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도시의 이사 이야기
철광석 생산으로 유명한 스웨덴 최북단 도시 키루나가 도시 전체를 통채로 옮길 예정이라고 한다. 도시 밑 지반에서 채굴이 이루어지면서 도시의 안정성이 위험해졌기 때문이다.
위 글은 이 도시의 이전 계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간단히 소개한다. 산업적/경제적 필요와 주거권이 충돌하는 상황이 흔히 벌어지는 세상에서,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민주적이고 주민친화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라 할 만하다. 남의 나라 이야기라 배가 아프더라도 꾹 참고 꼭 읽어볼 만한 이야기다.
기사는 "이곳에는 세계 최대의 철광석 탄광이 있다"라고 한다. '철광석 탄광'이란 말은 없다. 탄광은 석탄을 캐내는 광산을 뜻한다. 앞의 탄(炭)은 숯이나 석탄을 뜻하는 한자다. '철광석 탄광'이라고 하면 '철광석을 캐내는 석탄 광산' 같이 우스꽝스러운 말이 된다. 키루나에 있는 산업 시설을 바르게 표현하면 '철광석 광산' '철광석 채굴지' 정도가 될 것이다.
위 문장에는 또다른 잘못이 있다. 키루나에는 세계 최대의 철광석 광산이 있지 않다. 세계적인 거대 철광석 광산은 호주와 브라질 쪽에 있다. (아래 표 출처 및 또다른 자료)
키루나는 세계 최대의 철광석 광산이 아니라 세계 최대의 '철광석 지하 광산'이다. 말하자면 세계적인 철광석 광산들은 대부분 노천 광산이고, 지하에서 채굴하는 것으로는 키루나가 세계 최대라는 것이다.
기사는 다음과 같이 썼다.
이 글은 종이 신문과 인터넷판에 함께 실린 것이다. 이게 다른 나라 매체 기사였으면, 인터넷판 기사에서 '여기는 키루나: 도시를 옮기는 법'이라는 부분에는 틀림없이 해당 동영상 링크가 달렸을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는 기자가 얻은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또 '주민들의 희망찬 표정'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동영상을 보면 영어를 모르더라도 키루나 이주 계획이 어떤 분위기에서 진행되는지 잘 알 수 있다.
인터넷 세상이라고 하면서도 한국 저널리즘은 구석구석에서 여전히 인터넷 문법과 거리가 멀다.
철광석 생산으로 유명한 스웨덴 최북단 도시 키루나가 도시 전체를 통채로 옮길 예정이라고 한다. 도시 밑 지반에서 채굴이 이루어지면서 도시의 안정성이 위험해졌기 때문이다.
위 글은 이 도시의 이전 계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간단히 소개한다. 산업적/경제적 필요와 주거권이 충돌하는 상황이 흔히 벌어지는 세상에서,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민주적이고 주민친화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라 할 만하다. 남의 나라 이야기라 배가 아프더라도 꾹 참고 꼭 읽어볼 만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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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이곳에는 세계 최대의 철광석 탄광이 있다"라고 한다. '철광석 탄광'이란 말은 없다. 탄광은 석탄을 캐내는 광산을 뜻한다. 앞의 탄(炭)은 숯이나 석탄을 뜻하는 한자다. '철광석 탄광'이라고 하면 '철광석을 캐내는 석탄 광산' 같이 우스꽝스러운 말이 된다. 키루나에 있는 산업 시설을 바르게 표현하면 '철광석 광산' '철광석 채굴지' 정도가 될 것이다.
광산, 채굴지: mine
탄광: coal mine
철광석 광산: iron ore mine (O)
철광석 탄광: iron ore coal mine (X)
위 문장에는 또다른 잘못이 있다. 키루나에는 세계 최대의 철광석 광산이 있지 않다. 세계적인 거대 철광석 광산은 호주와 브라질 쪽에 있다. (아래 표 출처 및 또다른 자료)

키루나는 세계 최대의 철광석 광산이 아니라 세계 최대의 '철광석 지하 광산'이다. 말하자면 세계적인 철광석 광산들은 대부분 노천 광산이고, 지하에서 채굴하는 것으로는 키루나가 세계 최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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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다음과 같이 썼다.
지난 17일 스웨덴 정부는 ‘여기는 키루나: 도시를 옮기는 법’이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 등장하는 키루나 사람들에게는 한국에서 재개발로 산동네가 사라지고, 댐 건설로 마을이 통째로 물에 잠길 때마다 보았던 주민들의 무력한 표정은 찾기 어렵다.
이 글은 종이 신문과 인터넷판에 함께 실린 것이다. 이게 다른 나라 매체 기사였으면, 인터넷판 기사에서 '여기는 키루나: 도시를 옮기는 법'이라는 부분에는 틀림없이 해당 동영상 링크가 달렸을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는 기자가 얻은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또 '주민들의 희망찬 표정'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동영상을 보면 영어를 모르더라도 키루나 이주 계획이 어떤 분위기에서 진행되는지 잘 알 수 있다.
인터넷 세상이라고 하면서도 한국 저널리즘은 구석구석에서 여전히 인터넷 문법과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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