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애플주의자의 전향 통지서 섞일雜 끓일湯 (Others)

앞에 i가 들어가는 애플사 제품을 써 본 사람들이 그에 대해 갖게 되는 열렬한 선호를 사랑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사람을 향한 사랑도 그렇지만, 기계에 대해서도 열렬히 좋아하다 실망하면 그 마음을 다잡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영국 위성방송 뉴스 채널인 <스카이 뉴스>의 경제부 편집장이자 블로거이며 <실물 경제(Real Economy)>의 저자인 인 에드 콘웨이는, 지난 9월에 출시된 아이폰 5를 한 달 남짓 써본 뒤 애플과 헤어지기로 결심하고, 최근 애플의 CEO 팀 쿡에게 공개 편지를 보내 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설명했다.

아이폰 5에 실망하는 의견은 이미 숱하게 쏟아졌다. 콘웨이의 글에서도 그런 점을 읽을 수 있는데, 그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일방적 경향에 의존한 '빠'나 '까'가 아니라, 오랫동한 큰 신뢰를 보내다 실망하여 전향하려는 사람의 이야기라서 한 번쯤 들어볼 만하다.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는 절교 편지 같은 투인 게, 거꾸로 그가 쏟았던 애정의 깊이를 짐작케 한다.

염두에 둘 점이 있다. 한 편으로 애플의 새 제품이 발표될 때마다, 특히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과거와는 다른 인터페이스를 채용할 때마다 비슷한 반응이 있었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고, 다른 한 편으로 스티브 잡스 이후 애플의 제품과 기업 마인드에 혁신의 기운이 사라지고 있음을 지적하는 시각이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하면 좋겠다. 콘웨이의 생각은 그런 의견들 중 하나일 것이다. 그 개인의 소비 생활에서는 혁명적인 변화라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참고로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콘웨이의 허락을 받아 그의 글을 전재했는데, 그는 새로 산 삼성 제품을 통해 이메일을 보내왔다고 한다.

역시 참고로 덧붙이자면, 나는 애플이든 삼성이든 상관없이 스마트폰 같은 것을 10분 이상 손에 올려둬 본 적도 없고, 그래서 콘웨이가 말하듯 '아이폰(혹은 스마트폰) 없는 날을 단 하루도 상상하기 어렵다'는 정서를 (아직은)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쓰는 전화기는 모토로라 플립형으로,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기능을 아주 훌륭하게 수행한다. 문자 메시지는 원하지 않는 광고가 자주 와서 언젠가부터 아예 끊어버렸다. 스마트폰으로 얻을 수 있는 생산성의 향상도 크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으로 소모되는 내 시간과 인생을 절약한다는 생각을 하면 그 편이 더 남는 것 같다. 아직은. 물론 나와는 반대 방향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충분히 존중하고 인정한다. 나는 그렇다는 것이다.






애플, 이제 당신을 떠납니다

팀 쿡 보십시오.

이제부터 제가 하려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까,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저는 이제 당신을 떠납니다. 그동안 (거의 모두) 대단한 경험이었지만, 이제는 끝입니다.

저의 결정을 완벽하게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앞으로 당신이 지금 제가 보내는 것과 같은 신랄한 이별 편지를 다른 소비자들로부터 받더라도 상처를 덜 받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저는 1999년부터 13년 동안 애플과 함께 지내왔습니다. 당신은 그 시절을 벌써 잊었는지 모르겠지만, 여드름투성이 10대였던 저는 귀엽고 작은 아이북을 샀던 순간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이후 저는 저의 기술적인(technological) 삶 대부분을 애플의 밝은 로고와 함께 해왔습니다. 무엇이었나 한번 볼까요. 아이맥 두 개, 아이북 여러 개, 셀 수도 없이 많은 맥북(지금도 두 개를 쓰고 있는데, 그 이유는 저도 모릅니다), 5년째 쓰고 있는 아이폰, 처음 나오자마자 산 아이팻, 아이팟, 아이팟 터치, 아이팟 나노 등. 이런 애플 제품을 다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 애플 TV도 샀고 파워 맥 G4 큐브까지 샀습니다. (네, 세상에 그런 걸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저입니다.)

