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 Ting Wong의 연원과 해악성 섞일雜 끓일湯 (Others)

바로 앞 글에서 미국 한 방송사가 실수로 내보낸 아시아나 사고기 조종사들의 가짜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댓글에서 한 분이 이 이름들의 연원을 물어보셨길래 잠깐 살펴 보았다.

'Sum Ting Wong'이라는 가짜 아시아 이름을 활용한 농담이 이번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 오래 전부터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페이스북에 4월18일에 올라온 한 농담은 이렇게 되어 있다:


수 웡(Su Wong)과 리 웡(Lee Wong)이 결혼을 했다. (물론 둘은 아시아인이다.) 다음해에 아기가 태어났다. 출산 직후 간호사가 새로 태어난 예쁘고 건강한 아기를 씻겨서 데리고 왔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아기는 누가 봐도 분명한 백인이었던 것이다. 간호사가 웡 부부에게 말했다. "축하합니다. 두 분, 아기 이름은 생각해 두셨어요?" 아기 아빠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한 채 아기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글쎄요... 우리가 백인 아이를 만들 수는 없으니, 아무래도 아기 이름은 섬 팅 웡(Sum Ting Wong)으로 해야겠군요."

이 농담은 최소한 6개월 전에도 기록된 바 있고, 7년 전인 2006년 8월19일에도 한 게시판에 올라갔다.

작년 11월에 쓰인 이런 페이스북 포스팅도 있다:



2006년 6월22에 쓰인 또다른 게시판 포스팅은 이렇게 되어 있다:


나의 엄마는 대학 음악학과에서 직원으로 일한다. 수많은 외국 학생들을 상대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엄마는 매일 집에 돌아와서, 그날 낮에 자기가 본 우스운 이름들에 대해 이야기해주곤 한다. 그 중에는 진짜 끔찍한 것들도 있다. 아시아 학생의 이름인 Sum Ting Wong (something wrong)도 그 중 하나였다.


이것은 실제 있었던 일이라기보다 농담일 것이다. 심지어 페이스북 계정 중에는 이 이름으로 개설되어 있는 것도 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Sum Ting Wong은 오래 전부터 나돌고 있는 농담임에 틀림없는 듯하다. 몇몇 사람이 이 말을 미국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American Dad!>에서 보았다고 했는데,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다른 조종사들의 가짜 이름 'Wi Tu Lo' 'Bang Ding Ow' 따위는 사고 상황에 맞춰서 이번에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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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농담에서 wrong은 r이 빠지고 wong으로 표현된다. 이와 비슷한 또 다른 농담에 따르면, 중국(혹은 한국)에는 전화번호부가 없는데, 이유는 wing씨와 wong씨가 많아서 흔히 전화를 잘못(wrong) 걸게(ring)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시 r 발음을 빼거나 w로 바꿔 표현했다. 이를 놓고 일부 언론은 '아시아인들이 r 발음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을 비꼬았다'라고 했다.

실제로 그런지, 중국어에는 r에 해당하는 음가를 가진 발음이 없는지 모르겠지만, r 발음이 잘 들리지 않는 경우는 분명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어떤 중국 분이 말할 때 자꾸 윌리 윌리(willy willy) 해서 무슨 말인가 했더니, 알고 보니 really를 말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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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가짜 이름들에 대하여 이런 해석들이 덧붙어서, 한국 언론은 가짜 이름이 인종비하적인 의미를 담았다고 보도했고, 실제로 미국에서도 해당 뉴스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란 사람들 중 일부가 그렇게 비판을 한다.

그러나 이런 가짜 이름들 그 자체에 아시아 인종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겼다고 보기는 곤란할 것 같다. 그저 아시아인의 이름의 특성을 사용하여 우스개를 만든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농담으로서는 나쁜 취향이긴 하지만, 인종차별주의까지 읽어내는 것은 좀 오버라고 생각한다.

외국인의 이름을 이용하여 농담을 만드는 일은 그리 드물지 않고, 우리도 늘 그렇게 한다. 가장 잔인한 일본인은? 도키로 이마카. 더 잔인한 일본인은? 칸머리 토카. 그보다 더 잔인한 일본인은? 바케스로 피받아. 언제나 욕먹는 러시아인은? 이노무스키. 이런 농담이 유치한 것은 분명하지만, 일본인이나 러시아인 전체를 비하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예전에 인기를 얻으며 방영되었던 코미디 프로그램 코너 '네로 25시'의 등장인물들은 날라리아 왕비, 당돌리우스, 얼떨리우스, 발바리우스, 헷갈리우스, 띨띠리아 등이었다. 정상적이거나 바람직한 인간은 별로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즐기던 사람들이 이탈리아인을 모두 반편이들이라고 여기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농담에 어떤 집단(인종, 민족) 특성이 관여되는 경우 매우 조심하여야 하고, 이런 농담은 말하는 사람 본인이 그 집단에 속하지 않는 이상 하지 않는 편이 더 낫지만, 인종과 민족이 관련되었다고 해서 모두 인종차별적인 것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농담이 뉴스 보도의 형태로 방송에 등장한다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지만 말이다.


※ 이미지: 게시판 웹사이트나 페이스북 갈무리. 링크를 달고도 이미지를 옮겨온 것은 이런 형식의 게시물이 휘발성이 강해서이다.

 

덧글

  • 징소리 2013/07/15 16:07 # 답글

    그냥 우리나라에서 외국 기사 번역 할 때 존 도우 라고 써놓은걸 그냥 존 도우씨(xx세) 뭐 이런 식으로 써놓고 기사낸거랑 비슷한 수준의 실수라고 봅니다.
  • deulpul 2013/07/16 19:21 #

    관점에 따라 좀더 심각하게 볼 여지도 있습니다만, 대체로 그런 것이겠지요.
  • 콩사리 2013/07/15 17:03 # 삭제 답글

    재밌네요. 한가지 중국어에는 r 발음가가 들어가는 단어가 상당히 많습니다.(미국식 r발음보다 훨씬 더 혀를 말아서 내는 소리죠) 그런데도 willy로 들렸다니 좀 의아하긴 하네요 ^^
  • deulpul 2013/07/16 19:27 #

    그러고 보니 이것은 r 소리가 없는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제 귀의 탓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다른 really가 그렇게 들리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 2013/07/16 03:0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7/16 19:3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7/16 03:0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cyrano 2013/08/03 13:17 # 삭제 답글

    다들 게거품무는 가운데 한가닥의 이성적인 글을 보았네요
  • deulpul 2013/08/07 06:54 #

    저는 다들 '개거품'으로 쓰는 가운데 '게거품'으로 바르게 쓰신 점이 더 인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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