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기자의 한국 목욕탕 체험기 섞일雜 끓일湯 (Others)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 2월7일자에 실린 한국 관련 기사다. 여행 기사인데, 주제는 찜질방을 비롯한 목욕 문화와 미용 문화 체험이다. 남자 기자는 쓸 수 없는 기사로, 여성 취향이 물씬 풍긴다.

외국인이 한국을 들여다 본 관찰기는 우리에게도 언제나 흥미롭다. 그들이 우릴 어떻게 보나 궁금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모르거나 잊고 사는 보편적 기준을 일깨워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문을 옮겨 본다. 한국 목욕탕이나 미용 문화,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글은 드물지 않은데도 전문을 옮겨 볼 생각을 한 것은, 끝에서 다섯 번째~세 번째 단락 때문이다. 기자는 한국에서 아름다움이란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품을 팔아서 죽어라 가꾸고 다듬는 데서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하며, 이러한 외모 강박을 자신과 다른 것은 용인하지 않는 사회 특성과 연결한다.

교양, 오락을 가리지 않고, 외모가 좀 특이한 사람만 나오면 진행자와 관객이 모두 낄낄거리기부터 하는 한국 텔레비전 방송의 폭력적인 마인드에 질린 나는, 이 기사에 나오는 "코미디언들과 초등학생들은 누가 남들과 좀 다른 외모이기만 하면 이를 놀리는 것으로 사람을 웃긴다"라는 서술이 아프도록 공감이 된다. 무신경한 연예인들을 초딩과 병치시킨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아래는 전문. 너무 긴 단락 몇 개는 나누었고, 중간 제목은 내가 추가하였다. 링크는 기자 이름에 달린 것을 제외하고 모두 원문의 것.


목욕탕에서 발견하는 한국의 문화
(A Look at Korea’s Culture From the Bathhouse)

By Jodi Kantor
2014년 2월7일 (종이판 2월9일)

내 친구 아카디아 김은 애가 셋이고 하버드 경영대 학위를 갖고 있지만, 서울에 있는 드래곤힐 스파에서 때밀이 아줌마와 벌이는 협상에서는 별 힘을 못 썼다.

우리는 한국식 목욕 시설인 찜질방 한 가운데 서 있었다. 수증기가 뽀얗고 여자들만이 들어와 있는 이 목욕탕에서 때밀기가 이루어진다. 한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때밀이는 엄격한 중년 여성들이 담당하는데, 레이스가 달린 검은색 속옷 차림이다. 개중에는 뚱뚱한 사람도 있다. 아카디아는 이 여성들이 '아줌마'라고 말해주었다. 아줌마는 노동 계급인 중년 여성을 호칭하는 말로, 친절하면서도 딱 부러지는 엄격함이 특징이다.

우리 아줌마는 우리가 전신 때밀이를 해야 한다고 우겼다. 아카디아가 그럴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아줌마는 안 된다고 머리를 저었다. 잠시 뒤 우리는 미끌미끌한 비닐 테이블 위에 누웠는데, 이건 목욕 서비스를 받는다기보다 태고 시대에 엄격한 보호자의 처분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줌마는 거친 노란색 때밀이 수건으로 우리 몸의 때를 벗기기 시작해다. 몸 위에 올라와서 등짝을 철썩철썩 때리기도 했는데, 그 소리가 젖은 타일에 부딪쳐 메아리쳤다.

나를 담당한 아줌마는 때를 밀던 도중에 나를 흔들어서 눈을 떠보라고 했다. 내 팔에 붙어 있는, 쌀알보다 큰 회색 덩어리를 자랑스러이 보여주는 것이다. 나는 처음에는 이게 말로만 듣던 한국의 피부 관리용 제품인 줄 알았다. 아니, 그건 죽은 피부세포가 뭉쳐진 때였다. 때밀기가 끝나자 뜨거운 타월로 나를 덮어주었는데, 나는 아기가 된 기분이었다. 그런 기분이 든 게 무리도 아니다. 완전히 무력한 상태에서 나이 많은 여자의 보살핌을 받았고, 내 피부는 부드럽게 새로 태어났으며, 나는 이제 겨우 이해하기 시작하는 낯선 세상에 둘러쌓여 있으니까.

미국 스파 대부분은 외부 세계와는 격리된 밀실 같은 곳이다. 또 유명 여행지에 있는 스파들은 현지 문화에 어거지로 끼워맞춘 서비스로 이루어져 있다. (멕시코) 칸쿤의 리츠-칼튼에서 제공하는 263달러짜리 '마야식 신비 마사지'가 과연 얼마나 멕시코적인 것인가? 그러나 나는 지난 연말 한국의 스파, 목욕탕, 사우나, 화장품 가게들을 둘러보면서, 이런 곳이 한국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는 점을 깨달았다. 자신의 모습을 외국인에게 어떻게 보여주어야 하는지 지금도 고민하는 한국.

한국을 알려면 찜질방으로 가라

당신이 서울 거리를 걷는다면, 볼 수 있는 것은 별 특징 없는 회색 건물들 뿐이다. 일부 미국 관광객들이 불평하는 대로 말이다. 그러나 찜질방이나 화려한 립스틱 전문매장 같은 데를 가 본다면, 이 나라를 훨씬 더 깊게 보게 된다. 끊임없는 자기 개발과 그에 따른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한 휴식 추구,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 내는 재주와 새로운 것에 대한 애정, 억압적일 정도로 협소한 사회 기준과 이에 대한 철저한 순응, 서울을 아시아 대중 문화의 중심으로 만들고 삼성이나 LG 같은 브랜드의 세계화를 이끈 상업적 본능, 안 그럴 때를 빼면 여전히 전통적인 것처럼 보이는 성별 및 가족 관계 등. (요즘에는 피부 관리를 받으러 커플이 함께 간다. 외모에 목매다는 일부 한국 남성 모습을 보며 즐기고 싶다면 구글에서 '한국 남자 파마(Korean male perm)'로 검색해 보라.)

(미국) 여성 관광객을 위한 조언: 비용을 좀 들인다면, 당신은 서울에 며칠 머무는 동안에 여자가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체험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미국에서는 우리 대부분이 누릴 수 없는 것들이다. 미국에서 나는 여성 잡지에 나오는 각종 크림이나 치료에 주목해본 적이 없다. 누가 그런 돈이 있으며, 누가 그런 화려한 마술 같은 선전을 믿겠는가. 그러나 한국에서 나는, 비용은 싸고 품질은 높으며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미(美)의 문화에 기꺼이 나를 맡겼다. 바르면 손이 따뜻해지는 핸드 크림도 있고, 생리통을 완화해주는 온습 파스도 있으며, 극도로 얇게 바를 수 있는 파운데이션이 담긴 '에어 쿠션' 콤팩트도 있고, 뱀의 독에서부터 동물의 태반에 이르기까지 별별 재료가 다 들어간 얼굴 팩도 있다. 한국 여행 초기에 나는 남편과 딸이 그리웠지만, 며칠이 지나자 더 생각이 나는 것은 미국에 있는 여자 친구들이었다.

