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5일에 2013년 퓰리처 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저널리즘 부문에서는 언제나처럼 미국의 대표적인 언론들 이름이 나열되었는데, 그 중에 낯선 이름이 있다. '전국 보도상' 수상자인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 상을 받은 개인은 이 매체 소속 리사 송, 엘리자베스 맥거완, 데이빗 하세마이어 등 세 명이다(개인 프로필은 맨 밑에).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Insideclimate News, '심층 기상 뉴스' 정도 뜻이 될 듯)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터넷 매체다. 매우 한정된 인원으로 운영되는 이 인터넷 매체가 내로라 하는 유명 언론들을 물리치고 퓰리처 상을 받은 일은, 신생 인터넷 매체가 저널리즘에 대한 기여와 매체 비즈니스 모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3년 전, 멕시코 만을 검게 물들인 BP의 원유 유출 사태가 진정되자 언론은 원유 유출로 인한 오염으로부터 눈을 돌렸다. 그러나 원유는 멕시코 만의 깊은 바닷속에서만 쏟아져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미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송유관에서 기름이 흘러나와 근처 토양과 호소를 오염시키는 일은 드물지 않았다. BP의 원유 유출구가 성공적으로 차단된 뒤 불과 열흘 뒤에, 미시건 주를 가로지르는 송유관에서 '딜빗(dilbit, 희석 역청)'이 흘러나와 인근 강을 오염시켰다. 언론이 이 문제에 별로 주목하지 않았기 때문에, 송유관에서 유출된 기름은 지역 사회의 우려 속에 조용히 땅과 물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하지만 모든 매체가 이 문제를 간과한 것은 아니었다.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는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거대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사실을 깨닫고 즉시 취재에 들어갔다. 오랜 취재는 2012년 6월부터 심층 기사로 묶여 나오기 시작했다. 사태의 전말, 원인, 책임, 문제가 되는 규정, 사건 이후의 영향에 이르기까지, 해당 기름 유출 사건을 놓고 시민과 정책 결정자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 기사화되었다. 핵심 기획 기사를 세 차례에 나누어 냈고, 기타 관련 기사도 여러 건 게재했다. 퓰리처 상을 받은 것은 바로 이 시리즈 기사들이다.
전업 기자 7명, 사무실도 없다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는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와 에너지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전문 매체다. 비영리, 비당파성을 표방하는 인터넷 매체로, 2008년에 시작되었으며 현재 전업 기자 7명으로 운영된다. 설립 목적을 보면 "우리의 임무는 명확하고도 객관적인 기사를 통해 대중과 정책 결정자가 기상과 에너지 관련 논란을 둘러싼 열기와 감정들을 헤치고 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지만, 언론은 거꾸로 간다. 올해 1월 <뉴욕 타임스>는 환경 담당 부서를 없앴다. 다른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큰 환경 사건들은 어떻게든 커버가 되겠지만, 작지만 중요한 사건, 혹은 뉴스 초점 지역에서 떨어진 곳에서 발생하는 사건은 이전처럼 보도되지는 못할 것이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2010년의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태 때, 유출구를 막아 상황이 일단락된 이후 한 달 동안 이 사건에 여전히 관심이 있다고 말한 미국인은 44%나 됐지만, 같은 기간에 언론의 뉴스 보도 중에서 이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3%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는 분명하고도 의미 있는 틈새 영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온라인 매체가 퓰리처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프로퍼블리카>와 <허핑턴 포스트>가 이미 상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는 비영리 매체이며 이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규모다. 사실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는 지금까지 퓰리처 상을 받은 언론사 중 가장 작은 매체다.
이 매체의 웹사이트에는 외부 광고 하나 없다. 어떻게 운영이 되는 것일까. 로커펠러 브라더스 기금을 비롯한 몇몇 사회-환경 관련 재단이 이들의 생명선이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므로, 인건비와 취재비, 웹사이트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 정도만 충당되면 광고는 필요하지 않다.
