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드러나는 미국의 거짓말 미국美 나라國 (USA)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하면서 내세운 대량 살상 무기(WMD) 가 허울좋은 구실이었음이 다시 입증되었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무기 사찰팀인 이라크서베이그룹(Iraq Survey Group) 책임자 찰즈 듀엘퍼는 어제(수요일) 1천 페이지가 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라크가 걸프전인 1991년 이래 대량 살상 무기를 개발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했으며, 그 뒤 12년 가까이 계속된 유엔의 봉쇄 기간 동안 후세인의 군사적 능력은 강화된 것이 아니라 갈수록 약해져 왔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또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에 이라크에는 생물학, 화학, 방사선 무기를 비롯한 어떠한 대량 살상 무기도 없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의 경제 봉쇄로 나라가 갈수록 결딴나자, 후세인은 봉쇄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무기 개발 계획을 점차적으로 중단시켜 왔다는 것입니다. 막판에 봉쇄가 좀 누그러지긴 했으나, 9-11이 터지고 난 뒤 후세인은 어떠한 대량 살상 무기 개발도 시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가 무기 개발에 관심을 버리지 않은 것은 인접한 적성국인 이란의 군사 강화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대량 살상 무기로 미국을 공격하려던 게 아니었다는 것이죠. 그걸 최고 군사 전문가 1천2백명을 투입해 18개월 동안 조사해봐야 압니까?

연이은 진실의 폭로로 구석에 몰리고 있는 부시는 그러나 여전히 헛소리를 계속합니다. 어제 부시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벌어진 선거 유세에서, 후세인이 무기를 테러 세력에게 넘겨주려고 하는 매우 실제적인 위협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자기의 이라크 침공을 합리화하면서, "(당시) 전쟁은 후세인이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은 국제 사회의 정당한 요구를 실행했을 뿐이다" 라고 또 강변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직전에 이라크는 미국과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 노심초사했습니다. 일찌기 걸프전에서 미국에게 된통 당한 바 있는 이라크가 아닙니까?

전쟁이 터지기 전 이라크는 유엔의 무기 사찰단이 자기 나라에 들어와 조사 활동을 벌이는 것을 허용했고, 이에 따라 사찰단이 이라크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전쟁 직전에 이라크는 사찰단이 이라크를 떠나는 것을 막으려고 억류했는데, 그 이유는 미국이 공습을 결정하면서 사찰단의 철수를 종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유엔 무기 사찰단을 이라크에서 쫓아낸 것은 이라크가 아니라 미국이었습니다.

전 유엔 무기 사찰단장 한스 블릭스는 어제 "만일 우리가 몇 달만 더 조사를 벌일 수 있었다면, 우리 유엔 사찰단은 CIA 를 비롯한 관련 당사자들에게 우리가 조사한 지역에 대량 살상 무기가 전혀 없었음을 알려줄 수 있었을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미국의 주장과는 달리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 점점 명백해지면서, 미국 관리들은 말을 조금씩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 그들은 이라크의 (대량 살상 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과 의도" 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잊고 있는 것이 하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라크는 미국의 한 주(州)가 아니라 독립 국가입니다. 독립 국가가 스스로의 국방력을 키우고 무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자기 나라를 무장시키고 지키는 것은 국가나 국가 지도자가 가져야 할 당연한 "능력" 이며 "의도" 입니다. 한스 모겐소가 말하듯, 한 나라의 국력이란 "하나의 주권국가가 그의 국가 이익을 성취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잠재적이거나 현재적 힘의 총체" 입니다. 여기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 준비 태세입니다.

미국은 그럼 핵이나 다른 대량 살상 무기를 개발할 의도와 능력이 있는 나라들은 모두 찾아다니며 폭격할 셈인가요? 북한은 물론이고, 최근 우라늄 추출 논란에 휩싸여 있는 한국의 국민들도 민방공 훈련을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겠군요.

어떤 독립 국가도 자기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방의 일거수일투족을 다른 나라의 관찰 아래 속속들이 내보이는 나라는 없습니다. 한국처럼 자체 군대의 병력 이동조차 시시콜콜 보고해야 하는 나라도 드뭅니다. 자신의 국가와 국민과 영토를 지키려고 하는 군사적 의지가 폭격의 대상이 된다면 억지라도 이만저만이 아니겠습니다. (물론 이 능력과 의도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성질의 것이면 안되겠지요. 미국처럼 말이지요.)

한편,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의 명분이 사악한 거짓말이거나 적어도 중대한 실수였음이 이 보고서로 또 한번 입증되자 격분한 이라크 사람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고 합니다.

모하메드 후세인(작가): "이 보고서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아무런 정당성도 없었다는 것을 다시 보여준다. 이러한 사실은 미국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적대심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며, 미군의 점령에 항거하는 저항 세력에게 더 큰 열정과 정당성을 부여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모하메드 알 이맘(의류상): "세계는 미국에 대해, 이라크와 그 국민들을 향해 벌이고 있는 짓은 이제 충분하다고 말해야 할 때다. 미국은 아랍과 이슬람교도에 대한 증오를 중단하고 이 땅을 떠나라. 사담은 독재자였지만, 그의 통치 아래서 지금과 같은 살상과 파괴는 없었다."

압바스 알 함다니(교사): "부시는 후세인이 제거되어서 세상이 더욱 안전해졌다고 하지만, 그것은 수많은 무고한 이라크인의 희생을 가져왔다. 안전으로 말하자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점령 이전에 더욱 안전했었다."

함다니의 동료 교사: "미국이 우리 나라를 쳐들어온 것은 대량 살상 무기 때문이 아니다. 다른 목적 때문에 이라크를 점령하려고 했던 것이다. 대량 살상 무기 운운은 이라크를 점령하고 나서 내세운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어제 하루만도 바그다드 시내 두 주요 호텔이 로켓 공격을 받았고, 다른 곳에서 미국 병사 두 명이 죽고 두 명이 다쳤으며, 폭탄 관련 이라크인 혐의자 20여명과 12명이 각각 체포되었습니다. 그 전날에는 바그다드에서 자살 공격이 벌어져 16명이 죽고 30여 명이 다쳤습니다.

덧글

  • deulpul 2004/10/08 06:03 # 답글

    아이고,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자꾸 쓰자니 저도 지겹습니다. 앞으로 이 주제에 관한 포스팅은 되도록이면 피해야겠네요.
  • anakin 2004/10/08 11:00 # 답글

    하지만 너무나 당연한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뻔뻔스럽게 버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문제죠. :(
  • deulpul 2004/10/10 03:14 # 답글

    그들은 당연하다고 생각을 안하니 그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가치관이 다르다는 것이 저렇게 무섭고, 또 그 다른 가치관을 만들어내는 주변의 여건이 저렇게 무서운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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