다행히도 (한국 친구) 아카디아가 있었다. 때밀기가 끝내자, 때밀이 아줌마 중 한 명이 자기가 보온병에 가져온 냉커피를 한 잔 권했다. 우리가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우리는 커피를 사양하고, 대신 천천히 익힌 계란을 샀다. 이건 찜질방에서 유명한 주전부리이다. 아카디아는 한국 여자들이 환장하는 얼굴 팩을 두 개 뽑아들었다.

아카디아와 나는 뉴저지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래 만난 적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스파에서 나눠주는 면 유니폼을 입고 함께 누워서 고딩 때 친구들에 대한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한국의 목욕과 미용 문화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녀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상세한 이야기들은 매우 흥미로왔다. 그녀의 네 살짜리 딸은 파마를 했다. 그애 친구들 중 일부도 그렇다. 가족 사진을 찍었을 때, 사진사는 아카디아의 팔을 날씬하게 보이게 만들기 위해 뽀샵질을 했다. 묻지도 않고 그렇게 했다. 그녀는 셋째 아이를 출산한 뒤, 요즘 서울에서 인기 높은 '산후조리원 스파'에 몇 주 동안 투숙했다. 이곳에서는 매일 마사지를 해 주고 젖 먹이는 것을 도와주며, 신생아를 24시간 돌봐준다. 화려하고 조용한 객실은 기본이다.

그러나 아카디아는 찜질방에 가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녀는 내 고등학교 급우들 중에 가장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었는데, 그런 그녀도 사람들의 눈길이 두려웠다는 것이다. 그녀는 절반쯤 농담으로 이렇게 말했다. "찜질방은 시어머니들이 며느리자리를 데려가 혼수를 체크하는 곳이야."

비슷하고도 다른 한국과 일본의 목욕탕

작년에 우리 가족은 일본 여행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도쿄 북서쪽 산지에 있는 리조트인 호시노야 카루이자와에 갔었다. 이곳은 목욕을 소박한 경이로움으로 승화시킨 곳이다. 우리는 매일 몇 시간 동안 물 속에 들어가 있다가, 명상을 위해 마련된 욕탕으로 조용히 옮겨다녔다. 금귤이 둥둥 떠 있는 나무 목욕통에도 들어갔고, 계곡물을 흉내낸 노천탕에서 일본 가족들이 느긋하게 즐기는 것을 보았다.

호시노 체인은 일본의 전통 여관을 현대화한 것인데, 고유 문화를 보존하면서도 이를 외지인에게 상품화하는 일본인의 천재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인은 힘은 넘치고 그래서 잘 이기긴 하지만, 이런 기술은 별로 없다. 우리 가족은 도쿄 시내에 있는 좀더 현대적인 일반 목욕탕도 가 봤다. 로비에 자판기와 대형 TV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런 대중탕에서도 깔끔함과 고요함의 기운을 찾아볼 수 있었다. 말하자면 목욕이란 신도-불교의 의전 행사 같은 것이다.

한국의 찜질방은 이런 일본 목욕탕의 사촌 격으로, 일제 시대에 확산됐던 대중탕의 최신판이다. 두 나라 목욕 시설에는 비슷한 점도 있다. 탕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씻기 위한 작은 샤워장 같은 게 그렇다. 그러나 한국에서 찜질방에 가는 일은 쇼핑몰에서 목욕을 하는 것이나 비슷하다. 그 중 어떤 것은 크루즈 배에 있는 쇼핑몰처럼 화려하다. 최신 찜질방들은 다층 건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곳에서는 마술쇼를 보여주고 한식당이 딸려 있으며, 회사에서 단체로 온 손님들을 위한 공간도 있다. (한국 표현에 따르자면, 찜질방에서 홀랑 벗고 함께 목욕하기 전에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없다고 한다.) 인기있는 TV 쇼에 찜질방을 무대로 하는 고정 코너인 '웃지마 사우나'란 게 있을 정도다. 여기서 사회자는 연예인 출연자들에게 우스운 사투리로 시끄러운 질문을 던지는데, 만일 누군가가 웃으면 물바가지를 뒤집어씌운다.

한국에는 목욕탕 수천 개가 전국에 흩어져 있다. 이 중 세 도시의 목욕 시설을 가 본 결과, 나는 다음과 같은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찜질방 입장료는 거의 모두 싸다. 10달러도 안 되는 값으로 라커를 빌릴 수 있고 탕이든 사우나든 원하는 만큼 즐길 수 있다. 또 유교적 순응을 요구하는 듯한 면 유니폼도 나눠주는데, 누구나 이 옷을 입고 있는 모양을 보면 마치 <Orange Is the New Black>(여자 형무소를 다룬 미국 드라마)의 주인공들 같다. 영어 안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곳을 돌아다니는 동안 당황스럽지만 재미있는 것을 만나게 된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 따온 듯한 사우나가 있고, 토스터기 안에 들어 있는 것 같은 발열 코일이 깔린 바닥도 있으며, 몸에서 독성을 빼내준다는 소금덩이가 들어 있는 방도 있다.

바닥에는 코 고는 시체들이 가득

시설들은 대체로 깨끗하지만 화려한 경우는 거의 없다. 또 넋을 잃은 몸뚱이들이 가득 차 있는 경우도 있다. 코를 골고 있는 이 살아 있는 몸뚱이들은 과도하게 일하는 이 나라의 상징처럼 보인다. 한국이 주 6일에서 주 5일 근무제로 바꾼 것은 고작 10년 전의 일이다. 따뜻한 바닥에는 커플들이 뒤엉켜 있다. 한국은 생활 공간이 좁은 데다, 한국의 많은 젊은이는 미국 젊은이보다 더 오래 부모와 함께 산다. 집에는 없는 공간을 찾아 공공 장소에 나와, 여기서라도 약간의 사생활을 모색하는 이들이다.

내부 시설은 찜질방에 따라 다르다. 아카디아와 내가 때를 밀었던 서울의 드래곤힐 스파는 품격이 낮고 좀 우중충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인기가 높다. 특히 저녁에 술을 퍼마시고 밤을 보내려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부산의 신세계 백화점에는 이보다 훨씬 더 세련된 찜질방이 있다. 바닥에는 번쩍번쩍 빛나는 나무를 깔았고, '웨이브 드림'이라는 방은 깊은 물 속에 들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도록 만들었다. 역시 남쪽 도시인 순천 부근에서 나는 대나무 숲 안에 자리잡은 찜질방을 갔다. 이곳에는 몸은 부드럽게 덥히고 머리는 밖으로 내어 겨울의 햇살과 산안개에 노출시키는 '두더지 사우나'라는 게 있었다.