비영리, 온라인... "미디어 지형이 변한다"
기존 매체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감시와 보도 기능을 견실히 수행하는 온라인 매체에 대한 퓰리처의 관심은 앞으로도 점점 더 커질 것 같다. 퓨저널리즘프로젝트의 마크 주코비츠는 <US 뉴스 앤 월드 리포트>에서 "(온라인 저널리즘에) 드넓은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퓰리처의 심사위원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의 비영리성과 관련하여, 미디어 지형이 변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오랜 공을 들여야 하는 탐사 보도가 자주 나오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는 이번에 상을 받은 기름 오염 기사와 같은 장기 기획 취재 기사를 1년에 한 건 정도 생산하고 있다. 편집장 수전 화이트는 역시 <US 뉴스 앤 월드 리포트>의 기사에서, 기름 유출 기사에 매달리는 동안 웹사이트에 매일 새로운 소식을 싣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솔직히 말한다. "우리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주제를 선택하는 데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다. 어떤 주제가 정말로 중요하다는 판단이 들지 않으면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장기 기획을 통해 기자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지식과 역량을 축적해간 측면도 있다. 리사 송이 최근 다른 지역에서 벌어진 기름 유출 사건을 취재한 것이 그 사례다. 일단 영역을 장악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시의성 있는 단발 기사와 기획 기사가 함께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 매체는 퓰리처 수상을 계기로 하여 좀더 많은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원천은 탐사 보도의 가치에 대해 인식하는 각종 재단과 개인들이다. 이런 기대가 잘 현실화하면 취재 기자를 세 배 정도 늘리고 정식 사무실도 하나 열 계획이다. 현재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의 기자들은 온라인으로만 연결되어 활동하고 있다. 계획대로 되면 커버하는 영역과 생산하는 기사가 모두 늘어날 것이다. 퓨프로젝트의 주코비츠는, 이 매체가 퓰리처 상을 넘어 계속 생존하려면 재단 같은 곳의 지원에만 기대지 말고 수입원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칼럼을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정리하자면, 미니 매체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의 성공 비결은 끈질긴 취재를 통한 탐사 보도와 전문 영역 개척에 있다고 하겠다. 기존 주류 매체의 취재 영역이 갈수록 좁아지고 그 호흡도 짧아지는 상황에서 이것은 독자와 사회 모두에게 매우 의미 있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모델은 한계도 있다. 역시 자기 재생산을 위한 재정 확보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하겠다. 비영리 사회 재단들이 드물거나, 사회적 각성을 통한 개인과 단체의 재정 지원이 활발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존재하기 어려운 모델이라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또 하나의 비영리 매체인 <프로퍼블리카>도 독자와 거대 후원자의 지원 덕분에 존재하고 있다. 이 매체 웹사이트에는 광고 대신 지원을 호소하는 배너가 달려 있다. 이러한 구조가 안정적인 독립 매체의 등장과 활동을 보장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지, 비슷한 형식의 다른 온라인 매체들이 활발하게 일어나게 될지 지켜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 듯싶다. 어쨌든 이러한 저널리즘 활동으로 인해 주류 매체의 한계가 어느 정도 극복되고 값진 성과가 나온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 처지에서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저널리즘의 본령은 여전히 사실에 대한 집요한 탐구라는 점이다. <경향신문>의 기사 '1인 미디어가 사라진다'에서 최병성은 "칼럼을 쓰는 사람들은 너무 많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취재를 통해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를 쓰면 작게나마 무언가 바꿀 수 있다"라고 말한다. 사실이 있어야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진정한 설득력과 영향력은 사실을 캐내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의견을 내놓아도 듣는 사람이 없고 현실도 바뀌지 않는 것은, 이와 같은 사실의 희소함과 의견의 과잉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번 퓰리처 상 전국 보도상 분야에서 마지막 후보에 오른 다른 두 팀은, 전국적 사태로 번진 진균성수막염이 보스턴의 의료 시설에서 시작되었음을 밝혀 의료 관리 체계가 환자의 보호에 실패하고 있음을 보인 <보스턴 글로브> 팀과, 무인비행기가 테러리스트를 공격하기 위한 임시 수단에서 일상적인 전쟁 무기로 바뀌게 된 과정을 추적하여 합법성과 당위성의 문제를 제기한 <워싱턴 포스트> 팀이었다.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는 이렇게 쟁쟁한 언론사를 누르고 퓰리처 상을 따냈다.
