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여전 때時 일事 (Issues)

<포린 폴리시>에 7월 14일자로 올라온 박근혜 정부 비판 글이다. 미묘하지도 않고 명문도 아니다. 어려운 단어도 거의 없다. 구성과 묘사에 많은 공력을 들이지 않았다. 글의 내용이 고민할 거리조차 되지 않는다는 뜻일 것이다. 대신 구석구석에서 짜증과 경멸이 읽힌다. 일일이 단 링크에서 그런 기분이 물씬물씬 풍긴다.

우리야 익히 아는 내용이다. 외국에서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이런 글을 보는 외국인은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게 될지가 포인트가 되겠다. 또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비상식적인 것인지, 우리가 이런 상황에 둔감하고 익숙해져 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일깨우는 경계로 삼아도 될 듯하다.

(링크는 모두 원문에 달린 것이다.)



한국은 독재로 돌아가고 있는가?
-- 박근혜 대통령은 반대자를 탄압하고 언론인을 제소하며 야당 정치인을 투옥하고 있다.

By Dave Hazzan


한국에서 표현과 집회의 자유에 대해 가해진 가장 최근의 탄압은 지난 7월 4일 이 나라의 강력한 노동 조직인 민주노총의 지도자를 불법시위 주도 혐의로 유죄 판결한 것이다. 서울지방법원은 한상균에 대해 (작년) 11월 14일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비롯하여 2012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시위들을 조직한 혐의로 징역 5년과 벌금 436달러를 선고했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이 판결이 "한국에서 평화롭게 집회를 열 권리를 축소시킨 사례"중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사실 한국에서 열렬하고 종종 폭력적인 거리 시위는 1948년 이 나라 정부가 수립된 이래 국가적 스포츠가 되어 왔다. 1990년대 초에 야당 지도자였던 김영삼이 40년 이상 계속되어 왔던 권위주의 통치를 끝내기 전까지 (국민의) 저항을 탄압하는 일도 일상적이었다. 한국 대통령 박근혜와 그녀가 이끄는 새누리당은 2013년 2월 25일 집권한 이후 언론인을 고발하고 노동 지도자와 야당 정치인을 투옥하며 언론을 검열하고 정당을 해산시켜 왔다. 그녀를 도운 것은 우파 조직들과 이 나라의 정보 기관인 국가정보원이었다. 국정원은 2012년 대통령 선거 기간에 박근혜를 위해서 수백만 개의 불법 트윗을 유포하는 공작을 펼쳤다,

박근혜가 이와 같이 독재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경향에 대해, 많은 사람은 그녀가 그렇게 키워진 데서 이유를 찾는다: 박근혜는 1961년 쿠데타를 일으키고 군부 세력의 우두머리 자리를 차지한 뒤 두 해 뒤에 대통령으로 선출된 한국군 장성 박정희의 딸이다.

박정희의 18년 통치는 경이적인 경제 성장과 지독한 탄압으로 특징지어진다. 탄압에는 자의적 체포, 광범위한 고문, 처형, 계엄령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박정희의 통치는 1979년에 그 자신의 정보기관 책임자에 의해 암살되면서야 끝이 났다. 오늘날 아버지 박 대통령이 남긴 유산에 대한 평가는 극적으로 갈린다. 많은 노년층은 박정희가 이 나라에 번영을 가져왔으며 당시 한국보다 앞섰던 북한에 대항하여 나라를 강하게 키운 구원자라고 본다. 다른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는 그를 그저 독재자로 볼 뿐이다.

1952년생인 현재의 대통령은 그와 같은 환경에서 성장했다. 22살 때 박정희를 노리던 북한 공작원에 의해 어머니 육영수가 암살되었고, 이 때부터 국가의 상징적 존재로 떠올랐다. 대학 교수가 되겠다는 꿈은 깨졌다. 영부인으로서의 의무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살해된 뒤 박근혜는 20년 가까이 남 눈에 드러나지 않게 살았다. 그녀는 1998년에 공직으로 돌아와서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었다. 2007년에는 자기 당의 대통령 후보에 도전하였으나 실패했다. 마침내 2012년에는 후보에 뽑히고, 더 나아가 야당인 민주당의 문재인을 꺾고 대통령이 되었다. 당시 유권자들은 자신을 철저히 드러내지 않는 박근혜에 대해 "마음씨 곱고 침착하며 믿을 만하고" "우리 나라를 구할" 수 있는 사람으로 묘사했다.