이 나라의 중심부에 위치한 평범한 도시 대전에서는, 후줄그레한 사무 빌딩 안에 물의 신세계가 감춰진 것 같은 찜질방에 간 적도 있다. 탕에 들어가기 전에 샤워를 해야 하는데, 미국식 샤워는 아니다. 한국식 샤워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샅샅이 훑는 것으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비누거품, 잇실, 온몸 때밀기 등이 동반된다. 20~30대로 보이는 여성 몇몇이 어머니들을 씻겨주고 있었다. 힘차게 하면서도 부드러움을 잃지 않았는데, 이것은 윗어른에 대한 존경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내가 한 탕에서 다른 탕으로 옮기면서 보니, 20분이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때를 밀고 있었다. 나이 많은 여자의 피부는 이제 밝은 분홍색이 되는 중이었다. 몸을 말리고 나가면서 보니 딸래미들은 여전히 어머니들을 씻기고 있었다. 이런 장소는 특별할 게 하나도 없는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아주 특별해 보였다.

젊은 한국 여자를 한 명 잡아서, 그녀가 외모를 가꾸기 위해 무엇을 하는지 물어본다면, 아마도 그녀는 자기가 그런 대답을 할 적당한 사람이 아니며, 자신은 외모를 꾸미기 위해 애쓰는 이 나라의 열풍에 휩쓸리지 않는다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그래도 얼굴을 팽팽하고 작게 보이게 하기 위해 가끔씩 얼굴 마사지와 피부 집기를 하러 다닐 것이다. 몇 달에 한 번씩 아이라인에 문신을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할 것이다. 살을 빼고 탄력을 붙이기 위해, 하체를 탄탄하게 만드는 데 효능이 있다는 하체 두드리기 10회 사용권을 사기도 한다. BB 크림(고강도 색조 보습제)을 바르고 피부에 세 종류의 클린저를 사용하며, 손상된 피부 회복과 노화 방지를 위해 달팽이 점액으로 만든 또다른 보습제를 사용한다. 겨울철에는 두피가 건조해지므로 미용사한테 가서 치료를 받는다. 이 미용사는 확대 사진을 통해 그녀의 두피의 습도 수준을 기록하고 관리한다. 마치 치과의사가 환자의 치아 X-레이 사진을 보관, 관리하듯이. 그러나 그녀는 다시 힘주어 말할 것이다. 자기 친구들이 외모에 쏟는 노력에 비하면 자기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끊임없이 만들어 내야 하는 아름다움

미국에서 이상적인 아름다움이란, 예컨대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화장기가 거의 없는 얼굴로 자연스럽게 빛나는 여성 같은 것을 말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죽어라 일한 덕분에 빈곤에서 벗어나 풍요로움을 얻게 된 나라 한국에서는, 다른 것들이 다 그렇듯, 아름다움 역시 끊임없이 공을 들여야 하는 개념이다. 미용업계의 거물 헬레나 루빈스타인이 "세상에 추한 여성은 없으며 오로지 게으른 여성이 있을 뿐이다"라고 선언한 말은, 한국 대형 백화점에서 팔리는 줄기 세포 크림의 판촉 문구로 적당할 것이다. 서울 여행 중의 어느 날 아침, 나는 강남의 한 네일샵에 매니큐어를 하러 갔다. 강남은 싸이의 노래로 유명해진 서울의 부촌으로, 고급차와 호화로운 가게들이 늘어선 지역이다. 내 손톱을 한 번 본 담당 직원은 끔찍하다는 뜻으로 보이는 한숨을 내쉬었는데, 내 손톱은 아무리 봐도 형편없는 상태는 전혀 아니었다.

한국으로 여행을 오기 전에 나는, 한국에서 쇼핑하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지에 대해 들었다. 화장품 매장들을 훑어보기 시작하면서, 나는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게 되었다. 화려하게 포장된 화장품들은 당신이 지금껏 전혀 알지 못했던 당신의 문제를 일깨워주는데, 이것을 고치는데 몇 주쯤은 후딱 지나간다. 굳은살이 박힌 발에는 '각질 제거로 빛나는 발을 만들어 주는 제품'이 있고, 밤 껍질에서 숯까지 별별 향이 나는 얼굴 팩이 있고, 우유 팩, 녹두 팩, 코 팩이 있으며, '산기슭' 향이 나는 탄력 패치가 있다. 나는 액체 아이라이너를 3.50달러에 샀는데, 미국에서 네 배나 더 비싼 돈을 주고 산 것보다 효과가 좋았다. 또 눈썹을 정리하는 작고 정교한 면도칼도 샀는데, 핀셋으로 잡아뜯는 것보다 덜 아팠다.

가장 좋았던 가게는 에뛰드 하우스였다. 분홍색 열기로 가득 찬 이 브랜드는 기발한 제품을 재미있는 포장에 담아 내놓고 있는데, 한국 미용업계의 큰손인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한다. 주 고객층은 10~20대 여성이다. 이 브랜드는 화장도 놀이의 하나라는 아이디어에 근거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모든 매장이 거대한 인형의 집처럼 생겼다. 화장품들도 장난감 같다. 귀여운 동물 모양을 한 용기에서 핸드 크림이 나오고, 얼굴 팩에는 사용자를 흑백 영화의 스타처럼 만들어 주겠다는 농담이 써 있다.

어느 날 저녁, 나는 속눈썹을 붙이기 위해 미장원에 들렀다. 여직원이 눈썹을 풀칠하여 직접 손으로 부드럽게 붙이는 동안, 나는 깜박 잠이 들었다. 뉴욕에도 똑같은 서비스가 있지만 훨씬 비싸다. 게다가 한국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미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 같았다. 내가 깨어났을 때, 내 얼굴에는 자연이 내게 주지 않은 선물이 내려와 있었다. 적은 금액과 잠깐의 시간으로 이렇게 변할 수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 처음 들어본 소리 "당신 모공이 커요"

한국 전체에서 여성 친구라고는 단 한 명뿐이었기 때문에, 둘을 더 빌렸다. 서울리스트(Seoulist)라는 웹사이트를 만든 송예리와 자유기고가인 바이올렛 해은 김이었다. 둘 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삶을 살아왔다. 서울의 역동적인 대학가인 홍대에서 저녁을 먹을 때, 우리는 한국에서의 삶이 그들 자신과 타인을 보는 시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예리는 "뉴욕에서 살 때 난 로션이 하나였다"라고 말했다. 요즘 그녀는 20대 후반 뉴욕 여성을 만나면 실제보다 10살은 더 많은 것으로 넘겨잡곤 한다. 그녀는 서울에서는 "모두가 젊게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들과 이야기하는 동안, 나는 한국의 미용 문화를 놓고 보자면 외국인들은 한국인보다 큰 특혜를 누린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우리(외국인)는 한국에서 새로운 체험을 해 보고 몇 가지를 사서 고국으로 돌아가면 되지만, 한국 여성들은 계속 똑같은 피곤한 기준 속에서 살아야 한다. 예리는 기혼자지만, 지금도 남들이 자신을 살펴보는 데 대해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그녀는 "어떤 남자가 나한테 모공이 크다고 했는데, 이런 소리는 한국에 와서 처음 들어봤다"라고 말했다.

