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식 사진 두 장 미국美 나라國 (USA)

오늘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다. 대통령 취임식은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출발점이 되는 일이므로, 민주 국가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하겠다.

우리보다 한 달 보름쯤 먼저 대통령 선거를 치른 미국은 역시 우리보다 한 달쯤 앞선 1월21일 취임식을 가졌다. 버락 오바마는 재선되었으므로 취임식의 규모나 감동이 4년 전의 그것보다는 한결 축소된 느낌이었다. 그러나 집권 2기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오바마의 연설에서 나타나듯, 정치사에서 한 시대를 마무리하고 다음 시대를 여는 출발점으로서의 의미는 잘 담겼다고 할 수 있다.

아래는 오바마의 취임식 보도에 나온 인상적인 사진 두 장이다. 이 중요한 행사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언론의 시각이 얼마나 꼼꼼한지를 잘 보여주는 이미지들이다.



<뉴욕 타임스>가 웹사이트에 실은 사진이다. 'A Closer Look at the Inaugural Ceremony'라는 제목이 붙은 사진인데, 사진 자체보다 웹 인터페이스가 돋보이는 이미지다. 취임식에 참석한 주요 내빈들이 모두 나오는 사진을 고해상도로 잡고, 개개인을 일일히 찾아내어 이름과 직함을 붙였다. 사진 위에 마우스를 올리면 이름과 직함이 나온다. 사진 왼쪽에는 참석자 리스트를 만들어 붙였는데, 여기 마우스를 올리거나 이름을 클릭하면 해당하는 사람이 사진에서 원으로 표시되어 나타난다.

이 이미지는 정기적으로 벌어지는 행사 사진이라도 얼마든지 창의적으로 이미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 종이 신문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뉴 미디어의 장점을 잘 살렸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사실을 꼼꼼하게 챙기는 저널리즘의 모습이 거의 극단적인 정도로까지 상징화되었다는 점 등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의 취임 연설문도 전문을 녹취하여 수록하고 거기에 해설까지 덧붙였다. 역시 다양한 장치를 사용하여 독자가 편리하게 영상과 텍스트를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동영상이 진행될 때, 그 진행 정도에 따라 밑의 연설문이 자동으로 스크롤되는 모습을 보면 혀를 내두르게 된다.

이런 지면 구성은 언론사가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잘 이해하고 또 이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을 때에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인터넷 지면을 종이 신문의 부산물 정도로 생각하고 낚시질로 독자나 호릴 수 있는 공간으로 여기는 매체 환경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 사진은 오바마가 취임 선서를 할 때 왼손을 성경책 위에 얹은 모습이다. UPI 통신이 찍고 배포하여 여러 매체에 실린 것이지만, 다른 여러 언론사도 비슷한 클로즈업 사진을 찍어 올렸다. 위의 취임식 전체 사진이 거시적이라면, 이 사진은 매우 미시적으로 들여다 본 장면이다.

오바마가 맹세를 하고 있는 성경책 두 권은 각각 마틴 루서 킹 Jr(아래)와 에이브러햄 링컨(위)이 쓰던 성경들이다. 링컨의 성경은 그가 16대 대통령으로 취임할 때 선서에 사용했던 성경이기도 하다. 이 책들을 든 사람은 영부인 미셸 오바마이고,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선서를 받는 사람은 대법원장 존 로버츠이다.

이 성서 두 권은 2013년에 취임하는 오바마에게 큰 의미가 있다. 올해는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 선언을 발표한 지 150년이 되는 해이며, 킹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을 발표한 워싱턴 대행진이 벌어진 지 50년이 되는 해다. 두 사료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의 큰 가치를 개인의 삶에서 실현하려 했던 두 지도자의 정신이 오롯이 담긴 역사적 문건들이고, 오바마는 대통령의 책무를 다할 것을 미국의 역사와 개인의 신앙에 동시에 걸고 공개적으로 맹세한 셈이다. 위 사진은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장면을 미시적으로 포착함으로써, 중요한 순간을 기록하여 역사에 남기는 뉴스 매체의 역할을 꼼꼼하게 수행했다고 할 수 있겠다.

※ 참석자 사진: <뉴욕 타임스>(본문에 링크), 선서 장면 사진: <데일리 메일>.
 

덧글

  • 민족정론 2013/02/26 13:55 # 삭제 답글

    취임식 사전을 확대해서 보니 군데군데 배치된 경호국 요원들이 눈에 띄네요. 한국이었으면 아마도 경호 인력 배치 및 얼굴이 노출된다는 이유로 지워지거나 사진 전체를 내렸을 것 같습니다. 잠깐 졸거나 딴짓하다 찍힌 사람이 방구 좀 뀌는 사람이면 명예훼손을 들고 나오는 모습도 자연스럽고요.
  • deulpul 2013/02/27 18:02 #

    매체에 보도된 오바마 취임식 화보 중에는 의사당 주변 건물 옥상에서 라이플을 들고 사주경계하는 경호요원들 사진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공공 행사란 일정한 노출을 전제로 하고 진행되는 것이고, 노출에는 언론의 시야도 포함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그게 싫으면 언론을 완전히 배제하거나(독재 국가), 아니면 행사를 안 하면 됩니다. 딴짓하다 찍힌 사람들은 요즘은 대충 변명하거나 사생활 운운하며 넘어가는 분위기죠? 이런 건 괜히 키워서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빨리 넘기는 편이 더 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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