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 아비얀 섞일雜 끓일湯 (Others)



나의 친구 아비얀. 세상을 떴다.

그를 지지하고 사랑하던 파트너의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전해졌다. 2월 10일 경이다. 그녀는 사인(死因)은 밝히지 않았다. 아비얀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얼마 전까지 활동하던 내용이 담겨 있다. 그후 포스팅은 끊겼다.

위 사진은 우리가 함께 매디슨에 있던 시절에 찍은 것이다. 독수리의 언덕이라는 이름이 붙은, 과거에 인디언의 무덤 터였다는 곳에 지은 학교 아파트. 주로 늙은 대학원생들이 사는 이곳에 어느 날 그가 찾아왔었다.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주로 술집에서 그랬다. 학교 앞 바는 애들 때문에 너무 시끄러워서 주로 로컬 바로 갔다. 술집에 있던 사람들 절반 정도가 그를 알았다. 그(he) 덕분에 아직도 레닌을 읽는다는 밴드 멤버들을 만났다. 밥 말리의 'No Women No Cry에서 쉼표가 어디에 찍혀야 하는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던 친구. 도대체 사람의 성이 어떻게 'Humane(인정 있는)'이 될 수 있냐고 따졌더니 낄낄 웃던 인정 많던 친구, 아비얀 휴메인.

나보다 나이는 어렸지만 나에게 좋은 스승이기도 했다. 그를 통해 기성과 관행에 물들지 않는 일의 중요함을 배웠다. 가르치는 것과 배우는 것이 같은 말임을 배웠다. 공부를 하는 것은 삶을 풍부하게 하는 일이지 직업을 정하는 일이 아님을 배웠다. 그리고 몇 가지 낯선 술을 먹는 법을 배웠다.

둘 다 매디슨을 떠난 뒤 연락이 끊겼다. 그 사이 인도로 돌아가 방갈로르의 좋은 학교에서 여전히 좋은 선생으로 살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럼 그만이지, 난데없이 죽긴 왜 죽니.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늘 추도식을 연다고 한다. 세상을 떠난 지 한 달도 더 지났다. 사람들은 그를 잊으려 하지 않는 모양이다.

추모 사업으로 '아비얀 라이브러리'를 준비한다고 한다. 죽고 나서도 아비얀다운 내 친구 아비얀. 이름도 그렇다. '휴메인 라이브러리'였다면 덜 아비얀다웠을 것이다.

인간의 보잘 것 없음을 다시 생각해본다. 광막한 우주 역사, 순간조차 되지 않을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설명할 수 없는 인연으로 만나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던 아비얀.

RIP.



Advertisement


 

덧글

댓글 입력 영역



Adsense

Adsense2

구글 애널리틱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