그동안 제가 애플에 의존하게 되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의존이 아니라 집착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두어 해 전에 미국을 방문할 때는 최신 아이폰을 지니고 가기 위해 수백 달러를 쏟아부었습니다. 대학에 머물러 가는 길이라 별로 쓰지도 않을 건데도 그랬죠. 애플과 사랑에 빠진 많은 사람이 그렇듯, 저 역시 어느 순간부터 애플사의 마케팅 대변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친구 누구에게나 애플 제품을 사라고 설득했고, 그러느라 몇 시간을 보내기도 했구요. 애플이 어떻게 하여 이처럼 역동적이고 혁신적이며 성공적인 기업이 되었는가에 대해 블로그 포스팅을 쓰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처럼 저 역시 애플의 선전을 철썩같이 믿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내 입으로 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제 당신을 떠납니다. 이미 아이폰을 삼성 제품으로 바꿨습니다.

이제 당신은, 제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애플(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나(의 선택이나 취향) 때문이었다'라는 말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진실을 말하자면 '나 때문이 아니라 애플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오랫동안 맥OS나 iOS에 작업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건대) 당신은 뭔가를 리스트로 나열하는 것을 싫어하는 듯한데, 제가 생각하는 이슈를 설명하자니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1. iOS 6

이 운영 체제에 대해 불만을 말하는 게 제가 처음은 아니죠. 그러나 저 역시 똑같이 불만을 느끼니 말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iOS 6은 정말, 정말 형편없는 운영 체제입니다. 저는 어떤 운영 체제가 새로 적용되었을 때 한두 가지 흠이 발생하는 일은 이해할 자세가 언제나 되어 있습니다. 몇 가지 흠이 있더라도 새로 개선된 기능이 그런 불편을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iOS 6에 대해 말하자면, 어떤 식으로든 아이폰의 성능을 향상시킨 새로운 기능은 단 하나도 찾기 어렵습니다. 새로 적용된 모든 변화는 부정적인 것이에요.

맵(지도) 어플리케이션은 특히 끔찍합니다. 이건 스마트폰의 여러 기능 중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기능이며, 따라서 이처럼 근본적으로 바꾸면 이용자가 큰 불편을 겪게 된다는 사실을 미리 고려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네, 당신이 이용자들에게 다른 대안을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아량을 보였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지도는 당신네 사파리 브라우저를 통해 구글 지도를 이용한다고 쳐도(사파리는 구글 지도를 잘 띄우지도 못하지만, 그건 일단 넘어갑시다), 이 형편없는 iOS 지도가 내가 쓰는 모든 지리정보 관련 앱에 관여하는 일은 어떻게 피할 수가 없습니다. (새로 적용된 3차원 지도 중 일부(일부입니다)는 정말 멋있긴 합니다. 하지만 당신네 지도를 믿었다가 길을 잃었을 때, 그게 얼마나 멋있었는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죠.)

저는 당신이 실용주의자라는 사실을 압니다. 그래서 당신이 미래의 이용자에게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옵션을 부여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황당하고 끔찍한 일이 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더 큰 문제입니다. 아이튠즈 매치를 볼까요. 과거의 iOS에서 저는 어떤 노래도 개별적으로 아이튠즈 매치 라이브러리에 다운로드할 수 있었으며, 따라서 외국에 있더라도 데이터 없이 노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새로 바뀐 끔찍한 운영 체제에서는 무조건 앨범 전체를 모두 다운받아야 하고 나중에 지울 수도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 저의 아이폰은 불필요한 콘텐츠로 뒤죽박죽이 되어, 용량이 다 차서 중요한 데이터를 하나하나 삭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됩니다.

이건 무엇보다, 자기 아이폰에 어떤 노래를 저장하고 어떤 노래를 지울지 결정할 권리를 이용자에게 주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용자를 통제하려는 의도마저 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iOS가 무선 통신망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하고 일방적으로 전화 네트워크에 연결되도록 한 데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습니다. 아이폰 이용자를 GPS로 비밀리에 추적할 수 있도록 한 것 때문에 욕 많이 먹은 일도 있죠? 이런 음흉한 일을 벌이면 이용자들이 싫어한다는 것쯤은 이제 깨달으셨으리라고 믿습니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인데, 이 점은 뒤에 더 말하기로 하죠.

새 아이폰에 당신들이 끼워넣은 수많은 앱은 미안하지만 모두 쓰레기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팟캐스트는 질이 낮고 버그도 많구요, 페이스북 통합 시스템은 오래 전부터 있었어야 했구요. 패스북(Passbook)이라니, 제정신인가요? 개선된 시리는 제게 큰 의미가 없는데, 다른 이용자 대부분이 그렇듯 제가 시리를 써 보는 경우는 그게 얼마나 많은 욕설을 이해하는가 체크해 볼 때 뿐이니까요. (그 숫자는 놀랍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무슨 이유에선지 iOS는 인스타페이퍼(Instapaper)의 틸트 조정 기능을 무력하게 만드는데, 저는 이 앱을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에 염증을 내게 됩니다.