박근혜는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다. 선진국 중에서 성 평등 지수들이 최하위를 기록하는 나라로서는 결코 작지 않은 성취다. 실제로 많은 보수파 남성들이 그녀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투표했다. 바로 아버지 때문이었다.

권력을 잡은 박근혜는 자신의 아버지가 해온 근육질 통치를 그리워하는 보수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박근혜는 북한의 조선노동당 깡패들이 자신에 대해 구역질나는 성차별 공격을 반복하고, 한국(과 미국)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고, 유엔 제재를 위반하여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며, 아주 고약한 이웃 나라로서의 악명에 어울리는 행위를 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처하기 위해서 자신이 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에게 북한의 위협은 봉쇄된 것으로 인식되며, 거의 모든 한국인의 마음 속에서 별로 중요한 문제가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박근혜는 이 나라의 구석구석에서 공산주의자를 발견해 내는 놀라운 능력을 개발해 왔다. 한국에서 온건한 진보주의자를 종북(북한 추종자)으로 모는 것은 흔한 일이었으나, 박근혜 치하에서 이러한 행위는 열풍의 수준에 이르렀다.

2014년 12월에 법무부는 국회에 의석 5개를 가진 군소 좌파 정당인 통합진보당이 친북이라며 해산을 청구했다. 정부가 정당의 해산을 강제한 것은 1958년 이래 최초다. 통진당은 자신들이 남북한의 관계 개선을 지향했을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 당의 주요 인물 두 사람이 전쟁이 벌어질 경우 반란을 일으켜 북한을 지원할 것을 계획했다는 혐의를 제기했으며, 법원은 그 중 한 사람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새누리당의 유명 정치인인 최경환은 통진당이 수많은 "독버섯" 중의 하나일 뿐이며 "뿌리뽑아야 할" 세력이라고 말했다.

박근혜는 학계에도 공산주의자가 득실거리는 것으로 본다. 특히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를 쓰는 역사학자들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보수파는 이런 교과서가 박근혜의 아버지를 비롯한 한국의 독재자들을 고문자이자 친일파로 묘사하며 지나치게 비판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실제로 그랬다는 사실은 도외시한다. 박근혜가 말하듯 아이들이 "세뇌에서 벗어나 정확한 역사관과 가치"를 가지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녀 자신의 역사관과 가치를 말하는 것일 듯싶다.

한국 정부는 정부 승인을 받아 유통중인 8가지 검정 교과서를 국가가 집필한 한 가지 교과서로 대체할 계획이다. 모든 학교에서 이 교과서를 쓰도록 교육부가 강제할 예정이다. 그 최종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3년에 보수파 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던 교과서와 흡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정부는 이 교과서를 승인하였으나, 책에 담긴 명백한 편견 때문에 어떤 학교도 실제로 채택하지 않았었다.

한편 박근혜는 언론 자유를 억압함으로써 자신과 정부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억제하거나 제거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2014년에 박근혜 정부는 일본 유력지인 <산케이 신문>의 서울 지국장 가토 타츠야를 기소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행적에 의문을 제기하는 그의 글이 형사법상 명예훼손을 구성한다고 주장했다. (나중에 그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세월호 참사는 선박 침몰로 300명 이상의 승객(대부분이 고등학생들)이 사망한 사건이며 선박 회사와 중앙정부 모두가 잘못 대응한 탓에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된다. 두 비주류 매체 기자인 김어준과 주진우는 2001년에,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이 사촌의 살인을 은폐하는 일에 연루된 것처럼 암시한 데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발되었다. 이들은 2015년 1월의 2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런 목록은 끝이 없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에서 대통령이 사진 연출을 했다는 좌파 신문 <한겨레>를 고소했다. 한국의 최대 신문인 <조선일보>가 고위직 임명과 관련하여 보도한 내용에 대해서도 소송을 걸었다. 통일교가 소유한 <세계일보>는 박근혜의 전 비서실장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냈다가 소송을 당했다.

