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불식, <뉴스페퍼민트> 중매媒 몸體 (Media)

한국에는 없지만 한국인에게 필요한 뉴스

외국 소식을 각 분야에 걸쳐 꾸준하게 번역/요약 소개하는 웹사이트인 <뉴스페퍼민트> 공동 운영자 이효석과의 인터뷰 기사다. 다 보고 나니 다음과 같은 <논어> 구절이 떠오른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같지 못하며, 좋아하는 자는 즐겨하는 자만 같지 못하다." 子曰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옹야편 18절)


주자(朱子)는 해제에서 장경부(張敬夫)가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을 붙여 놓았다.

알고서 능히 좋아하지 못하면 아는 것이 아직 이르지 못한 것이며, 좋아하되 즐김에 미치지 못하면 좋아함이 아직 이르지 못한 것이니, 옛날부터 배우는 자는 스스로 힘써서 쉬지 아니한 것이다.


'스스로 힘써서 쉬지 아니하다'는 '자강이불식(自强而不息)'이라고 했는데, 주역에 나오는 바로 그 자강불식이다. 아무런 세속적 대가도 없이 하루에도 대여섯 꼭지씩 줄기차게 나오는 양을 보면, '스스로 힘써서 쉬지 않는다'라는 말 말고 또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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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보면 <뉴스페퍼민트> 유지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분명한 수익 구조는 갖고 있지 않은 듯하다.

이용하는 사람은 있으나 지불하는 사람은 없어, 의미 있는 서비스의 탄생과 유지가 개인의 '樂之'에 의존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은 우리 시대의 불행이라고 하겠다.

인간이 투입한 지적(知的) 노동과 그 시간에 대해 금전적 대가를 구하는 일은 간혹 아름답지 못한 것으로 간주된다. 기층 민중이 희생하는 토대 위에 존재하는 유한 계급의 지적 유희가 지식 상당량을 생산하던 시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이러한 태도는, 오늘날에는 두말 할 필요도 없이 잘못이다. 노동은 대가가 있어야 재생산될 수 있으며, 그 점은 팔 근육을 쓰든 뇌 주름을 쓰든 마찬가지다. 곳간에서는 인심뿐 아니라 지적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도 함께 나온다.

노동에 대한 대가를 구하는 자세는 흔히 자본주의적이라고 희화화하여 표현된다. 그러나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검토의 출발은 초기 산업자본 때부터 당장 이 순간까지 다름 아닌, 인간이 투입한 시간과 노동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으려는 노력이었다는 점을 기억해 둘 만하다.

인터넷과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업들은 땅이나 기계처럼 눈에 보이는 생산 수단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흔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술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뒷면에는 인간의 노동이 여전히 존재하고, 생산 수단의 의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노동의 강도는 훨씬 강해졌다.

<뉴스페퍼민트>가 樂之나 개인적 자원의 소모를 넘어, 최소한 재생산을 가능케 하는 수익 구조를 속히 갖추게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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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서 내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이 곳이다.

- 1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가끔 집사람이 제 글이 좋다고 말해줄 때 보람을 느낍니다.


가치에 대한 평가와 안목, 감사, 인식의 뜻을 함께 지니고 있는 appreciation이란 단어는 이럴 때 잘 어울릴 것이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고 하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의 appreciation은 가장 큰 힘이 된다. <뉴스페퍼민트>를 통해 수많은 독자가 간편하게 이 세상의 소식을 들을 수 있는 배경에는 이런 appreciation이 존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 댓글에 대한 답글을 드리지 못하고 있음을 이해 바랍니다.)

 

덧글

  • mooyoung 2013/11/28 16:25 # 답글

    고맙습니다.
  • deulpul 2013/12/16 15:38 #

    웬걸, 제가지요.
  • 민노씨 2013/11/28 17:19 # 삭제 답글

    사실 페퍼민트 인터뷰는 들풀 님 덕분에 컨택한 것이라서 들풀 님께 가장 먼저 고마움을 전해야 하는데 제가 너무 소홀했습니다. ^ ^ 그나저나 들풀 님 이 글을 읽으니 마음이 짠해지네요...

    '가로수 블로그(들풀.넷)' 역시 "자강불식"(저는 오늘 처음 접한 사자성어..ㅎㅎ)에 가장 잘 어울리는 우리시대 최고의 미디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건강하고, 좋은 글 많이 써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deulpul 2013/12/16 15:39 #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는데 그냥 치사를 받을 수는 없죠, 하하. 요즘은 '자주휴식'이 되고 있다는...
  • 자그니 2013/11/28 17:25 # 답글

    저 인터뷰를 보면서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 deulpul 2013/12/16 15:40 #

    저도 그랬습니다. 두 분 다 준비도 많이 하신 것 같고요.
  • 2013/11/29 17:5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2/16 15:4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소요 2013/11/29 19:05 # 답글

    들풀님, 이효석입니다.

    집사람과 함께 두 번 읽었습니다.
    응원의 말씀, 감사한 마음으로 충고로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deulpul 2013/12/16 15:42 #

    친절한 말씀 고맙습니다.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늘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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