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삽질, 다 이유가 있었다 때時 일事 (Issues)

국가정보원을 정권홍보원으로 착각하는 무개념 국정원장 원세훈의 불법 지령 현장(진선미 의원 공개 자료, <오마이뉴스> 게재, <위키트리> 정리):

2009년 5월 15일
불법집회나 불법노조에 대해 등한시한 부분이 있는데 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정상화해야 하며 특히 일부 언론의 편향된 정부비판·좌파옹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야 함.

2009년 6월 19일
아직도 전교조 등 종북좌파 단체들이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의 허울 뒤에 숨어 활발히 움직이므로, 국가의 중심에 서서 일한다는 각오로 더욱 분발해주기 바람.

2010년 1월 22일
세종시 등 국정 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좌파단체들이 많은데, 보다 정공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 우리 원이 앞장서서 대통령님과 정부 정책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할 것.

2010년 2월 19일
지방공직자들의 비리가 심각한데, 국민들이 볼 때는 정부의 비리로 생각하므로 원이 토착비리 근절에 앞장서야 함.

2010년 3월 19일
4월 국회에서는 주요개혁입법들이 모두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2010년 3월 19일
일부 종교단체가 종교 본연의 모습을 벗어나 정치활동에 치중하는 것에 대해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함.

2010년 4월 16일
세종시·4대강 등 주요 현안에도 원이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대처해주기 바람.

2010년 7월 19일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바로 우리 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할 것.

2011년 1월 21일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 '책 잡히는 일'이 없어야 하므로, 지역민들에게는 최대한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함.

2011년 2월 18일
4대강 사업이 장마철 이전 마무리되도록 지부장들은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공사현장의 안전문제 점검.

2011년 2월 18일
외부의 적인 북한보다 오히려 더 다루기 힘든 문제가 국내 종북좌파들로서, 앞으로 더욱 정부 흔들기를 획책할 것이므로 진행 중인 내·수사를 확실히 매듭지어 더 이상 우리 땅에 발 붙이고 살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함. 종북세력 척결과 관련,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려우므로, 확실한 징계를 위해 직원에게 맡기기보다 지부장들이 유관기관장에게 직접 업무를 협조하기 바람.

2011년 5월 20일
지난 재보선에서 천안함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던 인물이 강원 지사에 당선되었다.

2011년 6월 17일
4대강 사업 시설이 미비한 부분도 있으므로 해당기관 시·도 등에서 조속 보완토록하기 바람. 특히 부산지역 등의 친수구역 조성사업은 조기 시행되어야 4대강 사업도 완성되는 것임.

2011년 9월 16일
4대강 그랜드 오픈이 한달여 정도 남았는데 지역단체·언론 등을 통해 행사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사전 면밀점검하고 관계기관에 지원하여 국책사업이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 받도록 할 것.

2011년 10월 21일
항공기 조종사가 인터넷을 통해 종북활동을 하는 등 온라인상에서 종북사이트가 활개치고 있으므로 원 직원들이 앞장서서 인터넷 환경을 정화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 대처해야 함. 아직도 일부 국민들은 과거 햇볕정책을 통해 북한의 위협을 막는 것이 낫다는 잘못된 의식을 갖고 있으므로 이를 바로잡는 안보교육이 절실함.

2011년 11월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문제도 정부·여당에 대한 온갖 비난기사가 실려 여론 악화되고 난 후 수습하려는 것은 이미 늦은 것이므로 치밀한 사전 홍보대책을 수립, 시행하는 업무 자세가 필요.

2011년 11월 18일
선거기간 동안 트위터·인터넷 등에서 허위사실 유포. 확실하게 대응 안 하니 국민들이 그대로 믿는 현상 발생. 악의적 허위사실은 선거에 미치는 영향 막대. 선거가 끝나면 결과 뒤바꿀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원이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함. 특히 종북세력들이 선거 정국을 틈타 트위터 등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로 국론분열을 조장하므로, 선제적 대처해야 함.

2011년 12월 16일
4대강 사업 후속관리와 좌파언론 등에서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재해복구비용·물 확보 등 많은 이점을 감안,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할 것.

2012년 1월 27일
4대강 사업 등 각종 국책사업 관련 유언비어에 정부가 올바른 설명을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사실인 양 믿어버리게 되어 국론이 분열되고 4년 동안의 성과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함. 원도 훈수두기식 활동을 탈피, 국정성과 홍보 확산 실행에 주력. 정부가 지난 4년 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추진한 4대강 사업 등의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함.

