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읽는 시간 중매媒 몸體 (Media)

<뉴스페퍼민트>를 경유하여 보게 된 미디엄(Medium.com)의 '최적 길이 포스팅 찾기'.

문제 의식, 추적 방식, 결과의 표현 방식이 모두 흥미롭다. 그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우선 몸풀기로, 포스팅을 읽는 시간은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좀 살펴보자. (글 대신 포스팅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글보다 이미지 위주로 된 게시물도 흔하기 때문이다.)

미디엄의 '최적 길이 포스팅 찾기'는 포스팅 길이에 따라 유입 독자수나 머무는 시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데이터 그래프화를 통해 살펴보고, 클릭수나 머무는 시간을 최대로 하려면 포스팅의 길이가 얼마가 되어야 하는지를 추산해 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포스팅의 길이'다. 미디엄은 자기네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읽는 시간으로 환산한 길이(read time, 이하 읽는 시간)'를 변수로 썼다.

인터넷 미디어 중에는 포스팅을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을 분 단위로 명시하는 데가 있다. 블로그 미디어 형태로 글을 발간하는 미디엄이나 큐레이션 형식으로 글을 모아 보여주는 리더빌리티 등이 그렇다. 독자에게 포스팅 길이를 미리 알려주어, 클릭을 할지, 혹은 언제 읽을지를 결정하도록 도와주는 정보 조각이 되겠다.

왜 시간 단위인가? 웹 문서의 분량을 표현하는 실용적인 단위이기 때문이다. 웹 문서에 '원고지 20매' 같은 단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화면이나 스크롤 길이도 모니터 크기에 따라 달라지며, 모바일 기기로 가면 더욱 변화가 커진다. 영어 문서에서 길이를 표현하는 가장 흔하고 전통적인 방식인 '단어 수'는 깔끔하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쉽게 와닿지 않고 이미지 위주의 게시물에서는 의미가 없어진다. 포스팅의 길이를 '읽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표현하는 것은 간명하고 매우 실용적이다.

그러나 글이나 이미지를 시간으로 환산하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읽는 시간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문자와 이미지로 된 포스팅의 길이를 시간 단위로 바꾸려면 일정한 공식이 필요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단어 수에 비례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결정하는 것이다. 1분 동안 읽을 수 있는 단어 수를 정하고, 해당 포스팅의 단어 수를 이 수치로 나누면 된다.

미디엄이 처음에 적용한 방식도 이것이다. 미디엄이 소개한 바에 따르면 이렇다:


  • 보통 성인의 읽는 속도(분당 275단어)를 기준으로 하여 포스팅 단어 수를 분으로 환산
  • 사진에 대해서는 각각 12초를 부여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삽입된 이미지 수가 많은 포스팅에서는 이미지를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실제보다 과대평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예컨대 이미지 140개가 들어간 포스팅이 있었는데, 이를 미디엄의 공식으로 환산하면 이거 하나 보는데 1시간 30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나온다. 그래서 이미지에 할당한 시간을 조정했다고 한다:


  • 첫 번째 이미지는 12초로 환산
  • 두 번째~10번째까지는 1초씩 차감 (두 번째 이미지는 11초, 세 번째 이미지는 10초...)
  • 11번째 이미지부터는 무조건 3초로 환산


이것이 지금 미디엄이 쓰고 있는 환산 공식이다.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이런 환산 방식은 다분히 자의적이어서 실제로 읽는데 걸리는 시간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그냥 재미로 붙이는 정보 조각이라면 대충 비슷하기만 해도 괜찮겠지만, 그 의미를 (예컨대 최적 길이 포스팅을 규명하기 위한 변수로 쓸 정도로)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좀더 과학적으로 객관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즉,

1. 읽는 사람(개별 독자) 간의 차이까지 고려할 수는 없으므로 이것은 제외한다.

2. 글에 쓰인 단어의 난이도가 읽는 데 걸리는 시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같은 단어 수의 글이라도 대법원 판결문과 동화책은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다르다. 단어의 난이도는 흔히 readability로 표현되는 글의 이해 속도 측정에 중요한 요소다. readability는 영어의 경우 연구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으므로 이를 활용할 수 있다.

3. 사진이나 그래프 같은 이미지 요소의 경우, 미디엄처럼 단순히 등장 순서를 기준으로 시간을 차등하기보다 일정한 기준에 따라 유형화하고 이런 유형화를 시간 차이로 환산하는 편이 더욱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4. 계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일단 부여한 읽는 시간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어떤 포스팅에 대해, 이를 끝까지 다 읽은 사람들이 실제로 쓴 시간을 데이터로 하여 다시 되먹임하는 방식이다. 이런 작업은 모두 소프트웨어적으로 일괄 처리할 수 있다. 만드는 게 귀찮아서 그렇지.

5. 포스팅에 삽입되는 새로운 미디어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미디엄의 경우 포스팅에 유튜브 동영상이 들어갔을 때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는 방법이 없다.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 형태로 된 요소, 삽입된 음악이나 음성 파일 등도 고려되어야 한다.

6. 원활한 읽기를 방해하는 요소, 이를테면 비문이나 꼬인 문장 같은 것을 전자적으로 잡아내 가중치로 환산하는 방식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이것은 아무래도 좀 미래의 과제로.

인터넷 환경에서 '읽는 시간'은 언젠가 웹 문서의 분량을 결정하는 보편적 단위가 될지도 모른다. 텍스트와 이미지가 함께 어울리게 마련인 웹 매체에 적당한 단위일 뿐만 아니라, (잘만 된다면) 단어 수나 원고지 매수보다 훨씬 정교하게 쓰는 자와 읽는 자의 수고를 수치로 환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이트는 자유기고가 여러분의 투고를 받습니다. 원고료는 읽는 시간 1분당 5천원입니다."

그런 날이 오지 않더라도, 어쨌든 제대로 하려면 고려해야 할 게 많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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