2. 당신들은 핵심을 잃었어요

네, 이런 말이 가혹하게 들리리라는 점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듣기 좋은 말로 포장할 이유가 없어요.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보기로 하죠. 저와 애플 사이에 존재했던 관계를 돌이켜 보면, 제가 애플에 의존하는 일을 가능케 했던 두 가지 요인이 있었습니다. 첫째, 당신네 제품이 일반 PC보다 훨씬 우수하게 기능했다는 점입니다. 윈도우즈 PC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한번 망가지면 고치기도 힘들고, 곧잘 다운되어서 머리를 쥐어뜯게 만들죠. 둘째, 당신네가 이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은 아니라 하더라도, 모든 일을 제대로 해온 것은 확실합니다. 애플은 스마트폰을 만든 첫 회사는 아니지만 (노키아 커뮤니케이터, 기억하는 사람 있나요?) 스마트폰을 제대로 만든 첫 회사였죠. mp3 플레이어, 태블릿 컴퓨터, 가족용 사진 소프트웨어, 미디어 관리 시스템(아이튠즈의 초기 용도였죠) 등이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신들은 사실 혁신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혁신을 적용하고 꽃피우는 데에는 진짜 탁월했어요.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닙니다. 지나친 말처럼 들릴지 몰라도, 아이팻 이후 새로 세상에 내놓은 주요 제품이 있나요? 그게 벌써 3년 전이거든요. 아이클라우드요? 드랍박스보다 못하고 더 복잡하기만 합니다. 페이스타임요? 멋지긴 하지만 스카이프에 비하면 그 색이 바래죠. 아이메시지요? 짜증나기만 하는 제품인데, 특히 같은 메시지를 두 번씩 보낼 때 더욱 그렇죠. 시리요? 위에 쓴 내용을 보세요. 사파리요? 크롬이나 파이어폭스보다 못하죠. 사파리의 리더 기능이요? 인스타페이퍼보다 못해요. 얼마든지 계속할 수 있지만, 제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게다가 제 맥조차 과거처럼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아이폰의 주소록은 이 랩탑과 제대로 연동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애퍼쳐는 비정상적으로 느리고 버그 투성이이며, 페이지스넘버스는 좀 넌센스입니다. 당신들은 이제 최고의 소프트웨어를 더이상 만들지 않는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이런 소프트웨어들은 과거처럼 서로 긴밀하게 잘 맞아들어가지도 않습니다.

3. 당신들은 더이상 멋지지 않아요

이 또한 가혹한 이야기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사실은 사실이니까요. 제 어머니가 당신네 제품을 쓴다는 사실을 용인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닙니다. 과거에 애플은 늘 첨단에 서 있었어요. 애플은 반문화와 연관되어 있었고 저항적이었죠. 저는 그런 점을 좋아했습니다. 당신들이 타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좋아했어요. 아이맥을 세상에 내놓을 때, 당신들은 시리얼 포트를 없애고 누구나 USB 포트를 써야 한다고 고집했죠. 당시 USB로 연결되는 프린터는 세상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인데도 그랬습니다. 디스크 드라이브와 DVD 드라이브를 없앤 것도 당신들이 처음이었습니다. 제품에 플래쉬를 적용하기를 거부한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구글을 비롯한 큼직한 기업들의 경영진과는 달리, 당신과 당신의 동료들은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같은 인맥 쌓기용 말잔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도 제가 좋아하는 점이죠. 이런 자세에는 쿨한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요즘 당신들은 너무 쉽게 타협합니다. 제가 언제부터 애플에서 마음이 멀어지기 시작했는지 아세요? 맥북에 SD 슬롯을 설치하기로 했을 때부터입니다. 왜? 과거의 애플이라면 하지 않을 일이었기 때문이죠. 랩탑에 이게 달려야 할 본질적인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타협하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타협을 하면서도 지나치게 복잡하게 합니다. 저는 첫 번째 아이맥을 기억합니다. 그건 사용 설명서가 필요없는 최초의 컴퓨터였죠. iOS가 나왔을 때 저는 제게 익숙한 세팅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찾기 위해 매뉴얼을 다운 받아서 156쪽까지 훑어봐야 했습니다. 무려 156쪽이라구요! 이건 애플 제품의 사용 설명서를 들여다보아야 했던 최초의 일이었습니다.