내가 서울 거리에서 만난 성형외과 수는 너무나 많아서 셀 수도 없었다. 그 중 어떤 곳들은 '제2의 도약' 같은 노골적인 이름을 달고 있었다. 지하철 출입구는 시술 전과 후를 비교해 보여주는 광고들로 도배가 되어 있다. 그 중 하나는 '시술 후' 사진에서 결혼 반지를 보여준다. 바이올렛은 "어떤 여성들은 관리하기가 싫어서 그냥 수술을 해버리곤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 화장품을 미국 여성에게 파는 Soko Glam의 창업자인 샬롯 조는, 한국에서 사람들의 외모가 얼마나 유사한지, 여성 의류에 크기 표시가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모든 사람이 한 가지 크기의 옷에 맞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코미디언들과 초등학생들은 누가 남들과 좀 다른 외모이기만 하면 이를 놀리는 것으로 사람을 웃긴다. 피부가 검다거나 얼굴에 특이한 점이 있다거나 하는 경우다. 외모가 흩트러져서 귀엽게 보이는 것 같은 일은 한국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조씨는 "한국인들은 완벽함을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얼굴이 작은 여자는 연예인이 되라는 소리를 곧잘 듣는다. 아주 쳐주는 특징이기 때문이다.

다른 것을 존중하는 법을 학습중인 한국

이런 모든 것들은 미국인 여행자에게 의문을 일으킨다. '백색 효과'를 낸다는 한국의 화장품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게 되듯이. 한국의 모든 여성은 이런 것들을 원하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나는 함께 저녁을 먹은 여성들에게 가상의 상황을 놓고 질문을 해봤다. 내가 여행 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흔히 묻는 질문이다. 나와 친한, 뉴욕에 사는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내 남편의 대학 동창과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그 남자가 흑인이라면? 두 사람이 한국에 오면 아무런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을까? 집단의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을 희화화하는 데 서슴치 않는 이 사회에서?

식사 자리의 여성들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들은 한국이 점점 더 열린 사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흑인과 결혼한 내 가상 친구를 한국 사람들이 빤히 쳐다보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했다. 특히 서울을 벗어나면 그렇다. 한국은 관용하는 법, 자신과 다른 것을 존중하는 법을 여전히 배우고 있는 상태다. 예리는 "나는 지나치게 뚱뚱한 친구를 한국에 초대하는 일을 좀 망설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국 여행의 마지막 날,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찜질방 스파 레이를 한 번 더 가기 위해 아카디아를 다시 만났다. 이곳은 여성 전용 시설로서, 흔한 유니폼 대신 예쁜 목욕 가운을 주었다. 안에는 작은 옷가게도 있었는데, 그곳의 젊은 여직원은 우리가 지나갈 때마다 셀카를 찍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전혀 모른다는 듯이. 여성의 은밀한 부분을 데우는 약초 훈증도 있었다. 우리는 그냥 거품 욕탕에 만족했다. 그 날 오후, 한 동료가 나를 동대문 시장에 데려갔다. 여기서 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스울 정도로 적은 금액으로 장식용 보석을 샀다. 화장품만큼이나 싸고 매력적인 제품들이었다.

내 배낭은 미국의 친구들에게 줄 크림과 화장수들로 가득 찼다. 그 대부분은 그저 웃고 즐기기 위한 선물이다. 달팽이 크림은 벌써 써보고 있다. 보통의 얼굴 크림보다 더 끈적끈적한 느낌인데, 피부가 훨씬 부드러워지고 겨울철 날씨에 따른 손상도 적어지는 것 같았다. 공항에서 우스꽝스럽게 들리는 제품을 마지막으로 하나 더 산 뒤(스킨 밸런싱 워터였다) 대한항공 비행기에 올라갔다. 승무원들의 말쑥한 검은 머리와 희고 촉촉한 얼굴이 새롭게 보였다.



[덧붙임] (2월10일 오전 11:00)

기사가 종이판 신문에는 어떻게 나왔나 궁금해서, 일요일 오후에 주유소에 들러서 신문을 샀다. 한산한 가게를 지키고 있는 30대 초반쯤의 점원과 농담을 했다.

나나: 이거 할인 안 해주나요?
점원: 히히히... 안 돼요.
나나: 주말판 신문인데 주말 다 지나서 사잖아요.
점원: 아직 일요일인데요?
나나: 그건 그렇죠. 아아, 일요일 신문을 일요일 저녁에 사고 있는 나란 인간!
점원: ... 6달러에요. 엥? 오마이갓, 신문이 6달러라니.
나나: 비싸죠?
점원: 왜 사요? 온라인으로 못 봐요?
나나: 아, 뭐 체크해 볼 게 있어서요.




해당 기사는 여행 섹션 머릿기사로, 사진 포함해 세 면에 걸쳐 나왔다. 찜질방에서 팩 바르는 커플 사진이 글자 그대로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두 분, 글로벌 데뷔 축하합니다.

종이판에는 온라인판에 실리지 않은 사진이 세 장 더 들어있다. 그 중 하나가 아주 인상적이다.



사진 설명에는 "드래곤힐 스파에서 고객을 위해 마술쇼를 공연하고 있다"라고 되어 있다. 모두 같은 옷(위 기사에서 '면 유니폼'이라고 한)을 입고 빼곡히 모인 손님들도 그렇고, 공연을 하는 마술사의 차림새나 손짓 등이 마치 종교 행사장 같다. 그 와중에 맨 앞에 누워 쇼를 보고 있는 (아마도) 커플도 있네. 제물인가...

신문에서 이 사진을 보는 사람들은, 한국인이란 매우 흥미로운 인종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덧글

  • 사바욘의_단_울휀스 2014/02/09 20:37 # 답글

    어쩔수 없이 미개한 문화죠.
  • 웃긴댓글 2014/02/09 23:06 # 삭제

    문화란게 각 나라마다 다른것이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가면서 발전하는것인데

    단정적으로 "미개한 문화"라고 낙인을 찍어 버리네요.

