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기 소각 사건에 대한 한미 대법원 판결 섞일雜 끓일湯 (Others)

좀 옛날 이야기입니다. 80년대 초반, 비슷한 시기에 한국과 미국에서 각기 시위 도중에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불태우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1982년 춘천의 강원대학교에서 반미 반독재 시위 중에 미국 국기가 불태워졌고, 미국에서는 1984년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레이건 정부에 반대하는 미국인이 자기네 국기를 불태웠습니다.

미국과 한국, 미국인과 한국인이라는 요소만 빼면 성조기라는 국가 상징물을 불태운, 매우 비슷하게 보이는 이 두 사건에 대한 두 나라 대법원의 판결은 그러나 천양지차였습니다. 자기네 나라 국기를 태운 미국인은 미국 대법원에서 표현의 자유를 인정받아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반면, 남의 나라 국기를 태운 한국인은 한국 대법원에서 북한을 이롭게 하고 사회 불안을 야기시켰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과 집시법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다음은 한국 사건과 관련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문과, 미국 사건과 관련한 간략한 개요 및 미국 대법원 판결 요지입니다. 두세 쪽에 지나지 않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문과는 달리, 미국 대법원의 판결문은 워낙 방대하여 관련 사이트 링크만 맨 아래 붙였습니다.


한국 대법원 판결문


판례 : 대법원 83.02.08 선고 82도2655 판결

국가보안법위반,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원심 : 춘천지법 82.10.11 82노324 [집31(1)형105,공1983 541]

참조조문 :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 판시사항 ] 01. 성조기의 소각과 반미내용의 유인물 살포행위가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소정의 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적극)

[ 판결요지 ] 01. 피고인들이 당초부터 시위의 성격을 반미, 반독재 시위로 규정하여 반미투쟁의 상징으로 시위 도중에 성조기를 소각하는 한편, 유인물에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사건을 찬양하고 그와같은 행동을 선동한 내용, 한.미 관계를 정치, 경제적 종속관계로 단정하여 반미구호를 주창한 내용을 담아 이를 살포하였다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그 내용이 객관적으로 주한미군철수를 주장하고 우리 사회경제 체제를 미.일등 제국주의의 식민지 내지 매판체제 또는 종속적 지배관계로 허위선전하여 반미활동을 책동하고 있는 북한공산집단을 이롭게 한 것이라 볼 수 있고, 피고인들의 지식정도로 보아 피고인들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반국가 단체인 북한 공산집단을 이롭게 하는 내용이라는 것쯤은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을 적용함이 정당하다.

[ 판결전문 ] 피고인: 송민석 외 3인

상고인: 피고인들

원심 판결: 춘천지방법원 1982.10.11 선고, 82노32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중 110일씩을 피고인들의 각 본형에 산입한다.

이 유: 피고인들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원심이 인용한 제 1 심 판결 적시의 증거들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범죄사실이 적법하게 인정되고, 그 증거취사와 사실인정의 과정에 어떠한 위법사유가 있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여기서부터) 또한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당초부터 원판시 시위의 성격을 반미 . 반독재 시위로 규정하여 반미투쟁의 상징으로 시위도중에 성조기를 소각하는 한편, 강원대학교 반파쇼, 반미투쟁학우일동 명의와 강원대학교 민주화투쟁선언 및 부산동지들의 투쟁에 찬사를 보낸다는 제목으로 된 유인물에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사건을 찬양하고 그와 같은 행동을 선동한 내용, 한 . 미관계를 정치, 경제적 종속관계로 단정하여 반미구호를 주창한 내용을 담아 이를 그 판시내용과 같이 살포하였다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그 내용이 객관적으로 주한미군철수를 주장하고 우리 사회경제체제를 미 . 일등 제국주의의 식민지 내지 매판체제 또는 종속적 지배관계로 허위선전하여 반미활동을 책동하고 있는 북한공산집단을 이롭게 한 것이라 볼 수 있고 피고인들의 지식정도 로 보아 피고인들은 피고인들의 원판시 행위가 반국가단체인 북한공산집단을 이롭게 하는 내용이라는 것쯤은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심이 피고인들의 소위가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한 내용이고 피고인들에게 범의가 있었다고 보아 그 판시소위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 7 조 제 1 항을 적용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가 있다 할 수 없으며, 피고인들이 공동하여 선동한 시위는 사전 모의과정, 시위의 성격, 유인물의 내용, 그 방법과 규모등 원심이 확정하고 있는 내용에 비추어 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것이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같은 판단아래 피고인들의 소위에 대하여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14조 제2항, 제3조 제2항, 제1항 제4호를 적용한 조치에도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여기까지가 한 문장이군요...) 결국 피고인들의 상고논지는 모두 이유없으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이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키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윤일영, 대법관 정태균, 대법관 김덕주, 대법관 오성환


미국의 성조기 소각 사건에 대한 판결 개요


미국 대법원은 성조기를 불태우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한 법률이 특정 정치적 메세지를 겨냥해 규제하는 것이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텍사스 대 존슨 사건에서 대법원은, 레이건 행정부에 항의하는 표시로 공화당의 댈러스 전당대회에서 성조기를 불태운 그레고리 존슨에 대한 유죄판결을 기각했다.

존슨은 의도적인 국기 소각을 심각한 범죄 행위로 규정해 금지한 텍사스의 법에 따라 기소되었다. 대법원은 텍사스 법이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 표현을 처벌함으로써 헌법을 위배했다고 판시했다. 다수 의견을 대표 집필한 대법원 판사 윌리엄 브렌넌은 "만일 (국민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1조를 뒷받침하는 원칙이 있다면, 그것은 정부가 단지 사회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떠한 표현을 금지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라고 밝혔다... 브렌넌은 국기에 대한 상징적 가치는 소각자들을 처벌하는 데서가 아니라 그들의 행위가 잘못되었다고 설득하는 데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Middleton, Chamberlin, and Bunker (1997), The Law of Public Communication, New York: Longman)


미국 대법원 판결문 전문

 

덧글

댓글 입력 영역



Adsense

Adsense2

구글 애널리틱스