애플은 순수함으로 대표되어 왔으며, 거꾸로 이 순수함 때문에 애플의 제품은 간단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런 특징이 사라졌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말하자면, 스티브 잡스가 지휘하던 애플은 순수함으로 대표되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90년대에 자리를 비웠을 때에도 애플은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타협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신들의 광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애플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광고를 만들어 내는 회사이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당신네 광고는 그저 잘난 척만 하는 컨셉을 내세우는 형편없는 모습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다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당신들이 인색하게도 삼성의 태블릿을 금지시키려다 실패한 뒤 삼성에 보낸 법적 서류가 있습니다. 이걸 읽고 나서 애플이 매섭고 까탈스러우며 더 나아가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나와 보십시오.

간단히 말해, 지금의 애플은 전혀 쿨하지 않다는 겁니다.

4. 당신들은 우리를 엿먹입니다

당신에게 쏟아내고 싶은 결정적인 불만 사항이 엉망진창 지도나 iOS 6와 관련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아시면 놀라실지 모릅니다. 당신네가 더이상 멋지지 않다는 데 대한 것도 아닙니다. 저 역시 이제 더 이상 쿨한 사람이 아니므로, 당신들이 그렇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지 모릅니다.

제가 가진 가장 결정적인 불만은 모든 아이폰과 아이팻의 하단 연결부를 '라이트닝 독(lightning dock)'으로 바꿔버렸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한 당신들의 설명을 이미 들었죠. 기기를 얇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든가, 속도가 더 빨리나오는 연결부라든가. 전 그런 말을 믿지 않습니다. 이 부분을 그렇게 바꾼 주요한 이유는 당신들이 제품 사이클을 유래없이 짧게 만드는 주요 이유와 같습니다. 바로 계획된 노후화(planned obsolescence)죠.

당신들은 제품을 빨리 노후화시킬수록 소비자가 애플 제품을 더욱 자주 사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만일 신구 제품 사이에 진정한 진보가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면, 저는 그런 정도는 참을 수 있습니다. 진보를 향한 염원을 감지할 수 있다면 말이죠. 하지만 당신들이 '가벼운 연결부'를 꺼내 들었을 때 저는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이런 변화가 제게 의미하는 것은, 지난 몇 년 동안 아이폰에 연결하기 위해 샀던 모든 기기를 내다버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댑터, 라디오, 스피커 등이죠. 이건 정말 야비한 전략입니다. 새로운 연결부가 과거의 그것보다 유별나게 빠르다는 점이 입증되지도 않은 상태라서 더욱 그렇죠. 어쨌든 당신들은 그걸 놓고 놀라운 발견이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당신들이 최근 몇 년 동안 당신들의 방식으로 일해 왔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구형 맥 모델에 대한 지원 중단은 과거보다 훨씬 빨라지고, 이용자가 당신네 클라우드로부터 자기 자신의 음악을 다운받거나 지우지도 못하게 합니다. 당신들은 단순히 제품 생산만 해서는 장기적으로 큰 돈을 만들지 못한다는 점을 인식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어중간한 서비스 업체로 바꾸고 있는 것이죠. 소비자는 끊임없이 당신네 제품을 사거나 유료 가입해야 하구요. 이제 알겠습니다. 당신들은 경제적 천재들이에요. 문제는 그런 접근이 무언가 영감을 일으키는 역할은 전혀 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비싼 돈을 들여 애플 제품을 사면서도 그런 점을 잊을 정도로 신기해했으나, 이젠 그런 제품도 별로 없습니다. 저는 지쳤고, 더 나아가 이젠 지겹습니다.

