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기다리고 미안하고 섞일雜 끓일湯 (Others)



이제는 나의 인생 카운슬러가 되어버린 사람 좋은 아저씨가 주인으로 있는 술집. 시간이 늦어지니 사람들이 빠지고 두 테이블만 남았다.

문득 노래를 청했다. 이정선이 만들었으니 오래된 것인데, 음률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 뭉긋뭉긋 솟아나오는 아픈 아련함은 노래 나이 34년을 건너뛰어 여전히 현재형이다. 게다가, 부른 가수의 해석이 빼어나다.


외로운 사람들

어쩌면 우리는 외로운 사람들
만나면 행복하여도
헤어지면 다시 혼자 남은 시간이
못견디게 가슴 저리네

비라도 내리는 쓸쓸한 밤에
남몰래 울기도 하고
누구라도 행여 찾아오지 않을까
마음 설레어보네

거리를 거닐고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얘기들을 나누다가
집에 돌아와 혼자 있으면
밀려오는 외로운 파도

우리는 서로가 외로운 사람들
어쩌다 어렵게 만나면
헤어지기 싫어 혼자 있기 싫어서
우린 사랑을 하네


음악이 나오자 옆 테이블에 있던 분들이 동요한다.

"어머, 이거 누구야? 목소리 특이하다!'

"그러게. 분위기 진짜 좋은데."

"강허달림 몰라? 딴것도 좋은데, 한번 들어봐. 가만있자, 그거 제목이 뭐더라..."


기다림 설레임

반딧불 춤추던 곳에 앉아 밤새껏 웃음을 나눴지
휘둥그래진 눈빛 사이로 들어오는
찬란한 빛의 움직임조차 하염없이 가다보면
어느새 한 움큼 손에 쥐어진 세상들 설레임들

그 누가 널 보았던가 왜 숨길 수 없이 드러내든지
빼곡히 들어찬 숨결조차 버거우면
살짝 여밀듯이 보일듯이 너를 보여줘
그럼 아니 또다른 무지개가 널 반길지

난 그저 나였을 뿐이고 넌 그저 너였을 뿐이니
너도 나도 나도 너도
너나 할 것 없는 세상에 생각에 최선에 말들에 웃음에
이미 별 볼 일 없는 것들이진 않아

기다림 속에서도 활짝 웃을 수 있겠지
아무렇지 않은듯 흘려버린 시간들 공간들
얘기할 수 있게 또 그래 기다림이란 설레임이야
말없이 보내주고 기쁠 수 있다는 건 바보같으니

바보같으니 바보같으니 바보같으니 바보같으니
바보같으니 바보같으니


저쪽에서 신청한 노래가 끝나서, 그런 자리에서 듣고 싶지는 않았지만 관성에 기대어 하나를 더 들었다. 두 테이블에 앉은 낯선 사람들이 함께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미안해요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겠죠 무슨 의미인지
차갑게 식어버린 말끝에 단단히 굳어버린 몸짓에

환하게 웃음짓던 얼굴 쉼없이 울리던 심장소리
행복이란 작은 읊조림도 내게는 너무 큰 세상이었던 듯

애써 감추며 모르는 척 뒤돌아서서 멍한 눈망울 가슴 저리고
미칠 듯이 밀려오는 그리움에 표현할 수 없어 난 정말 안 되는 거니

이미 시작된 엇갈림 속에 다시 사랑은 멀어져 가고
알면서 붙잡을 수밖에 없었던 이 마음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나는 다른 연기는 몰라도 우는 연기는 잘 할 수 있다. 아무 때나 눈물이 필요할 때, 이 노래의 마지막 석 줄을 들으면 된다. 알면서 붙잡는 사람이 누구든, 그 미안해 하는 마음이 말할 수 없이 아파서, 나도 함께 미안하고 나도 함께 눈물을 흘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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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8/05/18 02:3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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