    이런 리플을 보면 장문의 글을 읽은 보람이 없는듯해서 씁쓸하네요.
  • deulpul 2014/02/10 11:15 #

    저도 웃긴댓글님처럼 생각합니다. 다양한 가치관과 행위의 총합인 문화를 단일한 기준으로 판단해 우열을 두는 일은 조심해야 할 접근이 아닌가 싶습니다.
  • 사바욘의_단_울휀스 2014/02/10 14:45 #

    미개한이 무슨뜻이죠? ㅋㅋㅋ
  • 한량 2014/02/11 09:08 # 삭제

    자기비하도 그 정도면 병이다.
    쯧쯧...
  • Bory 2014/02/18 12:18 #

    이 양반 갈수록 정신이 증발하는 듯..ㅋㅋㅋ
  • 잘모르겠네요 2014/07/21 14:20 # 삭제

    저는 우리나라 문화가 경제발전에 비해 미개한 점이 아직 많다고 생각합니다.
    들풀님이 아래 어디쯤 댓글에서 이슬람 문화권의 여성 억압 문화를 마냥 상대적인 것으로 보거나 용인할 수는 없다고 하신 걸 보았는데요.
    물론 우리나라 문화가 그쪽 문화처럼 심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병리적인 요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비해 쉽게 고쳐지지도 않구요.
    단순히 문화 상대주의나 특수성의 관점으로 우리나라 문화를 대하며 그저 잘못된 것을 고치면 된다고 하는 건 현상에 비해 지나치게 관대한 입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견 달아봅니다.
  • 2014/02/09 23:3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2/10 11:1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Twiggy 2014/02/09 23:51 # 답글

    재미있네요ㅋㅋ 저도 참 안 꾸미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화장하기 귀찮다고 아이라인 반영구를 했고, 긴머리가 촌스러워 보여 파마도 했고, 화장을 할 땐 세 종류의 파운데이션을 섞어 화장을 하죠.
    그러면서 네일아트도 안 하고, 피부관리도 안 받고, 요즘엔 아예 화장도 안 하고 사니 그다지 외모엔 신경쓰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ㅋㅋㅋ
    저는 꾸민다는 게 피곤하지는 않아요. 꾸미는 것도 나름 즐겁구요.
    아모레퍼시픽이 해외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건 이런 한국인들의 꾸미는 문화 덕분이랄 수 있겠죠.
    물론 꾸미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비웃고 조롱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고쳐야 할 점이겠죠.
    어떤 트렌드에는 장단이 따르기 마련인데, 외부에서 비판을 들었다고 무조건 미개하고 틀린 것이라고 치부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네요. 그거야말로 자신감 없고 주눅들고 미개해보이는 태도인 듯 싶어요.
  • deulpul 2014/02/10 11:28 #

    네, 그렇죠. 위 기사는 외모에 대한 집착을 집단주의적 문화와 연관시키고 있는데, 다른 시각에서 보면 자기 개발의 한 측면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외모를 가꾼다는 것은 (저 언니도 그랬듯이) 당사자에게는 즐거운 일일 수 있고, 더 나아가 자존감을 높이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다만 또래 집단의 압력(및 순응)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고, 또 무엇보다 외모 '지상'주의가 된다면 문제라고 할 수 있겠지요.
  • 2014/02/10 01:4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4/02/10 11:29 #

    트위터, 페이스북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게 되면 블로그에 공지하겠습니다.
  • soul 2014/02/10 02:26 # 삭제 답글

    얼마되지 않은 역사와 여러 인종이 모여사는 미국이 5천년 단일 민족인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겠지요
  • lump3n 2014/02/10 08:29 # 삭제

    오천년 단일민족은 신화죠.
  • deulpul 2014/02/10 11:33 #

    서로 다른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게 다른 사회를 이해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개별 집단의 경험을 넘어서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의 측면에서 볼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적 여성 억압을 당연한 것으로 치부해 왔던 일부 이슬람 문화권의 관습은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상대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용인할 수도 없는 것과 비슷한 일이 아닐까요.
  • 2014/02/10 05:19 # 삭제 답글

    잘 봤습니다. 외국에 살고 있는데 공감가는 점이 많네요.
  • deulpul 2014/02/10 11:33 #

    게다가 저는 찜질방을 가 본 적이 없어서 더욱 흥미로왔습니다.
  • K1230 2014/02/10 09:23 # 삭제 답글

    오랜만에 집중해서 읽어봤습니다. 언어 사용에 있어서 '다르다'를 '틀리다'로 잘못 쓰고 있는 것 또한 이러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특성에서 나온다고도 들었어요. 외모 지상주의 또한 여기서 나온거라니.. 안타깝네요.
  • deulpul 2014/02/10 11:37 #

    기사가 길어서 읽기가 만만치 않으셨을 텐데, 저는 이런 장문 기사를 보면 양놈들은 읽는데 우린 왜 못 읽는단 말인가 하는 오기가 생깁니다. 더 나아가, 양놈들은 쓰는데 우린 왜 못 쓴단 말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외모에 열중하는 한국의 현상에 대해서는 좋은 분석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언제 기회가 되면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 쩌비 2014/02/10 09:33 # 답글

    네,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것은 여전히 배워가는 중이죠.
    재미있군요. ^^
  • deulpul 2014/02/10 11:45 #

    생각과 경험이 함께 쌓이면 배움의 속도가 좀 빨라질 것 같습니다. 어쨌든 배워 간다, 즉 점진적이나마 발전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작용 사례도 늘 있게 마련이긴 합니다만...
  • 자작나무 2014/02/10 09:58 # 삭제 답글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글을 쓴 기자가 취재를 위해 꽤나 발품을 팔았다는 게 느껴지네요. 예리한 통찰력도 보여주고요.
  • deulpul 2014/02/10 11:50 #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아마 이런 취재는 재미있기도 했겠죠? 무엇보다 여행 기사! 그런데 여행 기사란 게 그저 새로운 데 가서 뭐 보고 뭐 먹었음을 나열하는 게 아님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을 다 옮기고 나서 뭐 하는 사람인가 좀 찾아봤는데, 하버드 법대 다니다가 기자 되려고 때려치웠다는 부분에서 인상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dhunter 2014/02/10 10:23 # 삭제 답글

    트위터에서 본건데 신빙성을 검증할수는 없지만...
    https://twitter.com/AskAKorean/status/432601573219651584
    NYT가 한국을 주시하고 주기적으로 커버하고 있다는군요.
  • deulpul 2014/02/10 11:54 #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한국은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만큼 외국인 일반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한국과 한국인을 잘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그런 점에서 좋은 기사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다만 한국인인 저는, 이렇게 알려질 이야기들이 좀더 좋은 쪽의 것들이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갖게 되네요.
  • 자몽티 2014/02/10 11:39 # 답글

    "한국에서는 완벽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말이 와닿네요. 외모로 먹고 사는 연예인 수준으로 외모를 갈고 닦지 않으면 스스로 초라해하는 저와 제 주변 친구들의 모습이 겹쳐지면서요.
    심지어 TV에 나오는 사람들의 외모도 어디가 별로다 어디는 좀 손봐야한다고 지적하기 일쑤이죠.
    미개한 문화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런 문화가 차별을 불러올 수 있고 때문에 폭력적이라는 것에 대한 공감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 deulpul 2014/02/10 12:15 #

    우리가 벌써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종종 듭니다. 어떤 조사에서 여성은 남성이 외모를 너무 중시하기 때문에 결혼하기가 어렵다고 대답했다는데(http://news.donga.com/3/all/20131016/58243636/1?ref=false), 그 남성들 역시 조형된 외모에 길들어져 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말씀하셨습니다만, 이 과정에서 대중 매체가 악영향을 끼쳐 온 점은 절대 빼놓을 수 없지요. 왜곡된 미의 기준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서, 멀쩡한 사람을 장애인인 것처럼 만들고 있으니 말입니다...
  • 미니 2014/02/10 12:18 # 삭제 답글