5. 저는 당신들이 필요없어요

그렇습니다. 저는 당신 없이도 완벽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이건 놀라운 발견이었죠. 두어 해 전에 제가 미국에 머물렀을 때, 저는 아이폰 없는 날을 단 하루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당신네 경쟁사 제품을 갖고도 똑같이 행복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놀라고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아냐구요? 음... 그동안 당신을 좀 속여 왔거든요. 작년에 몇 개월 동안 다른 사람(타사 제품)과 함께 생활을 해봤습니다. 화내지는 마세요. 저는 새로운 아이폰이 나오기 전 시기에 있었고, 그 외로움을 HTC의 안드로이드 폰으로 메웠죠. 처음에는 이 제품을 무시하려고 했는데, 실제로는 아주 훌륭한 제품이라는 것을 깨달은 겁니다. 네, 물론 거기에도 흠도 있고 짜증나는 점도 있었지만, 우리는 놀라울 정도로 잘 사귀고 함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한번 그렇게 잘 지내려고 합니다. 당신을 떠나 안드로이드로 옮기기 때문이죠. 제가 전화기에서 필요한 기능은 거기서도 모두 구현됩니다. 이메일, 메시지, 제대로 작동하는 지도, 연락처(구글에 저장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폰에 훨씬 더 잘 연동됩니다), 에버노트, 인스타페이퍼, 왓쌥(Whatsapp), 텔레비전 시간표와 버스 시간표 등이죠. 아이튠즈 매치는 아마 갖다 버리고 대신 아마존 클라우드 플레이어구글 드라이브를 쓰게 될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당신들이 우리를 뜨내기 사용자쯤으로 취급하는 마당이라, 이렇게 갈아타자니 속이 다 시원합니다. 물론 몇 가지 앱은 아쉽기는 할 겁니다. 리더 같은 게 그렇죠. 제 아이폰에 저장돼 있는 수백 건의 문자 메시지도 아깝긴 합니다. 또 아쉬운 건... 그러고 보니 별로 아쉬운 게 없네요.

아이팻은 당분간 쓸 겁니다. 맥북 에어는 당연히 잘 갖고 있을 거구요. 윈도우즈로 돌아갈 준비는 아직 안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앞으로 어떤 정보 기기를 산다면, 그게 당연히 애플 로고가 찍힌 무언가가 되는 일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제가 컴퓨터를 사기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죠.

너무 기분 나빠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제 편지를 보고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계기로 삼는다면 좋겠지요. 지금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도 저는 애플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당신네가 과거에 그랬듯 무언가 특별한 일을 다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화기를 재창조해 놓았듯이, 텔레비전을 그렇게 해보세요. 재정을 혁명적으로 바꿔 보시든지요. 회사를 통째로 다시 점검해 보는 건 어떤가요. 다르게 생각하세요 - 당신의 선임자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이 말입니다. 아마 문제는 당신이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당신이 요즘 보여주는 평범함을 참아주는 데 진절머리가 났어요. 이제 안녕.

 

덧글

  • 2012/11/05 17:2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theadadv 2012/11/05 18:10 # 답글

    다른건 다 대충 이해할 수 있는데, SD메모리 슬롯은 좀 이해가 안가는군요. 그러고 보니 내가 애플 PC에 흥미를 읽은 것이 스커지 디스크 드라이브를 포기하고 ide 디스크를 썼을 때부터이긴 한데...
  • 2012/11/06 11:5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1/06 00:2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치즈 2012/11/06 01:56 # 삭제 답글

    시스템9을 참아내고 OSX를 버리다니.. 대단하신분입니다.
  • 옳소 2012/11/06 12:10 # 삭제

    맞네요.osx는 발전된 os인데.
  • 신현석 2012/11/06 11:29 # 삭제 답글

    앞부분의 내용은 공감이 가는데...안드로이드라니...
  • 2012/11/06 11:57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1/06 14:5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잘하였소 2012/11/06 18:03 # 삭제 답글

    ios는 사회주의 안드로이드는 민주주의
  • 맞지만글쎄 2012/11/07 19:54 # 삭제

    맞는 말이지만 그래서 안드로이드를 선택하거나 안드로이드가 좋다는건 말이 안됨.

    사용자는 ios 국민도 안드로이드 국민도 아니기에 개발하는 사람들은 독재체제의 ios 보다는 민주적인 안드로이드 국민이고 싶어하겠지만...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잘 통제된 ios가 중구난방 안드로이드보다 깔끔한게 사실.


    단 독재는 독재자의 능력에 따라 모든 것이 좌우되기 때문에 스티브 잡스의 죽음은 안타까운게 사실.

