 영화도 만들어졌습니다. 영문 원본 Link도 첨부해 주셨으면 더 좋았을꺼 같은데... 하지만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deulpul 2012/10/26 13:50 #

    조금 더 찾아보면 이 말은 워홀 이전부터 여성 공장 노동자들을 지칭하는 말로 각종 서적과 대중 문화에서 널리 쓰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제목이 워홀이나 그를 소재로 한 영화에 직접적으로 맥을 대고 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만, 그럴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봅니다. <뉴요커> 원문은 당연히 맨 앞쪽에 링크되어 있습니다. 읽으시는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문에 없는 링크들도 잡아 넣었는데, 원문 링크를 뺄 리가 있겠습니까.
  • ㅜ너넌 2012/10/16 07:38 # 삭제 답글

    팩토리걸은 미국유명 모델 그거이름아닌가여. 유명모델이 모사진작가위 페르소나같은존재여서 퍅토리걸하면 대부분 그사람을 떠올릴텐데
  • deulpul 2012/10/26 13:51 #

    이왕이면 좀더 확인해 보시고 써 주셨으면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 ㅁㄴㅇ 2012/10/16 17:40 # 삭제 답글

    턱수술 좀 오바 아닌가여.. 보니깐 어디서 줏어들어서 쓴것같아요. 성형보도 같은거 보고 말이죠. 둥글넙적하다고 표현해놧던데. 맴버들 부모님들 다 둥글넙적한데;; 나이먹은 어른이랑 애들이랑 비교한다는게;; 턱깎는게 무슨 장난도 아니고.. 맴버중에 턱깍아서 데뷔한 애가 거의 없는데.. 이영애뿐만 아니라 제시카 유리 부모님들 전부 넙적할뿐만 아니라 둥글해요 부모님들은.. 심지어는 원빈 부모님들도 그런데.. 동양에 대한 시각이 담겨있네요 이부분은..
    그냥 아예 한국에 관심없는사람이.. 그냥 우연히 알려지니깐 한번 다뤄봐야겠다 해서 써본모양인데.. 그외 다른사람글들보고 인용한것같아요.. 유교이야기도.. 이런것도 막 인용한게 보이고..
  • deulpul 2012/10/26 13:51 #

    동의하지 않습니다.
  • ㅆㄴㅍㅇㅂ 2012/10/17 19:34 # 삭제 답글

    약간 불만스런운 내용도 있고 동의 못하는 점도 있지만 대체로 맞는 말이군요.
  • deulpul 2012/10/26 13:54 #

    저를 포함해 우리에게는 그렇게 보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대체로 맞는 말'이라는 평가가 기사의 값을 잘 말해 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 마언니 2012/10/19 13:17 # 답글

    잘 읽었습니다. 번역이라는 걸 못 느낄 정도로 문장도 곱고....무엇보다도 이 사람, 컬럼이 하드보일드 소설 같은 느낌이네요. 참으로 마초스럽기도하지...!!!!!
  • deulpul 2012/10/26 13:59 #

    네, 오래 취재하여 준비한 듯하고 기사도 공들여 구성하고 작성한 티가 역력합니다. 마지막 말씀은...
  • 뱀  2012/10/21 12:27 # 답글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좋은 번역 감사합니다.
  • deulpul 2012/10/26 14:00 #

    고맙습니다.
  • ㅁㄴㅇ 2012/12/07 22:38 # 삭제 답글

    현진형이야기 부터 MTV 부터 에쵸티이야 이런거 책보고 인용한거네요.
    실제로 알필요도 없겠지만.. 그외 티파니 이런건 실제가서 취재한걸로 알고있고.
  • deulpul 2012/12/08 11:13 #

    외국 기자가 쓴 기사입니다.
  • sooom 2013/01/29 14:03 # 삭제 답글

    기자가 한국 왔을때 만났더랬습니다. 작년 5월쯤이였던걸로 기억해요. SM, YG, JYP 다 만나보고 LA에서 소녀시대 공연도 보고, 엄청 준비를 많이 하더라구요. 제가 원했던 코멘트가 반영되지 않았던 점은 아쉬웠지만, 어지간한 한국 기사들보다도 더 공을 많이 들이고 꼼꼼히 분석한 기사라는 점에는 이견 없습니다. 역시 더뉴요커...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 deulpul 2013/01/30 10:34 #

    아니, 원더걸스 멤버께서 이곳에 댓글을 달아 주시다니요! ... 는 농담이고, 취재 과정을 직접 보셨다니 원걸 멤버가 쓴 것만큼이나 반가운 댓글이네요. 한류를 포함한 한국 문화의 밖에서 시작한 기사이기 때문에 취재와 집필이 그만큼 더 어려웠으리라는 짐작을 하면서, 동시에 똑같은 이유 때문에 우리가 쓸 수 있는 것과는 매우 다른 태도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역시 천천히, 깊게, 그리고 호흡이 길게 쓴 기사의 매력을 잘 볼 수 있던 사례였다고 생각합니다. 기사에 반영시키지 못하신 의견이 어떤 것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 호연 2013/04/26 11:24 # 삭제 답글

    르포기사네요. 번역도 훌륭합니다.
    예전에 팩토리 가 아니라 어프렌티스 쉽에 비유한 글도 보았는데 양 시각 모두 시사하는 바있네요.
  • deulpul 2013/04/26 21:27 #

    도제 교육의 양상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한편 현실과 차이가 많이 나는 시각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기회가 되면 그런 시각도 잘 살펴 보겠습니다.
  • 예스 2015/05/05 13:53 # 삭제 답글

    좋은번역 감사드립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deulpul 2015/06/01 21:20 #

    인사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 nemo 2016/08/26 16:42 # 삭제 답글

    잘 읽었습니다. 4년전의 글이지만 지금 읽어도 별 무리가 없군요. 다른 분들의 댓글처럼 이렇게 길면서도 쭉 읽혀내려가는 기사를 본 적이 근래에 드문데, 잘 준비되고 잘 쓰여진 글이군요. 그리고, 번역인 줄 알면서도 번역이라고 느껴지지 못한 들풀님의 솜씨에도 감탄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eek 2016/08/27 16:54 # 삭제 답글

    태생부터 나비족같고 서양인의 쌍커풀 눈을 가져서 미안해지네요. 둥글둥글한 태생이라는 말 부터가 굉장히 차별적으로 느껴집니다. 지들이 가슴과 입술에 넣는 '첨가물'들은 더 고귀한 리모델링이라도 되시나봅니다.
  • 2016/08/28 20:5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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