※ 이미지: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 홈페이지.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Insideclimate News, '심층 기상 뉴스' 정도 뜻이 될 듯)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터넷 매체다. 매우 한정된 인원으로 운영되는 이 인터넷 매체가 내로라 하는 유명 언론들을 물리치고 퓰리처 상을 받은 일은, 신생 인터넷 매체가 저널리즘에 대한 기여와 매체 비즈니스 모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3년 전, 멕시코 만을 검게 물들인 BP의 원유 유출 사태가 진정되자 언론은 원유 유출로 인한 오염으로부터 눈을 돌렸다. 그러나 원유는 멕시코 만의 깊은 바닷속에서만 쏟아져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미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송유관에서 기름이 흘러나와 근처 토양과 호소를 오염시키는 일은 드물지 않았다. BP의 원유 유출구가 성공적으로 차단된 뒤 불과 열흘 뒤에, 미시건 주를 가로지르는 송유관에서 '딜빗(dilbit, 희석 역청)'이 흘러나와 인근 강을 오염시켰다. 언론이 이 문제에 별로 주목하지 않았기 때문에, 송유관에서 유출된 기름은 지역 사회의 우려 속에 조용히 땅과 물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하지만 모든 매체가 이 문제를 간과한 것은 아니었다.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는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거대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사실을 깨닫고 즉시 취재에 들어갔다. 오랜 취재는 2012년 6월부터 심층 기사로 묶여 나오기 시작했다. 사태의 전말, 원인, 책임, 문제가 되는 규정, 사건 이후의 영향에 이르기까지, 해당 기름 유출 사건을 놓고 시민과 정책 결정자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 기사화되었다. 핵심 기획 기사를 세 차례에 나누어 냈고, 기타 관련 기사도 여러 건 게재했다. 퓰리처 상을 받은 것은 바로 이 시리즈 기사들이다.
전업 기자 7명, 사무실도 없다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는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와 에너지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전문 매체다. 비영리, 비당파성을 표방하는 인터넷 매체로, 2008년에 시작되었으며 현재 전업 기자 7명으로 운영된다. 설립 목적을 보면 "우리의 임무는 명확하고도 객관적인 기사를 통해 대중과 정책 결정자가 기상과 에너지 관련 논란을 둘러싼 열기와 감정들을 헤치고 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지만, 언론은 거꾸로 간다. 올해 1월 <뉴욕 타임스>는 환경 담당 부서를 없앴다. 다른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큰 환경 사건들은 어떻게든 커버가 되겠지만, 작지만 중요한 사건, 혹은 뉴스 초점 지역에서 떨어진 곳에서 발생하는 사건은 이전처럼 보도되지는 못할 것이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2010년의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태 때, 유출구를 막아 상황이 일단락된 이후 한 달 동안 이 사건에 여전히 관심이 있다고 말한 미국인은 44%나 됐지만, 같은 기간에 언론의 뉴스 보도 중에서 이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3%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는 분명하고도 의미 있는 틈새 영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온라인 매체가 퓰리처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프로퍼블리카>와 <허핑턴 포스트>가 이미 상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는 비영리 매체이며 이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규모다. 사실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는 지금까지 퓰리처 상을 받은 언론사 중 가장 작은 매체다.
이 매체의 웹사이트에는 외부 광고 하나 없다. 어떻게 운영이 되는 것일까. 로커펠러 브라더스 기금을 비롯한 몇몇 사회-환경 관련 재단이 이들의 생명선이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므로, 인건비와 취재비, 웹사이트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 정도만 충당되면 광고는 필요하지 않다.
