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이런 일이 있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집권 1기 말에 의료 개혁을 야심차게 밀어붙였다. 이른바 오바마 케어다. 미국 의료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뒤바꿀 거대한 프로젝트였는데, 오바마는 이 정책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밀어붙였다. 반면 공화당과 보수층은 작은 정부와 자기 선택권을 내세우며, 공공 개입의 강화를 지향하는 오바마 케어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며 저지했다.
미국 대외 정보를 총괄하여 담당하는 중앙정보국(CIA)의 데이빗 페트레이어스 국장은 오바마의 측근이다. 미군 중부사령관 출신인 페트레이어스는 일찍부터 오바마의 신뢰를 받았으며, 덕분에 주요 군 요직을 두루 거치고 CIA 국장에까지 이르렀다.
페트레이어스는 국장으로 재임하던 2011년 9월부터 2012년 11월까지의 기간에, CIA 전직원을 대상으로 하여 업무 지침 '국장님 지시-강조 말씀'을 정기적으로 내려보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페트레이어스 국장의 이러한 지시에 따라 CIA 직원들은 오바마와 밋 롬니가 경합한 대통령 선거 기간에 주요 웹사이트를 목표로 하여 댓글을 달고 게시물을 올리며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11월에 치러진 선거 직전에 공화당은 이 같은 여론 공작을 수행하는 CIA 직원을 포착하였다. 그러나 공화당의 의뢰를 받아 이 사건을 수사하러 나섰던 FBI는 수사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채, 별다른 선거 개입이 없었다고 투표일 직전 한밤중에 발표했다.
그러나 FBI는 선거가 끝나고 오바마가 당선된 지 석 달이 지난 뒤 CIA가 국내 정치에 개입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FBI의 수뇌부는 선거 공작을 수행하다 적발된 CIA 직원에 대한 일선 수사진의 수사를 방해하고 압력을 넣어서 수사 결과를 선거 전에 서둘러 발표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태의 총책임자인 페트레이어스 국장은 현재 여러 기관에서 고발을 당한 상태지만 어디에 있는지 종적조차 묘연한 상태다.
국내 정치 개입 및 선거 공작과 관련해 페트레이어스가 백악관과 어느 선까지 교감을 나누었는지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그런 일이 있었다.
지금 미국은 어떻게 되었겠는가. 아마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쪼개지는 것 같은 충격 속에서 온 국가가 벌집을 쑤신 듯한 상태에 빠졌을 것이다. 대외 정보 공작을 담당해야 하는 기관이 국내 정치에 개입하고 현 행정부의 정책을 홍보하는 데 CIA의 자원을 동원하고 국민의 일부인 납세자를 적으로 규정하고 심지어 각종 선거에까지 개입하였다. 매카시즘으로 유명한 에드거 후버 같은 FBI도 아니고, CIA가 그랬다는 것이다. 이것은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공화당 일각에서 민주당 사무실을 도청하려다 적발되고 이를 은폐하려던 일만 가지고도 대통령까지 탄핵이나 다름없는 사임을 당했다. 페트레이어스 스캔들은 이 워터게이트 스캔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국기 문란 사건이다. 페트레이어스는 물론이고 CIA와 FBI의 주요 간부들이 진작에 수사기관에 구속되어 수사를 받고 있을 것이며, 공화-민주 할것 없이 모든 정치인과 관료들이 분노를 쏟아냈을 것이며, 의회는 진작에 특별청문회를 열어서 사태의 진상을 조사하러 나섰을 것이며, 정부는 신속하게 가장 엄격한 수사팀을 구성하여 집중 수사에 나섰을 것이며, 베테랑 언론인들은 열 일 제쳐놓고 이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을 것이며, 소신을 갖고 일하는 수많은 정부 상하급 관료들이 실명으로, 또 익명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딥 스로트 역할을 하며 잘못을 바로잡으러 나섰을 것이다.
국기를 흔들고 정권의 명운을 가름할 수도 있는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졌는데도, 정치인도 언론인도 관료도 국민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저 혀나 끌끌 차고 있는 한국이 너무나 이상하다.
※ 물론 미국에서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실제로 '페트레이어스 스캔들'이 있긴 있었지만, 그 내용이 사뭇 다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집권 1기 말에 의료 개혁을 야심차게 밀어붙였다. 이른바 오바마 케어다. 미국 의료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뒤바꿀 거대한 프로젝트였는데, 오바마는 이 정책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밀어붙였다. 반면 공화당과 보수층은 작은 정부와 자기 선택권을 내세우며, 공공 개입의 강화를 지향하는 오바마 케어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며 저지했다.
미국 대외 정보를 총괄하여 담당하는 중앙정보국(CIA)의 데이빗 페트레이어스 국장은 오바마의 측근이다. 미군 중부사령관 출신인 페트레이어스는 일찍부터 오바마의 신뢰를 받았으며, 덕분에 주요 군 요직을 두루 거치고 CIA 국장에까지 이르렀다.
페트레이어스는 국장으로 재임하던 2011년 9월부터 2012년 11월까지의 기간에, CIA 전직원을 대상으로 하여 업무 지침 '국장님 지시-강조 말씀'을 정기적으로 내려보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 일부 언론의 편향된 정부 비판에 대해 CIA가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야 한다.
▲ 아직도 티파티 등 반정부 단체들이 시민단체의 허울 뒤에 숨어 활발히 움직이므로 국가의 중심에 서서 일한다는 각오로 분발해주기 바란다.
▲ 오바마 케어 등 국정 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단체들이 많은데 보다 정공법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 CIA가 앞장서서 오바마 대통령님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한다.
▲ 지방공직자들의 비리가 심각하므로 CIA가 토착 비리 근절에 앞장서야 한다.
