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미디엄, 구글 번역, 윈터 블루스 섞일雜 끓일湯 (Others)

웹에서 글을 쓰고 발행할 수 있는 도구인 미디엄(medium.com)을 뒤늦게 살펴봤습니다. 아주 간단하고 간명하게 되어 있어서, 오로지 아이디어와 메시지의 생산-유통에만 초점을 맞춘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대체로 복잡하고 알록달록한 것보다 담백하고 간명한 것을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미디엄은 좀 지나치지 않은가 싶네요. 레이아웃을 건드리지 못하게 한 것은 땡큐지만 글자의 색이나 크기까지 손대지 못하게 한 것은 불편합니다. 이용자에게 최소한의 통제권을 주는 편이 좋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이런 장치 다 뺀 게 미디엄의 특징이란 것을 모르진 않습니다. '닥치고 글이나 쓰쇼'랄까요. 하지만 취향에 따라 불편하게 느낄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 충격! 경악! 적인 것은 글자체입니다. 한글을 써봤더니 도저히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모양이 나오네요. 앞 포스팅을 제목과 함께 넣어 봤습니다.




이게 무슨 폰트인가요. 명조체 계열인 것 같은데, 1990년대 워드프로세서로 쓴 정부 공문서 같은 느낌이 납니다. 무엇보다 가독성이 떨어지네요. 이렇게 찍어놓고 어떻게 읽으라고 하겠니.

물론 영어 글자로는 시원하게 잘 나옵니다. 당연한 얘긴가.




웹 문서에서 글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한 미디엄 게시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미디엄 측에서 쓴 글은 아닙니다.) 제목은 '글자체에도 감정이 있다(Fonts have feelings too)'이고 부제는 '미디엄이 당신을 아주 상쾌하게 만드는 이유(Why Medium makes you feel so damn good)'입니다. 글에 제시된 것과 똑같은 이유로 한글판에 대해서는'Fonts have feelings too - Why Medium makes you feel so damn bad'라고 해야 할 것 같네요.

미디엄 서비스를 시작할 때 외국 사용자도 염두에 두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한글의 경우 최소한의 컨설팅이라도 받았다면 이런 모습은 아니었겠죠. 미디엄을 만든 사람은 트위터의 창업자 중 한 명인 에번 윌리엄스입니다. 트위터는 같은 140자 제한이라도 표현할 수 있는 정보량에서 영문 등 로마자 계열과 한글이 다릅니다. 이렇게 국가나 언어에 따라 서비스 내용에 의도하지 않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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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엄에 영문을 적용해 보면서 오랜만에 구글 번역(한-영)을 돌려보았습니다. 두 언어 사이의 장벽은 여전히 높구나 싶지만, 상대적으로 상당히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영문 텍스트가 있는 인용문(오바마 인터뷰)의 한글 번역문을 한-영으로 돌려보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질문과 대답이 그 의미상 거의 완벽하게 번역됩니다. 한국어로 좀더 직역해 번역했더라면 더욱 일치하였겠지요. 이 사례 하나로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여하튼 많이 좋아졌네요.

사실 저로서는 구글이 이렇게 노출이 많은 특정 문서들(매체 기사문 등)의 경우 원문을 참조하여 영역하는 메커니즘을 돌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황당한 의심도 조금 듭니다. 황당한 생각이긴 하지만 구글이 하는 일이 워낙 무서운지라 그런 생각도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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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윈터 블루스로 인한 아노미 현상:





그런 말 몰라요? 한 번 틀리면 내가 알고, 두 번 틀리면 동료가 알고, 세 번 틀리면 손님이 알고.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중에서)

세상 일이란 어느 영역에서나 다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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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2월8일 04:45)

미디엄을 시험해 볼 때 등록한 계정(via 트위터)으로 이메일이 왔습니다. 친구들에게 미디엄을 추천할지를 0~10의 등급으로 평가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저는 1을 선택했습니다.




바로 추가 페이지가 열리면서 '1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좀더 알려주세요'라는 입력창이 나왔습니다. 한국어로는 글자체가 너무 좋지 않아서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한국인은 별로 없을 것 같고, 좀 찾아봤더니 시험해 본 한국인 중에 그런 의견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고 적어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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