그 결과는 이렇다. 파리에 본부를 둔 언론 자유 감시 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는 가장 최근의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을 세계 180개 나라 중 70위에 올렸다. 이는 2015년보다 10위나 추락한 것이며, 이 단체가 지수를 내기 시작한 2002년 이래 최하위이기도 하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한국 정부가 비판을 용인하는 능력이 퇴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이미 양극화된 매체 환경에서 이같은 정부 개입은 언론의 독립성을 위협한다"라고 썼다. 이 모든 일들은 결국 이 나라 언론계에 공포와 자기 검열의 분위기를 조장한다. 언론인들은 다음번에 소송을 당하는 사람이 자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시끌벅적한 시위는 김치와 같은 존재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이 같은 권리를 현저히 축소시켰다. 2015년 11월 14일, 지난 10년 중 가장 큰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쏟아지는 비를 뚫고 서울 거리에서 8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정부는 이 시위가 불법이라고 선언하였으며, 경찰은 최루 가스와 물대포로 군중을 해산시켰다. 염색액을 분사하여 나중에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썼다. (한상균이 체포된 것은 이 시위의 계획과 실행에 참여한 혐의 때문이다.)

새누리당 대변인인 김영우는 시위 참가자들이 북한 공작원이라고 주장했으며(놀라워라, 놀라워라), 시위가 "순수하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박근혜는 국무회의에서 시위자들이 복면을 쓰지 못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왜? 이슬람국가(IS) 테러리스트들도 복면을 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는 보수파 시위자들이 좌파 시위를 방해하고 심지어 세월호에서 죽은 아이들의 가족이 단식 투쟁을 하는 코앞에서 피자를 처먹는 꼴을 보이는 데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하다. (공정을 기하기 위해 말하자면, 보수파 시위는 훨씬 소규모다.)

박근혜의 통치 스타일을 그녀의 아버지에 비유하는 것은 좌파에게는 클리셰가 되었다. 물론 이런 비유는 좀 과장이긴 하다. 딸 박 대통령은 누군가를 고문하거나 목 매달거나 민주적으로 설립된 정부를 쿠데타로 전복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고문과 살해는 반복되지 않더라도 자유에 대한 탄압은 재현되고 있다.

반공을 내걸면 모든 게 끝이지만, 오늘날 한국 국민에게 있어서 북한은 최대 걱정거리가 아니다. 그보다는 불평등, 일자리, 삶의 질 같은 게 더 큰 고통이다. 박근혜는 이 같은 고통에 대처하는 데 실패해 왔으며, 따라서 누군가를 지목해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 진보주의자나 공산주의자는 딱 좋은 대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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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질문 2016/07/18 16:07 # 삭제 답글

    좋은 번역 감사 그런데 녀전이라고 쓰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 deulpul 2016/07/25 09:01 #

    먼저 답글 드립니다. 별다른 이유없고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라고 보았는데, 맞춤법에서는 사자성어도 복합어라고 보아 두음법칙을 적용하는 모양이네요. 동의하긴 어렵지만, 일단 그렇게 수정하였습니다. 물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ㅇㅇ 2016/07/21 11:24 # 삭제 답글

    통진당이 어떤 당인지도 모르고 그저 정당해산 당했다는 어조의 기사에서, 우리의 비상식을 경계해야할게 아니라 이 사설을 쓴 사람의 무지로 인해 글의 신뢰성이 급격히 떨어진다는것을 고려해야 되지 않을까요?
    혹시 통진당이 해산 당해서는 안될 정당한 대한민국의 정치단체였다고 생각하시면 이 이상 드릴 말씀은 없구요
  • 2016/07/23 10:16 # 삭제

    다음 국정원 비정규직
  • @@ 2016/07/23 17:56 # 삭제

    정당이 '정당한 정치단체'가 아닐 수도 있군요. 국민들 가운데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박근혜의 복고정치도 가능했겠지요. '정당한 대한민국의 국민' 자격 같은 건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요.
  • deulpul 2016/08/14 23:56 #

    해당 부분에 링크로 걸린 <가디언> 기사는 사실관계를 비교적 잘 정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윗글을 쓴 기자는 다른 소스들도 점검해 보았을 겁니다. 우리 각자가 통진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상관없이, 마르크스-레닌주의 공산당이 지금도 시퍼렇게 존재하고 있고 그런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 종주국 미국이나 영국 기자들의 눈으로 볼 때 정당 해산이라는 엄청난 일이 '비상식'으로 비치는 것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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