▲ 의회에서 주요 입법들이 모두 처리될 수 있도록 CIA가 노력하라.
▲ 오마바 케어 등 주요 현안에서 CIA가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대처해 주기 바란다.
▲ OOO국이 보고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 방안>은 바로 우리 CIA가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하라.
▲ 오바마 케어 등 국책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서는 책 잡히는 일이 없어야 하므로 시민들에게 최대한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라.
▲ 오바마 케어 통과가 잘 마무리되도록 CIA 지부장들은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점검하라.
▲ 외부 테러리스트보다 더 다루기 힘든 문제가 국내 보수파들로서, 앞으로 더욱 정부 흔들기를 획책할 것이므로 더이상 우리땅에 발붙이고 살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알 카에다와 싸우는 것보다 티파티 등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려우므로 지부장들이 직접 나서서 업무를 담당하기 바란다.
▲ 오바마 케어 통과가 한 달여 정도 남았는데, 의회와 대법원에서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사전에 면밀히 점검하고 관계 기관에 지원하라.
▲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온갖 비난 기사가 실려 여론이 악화된 후 수습하려는 것은 이미 늦은 것이므로 치밀한 사전 홍보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업무 자세가 필요하다.
▲ 이번 선거 결과 다수의 티파티 인물들이 의회에 진출함으로써 정부를 흔드는 공세가 예상되니 이에 대처하라.
▲ 선거 기간에 인터넷 등에서 허위 사실이 유표되고 이에 확실하게 대응 안 하니 국민들이 믿는 현상이 발생한다. 허위 사실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고 선거 끝나면 뒤바꿀 수 없기 때문에 CIA가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
페트레이어스 국장의 이러한 지시에 따라 CIA 직원들은 오바마와 밋 롬니가 경합한 대통령 선거 기간에 주요 웹사이트를 목표로 하여 댓글을 달고 게시물을 올리며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11월에 치러진 선거 직전에 공화당은 이 같은 여론 공작을 수행하는 CIA 직원을 포착하였다. 그러나 공화당의 의뢰를 받아 이 사건을 수사하러 나섰던 FBI는 수사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채, 별다른 선거 개입이 없었다고 투표일 직전 한밤중에 발표했다.
그러나 FBI는 선거가 끝나고 오바마가 당선된 지 석 달이 지난 뒤 CIA가 국내 정치에 개입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FBI의 수뇌부는 선거 공작을 수행하다 적발된 CIA 직원에 대한 일선 수사진의 수사를 방해하고 압력을 넣어서 수사 결과를 선거 전에 서둘러 발표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태의 총책임자인 페트레이어스 국장은 현재 여러 기관에서 고발을 당한 상태지만 어디에 있는지 종적조차 묘연한 상태다.
국내 정치 개입 및 선거 공작과 관련해 페트레이어스가 백악관과 어느 선까지 교감을 나누었는지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그런 일이 있었다.
지금 미국은 어떻게 되었겠는가. 아마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쪼개지는 것 같은 충격 속에서 온 국가가 벌집을 쑤신 듯한 상태에 빠졌을 것이다. 대외 정보 공작을 담당해야 하는 기관이 국내 정치에 개입하고 현 행정부의 정책을 홍보하는 데 CIA의 자원을 동원하고 국민의 일부인 납세자를 적으로 규정하고 심지어 각종 선거에까지 개입하였다. 매카시즘으로 유명한 에드거 후버 같은 FBI도 아니고, CIA가 그랬다는 것이다. 이것은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공화당 일각에서 민주당 사무실을 도청하려다 적발되고 이를 은폐하려던 일만 가지고도 대통령까지 탄핵이나 다름없는 사임을 당했다. 페트레이어스 스캔들은 이 워터게이트 스캔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국기 문란 사건이다. 페트레이어스는 물론이고 CIA와 FBI의 주요 간부들이 진작에 수사기관에 구속되어 수사를 받고 있을 것이며, 공화-민주 할것 없이 모든 정치인과 관료들이 분노를 쏟아냈을 것이며, 의회는 진작에 특별청문회를 열어서 사태의 진상을 조사하러 나섰을 것이며, 정부는 신속하게 가장 엄격한 수사팀을 구성하여 집중 수사에 나섰을 것이며, 베테랑 언론인들은 열 일 제쳐놓고 이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을 것이며, 소신을 갖고 일하는 수많은 정부 상하급 관료들이 실명으로, 또 익명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딥 스로트 역할을 하며 잘못을 바로잡으러 나섰을 것이다.
국기를 흔들고 정권의 명운을 가름할 수도 있는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졌는데도, 정치인도 언론인도 관료도 국민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저 혀나 끌끌 차고 있는 한국이 너무나 이상하다.
※ 물론 미국에서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실제로 '페트레이어스 스캔들'이 있긴 있었지만, 그 내용이 사뭇 다르다.
덧글
피그말리온 2013/04/26 19:24 # 답글
deulpul 2013/04/26 21:29 #
피그말리온 2013/04/26 21:45 #
deulpul 2013/04/26 21:50 #
미스티 2013/04/26 21:54 # 삭제 답글
deulpul 2013/05/02 15:27 #
puon 2013/04/27 18:44 # 답글
결국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감수성, 또는 역치가 다르다는걸 보여준거죠.
언론환경등 기본베이스가 다른 것도 다시 한번 확인했고요.
유독 민주당의 여직원 감금(?)에만 감수성을 보여주는 무리가 있다는 것도
볼 수 있었고요.
deulpul 2013/05/02 15:27 #
2013/04/28 04:0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2013/04/28 04:3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2013/05/02 21:39 #
비공개 답글입니다.mooyoung 2013/05/11 00:56 # 답글
deulpul 2013/05/11 15: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