비영리, 온라인... "미디어 지형이 변한다"
기존 매체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감시와 보도 기능을 견실히 수행하는 온라인 매체에 대한 퓰리처의 관심은 앞으로도 점점 더 커질 것 같다. 퓨저널리즘프로젝트의 마크 주코비츠는 <US 뉴스 앤 월드 리포트>에서 "(온라인 저널리즘에) 드넓은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퓰리처의 심사위원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의 비영리성과 관련하여, 미디어 지형이 변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오랜 공을 들여야 하는 탐사 보도가 자주 나오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는 이번에 상을 받은 기름 오염 기사와 같은 장기 기획 취재 기사를 1년에 한 건 정도 생산하고 있다. 편집장 수전 화이트는 역시 <US 뉴스 앤 월드 리포트>의 기사에서, 기름 유출 기사에 매달리는 동안 웹사이트에 매일 새로운 소식을 싣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솔직히 말한다. "우리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주제를 선택하는 데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다. 어떤 주제가 정말로 중요하다는 판단이 들지 않으면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장기 기획을 통해 기자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지식과 역량을 축적해간 측면도 있다. 리사 송이 최근 다른 지역에서 벌어진 기름 유출 사건을 취재한 것이 그 사례다. 일단 영역을 장악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시의성 있는 단발 기사와 기획 기사가 함께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 매체는 퓰리처 수상을 계기로 하여 좀더 많은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원천은 탐사 보도의 가치에 대해 인식하는 각종 재단과 개인들이다. 이런 기대가 잘 현실화하면 취재 기자를 세 배 정도 늘리고 정식 사무실도 하나 열 계획이다. 현재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의 기자들은 온라인으로만 연결되어 활동하고 있다. 계획대로 되면 커버하는 영역과 생산하는 기사가 모두 늘어날 것이다. 퓨프로젝트의 주코비츠는, 이 매체가 퓰리처 상을 넘어 계속 생존하려면 재단 같은 곳의 지원에만 기대지 말고 수입원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칼럼을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정리하자면, 미니 매체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의 성공 비결은 끈질긴 취재를 통한 탐사 보도와 전문 영역 개척에 있다고 하겠다. 기존 주류 매체의 취재 영역이 갈수록 좁아지고 그 호흡도 짧아지는 상황에서 이것은 독자와 사회 모두에게 매우 의미 있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모델은 한계도 있다. 역시 자기 재생산을 위한 재정 확보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하겠다. 비영리 사회 재단들이 드물거나, 사회적 각성을 통한 개인과 단체의 재정 지원이 활발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존재하기 어려운 모델이라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또 하나의 비영리 매체인 <프로퍼블리카>도 독자와 거대 후원자의 지원 덕분에 존재하고 있다. 이 매체 웹사이트에는 광고 대신 지원을 호소하는 배너가 달려 있다. 이러한 구조가 안정적인 독립 매체의 등장과 활동을 보장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지, 비슷한 형식의 다른 온라인 매체들이 활발하게 일어나게 될지 지켜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 듯싶다. 어쨌든 이러한 저널리즘 활동으로 인해 주류 매체의 한계가 어느 정도 극복되고 값진 성과가 나온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 처지에서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저널리즘의 본령은 여전히 사실에 대한 집요한 탐구라는 점이다. <경향신문>의 기사 '1인 미디어가 사라진다'에서 최병성은 "칼럼을 쓰는 사람들은 너무 많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취재를 통해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를 쓰면 작게나마 무언가 바꿀 수 있다"라고 말한다. 사실이 있어야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진정한 설득력과 영향력은 사실을 캐내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의견을 내놓아도 듣는 사람이 없고 현실도 바뀌지 않는 것은, 이와 같은 사실의 희소함과 의견의 과잉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번 퓰리처 상 전국 보도상 분야에서 마지막 후보에 오른 다른 두 팀은, 전국적 사태로 번진 진균성수막염이 보스턴의 의료 시설에서 시작되었음을 밝혀 의료 관리 체계가 환자의 보호에 실패하고 있음을 보인 <보스턴 글로브> 팀과, 무인비행기가 테러리스트를 공격하기 위한 임시 수단에서 일상적인 전쟁 무기로 바뀌게 된 과정을 추적하여 합법성과 당위성의 문제를 제기한 <워싱턴 포스트> 팀이었다.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는 이렇게 쟁쟁한 언론사를 누르고 퓰리처 상을 따냈다.