2012년 4월 20일
이번 선거 결과 다수의 종북인물들이 국회 진출함으로써 국가정체성 흔들기, 원에 대한 공세 예상되니 대처할 것.

2012년 5월 18일
종북세력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선전·선동하며 국정운영을 방해, 좌시해서는 안 됨.

2012년 8월 17일
국정 성과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아직 부족하며 특히 공직자에 대한 교육(중앙부처별, 직장별 교육 강화)

2012년 9월 21일
최근 제주에서 개최된 세계자연보전총회 시 종북좌파들이 행사장 앞에서 방해활동, 국정 발목잡기를 하고 있음. 국정성과를 알리는 것은 현 정부에 대한 좋은 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론분열을 획책하는 종북세력들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한 것임. 홍보내용도 많은 것을 하려 하지 말고 핵심적이고 중요한 것을 선별하여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홍보방법에서도 우리 시각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구체적이면서도 인과관계를 명확히 설명할 것.

2012년 11월 23일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한국과 같이 자원 없는 나라가 원전 활용하는 것은 현명, 관리도 잘한다'고 호평한 내용을 원전지역 주민들에게 홍보할 것.

2012년 11월 23일
종북세력들은 사이버상에서 국정 폄훼활동을 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함.


이런 지시의 근간에는 자신과 생각이 다르고 정치 성향이 다른 국민은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마인드가 깔려 있다. 이런 작자들에게 자신의 것과 다른 아이디어를 가진 국민들의 생각은 언제나 대처하고 홍보하고 교정해야 할 대상으로 보인다. "세종시 등 국정 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좌파단체들이 많은데, 보다 정공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 같은 지령 사항에서 대표적으로 드러난다. 원세훈이 꼬박꼬박 받아먹었던 월급에는 그런 좌파 국민이 내는 세금도 들어 있다. 그가 지키려고 하는 정부의 우두머리들은 탈세를 밥먹듯 하지만 말이다. 개가 주인을 물겠다고 덤비는 꼴이 아닌가.

국가 안보를 지키는 데 써야 할 인력과 자원을 5년짜리 반쪼가리 정부를 지키는 데 전용하는 이런 작자는 민주 국가의 공직자로서는 최하급 저질일 뿐만 아니라, 국론을 분열시키고 이를 고착화하는 원흉이기도 하다. 실정법을 위반한 명백한 사법 처리 대상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4대강 홍보 매달리는 동안 벌어진 '호텔방 절도 사건'

이 즈음에서 생각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2009년에 광주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비판을 주제로 열린 미술전의 전시 작품에 대해 국정원 직원이 이를 철거하라고 압력을 가한 일이 있다. 또 4대강에 반대하는 전공 교수의 연구비를 뒷조사하고, 심지어 직원이 직접 찾아가 기고문 따위를 미리 보여달라는 요구까지 했다. 왜 이런 기가 막힌 일들을 벌였는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

2011년 2월에는 국정원 직원들이 한국을 방문한 인도네시아 사절단의 호텔방에 침입하여 노트북을 들고 나오다 적발되는 일이 벌어졌다. 국가 정보기관이 벌인 이 '좀도둑식 첩보 활동'은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런데 이 일이 벌어지던 즈음인 1월과 2월에 원세훈은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 '책 잡히는 일'이 없어야 하므로, 지역민들에게는 최대한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함"(1월 21일), "4대강 사업이 장마철 이전 마무리되도록 지부장들은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공사현장의 안전문제 점검"(2월 18일),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려우므로, 확실한 징계를 위해 직원에게 맡기기보다 지부장들이 유관기관장에게 직접 업무를 협조하기 바람"(2월 18일) 같은 개소리를 하고 있었다. 국정원의 어수룩한 삽질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국정원의 이런 불법과 무능은 원장 원세훈의 눈높이를 정확히 반영하는 것이었다. 정보 정책에는 제대로 관여해 본 적이 없는 자가 오로지 집권자에 충성하여온 것 때문에 한국의 대외 정보 공작을 총괄하는 자리에 임명된 것부터 문제였을 것이다. 2009년 2월, 국정원장에 내정된 뒤 국회 인사청문회를 할 때, 야당 의원이 "33년 공무원 했고 11개월 행자부 장관했다. 국정원장은 외교안보국방 핵심이고 남북문제 핵심인데 스스로 자격을 갖췄다고 보나?"라고 묻는 데 대해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요즘은 정보 개념이 바뀌었다. 지금은 안보에서 경제라는 부분도 포함됐다."

