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광고 처벌 중매媒 몸體 (Media)

광고임을 밝히지 않고 개인의 사용 후기로 위장한 블로그 마케팅에 대해 처음으로 징벌이 가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블로거들에게 대가를 지급하고 포스팅을 올리게 하면서도 이러한 사실을 밝히지 않은 네 기업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납부 명령을 내렸다. 과징금은 모두 합쳐 3억900만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당 기업들은 블로그 마케팅을 위해 광고 대행사와 협약을 맺고, 대행사들은 블로거를 섭외하여 해당 상품을 추천하거나 보증하는 포스팅을 올리게 하였다. 그 대가로 포스팅 1건당 2천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지급했다.

위장 광고를 이끈 온라인 광고 대행사는 지어소프트(오비맥주), 한국오길비앤매더(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클렉스(카페베네), 미래아이엔씨(씨티오커뮤니케이션)등 네 곳이다. 지어소프트와 한국오길비앤매더는 다른 대행사에 재하청을 주어 블로그 마케팅을 시행했다.

블로거들은 광고 대행사의 의뢰를 받아 맥주, 자동차, 커피, 쇼핑몰 등과 관련한 포스팅을 올리고 돈을 받았다. 대가를 받은 사실은 포스팅에 쓰지 않았다.


이번 시정조처에서 문제의 포스팅을 쓴 개별 블로거들은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공정위의 보도자료는 이렇게 설명했다:

(해당 블로거들에 관한 조치) 이들이 광고를 게재해주겠다고 먼저 접근한 사실이 없고, 광고 대가가 1건당 2,000원에서 10만 원으로 소액에 불과하여 사업자로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별도로 시정조치를 부과하지 않았음.

다시 말해 블로거가 먼저 광고 포스팅을 해주겠다고 접근하거나(일명 블로거지), 의뢰를 받더라도 액수가 크거나 업무로 볼 정도로 빈번하다면 블로거 역시 조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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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이번 조처는 2011년 7월에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 때, 블로그 등에서 의뢰를 받고 추천이나 보증 형태의 광고를 낼 경우 경제적 대가 지급 사실을 표시하도록 한 이후 첫 적용 사례다.

2011년 6~7월에는 이른바 베비로즈 공동구매 사건이 터져서, 정도를 밟지 않는 블로그 마케팅이 뜨겁게 논란이 된 때다. 그 때 나는 이렇게 썼다.

기업이 마케팅을 하고 블로거가 이에 응하여 제품 홍보에 참여하는 것이 그 자체로 문제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김연아가 휴대폰 광고를 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리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만 한 가지 전제가 있다. 광고가 광고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김연아가 휴대폰 광고를 할 때, 김연아 개인이 그 휴대폰을 정말 좋아해서 들고 나온 게 아니라, 기업과 모델 계약을 한 뒤 모델료를 받고 휴대폰 광고를 하고 있다고 누구나 인지하는 것처럼 말이다.

공정위의 표시광고 심사지침은 올해 6월 개정 때, 협찬을 받은 블로그 포스팅에서 대가 제공 사실을 제대로 표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아예 '표준 문구'를 제정했다. 이런 성격의 포스팅에는 아래 문구를 삽입해야 한다:


이런 문구는 본문 내용과 구별되도록 포스팅의 맨 처음이나 맨 아래에 넣어야 하며, 글자를 크게 하거나 색깔을 달리 하여서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물론 이 표준 문구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그대로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 김학무 조사관은 "이런 문구를 기본으로 하고 내용을 조정할 수 있지만, 어떤 형태라도 광고주 이름과 수수료, 제품, 포인트 등 받은 대가의 내용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모호한 형태는 실격이다. 예컨대,

  • 이 제품은 A사로부터 후원(지원)받은 것임
  • 이 제품은 A사와 함께 함
  • 이 글은 A사 00제품 체험단으로 진행한 글임
  • 우연한 기회에 A사의 00제품을 알게 되었어요
  • A사 제품을 일주일간 써보게 되었어요
  • 이 글은 A사의 00제품을 체험한 후 제가 느낀 점을 그대로 작성하였음
  • 이 글은 정보/홍보성 글임
  • 이 글은 홍보문구가 포함되어 있음

