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대전 1: 박정엽 기자는 괴로웠다 때時 일事 (Issues)

포털 뉴스 기사의 댓글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려던 드루킹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정치권은 이 문제에 대한 특검 도입을 놓고 올스톱하다시피 했고, 포털과 뉴스 매체 간의 사업 제휴 방식이라는, 이제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이 되어버린 문제까지 새삼스럽게 도마 위에 올라왔다.

문제가 심각하니만치 정치인이나 명망가들은 다양한 주장과 진단과 대처를 내놓는데, 언제나 그렇듯 여기서도 온갖 정치적 관심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하거나 대중을 오도하고 있다. 이 문제를 놓고 이런 외피를 벗기고, 잊어서는 안 되는 점들을 몇 번으로 나누어 짚어보기로 하자.

순서:

1. 박정엽 기자는 괴로웠다
2. 댓글을 없애는 매체들
3. 댓글은 절대선인가요?
4. 국정원, 십알단, 드루킹
5. 드루킹은 처벌돼서는 안 된다?
6. 현대 민주주의의 사형집행인들
+ 포털의 뉴스를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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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정엽 기자는 괴로웠다

지난 1월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선비즈>의 박정엽 기자는 황당한 질문을 하여 화제가 되었다.

"대통령이나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쓰면 안 좋은 댓글들이 달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지지자들이 보내는 격한 표현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격한 표현들이 있다면 그 지지자분들에게 어떻게 표현했으면 좋겠다 하고 전하실 말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래야 좀 편하게 기사를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기자들이 비판과 비난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듯하다. 정치인으로서 나는 욕을 많이 먹지만 나와는 생각이 다른 국민들의 의사 표시로 생각한다. 기자들도 그렇게 담담하게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싶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사진: 유튜브 캡쳐)


박 기자의 이 같은 질문은 사후에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언론이 댓글 형식으로 대중의 비판을 받는 일을 부당하게 생각하는 듯한 인식도 문제가 됐지만, 무엇보다 그가 과거에 문재인 개인과 정부를 과도하게 비판한 기사들을 써온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문재인 지지자에게는 박 기자는 스스로 욕을 먹을 짓을 하고서 욕을 먹는다고 불평을 한 것으로 비쳤다.

나는 박 기자의 문제 제기가 어이없는 이유가 하나 더 있었고, 이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알기 위해 그의 발언을 그의 입장에서 해부해볼 필요가 있다.

1) 정부 비판적인 기사를 쓴다. →
2) 격한 표현을 담은 안 좋은 댓글들이 달린다. →
3) 편하게 기사를 쓸 수 없다. →
4)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좀 말렸으면 좋겠다.

여기서 1)과 2)의 인식은 별 문제가 없다. 3)도 기자 개인으로 느낀 바를 표현한 것이므로 잘잘못을 가리기 어렵다. 또 어느 정도 현실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박 기자 소속사와는 반대의 성향을 가진 매체의 기자가 댓글이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문제는 4)다. 이런 해결 방식은 1)~3)의 서술이 옳다 하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상식적이거나 정치역학적인 인식을 전혀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그저 불평을 늘어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 꼴이 되었다. 국민을 대신하여 대통령에게 나라 살림에 대해 질문하는 소중한 자리에서 이런 이기적인 불평이나 내놨다는 것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또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박 기자는 아마도 포털에 실린 기사의 댓글을 염두에 두고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그럼 자신이 속한 매체의 댓글은 얼마나 다른가? 거기도 조금만 들여다보면 '안 좋은 댓글' '격한 표현'을 숱하게 찾아볼 수 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문재인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격한 표현들이라는 점뿐이다.

예컨대 이 매체에 이틀 전에 실린 한 기사에 달린 댓글들의 양상은 이렇다.


이런 댓글에 대해서 박 기자의 소속사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그가 대통령에게 바라듯, 독자들을 좀 말리고 있는가? 현실을 보면 그렇게 볼 수 없다.

자신은 하지 않으면서 남보고 해달라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

이와 같은 해프닝에서 드러난 사실 하나는, 기사에 달리는 댓글들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압력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적어도 언론에 대해서는 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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