    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외신에 소개되는 한국 뉴스는 늘 북한 아니면 이런 (그들의 시선에서) 신기하거나 엽기적인 일이더군요. 서양인의 시선이 늘 옳은 건 아니지만 이런 걸 보고 균형을 좀 찾을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비스 좋고 일 처리가 빠르다는 것, 역동적인 사회라는 한국만의 장점이 있지만 때론 한국의 삶이 너무 피곤해요!
  • deulpul 2014/02/10 14:43 #

    원래 사람이 개를 물어야 뉴스가 됩니... 우리 사회와 문화, 얼마든지 강점도 있고 좋은 점도 있지요. 반대되는 점도 있고요. 어디든지 다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을 다 고려하더라도, 말씀대로 한국 사회가 살기 참 만만치 않은 곳임은 부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획일성, 지나친 경쟁 의식, 결과나 성과 만능주의, 닥치고 OO주의(OO에는 아무거나 들어가도 됩니다), 극심한 분열, 국민들의 가치관을 왜곡시키는 이른바 지도층, 민주정 아래 공직자들의 비민주적 사고방식 등등... 하지만 정도 차이일지언정, 역시 어디나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우리는 한국인이라서 한국의 문제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 신들묄 2014/02/10 12:48 # 답글

    좋은글(어 그러니깐 6$짜리 글? ㅎㅎ) 번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NYT 의 원문에 달린 리플을 보면 기자가 너무 편향적으로 서술한게 아니냐는 글이 대다수이던데, 역설적으로 이러한 리플이 Jodi Kantor의 시각이 옳음을 증명하는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개 한국에서 특이한 외국 문물을 소개하는 기사에는 비웃는 리플이 태반인데, NYT 에서는 정 반대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deulpul 2014/02/10 14:52 #

    내 사회나 문화에 대한 외부인의 시각은 나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평가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냐가 중요한 것이겠지요. 외부인의 시각은 본질적으로 관찰자의 그것이고, 또 수많은 관찰자의 시각들 중 하나라고 보아야 옳겠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편견과 몰이해에서 나온 관찰은 무시하면 될 테고(하지만 관광 수입이 떨어질 것은 좀 아쉽...), 예리한 관찰과 통찰에서 나온 것은 좋은 영양분으로 받아 먹으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이슈에서 관찰자든 내부인이든 그 시각이 전적으로 옳거나 틀린 경우는 없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부분적 진실을 담고 있다고 할까요.
  • 와하하 2014/02/10 14:04 # 삭제 답글

    아주 잘 봤습니다. 객관적인 눈으로 우리를 바라본다는 것 참 좋은 것이네요. 시체들이 누워있다는 표현은 참 서글펐습니다. 우리는 5일 근무제가 10년이나 됐다고 자평하는데 10년 밖에 안 됐다고 표현하는 것 등 다른 점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deulpul 2014/02/10 15:55 #

    이렇게 작은 부분을 기막히게 잡아채는 분들이 계셔서, 미련한 짓을 자꾸 하게 됩니다. 번역을 하다 보면 쭉 긁어내려가다 딱 걸리는 부분들이 있는데, 물론 의미가 불분명하거나 해괴한 단어들을 늘어놓은 곳은 당연히 그렇지만, 어떤 경우는 아 이걸 어떻게 해야 내 느낌을 전달할 수 있나 하는 고민이 들 때입니다. 이럴 때는 원문에 자꾸 살을 붙이고 해설을 하고 싶은 충동을 갖게 되는데, 거의 모든 경우 (아쉽지만) 충동을 억누르고 원문대로 건조하게 갑니다. 주 5일제 부분도 한참 주물럭거린 부분인데, 이렇게 딱 잡아내시니 정말 공감 돋네요.
  • hanna 2014/02/10 16:35 # 삭제 답글

    우리가 잊고있었던 보편적 기준을 일깨워주는 좋은 글이었네요. 읽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미에 대한 일관된 잣대를 들이대고 그게 맞추기를 요구하는것은 비슷한 피부색과 생김새를 가진 단일민족이라는 특징에서 비롯된 경향도 있지않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미국처럼 흑인들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과정이 있었더라면 화이트닝이 절대적 미의 기준이 되진 않았을듯 합니다
  • deulpul 2014/02/11 18:28 #

    네, 그런 점도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의문스러운 것은, 지금 우리에게 이상화되어 있는 아름다움이란 그렇게 한국인에게 고유한 특징적인 내용을 부정하고 외부적인 특성을 이식하려는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인데요. 말씀하신 취지는 미용 문화의 내용이 아니라 그 획일성 비판에 대한 지적임을 알면서도, 이 점에서 약간의 혼동을 갖게 됩니다. 좀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 NurieJolly 2014/02/10 20:48 # 삭제 답글

    Barista C님을 타고 들어왔습니다. Barista C님과 들풀님이 같은 분인지도 모르겠군요. 님의 글을 읽으려면 여기로만 들어와야하나요? 블로그가 또 있다고 하시니 가르쳐주시면 좋겠습니다.
  • deulpul 2014/02/11 18:28 #

    댓글이 중복되어 올라온 것 같아서 적절하게 정리하였습니다. Barista라는 분과는 다른 사람이고요, 네, 그냥 여기 오시면 되겠습니다.
  • 2014/02/10 20:5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ilverwood 2014/02/10 22:54 # 답글

    재미있는 기사네요, 한국 여성들의 일부를 마치 모두가 다 그렇게 하고 있다는 듯한 투라 조금 서운하지만 획일화된 미의 기준과 그 기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차별받는 한국사회는 반박할 수 없을듯 해서 아쉽습니다. 저 기사의 내용과 전혀 다른 행보를 걷고 있지만 저도 여유가 된다면 화장도, 아이라인도, 네일샵도, 쇼핑도, 피부미용도 해보고 싶네요. 하지만 뚱뚱한 친구를 초대하는 건 어렵다는 말이 이해갑니다. 마른 몸매를 원하고 365일 다이어트를 하는 여자들도 많고 말라야 예쁘다는 이상한 인식이 보편화 된 듯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저 또한 키에 비해 경계성 저체중이지만 3Kg만 더 빠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종종 하거든요. 역시 한국에서 여자로 산다는건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 deulpul 2014/02/11 15:34 #

    어떤 집단에 대한 관찰과 평가는 늘 그런 위험을 가지게 되지요. 개개인의 특성을 제거하고 전체로 파악하려고 하는... 그게 심하면 선입견과 편견으로 진행됩니다. 저 기사가 한국 여성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고 보기는 어렵겠고요, 잘 적용되는 연령대나 사회경제적 범주를 훨씬 작게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저 기사에 나오는 아줌마, 즉 '중년의 노동 계급 여성'들부터 기사 내용과는 꽤 많이 떨어져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말씀대로, 우리 개개인이 어떤 지향을 가지든 사회 전체로부터 일정한 특성을 읽어내고 성찰하는 일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거 옮기고 나서 말씀하시는 것들 들으며 새삼 깨닫는 점인데, 게으른 남자들은 남자로 태어난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네요.
  • 수시렁이 2014/02/10 23:25 # 답글