그래서 벌어진 결과는? 경제 정보를 빼내기 위해 외국 사절단의 숙소에 들어가 컴퓨터를 들고 나오다 걸리는 코미디를 벌였고, 국가 안보의 핵심 사항인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김정일 사망 같은 일은 눈치도 채지 못하고 앉아있었으며, 대신 직원들을 알바로 동원해가며 국민을 대상으로 인터넷 여론 조작이나 일삼아왔던 것이다.

일찌감치 예견되었던 국내 정치 개입

원세훈이 국정원을 정권 안보를 위한 도구로 삼아 불법으로 국내 정치에 개입시킬 것임은 일찌감치 예견되었던 일이다. 2009년의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그는 "국가의 주요정책 결정이 정치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체제 전복세력에겐 정치가 침투 대상이 되는 만큼 정치정보를 수집하지 않을 수는 없다"라고 말해 큰 물의를 일으켰다.

야당 의원들이 "국정원장이 되면 법을 어기고 정치정보를 수집하겠다는 것이냐"라고 질타하자 그는 "슬기로운 정보활동을 하되 정치개입이나 사찰 등의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가깝기 때문에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대통령이 그런 주문을 할 리가 없고 나도 그런 일은 하지 않겠다. 나는 그 동안 옳은 일이 아니면 가지 않는다는 자세로 살아왔다"라고 말했다. 지금 밝혀진 원세훈의 국내 정치 개입 지령은 이런 말을 한 지 석 달 남짓한 그해 5월부터 시작된다.

4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원세훈의 말들이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 점이다. '옳은 일이 아니면 가지 않는다는 자세로 살아왔다'는 원세훈은, 옳은 일이 아닌 데로 국정원을 몰아가며 지난 4년을 살아왔다.

 

덧글

  • Merkyzedek 2013/03/21 22:20 # 답글

    한심합니다.
  • deulpul 2013/03/22 13:26 #

    이런 인간들 때문에 한국이 선진국 흉내만 내고 있는 것이죠.
  • 미스티 2013/03/21 23:01 # 삭제 답글

    이사람 약력을 보면 국가정보분야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경력을 가진 사람인데
    대통령한테 잘보여서 CIA국장이 되었으니 MB가 얼마나 개**인지 한번더 확인되네요.
  • deulpul 2013/03/22 13:47 #

    이명박이 원세훈을 내정하였을 때, 청와대 부대변인 김은혜는 "그동안 탁월한 업무추진력을 보여줬으며, 서울시 부시장 시절부터 이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라고 했죠. 사기와 편법과 불통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한 한통속 인간이었음을 고려하면, 정보 기관의 정치 개입 사안 자체는 경천동지할 일이지만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 닥슈나이더 2013/03/23 15:42 # 답글

    문제는 이게 뭐가 문제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ㅠㅠ;;
  • deulpul 2013/03/23 17:37 #

    그런 사람들이 다 있습니까? 다음 예제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

    (예제 시작)

    [ 김대중의 국정원, 혹은 노무현의 국정원, 혹은 (문재인이 당선되었더라면) 문재인의 국정원 원장이 다음과 같이 지령하였다:

    - 햇볕 정책 등 국정 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우파 단체들이 많은데, 보다 정공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 우리 원이 앞장서서 대통령님과 정부 정책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할 것.
    -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층 좌경화를 위한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바로 우리 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할 것.
    - 아직도 일부 국민들은 강경한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의 위협을 막는 것이 낫다는 잘못된 의식을 갖고 있으므로 이를 바로잡는 안보교육이 절실함.
    - 수구 세력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선전 선동하며 국정 운영을 방해. 좌시해서는 안 됨.
    - 일부 언론의 편향된 정부 비판, 극우파 옹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함
    - 외부의 적보다 더 다루기 힘든 문제가 수구 보수파들이므로 어버이연합, 일베, 뉴라이트연합 등 국내 내부의 적에 확실히 대처하도록 만전을 기하기 바람. ]

    이렇게 지령하였다. 자, 니는 뭐라고 말할래?

