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다음날 '장도리' 중매媒 몸體 (Media)

나는 <경향신문>에 실리는 4컷 만화 '장도리'(박순찬 그림)의 팬이다.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에 실린 것도 좋지만, 온라인으로는 그림이 원화 그대로 칼라판이라서 더욱 좋다. 혹시 놓치더라도 달력 인터페이스로 과거 만화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점도 좋다.

그런데 이번달 4월의 '장도리' 달력은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주말은 만화가 실리지 않으니까 빠져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4월14일, 총선 다음날도 빠져 있다. 링크가 없어 클릭을 할 수 없다. (지금 위 그림의 '14' 위에 마우스를 올리시는 당신은...)

총선 결과가 확정된 중요한 날 박 화백이 놀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만화가 없다.

원래부터 없던 것은 아니다. 이 날 실린 만화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내용이 인상적이어서 캡쳐해 둔 덕분에 원화를 보존할 수 있었다. 그림 일부에는 내가 약간 물칠을 했다.




가장 중요한 세 번째 장면에 물칠을 했더니, 만화 전체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더 궁금하시죠? 그래도 할 수 없다. 이 만화를 내린 취지로 추정되는 사정을 고려하면 이 장면을 공개할 수 없다.

왜 만화의 링크가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 추정컨대 편집국 밖에 있는 회사 간부가 그림의 표현이 좀 심하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고, 외부에서 항의를 하여 이를 수용하였을 수도 있다. 혹은 한국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이 둘의 짬뽕(권력 기관이 언론사 간부에게 항의하고 간부가 편집국에 지시를 내리는 방식)인지도 모른다. 여하튼 온라인과 종이 지면에 이미 실린 만화가 사라지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물론 바람직한 일도 아닐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이를 이성적으로 적절히 사용하는 일도 중요할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쨌든 표현의 자유가 정부와 개인이 존중해야 할 대원칙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언론에서 수행되는 표현의 자유는 더욱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만큼 중요하지는 않지만, 언론이 독자에게 적절히 양해를 구하는 일도 중요할 듯싶다. 왜 기사가 사라지게 되었는지를 간단하게나마 알려주는 것이 책임 있는 언론사로서 독자에 대해 지켜야 할 예의가 아닌가 싶다. 지금 4월 14일자 '장도리'의 모바일 판에는 다음날인 15일자 만화가 올라가 있다. 그래서 14일과 15일의 만화가 똑같다. 아무런 설명 없이 14일 날짜를 달고 15일 그림을 보여주는 것은 일종의 기만이다.

이 14일의 가짜 그림 밑에 달린 댓글은 원래의 그림에 대한 댓글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내용과 상관없이 뜬금없는 헛소리를 하고 있는 꼴이 되어 있다.

이 만화의 표현이 심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박근혜뿐 아니라 노무현과 김대중도 저렇게 표현할 수 있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누가 대상이 되든, 지지자들은 싫어하겠지만 반대자들은 속시원하다고 여길 것이다. 언론사의 관점을 담은 editorial cartoon이 양쪽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그러나 권력이 전화기를 든다면, 이것은 다른 문제다. 물론 이 '장도리'의 경우 어떤 경위로 링크가 사라졌는지를 내가 확실히 알지 못한다는 것은 위에서 쓴 바와 같다.

어쨌든 이 만화는 종이 신문에는 당연히 그대로 남아 있다. 이를테면 레어템이다. 저도 한 부 있습니다. 비싸게 구입하실 분은 아래 댓글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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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coco 2016/04/22 18:54 # 삭제 답글

    박순찬님 튀터에서 볼수 있습니다
  • deulpul 2016/04/22 19:40 #

    넵, 해당 회의 그림은 박순찬의 트위터(http://twitter.com/jangdorie?lang=ko)와 경향신문 트위터(http://twitter.com/kyunghyang?lang=ko)에 14일 당일 게재한 내용이 남아 있습니다.
  • 지나가다 2016/04/22 23:04 # 삭제 답글

    경향신문 홈피에 해당 만화 링크 멀쩡히 살아 있습니다. 달력 그림에서 14일 찍으니 잘 나오는데요.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artid=201604132310102&code=361102

    말씀대로 만일 홈피에서 며칠간 노출이 안 됐던 게 실제 있었던 일이라 하더라도, 단순히 기술적인 오류 때문에 생긴 일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런 근거가 없는데 표현의 자유까지 거론되는 건 좀 의아하네요. 해석의 과잉 아닌가요.
  • deulpul 2016/04/22 23:25 #

    부활했군요... 기술적 오류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ar 2016/05/03 14:57 # 삭제

    22일자로 기사가 수정된 걸 보면 이 날 복구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습니다.
    기술적 문제라면 그날로 해결이 되지 열흘 동안 기사가 안보이게 두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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