    재밌게 읽고 갑니다
  • deulpul 2014/02/11 15:34 #

    고맙습니다.
  • 2014/02/11 00:1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14/02/11 15:40 #

    오, 그런가요? 말씀 나눈 분들은 어렴풋하게라도 기억하는데, 예전에 어떤 닉을 쓰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물론 저도 반갑습니다! 글을 공지하는 방법은 지금 여러 모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비트 공해가 확산되는 것을 줄이자는 방침에 조금 변화가 생기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자주 방문하시는 블로그/사이트를 통합하는 RSS 구독 툴을 이용해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큐어걸 2014/02/11 05:52 # 답글

    용산을 한국사람도 드래곤힐 이라고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좀 놀랍네요...
  • deulpul 2014/02/11 15:47 #

    하아... 그게 그 말이었습니까? 전 원문 기사에 달려있는 스파 홈페이지에도 그렇게 되어 있길래, 업소 이름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지만 용산을 가리키는 것일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저도 놀랍습니다. 한국인에게는 언어 경제성도 퍽 떨어지는데...
  • dhunter 2014/02/20 16:15 # 삭제

    일산에는 원마운트라는 눈썰매장도 있습니다.
    몇몇 사장님들의 취향인 모양입니다.
  • alex 2014/02/11 16:18 # 삭제 답글

    기사 재밌게 읽었습니다. 근데 저는 marital package부분을, 시어머니가 며느리 후보의 "몸매"를 체크하기 위해 데려간다고 해석했는데, 그래야 시선 땜에 찜질방 가는 게 부담스러웠다는 앞 문장과 더 잘 연결되는 거 같아서요. "혼수"는 다소 무리한 직역인 듯 합니다.
  • deulpul 2014/02/11 16:26 #

    저도 이게 정확하게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사실 혼수는 좀 말이 안 되긴 해요. 목욕탕에 가서 왜 혼수를 따져? 군기 잡으려고 하나... 또 '며느리자리'라고 했습니다만, 본문엔 그냥 며느리이거든요. 이미 기혼 상태. 여러 가지로 찾아보고 궁리해보다 저렇게 갔습니다만, 어떻게 봐도 조금씩 말이 안 되긴 합니다. 한국 친구의 이야기를 영어로 옮겨 적는 과정에서 뜻이 불분명해진 것 같은데, 기회가 되면 아카디아 김님에게 한번 물어봐야겠네요.
  • melona 2014/02/11 18:07 # 삭제 답글

    독일 거주중인데, 여기에서는 허여멀건한 백인피부를 자기개발에 게으르고, 삶의 여유가 없는 전형적인 하층민의 상징으로 생각하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든 자연이든 인공이든 태닝하려고들 하더라구요. 한국사람들이 흰 피부가 부나 신분의 상징, 나아가 미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더라구요.
  • Nairrti 2014/02/11 23:42 # 삭제

    보면, 이건 전세계 어느 나라나 자신들에게 익숙한 것을 그대로 두는걸 안좋아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동남아에서는 타지 않은 흰 피부에 배 나온 사람을 좋아하고, 한국에서는 매끈한 흰 피부와 날씬한 사람을 좋아하고, 말씀처럼 독일은 그렇다고 하니... 여행 가는 곳마다 그 나라 사람들이 '여기선 이런 사람을 먹어줌'하는게 다들 제각각이라 재밌긴 합니다.
  • deulpul 2014/02/12 19:27 #

    그것도 참 재미있네요.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동기와 더불어서, 외모가 사회경제적 우월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Nairrti님 말씀대로, 자기가 속한 사회에 흔한 외모와는 다른 모습을 선망하고, 보편적인 모습을 벗어나 새롭고 남다른 모습을 갖는 게 비교 우위를 얻는 결과로 이어지는 점도 생각해 볼 수도 있겠고요.

    두 분 말씀 듣고 미적 기준의 글로벌화와 로컬화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가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은 글로벌한 것(좀더 정확히 말하면 대중매체의 묘사를 통해 글로벌화된 것)과 로컬한 것, 혹은 전통적인 것이 뒤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후자의 경우로 극단적인 것은 목이 긴 사람이 예쁘다는 전통적 미 의식 때문에 여성들이 목에 고리를 잔뜩 끼워 늘리는 경우 같은 것이 되겠지요. 문화 산업에 국경이 없어진 요즘에는 미의식도 후자에서 전자로 이동되는 것 같은데, 그 와중에 지역에 따라 새로운 차별적 미의식, 미의 기준이 생겨난다는 것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 앨런비 2014/02/13 17:57 #

    한국의 미의식은 어떤 면에서는 고전적인 편이라서요. 하얗고 완벽한 것을 추구하는 점에서 특히; 그리고 독일은 특이한게 화장을 하지 않은 맨피부를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생각하더만요; 여자와 말하는데 마치 남자와 말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_-;; 러시아애는 그걸로 독일애들을 까고 있었고(...)
  • 푸케 2014/02/13 21:10 # 삭제 답글

    읽어볼만한 글이라서 퍼갑니다. 개인블로그입니다.
  • 세진 2014/02/14 00:47 # 답글

    와.... 진짜 괜히 슬퍼지네요.
    ... 정말 좋은 글이네요.. 번역까지..
  • deulpul 2014/02/15 13:23 #

    슬퍼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고요... 잘 하는 것은 키우고 문제가 있는 것은 조금씩 고쳐나가면 되겠지요. 필자가 '한국이 여전히 학습하고 있다'라고 하거나, 인터뷰에 나온 사람들이 '점점 더 열린 사회가 되고 있다"라고 하는 것처럼요.
  • 2014/02/15 10:0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2/15 13:2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deulpul 2014/02/20 06:18 #

    지적해 주신 데 따라 수정한 부분은 '바로잡습니다(for the record)'의 의미가 있어서 공개로 기록해 둡니다. 번역에서 에뛰드 하우스의 모회사 이름을 '아모레 태평양(원문에는 Amore Pacific)'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아모레퍼시픽'이 맞는 이름입니다. 아모레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던 (주)태평양은 2002년에 영문 회사 이름을 'AMOREPACIFIC'으로 바꾸었고, 2011년에는 한국 이름도 '아모레퍼시픽'으로 바꾸고 '태평양'을 사명에서 빼버린 것 같습니다.
  • 미스티 2014/02/16 05:30 # 삭제 답글

    이글을 보면서 2년전쯤에 봤던 전 이기사가 떠올랐습니다. ^^
    http://www.nytimes.com/2012/08/04/world/asia/in-china-sun-protection-can-include-a-mask.html?_r=0
  • deulpul 2014/02/20 06:19 #