    그렇다고 민주주의 한다고 제 멋대로 난립하는 안드로이드보다 나쁠것 없다는게 소견.
  • 둘째라니깐 2012/11/06 22:51 # 삭제 답글

    멋진 글 잘 봤습니다. 저 역시 저자님과 공통 된 부분이 있으며, 공감되는 부분이 상당 수 입니다.
    그렇지만 전 먹다남은 사과를 버릴 수가 없네요. 평생 노예로 살아야 하는걸까요...
  • 라이트닝 2012/11/06 23:19 # 삭제 답글

    애플은 이미 30핀을 10년간 가지고왔는데 그걸 10년만에 바꿨다고 사이클을 유래없이 짧게 만든다고 하는건 참.....
    그러면 아예 디자인도 1세대의 것으로 유지시키게하고 케이스를 혼용하지 그럽니까
    이러한 생각이 발전을 억제시키는 것인것을 깨닫지 못하고 계시군요
  • 사슴공원 2012/11/07 01:00 # 삭제

    발전을 억제 시킨다고 하셨는데 라이트닝이 기존보다 좋은 점 세가지만 열거해주실래요?
    세가지정도는 되야 발전이 있고 기존곳을 버릴만한 이유가 되지 않을런지?
  • 2012/11/07 14:55 # 삭제

    1.크기가 작아져 다른 부품을 더 조밀하게 넣을 수 있습니다.
    2.더욱 얇아진 i 디바이스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3.앞 또는 뒤 어느 면으로 꽂아도 됩니다.
  • ㅇㅇ 2012/11/07 03:31 # 삭제 답글

    아니? 이글은 영문으로 쓴 글을 번역한 건가요? 지나치게 영어식 문체를 남용하시니 보기가 안좋네요...내용은 와닿는 부분이 많지만 그 껍데기가 껄끄럽기 그지없네요
  • 궁금해서 2012/11/07 05:41 # 삭제

    문체가 '인터넷 덧글체' 중 딴지방언이길래, 저도 딴지방언에 의거해서 덧글을 달아보면.
    아니? 이글은 영문으로 쓴 글을 번역한 건가요?
    => 아니? 이 글은 영문을 번역한 건가요?
    지나치게 영어식 문체를 남용하시니 보기가 안좋네요...
    => 지나치게 번역투의 문체라서 보기가 안 좋네요.(사실은 '좋지 않네요'가 더 적확한데요)
    내용은 와닿는 부분이 많지만
    => 내용은 와 닿는 부분이 많지만
    그런데 어디가 직역이라서 껄그럽거나 번역투라는 것인가요?
    궁금하네요.
  • 나그네 2012/11/07 14:58 # 삭제

    뭔가 딴지는 걸어야겠고.. 글내용에 반박할수는 없고..
  • 베타 2012/11/07 15:49 # 삭제

    뭔가 딴지는 걸어야겠고.. 글내용에 반박할수는 없고.. (2)
  • 앱등 2012/11/07 17:25 # 삭제

    뭔가 딴지는 걸어야겠고.. 글내용에 반박할수는 없고.. (3)
  • 2012/11/07 11:3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tubebell 2012/11/07 14:35 # 삭제 답글

    잘 읽었습니다.
    글 좀 퍼 가도 될까요? ^^
  • 숫사슴벌레 2012/11/07 16:46 # 삭제 답글

    글 잘읽었습니다.

    저도 좀 퍼가도 될가요?
  • Eizen 2012/11/07 16:56 # 삭제 답글

    번역 감사합니다. 글 링크를 이용해도 될까요? 지인들에게 보여주고 싶네요. :)
  • deulpul 2012/11/07 22:01 # 답글

    우선 몇 자 적습니다. 글을 모두 퍼가시는 것은 원하지 않으니, 되도록 부분 인용과 링크를 이용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링크는 당연히 상관없습니다.) 조회수를 늘리거나 수익을 올리는 일 같은 것하고는 전혀 관계 없는 방침입니다.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원문(영문)을 전재하는 것은 물론 제가 관여할 일이 아니고요.
  • 보섬 2012/11/11 02:11 # 삭제 답글

    저는 글쎄요. 별로 공감이 가질 않네요
    iOS의 단점이라고 하는 점들도, 지금까지의 애플에 대한 일방적인 실망감뿐인것 같고.
    (기대에 못미친 제품이 나와서 좀 툴툴대는 느낌)
    그렇다고 채택한 HTC나 삼성제품들이 그렇게 혁신적이지도 않구요.

    합리적인 소비선택은 당연히 필요한 일입니다.
    애플빠에서 좀더 논리적인 구매를 하겠다는 글 정도로 보이구요.
    전 아직도 사용성 측면에서 익숙해서 그런지, iOS가 좋긴 해요.

    근데 저 맥 광고는 실제 라이브된건가요?
    놀라운데요? 정말?
  • 아저씨 2012/11/14 17:23 # 삭제 답글

    좋은 번역 감사합니다.
    공감가는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iPhone5를 한번 기다려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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