    (예제 끝)

    저는 뭐라고 말할까? 위의 내용과 똑같이 썼을 겁니다.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은 여야나 정파를 막론하고 경계하고 규탄해야 하는 성질의 것이죠. 내정 개입을 허용/묵인/옹호할 경우 국정원이라는 권력 기관은 집권자(세력)의 도구가 되기 때문에, 내가 상대를 찌를 때는 좋지만 상대편이 칼을 잡으면 그 칼끝은 내 배를 향해 찔러오도록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실정법 위반이란 점에서 에픽 훼일이고, 이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겉으로 내세우는 것과는 달리 법 수호나 안보에는 관심이 없고 그냥 무조건 좌파가 싫거나 우파를 맹종하는 사람들임을 고백하는 것이죠.

    다 떠나서, 명색 국정원장이 4대강 홍보하라고 국가 정보부 직원들 등을 떠미는 게 너무나 등신스럽지 않습니까.
  • 역적이냐 2013/03/23 20:14 # 삭제 답글

    국정원이 아주 원수 같지 민주통합 종북 당 지금 북괴가 발호한다는대 그따위 소리나 하고
    B52가 떠다니니까 뭐 ? 그게 걱정거리냐? 북괴가 핵 실험 하는것이 문제지.싸이코 패스 같은 역적들 색출해야 아라는 국정원이 도망가는 꼬라지 하고는 세상이 망하라고 하는구나 빨리 김정은이를 죽여야 끈떨어진 연이 될탠대...
  • deulpul 2013/03/24 13:43 #

    하시려면 김정은 아들 낳기 전에 얼른 하세요.
  • 인페임 2013/03/27 13:31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아마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나는 그 동안 옳은 일이 아니면 가지 않는다는 자세로 살아왔다' 라는 애초의 입장에서 조금도 다름없이 여전히 '나는 정당하다' 라고 100% 확신할 겁니다. 그리고 그건 영원히 변하지 않겠죠.

    그리고 조금은 내용과 다른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지금 대한민국의 소위 우파 정치인들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넘어서, 그냥 자기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걸 한치의 양보도 없이 밀어붙일 줄만 아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종의 자기 합리화 극치에 이르러 병적으로 발전한 상태라고 보여지는데요.

    저는 이번 대선 이후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성과 감성을 정상적(일반인들 만큼)으로 가지고 있는 분이였다면,
    '그래서 제가 대통령 되려고 하잖아요' 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를 방송 토론회에서 당당하게 말할 수 있고, 그걸 넘어 '대통령 출마' 라는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그들은 그들이 진리고 진실이고 해결책이며,
    소통과 타협이라는 단어는 '내 생각이 맞다고 주장하는 일'로 정의하는
    평범한 일반인과는 다른 사전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의무불이행 건도.. 그 분들의 이러한 정체성에서 비롯된 사건이 아닐까 조심스래 생각하고 있습니다.
  • deulpul 2013/03/29 11:30 #

    좋은 말씀이고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런 경향은 말씀대로 소통이란 게 뭔가요 하며 귀 막고 사는 새누리형 정치인들에서 더 강하고 자주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정치 경향성에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인 것 같기도 합니다. 예컨대 국민과의 소통을 완전히 차단하고 한미 FTA를 밀어붙이던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모습을 기억하는 저로서는 그러한 경향이 오로지 우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현상이 왜 나타나게 되었는지를 여기서 다 쓰기는 어렵지만, 선거에 이기면 그 때부터 상대방을 설득하고 협상하고 타협하면서 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에 무지한 채, 오로지 이긴 놈이 다 쓸어가고 제맘대로 해도 좋은 것으로 착각하는 한국 정치 지도자들의 둔감한 민주 의식에 더하여, 정치 행위가 보편적인 국민을 중심에 두지 않고 자신의 지지층만을 근거로 하여 이루어지는 점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끼리끼리 챙겨주고 지지하는 관계에서는 당연히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되는 것이겠죠.

    이런 배경에는 물론 한국 사회의 고질인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존재합니다. 나라가 민주주의의 꼴을 갖추고 그 방향으로 진전하는 한, 세대가 바뀌면 조금씩 나아질 줄 알았는데, 갈등과 불화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세력이 이를 조장하고 이식하는 때문인지 별로 그럴 기미가 안 보이네요.

    박근혜의 '그래서 대통령 되려고 하잖나'라는 말은 아주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매우 중요한 말입니다. 그런 말을 버젓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민주주의의 수준을 잘 말해주기 때문인데, 이건 쓰던 게 있으니 곧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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