    이것도 아주 재미있는 기사네요. 글감이 글감이니만치, 찜질방 기사보다 좀더 희극적으로 묘사한 것 같습니다. 외모를 계급의 증표라고 보는 점도 잘 나타나 있고요. 이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도 운전할 때 쓰는 하얀 장갑이나 얼굴을 통째로 가릴 수 있는 유색 챙 모자 같은 게 똑같은 목적으로 유행하곤 하지요. 행정당국이 은근히 규제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할까요.
  • 0Q 2014/02/16 10:38 # 삭제 답글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내부의 시선과 외부의 시선은 많이 다르네요.
    아무리 비정상적인 것도 너무 자주 보다보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하철 복사 붙여넣기 한듯한 성형외과 광고가 처음엔 너무 웃겨서 사진찍어 친구에게 보여줬지만, 강남로의 사람들 얼굴이나 성형외과들을 보면 아 그런가보다 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름대로의 미를 추구하는 것이야 자기만족을 위해서 나쁠 것 없지만, 한국에서의 미 추구는 글쎄요. 추구하면 할수록 자기만족보다는 환상에 대한 갈망이 커지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사람은 황폐해지고 기업들만 배부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
  • deulpul 2014/02/20 06:30 #

    저는 이 기사를 읽고 여러 분의 말씀을 들으면서, 외모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세태를 좀더 열린 마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욕망뿐만 아니라 사회적 압력이라는 요소도 아주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말씀처럼 이것이 상업화로 연결되어, 부정적인 사회적 압력을 더욱 더 조장함으로써 이윤을 발생시키는 양상을 낳는 것은 우리 사회가 고민해 보아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외모지상주의가 한국 사회의 한 병폐이고 외모 강박을 갖게 되는 보통 사람들이 피해자라면, 외모와 관련한 산업이나 대중 매체는 가해자라고 할 수 있겠지요.
  • 팔도한량 2014/02/21 14:48 # 삭제 답글

    얼굴이 예뻐야 한다는 강박관념,
    TV에 나오는 20대 연예인의 얼굴은 대체적으로 예쁘기는 합니다만,
    몰개성적입니다.
    저는 안면인식장애가 없는 사람이지만 50대에 진입하고 보니, 사람보는 눈에 총기가 빠져서 인지
    가끔 TV를 보면 젊은 연애인은 누가 누군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사실 관심도 없어졌구요.

    특히, 성형이라는 것도 자신의 얼굴중에서 부족한 것을 보충하는 개념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유명한 연예인과 닮게 보이고자 하는데 열광하기 때문에,
    요즘 젊은 여자들의 얼굴은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비슷비슷해져가는게 아닐까요?

    이런건 과거 우리의 생활이 6,70년대 경제개발에서 비롯된 공장화, 획일화 시스템
    그리고 정치적으로 군사독재로 부터 강요되어져 온 집단화 같은 사회적 유전자가 각인되어져 버렸기
    때문에 그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피득 스쳐갑니다.
  • deulpul 2014/02/21 17:48 #

    제가 한국 텔레비전을 보는 일이 드문 탓이겠지만, 가끔씩 보게 되는 일부 연예인의 얼굴이 이상하고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을 자주 갖게 됩니다. 남자든 여자든 코는 왜 하나같이 그렇게 얼굴에서 따로 놀게 만들어 세웠는지, 눈밑은 하나같이 왜 다 그렇게 생겼는지 아주 이상하게 보입니다. 근데 이걸 매일 접하다보면 그게 자연스러운 모양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겠지요. 또 미(美)의 사회적 기준이 될 테고요. 이제는 정상적인 얼굴과 체형을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며 비정상을 염원하는 일이 염려스럽게 됩니다...

    성형수술을 하면 왜 얼굴이 비슷해지는가는 전에 http://deulpul.net/3949589 에서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개성보다는 대중매체를 통해 눈에 익숙해진 보편적인 모습을 지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획일화 경향의 원인으로 과거의 정치사회적 경험을 지적해 주신 것은 중요한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해 온 유구한 전통이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은 미적 기준뿐 아니라 우리 사회와 개인의 여러 측면에도 함께 해당되는 말이겠지요.
  • 생각하게 하네요. 2014/02/28 10:43 # 삭제 답글

    저도 이 기사 꽤 재밌게 읽었던지라 두서없이 몇자 남깁니다. 벌써 미국 생활 15년째네요. 예전에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는지에 관심도 많고 이번 기사처럼 마냥 좋은 각도로 비춰지지 않을때는 많이 속상하고 그랬습니다. 특히 일본, 중국과 비교해서 우리나라 이미지가 좋지 않을때는요. 그런데 요즘들어서는 좋은 모습도, 나쁜 모습도 다 우리 사회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에 그만큼 속상하지 않네요. 트렌드도 자꾸 바뀌는 것이고, 제 눈에 좋지 않아 보이는 성형같은 것도 다 그네들의 사정이 있어서 그렇겠 하고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뭐 우리나라 이미지를 좋게 보여준다고 해서 미국/유럽에서 신경쓰는 것도 아니구요. 그들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국가 경제력이나 기술이 있으면 함부러 못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다 자기 국익에 맞춰서 행동하지… 가끔씩은 ABC/NBC/ 공정할 것 같은 NYT에서도 미국 두둔하는 기사 앵글이 느껴지구요. (예를 들어 최근 gracie gold가 1등도 할 것 같이 feature article이 났더라고요).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반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아마 올림픽이 끝나서 더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 deulpul 2014/03/05 10:34 #

    네, 맞습니다. 이런 일을 기회로 하여 우리가 생각해 볼 게 있다면, 우리가 밖의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가 아니라 우리가 잘 살고 있는가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러한 기사, 혹은 비슷한 관찰은 그렇게 스스로를 돌아보며 고민해 볼 계기를 주는 정도의 의미로 충분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 Uni 2014/02/28 14:59 # 삭제 답글

    전 태어난 이후로 한국에서만 30여년을 살아왔지만, 사는 내내 저 미국인 기자 만큼이나 저런 문화가 신기하면서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고 거북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마치 이상한 나라에 있는 듯한 낯선 느낌이 불편해서 한국 사회에 녹아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느낌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는 잘 몰랐습니다. 그러다 나이가 들어 최근에야 서구권 나라 몇 곳에서 살게 되었는데, 좀 섣부른 판단을 하자면 '이런 게 사람 사는 모습이구나' 싶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 deulpul 2014/03/05 10:41 #

    개성과 취향과 신념에 따라서, 한국 사람이더라도 한국의 관습과 문화를 불편하게 느끼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많이 없어진 것으로 압니다만) '짜장면으로 통일!' 한다든가 제 시간에 퇴근하지 못하는 사무실 문화, 이력서에 필요도 없는 사진을 붙여야만 하는 외모 확인 문화, 누구나 장애자가 될 수 있음에도 장애를 열등함과 동등하게 생각하는 분위기 등... 그런 점에서 보면, 상식을 사회 제도와 관습으로 좀더 폭넓게 채택한 서구 사회가 살기에 좀더 수월한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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