등은 모두 잘못된 표시 방법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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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을 갖추지 않은 위장 블로그 마케팅을 보면 공정위에 신고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해당 포스팅이 어떤 대가를 받고 쓰였다는 것을 확인하기는 어려우므로, 현실적으로 블로그 독자가 신고를 하기는 쉽지 않다. 어쨌든 이런 일에 대한 신고는 꾸준히 들어온다고 한다. 공정위는 불공정한 내용일 가능성이 높으면 직권 조사를 통해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광고 마케팅을 하는 기업도 사술을 부리지 말고 공정한 자세로 접근해야 하겠거니와, 블로거 쪽에서 보면 처벌 이전에 블로그 이웃이나 독자에게 정보를 공정하게 전달한다는 기본적인 상식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하겠다. 물론 무분별한 사익 추구 의지 앞에서 이런 이야기는 쉽게 공염불이 된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도둑이 나쁜 짓인 줄 몰라서 도둑질 하는 건 아니다.

이런 상식을 외면한 채 비슷한 일을 더 적극적으로 벌이는 전문 집단이 있다. 언론의 탈을 쓴 광고 하청업자들이다. 일개 블로거에게도 강요되는 광고 표시 의무가 기사를 가장한 언론 광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쓰디 쓴 코미디다. 오히려 더 규제를 해도 모자랄 판에 말이다. 블로거가 받는 2천원과 언론이 챙기는 20만원 사이에는 1백 배 차이가 있다. 개인 블로그와 언론 매체의 영향력 차이는 그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좋은 영향력이라면 좋겠지만, 경계하고 규제해야 할 나쁜 영향력이라면 그 해악도 개인 블로그가 끼치는 것의 몇백 배가 된다.

아무리 뽀대나는 이름을 붙이고 기발한 컨셉을 내세우더라도, 돈 받고 홍보해 주는 글은 본질적으로 광고다. 광고는 광고주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메시지일 뿐, 어떤 형태를 띠더라도 객관적 사실이 되기 어렵다는 점은 블로그 포스팅이든 언론 매체를 빌어 실리는 글이든 똑같다. 대가를 받았음을 공지하는 것은 독자를 속이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의무다. 사기 당하고 기분 좋은 놈 아무도 없다.


[덧붙임]

후원 사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는 형태로 블로그 마케팅을 진행한 기업에 대해 공정위가 시정 조처를 내렸다는 소식은 어제 이미 나왔다. 이를 내가 다시 쓴 것은, 공정위가 낸 보도자료를 그대로 전하는 매체 기사들에서 다음 다섯 가지 사실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 공정위는 어떻게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시정 명령과 과징금 부과에 이르게 되었는가
2. 광고 회사 등 관련자는 누구인가
3. 개인 블로거는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가
4. '표준 문구'의 구속성은 어디까지인가
5.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블로그나 포스팅을 실제로 신고할 수 있는가

2~5는 위에 썼고, 1에 대해서는 '직권 조사 형태로 밝힌 사실이며, 구체적인 조사 방법은 공개하기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


※ 관련글: 미국 FTC의 블로그 마케팅 규제 내용
※ 공정위 '추천 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각년 개정본
※ 도표 이미지: 공정위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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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근성오빠 2014/11/04 21:08 # 답글

    게재를 하는 것만으로 돈을 받지는 않는데

    링크에 코드를 달아서 링크를 타고 해당 사이트에 가서 구매하는 경우 수수료가 떨어지는 것도
    위의 경우에 속하는건가요?

    ex) 링크프라이스나 아이라이크 클릭 같은 회사나...아마존의 affiliate, 알라딘의 ttb 요~
  • deulpul 2014/11/05 03:47 #

    아닙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관련 규정이 '추천/보증에 관한 표시광고'라고 하는 점을 참고할 수 있겠습니다. 물건을 사용해본 체험기 같은 형태를 취하였지만 사실은 대가를 받고 작성한 글이라서 객관적인 평가가 되기 어려운 경우에, 이런 사실을 밝혀 평가의 한계를 알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수익이 노출에서 발생하든(CPM) 클릭에서 발생하든(CPC) 구매 등 구체적인 행위에서 발생하든(CPS, CPA) 상관없이, 광고가 광고임을 독자가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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