수상자 개인 프로필
리사 송
MIT에서 환경과학과 과학보도 전공. 프리랜서로 기사, 팟캐스트, 비디오를 작성해 여러 매체에 기고. 2011년 1월에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 입사. 수질, 송유관, 과학 관련 취재, 보도.
엘리자베스 맥거완
미주리 대학 저널리즘 스쿨 졸업. 버몬트와 위스콘신에서 일간지 근무. 기타 여러 환경, 야외 활동 관련 매체에 기고. 최근 책을 쓰기 위해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를 떠남. 열정적인 하이킹족이자 자전거 애호가로, 단독으로 자전거를 타고 미국을 횡단하기도 했음.
데이빗 하세마이어
샌디에고 주립대학에서 저널리즘 전공. 샌디에고에서 발행되는 한 일간지의 탐사 전문 기자로 재직하며 명성을 떨침. 콜로라도 강을 위협하는 1천만 톤의 핵 폐기물에 대한 탐사 보도 시리즈를 썼으며, 미국 에너지부가 2000년에 이 우라늄 폐기물을 이전토록 하는 계기가 됨. 현재 프리랜서로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에서 활동중.
리사 송
MIT에서 환경과학과 과학보도 전공. 프리랜서로 기사, 팟캐스트, 비디오를 작성해 여러 매체에 기고. 2011년 1월에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 입사. 수질, 송유관, 과학 관련 취재, 보도.
엘리자베스 맥거완
미주리 대학 저널리즘 스쿨 졸업. 버몬트와 위스콘신에서 일간지 근무. 기타 여러 환경, 야외 활동 관련 매체에 기고. 최근 책을 쓰기 위해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를 떠남. 열정적인 하이킹족이자 자전거 애호가로, 단독으로 자전거를 타고 미국을 횡단하기도 했음.
데이빗 하세마이어
샌디에고 주립대학에서 저널리즘 전공. 샌디에고에서 발행되는 한 일간지의 탐사 전문 기자로 재직하며 명성을 떨침. 콜로라도 강을 위협하는 1천만 톤의 핵 폐기물에 대한 탐사 보도 시리즈를 썼으며, 미국 에너지부가 2000년에 이 우라늄 폐기물을 이전토록 하는 계기가 됨. 현재 프리랜서로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에서 활동중.
※ 이미지: <인사이드클라이밋 뉴스> 홈페이지.
덧글
민노씨 2013/05/09 15:36 # 삭제 답글
당연히 맞는 말씀인데, 한편으로 그저 칼럼이 아니라, 제대로 된 칼럼이 많은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요. 제가 기성 언론에 크게 흥미를 읽고, 더불어 몇몇 한정된 필자가 아니면 글을 읽는 걸 아주 등한시하고 있어서 더욱 그렇겠습니다만, 좋은 칼럼은 좋은 취재 기사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여전히 좋은 칼럼은 아주 부족하며, 좋은 칼럼을 쓰면 작게나마 무언가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추.
민정 씨께서 파리에서 완전히 귀국했는데요. 민정 씨와도 기획회의를 하면서 deulpul님 이야기를 자주 하죠. 특히 이 글을 최근 민정씨와의 2인 기획회의 ^ ^ 에서 이야기한 게 생각나네요. 현재 민정씨와는 프랑스의 인터넷 신문 메디아파르트 http://slownews.kr/10174 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deulpul님이 가까이 계셨으면 참 좋았을텐데 말이죠...
deulpul 2013/05/10 13:22 #
민노씨 2013/05/10 15:18 # 삭제 답글
deulpul 2013/05/10 1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